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176화
[세븐아크스 중 하나인 문곡성의 주재자, 어둠의 성녀 디아나가 그림자 분신술을 시전 합니다.]
‘그림자 분신술?’
이런 걸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디아가 말하는 순간 떠오른 시스템 메시지들.
그 직후 디아의 등 뒤로 검은 그림자가 솟구쳐 오르더니 작은 형상을 이루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디아와 똑 닮은 소녀 두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본체 안녕.”
“분신체 안녕.”
디아와 분신체들은 서로 손을 들더니 인사를 나눴다.
“이건…….”
그 모습을 신유현은 놀란 표정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었다.
“다들 준비됐지?”
“응.”
“맡겨 줭!
디아의 물음에 분신체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신유현의 눈앞에서 어마어마한 무언가를 보여 주기 시작했다.
[어둠의 성녀, 디아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디아 원, 디아 투가 고양이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헐.’
지금까지 고양이 춤을 추면서 버프와 디버프를 걸어 주던 디아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그뿐만이 아니라 분신체들은 디아의 등 뒤에서 고양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불사왕의 군단에게 버프가 부여됩니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디아.
그 뒤에서 각기 다른 고양이의 모습을 흉내 내며 춤추고 있는 분신체들.
‘귀엽네.’
신유현은 흐뭇한 미소로 디아와 분신체들을 바라봤다.
마치 초등학생 학예회를 보는 것처럼 너무 귀여웠기 때문이다.
그렇게 잠시 신유현은 디아와 분신체들의 귀여운 공연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했다.
* * *
중간 정비를 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신유현은 일행들을 이끌고 하이브 내부로 이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마어마한 숫자의 마수들이 반겨왔다.
어둠속에서 붉은 눈을 빛내며 통로를 가득 메우고 있는 마수들.
하지만 신유현은 웃음이 나올 뿐이었다.
‘이제 마수들이 소울 포인트로밖에 보이지 않네.’
보스들이 있는 공터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신유현은 새롭게 개방된 스킬들을 사용했다.
불사 군단의 전술지휘창을 사용해서 스켈레톤의 2차 클래스를 개방하고 속성까지 부여한 것이다.
남은 건 실전을 통한 실험뿐.
키아아아아아!
<4성 마수 아라크니드론>
3미터 몸길이를 가진 거대한 거미처럼 생긴 마수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이번엔 거미인가?”
아라크니드론을 바라본 신유현은 혀를 찼다.
하이브 초입부에서는 공룡처럼 생긴 마수들이, 중반을 넘어서는 거미를 닮은 마수들이 나오기 시작했으니까.
‘종잡을 수가 없군.’
마수들이 점령한 지역은 언제나 이랬다. 계통을 알 수 없는 다양한 종류의 마수들이 존재했던 것이다.
각기 다른 공간을 넘어서 나타나는 것인지, 아니면 하이브에서 생성되는 것인지.
‘둘 다겠지.’
마수들이 점령한 지역에도 여러 개의 균열이 존재한다.
아마도 여러 균열을 통해 다양한 계통을 가진 마수들이 넘어오는 것일 터.
거기다 이번에 하이브에 들어온 신유현은 알 수 있었다.
하이브 내에서 등장하는 마수들도 계통이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말이다.
쾅! 쾅!
이윽고 신유현의 귀에 4성 마수 아라크니드론과 새롭게 2차 클래스를 해방한 스켈레톤 세이버 엘리트들이 서로 격돌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키아아아악!
엘리트들과 충돌한 아라크니드론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며 괴성을 내질렀다.
이미 신유현은 2차 개방을 한 엘리트들에게 속성을 부여했으며, 한 기당 하나씩만 부여가 가능했다.
즉, 화염 방패나 얼음 방패 등등 각 속성별 방패를 가진 엘리트들이 전선을 유지한 채 아라크니드론과 충돌한 것이다.
그 때문에 엘리트들의 방패는 다양한 반응을 보이며 아라크니드론들에게 피해를 입혔다.
화르륵!
키에엑!
화염 방패와 충돌 직후 터져 나온 폭염을 뒤집어쓰는 놈이 있는가 하면,
쩌저적!
키익! 키이이익!
얼음 방패와 격돌한 후 몸이 얼어붙는 녀석들도 있었다.
