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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177화 (177/258)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177화

‘7성…….’

신유현은 긴장한 표정으로 입 꼬리를 치켜 올리며 하이브 퀸을 올려다봤다.

이렇게 직접 7성 보스를 마주보는 건 처음이었다.

이전 삶에서도 7성 보스와 조우한 적은 없었으니까.

7성 보스보다 더 강한 게티아를 만난 적은 있었지만 말이다.

키야아아아아!

7성 네임드 유니크 보스 아라크니아는 신유현 일행을 보더니 괴성을 내질렀다.

하얗고 날렵한 생체공학적 유선형의 몸체를 가진 거미를 닮은 존재.

약 5미터 크기를 가진 존재로 등급에 비해 비교적 작은 크기였다.

7성 보스 중에서 대형급은 20미터는 가뿐히 넘었으니까.

‘마수는…… 아닌 건가?’

눈앞의 존재에 대한 명칭을 확인한 신유현은 적잖이 놀라고 있었다.

그 어디에도 마수라는 명칭이 붙어 있지 않았기에.

아라크니아는 네임드 유니크 보스와 거미여신의 사도라는 칭호를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하찮은 인간 놈들이 여기까지 오다니……]

“뭣?”

순간 머릿속에서 음울하게 떨리며 울려 퍼지는 목소리에 신유현은 흠칫 놀란 표정을 지었다

놀랍게도 아라크니아가 텔레파시로 말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지성이 있었던 건가?”

겉모습만 놓고 봤을 때는 지성이 없어 보이긴 했다.

하지만 네임드 유니크 칭호를 가진 7성 보스인 만큼 역시나 지성을 가지고 있는 모양이었다.

[한낱 미물 따위가 지성을 논하다니 웃기는 구나.]

아라크니아는 음울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텔레파시를 보내왔다.

그 소리는 마치 여러 목소리가 동시에 합쳐져서 들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아라크니아의 텔레파시를 들을 때마다 신유현은 알 수 없는 두려움을 느꼈다.

알아서는 안 될 것을 알게 된 것처럼.

[7성 네임드 유니크 보스 아라크니아의 텔레파시에 정신력이 깎여 나갑니다.]

[정신력이 일정 이하로 떨어지면 광기에 빠지게 됩니다.]

[당신의 정신력은 SS 영웅급입니다. 정신공격에 저항합니다.]

‘후.’

눈앞에 시스템 메시지가 떠오르는가 싶더니 신유현은 정신적인 압박에서 벗어났다.

“정신 공격이라니, 하찮은 수를 쓰는군.”

신유현은 날카로운 눈으로 아라크니아를 노려봤다.

정신력 수치가 100인 덕분에 아라크니아의 정신공격을 무효화 시킨 것이다.

[내 존재를 알고도 버티다니 재미있군.]

아라크니아는 흥미로운 눈으로 신유현을 내려다봤다.

일반적인 인간이라면 텔레파시를 거는 것만으로도 광기에 빠져 미쳐 버린다.

하지만 간혹 자신의 존재와 힘을 보고도 제정신을 유지하는 자들이 있었다.

아라크니아는 그런 자들을 좋아했다.

[타락시키는 맛이 있겠어.]

오랜 시간 동안 그들의 마음에 계속 말을 걸며 미쳐 가게 만드는 걸 즐겼으니까.

카오스 신들 중 하나이자 거미여신의 사도인 아라크니아에게 있어 인간과 같은 필멸자들은 가지고 놀기 좋은 장난감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벌레나 다름없는 인간보다는 너희들의 존재가 더 흥미롭구나. 너희들은 뭐지?]

세븐아크스는 인간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힘을 가진 존재들.

지금은 비록 오랜 봉인에서 풀려난 지 아직 얼마 되지 않아 모든 힘을 사용할 수는 없었지만 아라크니아의 관심을 끌어내기에 충분했다.

그녀들이 인간과 다른 존재라는 것쯤은 쉽게 알 수 있었으니까.

“카오스 신의 권속 따위가 감히 마스터를 우습게 보다니.”

“사도 중에서 7성밖에 안 되는 쓰레기가 입이 살았구나?”

슈브와 루베르는 차가운 살기를 흘리며 아라크니아를 노려봤다.

그녀들은 인간인 신유현을 우습게 보는 아라크니아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

디아 또한 귀엽게 뜬 날카로운 눈으로 아라크니아를 노려보고 있었다.

[뭐라고? 이년들이 미쳤구나! 감히 카오스 신의 사도인 나를 우습게 보는 것이냐!]

