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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172화 (172/258)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172화

콰콰콰콰쾅!

거대한 공터에서 굉음과 함께 폭발이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왔다.

키익! 키이익!

붉은 폭염 속에서 5성 보스 카오스 랩터들이 뛰쳐나오더니 고개를 흔들었다.

머리부터 꼬리 끝까지 몸길이 약 5미터, 높이만 2미터에 달하는 카오스 랩터.

전체적인 생김새는 수각류 육식 공룡과 흡사했다.

날카로운 이빨과 몸에 비해 짧아 보이는 앞다리에는 깃털 같은 날개가 돋아나 있었고, 뒷다리와 꼬리는 근육질로 뒤덮여 있었으니까.

다만, 목과 등에는 카오스 마수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촉수들이 징그럽게 하늘거리며 달려 있었다.

그리고 폭염 속에서 뛰쳐나온 카오스 랩스터들은 두 발로 꼿꼿하게 서서 길게 뻗어 있는 꼬리로 균형을 잡으며 주변을 둘러봤다.

키에에엑!

그러다가 이내 자신들을 공격한 존재를 향해 위협적인 괴성을 내질렀다.

“귀엽구나.”

카오스 랩터 열 마리가 목깃처럼 달려 있는 촉수들을 활짝 펼치며 위협을 가해오자 슈브는 금안을 빛내며 섬뜩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마치 가소롭다는 듯이.

그리고 이내 오른 손바닥을 펼치며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즈즈증!

그러자 슈브의 머리 위로 흑마력으로 이루어진 엄청난 숫자의 블레이드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게 아닌가?

5서클 흑마법, 사우전드 다크 블레이드였다.

슈브를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소환된 어마어마한 숫자의 사우전드 다크 블레이드들.

슈슈슈슉!

이윽고 수많은 다크 블레이드가 카오스 랩터들을 향해 소나기처럼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카오스 랩터들은 괴성을 지르며 다크 블레이드를 피하기 위해 공터 내부를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스슥! 스스슥!

카오스 랩터들의 움직임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재빨랐다.

허공에 충격파와 함께 잔상이 남을 정도였으니까.

카오스 랩터들의 고유스킬, 소닉 무브 덕분에.

‘저걸 피해?’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던 신유현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보스급 마수들이 최소 20마리 이상 존재했기에 어쩔 수 없이 슈브를 투입했다.

최소한의 피해와 최대한 마나를 아껴서 빠르게 중간 보스급 마수들을 처리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설마 슈브의 간판 공격 마법이라고 할 수 있는 사우전드 다크 블레이드들을 피할 줄이야.

‘그래도 전부 피할 수는 없겠지만.’

신유현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카오스 랩터들이 사우전드 다크 블레이드들을 피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긴 했지만 시간문제였을 뿐이었다.

푹! 푸푹!

얼마 지나지 않아 다크 블레이드들이 카오스 랩터들을 박히기 시작했다.

아무리 카오스 랩터들이 소닉 무브로 다크 블레이드들을 피한다고 해도 한계가 찾아온 것이다.

애초에 상공에서 비처럼 쏟아지는 다크 블레이드를 전부 피할 수 없었다.

카오스 랩터들이 피할 공간까지 예측해서 융단폭격을 가하듯 떨어트리면 되는 일이었으니까.

푸푸푹!

키에엑!

이윽고 수백 자루의 사우전드 다크 블레이드가 카오스 랩터들을 꿰뚫었다.

아무리 카오스 랩터가 보스급 마수라고 해도 수많은 사우전드 다크 블레이드에 의해 꼬치 상태가 된 이상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것이다.

카오스 랩터들이 처리되는 건 시간문제 일터.

“버러지 같은 마수 놈들이.”

그사이 루베르 또한 중간 보스 열 마리와 싸우고 있는 중이었다.

<5성 보스 디아블로 케라톱스>

초식공룡으로 알려진 트리케라톱스와 형태만 비슷하게 생긴 5성 보스 마수들.

5성 마수 트리케라이노와도 비슷하게 생겼지만 몸 크기는 좀 더 컸다.

보스답게 몸길이가 5미터나 되었으며 너비도 1.5미터 정도 되었으니까.

그리고 악마 같은 뿔과 얼굴을 가진 디아블로 케라톱스의 등에는 카오스 랩터와 마찬가지로 마수들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촉수들이 징그럽게 달려 있었다.

짜악!

그 앞에서 붉은 진조의 공주, 루베르는 선혈의 채찍을 내려쳤다.

“내가 친히 조교시켜 주마.”

키햐아아악!