그리고 방패에서 발생한 바람에 휩쓸려 뒤로 밀려나는 놈도 있었고, 대지 속성을 가진 방패에 부딪쳐 머리가 깨진 놈도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방패에서 노란색 스파크가 튀면서 몸이 마비되고, 보라색 맹독으로 데미지를 입고 떨어져 나가는 아라크니드론들도 있었다.
“…….”
그 모습을 지켜본 신유현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설마 이 정도로 강해질 줄이야.’
아무리 봐도 사기적이었다.
단 한 번의 격돌로 아라크니드론들은 상당한 카운터 데미지와 다양한 상태 이상에 빠진 채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이어서 2차 클래스를 개방한 랜서 팔랑크스들이 다양한 속성의 장창을 아라크니드론들에게 내질렀다.
푸푸푹!
키에에에에엑!
상태이상의 효과로 움직이지 못하고 장창에 찔린 아라크니드론들은 비명 같은 괴성을 내지르며 다리를 오므렸다.
[4성 마수 아라크니드론을 처치하셨습니다. 보상으로 4 소울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그와 동시에 신유현의 눈앞으로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엘리트들과 팔랑크스들이 간단하게 4성 마수들을 처리한 것이다.
“상당한 위력이네요.”
“지금 수준에서 초대 불사왕님도 하지 못한 일인데…….”
“마스터 대단해영!”
세븐아크스들 또한 흥미로운 표정을 지으며 미소를 지었다.
“초대였을 때는 속성 부여 능력은 없었다고 했었지.”
“네. 2차 클래스 해방은 있었지만 속성 부여 능력은 없었어요.”
신유현의 말에 슈브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스켈레톤 군단에게 부여가 가능한 다양한 속성들.
하지만 초대 불사왕 때는 없었던 능력이었다.
스켈레톤 속성 부여는 초대 불사왕이 준비한 안배들 중 하나였던 것이다.
그 때문에 속성 부여에 관해서 슈브나 루베르는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게 없었다.
처음부터 하나하나 실험해 가면서 알아가는 수밖에.
‘다음은 어떤 조합으로 싸워 볼까?’
신유현은 아직 남아 있는 아라크니드론을 바라보며 즐거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스켈레톤 솔져의 2차 클래스 직업과 여러 속성들을 조합해서 다양한 전술들을 만들어 낼 수 있었으니까.
* * *
스켈레톤 솔져의 2차 클래스 직업과 다양한 속성들을 조합해서 아라크니드론들을 몰살한 신유현은 계속해서 하이브 내부로 향해 이동했다.
여전히 수많은 마수가 달려들었지만, 스켈레톤 솔져의 적은 되지 못했다.
2차 클래스만으로도 충분히 강력한데 다양한 속성들까지 추가되자 마수들이 맥을 추지 못했다.
다양한 속성의 상태이상 효과 덕분이었다.
‘상대에 따라 약점 속성을 가진 스켈레톤으로 공격하면 되니까.’
마수들마다 취약한 속성이 존재한다. 가령 아라크니드론들은 거미처럼 생긴 마수라 그런지 화염 속성에 약한 편이었다.
화염 공격에 피해를 크게 입었으며, 전격 속성도 괜찮았다.
엘리타들의 전격 방패에 당한 아라크니드론들은 한동안 마비 상태에 빠져서 움직이지 못했으니까.
그 틈을 노려서 팔랑크스들이 엘리트들 뒤에서 아주 긴 장창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그리고 얼음 속성도 나쁘지 않았다.
얼음 방패에 당하면 움직임이 굼떠지거나 심한 경우 다리가 얼어붙어서 꼼짝달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뭐, 모든 속성의 방패들이 좋긴 하지만.’
신유현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각 속성의 방패마다 장점들이 있었으니까.
다만 방패는 방어구다.
그렇기 때문에 방패와 가장 좋은 상성의 속성은 다름 아닌 대지속성이라고 할 수 있었다.
어마어마하게 방어력을 올려주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냐 하면 서로 격돌할 경우 어지간한 방어력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마수들의 머리가 오히려 깨질 정도였다.
‘팔랑크스나 레인저들에겐 대지 속성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속성이 어울리고 말이야.’
랜서의 2차 클래스인 팔랑크스와 아쳐의 2차 클래스인 레인저.
그 두 직업은 무기를 사용하기에 공격적인 속성들과 궁합이 잘 맞았다.