슈브와 루베르의 말에 아라크니아 또한 열이 받았는지 새하얀 몸체에서 검붉은 기운이 피어올랐다.

하지만 슈브와 루베르는 개의치 않았다.

“카오스 신의 사도들도 수준이 많이 떨어졌나 보군.”

“7성 따위가 카오스 신의 사도라니.”

슈브와 루베르는 아라크니아를 비웃으며 적의를 숨기지 않았다.

그녀들에게 있어 카오스 신들과 연관되어 있는 모든 존재는 철천지원수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그녀들의 말대로 아라크니아는 7성 보스로 강대한 존재이긴 하나 카오스 신의 사도라고 하기에는 약했다.

거의 대부분의 카오스 신의 사도들은 최소 8성급의 위험하기 짝이 없는 존재들이었으니까.

[이년들이 죽고 싶은 모양이구나!]

키에에에에에!

슈브와 루베르의 도발에 분노한 아라크니아는 끔찍한 괴성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5미터 크기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돌진력.

이윽고 빠르게 접근한 아라크니아는 낫과도 같은 앞발을 슈브를 향해 치켜들었다.

그사이 이미 신유현을 비롯한 일행들은 빠르게 뒤로 물러나 있었다.

그리고 슈브 또한 빠르게 몸을 회전하며 자신을 향해 내려쳐져 오는 아라크니아의 하얀 낫을 피해 냈다.

쾅! 쩌저적!

그러자 아라크니아의 하얀 낫이 꽂힌 하이브 바닥이 굉음과 함께 거미줄처럼 금이 갔다.

하지만 아라크니아의 공격은 끝이 아니었다. 계속해서 슈브를 향해 앞발을 휘둘렀다.

쌔애액!

몸을 회전하면서 뒤로 물러난 슈브를 향해 아라크니아의 또 다른 앞발이 따라붙었다.

슈브의 정면을 향해 내려쳐지는 하얀 낫과 같은 앞발.

이미 뒤로 한걸음 물러서며 공격을 피한 직후였기에 다시 피하기에는 자세가 좋지 않았다.

그 때문에 다음 공격을 꼼짝없이 당할 위기에 처했다.

그 순간,

까앙!

슈브의 정면에 칠흑의 마법진이 생겨나더니 아라크니아의 공격을 막아 냈다.

그 덕분에 슈브는 아라크니아의 공격을 피할 수 있었다.

쾅!

종이 한 장 차이로 몸을 피한 슈브 앞에 아라크니아의 앞발이 하이브 바닥에 내려와 꽂혔다.

[건방진!]

키에엑!

자신의 공격이 맞을 듯 안 맞자 아라크니아는 약이 올랐는지 괴성을 내질렀다. 그리고 슈브를 온몸으로 들이박을 생각인지 뒤로 살짝 물러서며 돌진할 자세를 취했다.

마치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를 연상하게 만드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슈브와 아라크니아 사이에 잠시 틈이 생겨났다.

그 틈을 신유현은 놓치지 않았다.

‘지금이다!’

“까망아!”

뀨!

신유현의 외침에 이미 그림자를 전개하고 있던 까망이는 귀여운 울음소리를 내며 보스급 소환수를 소환하기 시작했다.

스스슥!

눈 깜짝할 사이 슈브 앞에 전신을 웅크리며 방어 자세를 취하고 있는 아이언 골렘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직후 아라크니아가 엄청난 기세로 쏘아지듯 아이언 골렘을 향해 돌격했다.

A급 공격스킬, 스파이더 러쉬!

앞다리 두개를 앞으로 모아 송곳처럼 날카롭게 만든 후, 돌진하는 일점돌파 공격스킬.

콰앙!

이윽고 아이언 골렘이 교차하고 있는 양팔과 스파이더 러쉬가 격돌하면서 충격파와 함께 굉음이 울려 퍼졌다.

스파이더 러쉬의 날카로운 일격은 아이언 골렘의 양팔을 꿰뚫으려고 할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하지만 아이언 골렘 또한 맨몸으로 스파이더 러쉬를 막은 건 아니었다.

A급 고유스킬, 프로텍트 아머!

방어스킬로 중장갑 방어력을 올린 것이다.

[한낱 소환수 따위가 내 공격을 막다니?]

아라크니아는 놀란 표정으로 아이언 골렘을 바라봤다.

하지만 아라크니아의 놀람과는 달리 교차하고 있던 아이언 골렘의 한쪽 팔은 산산조각이 나듯 박살이 나 있었다.

아이언 골렘은 방어에 특화된 중장갑 소환수였다.

거기다 신유현이 5성을 돌파하고 중급이 되면서 아이언 골렘 또한 강해졌다. 6성을 눈앞에 두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아라크니아의 공격을 완전히 막지 못하고 팔 하나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카오스 신의 사도 중에선 약하다고 해도 아라크니아는 7성 최상급 보스였으니까.

쌔애액!

그때 아라크니아의 측면에서 피의 단검들이 날아왔다.

총 12개의 붉은 단검들.

혈마법으로 블러드 대거를 만들어 낸 루베르의 지원사격이었다.

까가가가강!

하지만 12개의 블러드 대거는 허공에 갑자기 나타난 마나 장벽에 가로막혔다. 아라크니아가 마나 장벽을 발동한 것이다.

스스슥!

그뿐만이 아니라 아라크니아는 자신의 등 위로 날카로운 송곳 같은 얼음을 만들어 냈다.

S급 공격스킬, 아이스 베넘 스팅!

송곳처럼 날카로운 얼음 속에 보랏빛 독이 숨겨져 있는 공격스킬.

날카로운 얼음이 희생자의 몸에 박히게 되면 내부에 숨겨져 있는 보랏빛 독이 주입되는 악랄한 스킬이다.

슈슈슉!

이윽고 아라크니아가 만들어 낸 아이스 베넘 스팅들이 슈브와 루베르, 그리고 신유현과 디아를 향해 쏘아지기 시작했다.

“사우전드 다크 블레이드!”

슈브도 놀고 있지만은 않았다.

아이언 골렘과 루베르가 시간을 벌어 준 잠깐 동안 캐스팅을 하며 공격을 준비했던 것이다.

슈브를 중심으로 지면에 칠흑의 마법진이 전개되면서 머리 위로 흑마력으로 이루어진 다크 블레이드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마어마한 숫자의 다크 블레이드.

쌔애액!

이윽고 다크 블레이드는 아이스 베넘 스팅들을 향해 쏘아졌다.

퍼버버버벅!

사우전드 다크 블레이드들과 아이스 베넘 스팅들은 서로 공중에서 충돌하며 터져 나갔다.

그러자 아이스 베넘 스팅 내부에 숨겨져 있던 보랏빛 독이 연기처럼 자욱하게 피어올랐다.

그 때문에 아라크니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건 아라크니아도 마찬가지.

보랏빛 독연기 때문에 서로 시야가 가려졌기 때문이다.

슈슈슉!

하지만 루베르는또 다시 블러드 대거를 만들어 내며 보랏빛 독연기 너머로 내던졌다.

아라크니아를 견제하기 위함이었다.

‘나도 전력으로 가야지.’

이제 하이브 퀸인 아라크니아를 잡는다면 마수들이 점령하고 있는 강릉을 탈환할 수 있을 테지.

하이브 퀸이 마수가 아니라 카오스 신의 사도라는 사실은 놀랍긴 하지만 해야 할 일은 하나였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아라크니아를 잡을 뿐.

“전부 나와!”

신유현은 마나소모를 줄이기 위해 까망이의 그림자 속에 보관 중이던 모든 보스급 소환수들을 불러냈다.

뀨!

그러자 까망이의 그림자 보관 스킬을 통해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보스급 소환수들.

부우웅!

가장 먼저 케이론이 그림자 속에서 튀어나오며 날아올랐다.

지금 신유현이 있는 직사각형의 공간은 케이론이 날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넓었다.

이어서 헤비 아머 앤트와 레드 제너럴 앤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데스스토커와 스켈레톤 드래곤까지.

‘큭!’

신유현은 이를 악물었다.

한 번에 보스급 소환수들을 불러내자 마나 소모가 꽤 컸기 때문이다.

살짝 현기증이 느껴졌지만 심하진 않았다.

‘재정비를 하고 오길 잘했군.’

지금까지 모은 소울 포인트를 차크라에 투자한 덕분에 5성이 되었고 마나도 꽤 회복시킬 수 있었으니까.

‘아직이다.’

신유현은 마지막으로 5성 레이드 보스였던 리빙 파워드 아머까지 소환했다.

그리고 복슬이는 이미 소환해서 디아와 함께 있는 상황.

“가라.”

보랏빛 독연기가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하자 신유현은 보스급 소환수들에게 공격 명령을 내렸다.

잠시 후, 신유현의 모든 소환수와 7성 네임드 유니크 보스 아라크니아는 서로 맞붙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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