마수들에게 추가 속성 데미지를 입힐 수 있었으니까.
그 덕분에 신유현은 2차 클래스를 해방하고 다양한 속성을 가진 스켈레톤들을 앞세워서 하이브를 공략해ㅜ나갔다.
그렇게 계속 싸워 나간 끝에 신유현은 일행들과 함께 직사각형의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공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기는…….”
신유현은 굳은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하이브의 중간쯤 되는 지점에서 제노사이드 렉스가 나왔던 공간보다 배는 더 넓어 보였다.
“마수들의 생산 공장인가?”
눈앞에 끝도 없이 펼쳐져 있는 어두운 공간.
그리고 바닥에는 사람 상체만 한 크기의 알들이 수도 없이 늘어서 있었다.
“대체 얼마나 있는 거야?”
신유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알들의 숫자는 대충 봐도 최소 수백 개는 넘어 보였다.
키이이.
거기다 어둠속 저 너머 공간에서 기괴한 괴성이 들려왔다.
“제가 나설까요?”
그때 슈브가 신유형을 향해 입을 열었다.
“아니. 내가 먼저 하지.”
하지만 신유현은 슈브를 제지하며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자세를 낮추며 왼쪽 허리에 차고 있는 레바테인을 꽉 움켜쥐었다.
화르륵!
그러자 레바테인의 검집 안에서 서서히 피어오르기 시작하는 검은 화염.
이윽고 섬광처럼 불꽃의 마검, 레바테인이 뽑혀져 나왔다.
파천검법(破天劍法).
영식(零式) 개(改),
발검(拔劍) 무명베기(無明斬)!
[불꽃의 마검, 레바테인의 고유 스킬 흑염일섬을 발동합니다.]
스아아아아악!
거세게 피어오르는 압축된 흑염의 칼날이 레바테인에게서 터져 나오며 주변에 있는 알들을 향해 해일처럼 뻗어나갔다.
화르르르!
그 때문에 신유현의 주변에 있던 알들이 흑염에 휩싸이며 불타올랐다.
순식간에 흑염은 알들을 타고 사방으로 번졌다.
[4성 마수의 알들이 불태워집니다. 보상으로 3 소울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5성 마수의 알들이……]
4성과 5성 마수의 알들이 불탔다는 메시지가 주르륵 올라왔다.
“잘 타네.”
마수의 알들을 따라 사방으로 퍼져 나가는 흑염을 바라보며 신유현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5성 경지에 오르면서 모든 스킬의 숙련도가 상승한 덕분인지 흑염의 위력도 상당히 상승했다.
그리고 이전보다 조종하기도 좀 더 편해졌다.
덕분에 신유현의 주변에 있던 마수의 알들은 재가 되어 사라져갔다.
키아아아아아!
그때 어둠속 저 너머 끝에서 분노에 찬 괴성이 들려왔다.
쿠구구구궁!
그뿐만이 아니라 어마어마한 살기가 공간 전체를 짓눌렀다.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격이 다른 마수의 기세.
뒤이어 공간 너머의 끝에서 마수들 특유의 붉은 눈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중에서 유난히 높은 위치에 있는 8개의 거대한 붉은 눈이 있었다.
“하이브 퀸인가?”
신유현은 입 꼬리를 치켜 올리며 어둠 속을 노려봤다.
잠시 후, 어둠 속에서 하이브 퀸이 모습을 드러냈다.
약 5미터 크기의 아름답고 하얀 몸을 가진 존재.
“흠.”
신유현은 긴장한 표정으로 하이브 퀸을 바라봤다.
이전 삶에서 강릉에 있는 하이브의 퀸이 어떤 존재인지는 알지 못했다.
필드 스탬피드 현상이 일어나도 퀸은 하이브에서 움직이지 않았으니까.
오직 하이브에서만 존재하며 마수들을 만들어 내는 강대한 존재였다.
그렇기에 신유현은 강릉을 지배하는 하이브 퀸을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 때문에 알 수 없었다.
하이브 퀸이 어떤 존재인지.
그리고 등급이 얼마나 되는지를.
“이건 좀 위험하겠는데?”
신유현은 자기도 모르게 긴장했다.
왜냐하면.
<7성 네임드 유니크 보스, 거미여신의 사도, 아라크니아>
하이브 퀸은 무려 7성 네임드 유니크 보스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