도발적인 루베르의 말에 디아블로 케라톱스 한 마리가 괴성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머리와 목, 어깨와 앞다리 등등 상체 앞부분이 중장갑 같은 두터운 피부로 감싸여 있는 디아블로 케라톱스.

어지간한 초인들로는 디아블로 케라톱스의 돌진을 정면에서 막아 낼 수 없었다.

하지만,

“나와라.”

순간 루베르 앞에 붉은 핏빛 마법진이 지면에 나타났다.

그리고 붉은 빛의 마법진 속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혈계 소환, 블러드 빅 슬라임.

루베르의 피로 만들어 낸 존재.

블러드 빅 슬라임은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했다.

돌진해 오고 있는 디아블로 케라톱스보다 좀 더 컸기 때문이다.

투웅!

눈 깜짝할 사이에 루베르 앞에 등장한 블러드 빅 슬라임은 자신의 부드러운 몸으로 돌진해 오는 디아블로 케라톱스를 막아 냈다.

키에엑!

그뿐만이 아니라 디아블로 케라톱스는 달려오던 기세 그대로 블러드 빅 슬라임의 몸속으로 밀고 들어갔다가 튕겨져 날아갔다.

쾅! 콰쾅!

굉장한 기세로 튕겨 나간 디아블로 케라톱스는 뒤에 있던 다른 보스 마수들과 부딪치며 큰 피해를 줬다.

“흥. 슬라임의 상대조차 되지 않다니. 역시 쓰레기들이로군.”

그 모습을 본 루베르는 디아블로 케라톱스들을 바라보며 차가운 비웃음을 흘렸다.

그런 그녀의 얼굴은 붉게 상기 되어 있었다. 혈계 소환 또한 그녀의 고유특성 선혈의 진조가 가진 능력 중 하나였으니까.

그 때문에 기분이 고조되면서 흥분 상태로 빠져 들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 뒤를 이어서 다른 디아블로 케라톱스들이 돌진해 왔지만 전부 블러드 빅 슬라임에게 막혔다.

블러드 빅 슬라임은 겉보기와 달리 탁월한 탱킹 능력을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애초에 블러드 빅 슬라임은 루베르와 같은 6성이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그뿐만이 아니다.

“말을 듣지 않는 놈들은 맞아야 정신을 차리지.”

루베르는 디아블로 케라톱스들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 블러드 빅 슬라임을 한층 더 강화시켰다.

스멀스멀.

그러자 블러드 빅 슬라임의 몸에서 촉수들이 기어 나오는 게 아닌가?

카오스 마수들의 거무틔틔하고 징그럽게 생긴 촉수와 달리 블러드 빅 슬라임의 촉수는 살짝 귀엽게 느껴졌다.

키아아아!

그때 디아블로 케라톱스 한 마리가 괴성을 지르며 입을 벌렸다.

블러드 빅 슬라임의 몸을 물어뜯으려고 하는 모양.

하지만,

슉!

순간 블러드 빅 슬라임의 몸에서 생겨난 촉수가 채찍처럼 디아블로 케라톱스를 향해 날아들었다.

철썩!

찰진 소리와 함께 블러드 빅 슬라임 촉수 채찍이 디아블로 케라톱스의 등을 강타했다.

블러드 빅 슬라임의 촉수는 귀여워 보이는 모습과 달리 치명적인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디아블로 케라톱스의 등에 돋아나 있던 징그럽게 생긴 촉수들 중 일부가 잘려나가고 상처가 생기며 초록색 피가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키아아아악!

디아블로 케라톱스는 고통스럽게 울부짖으며 몸을 뒤틀었다.

그 모습을 본 루베르는 더욱 붉게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더욱 더 울부짖어라.”

철썩! 철썩!

루베르의 상태에 감화된 듯 블러드 빅 슬라임은 리드미컬하게 촉수 채찍을 디아블로 케라톱스들에게 날리기 시작했다.

그럴 때마다 디아블로 케라톱스들의 비명 같은 괴성이 울려 퍼졌다.

특히 블러드 빅 슬라임의 촉수 채찍은 디아블로 케라톱스들의 엉덩이를 중점적으로 노렸다.

키에에엑!

디아블로 케라톱스는 돌진에 특화되어 있었기에 상체 앞부분은 중장갑 같은 두터운 피부로 보호 받고 있었지만 뒷부분은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즉, 디아블로 케라톱스의 뒷부분, 엉덩이가 유일한 약점이었다.

철썩철썩철썩!

계속 되는 채찍질에 디아블로 케라톱스는 하나둘 쓰러져 갔다.

그리고 슈브가 상대하고 있는 카오스 랩터들도 바닥에 쓰러져서 움직이지 못하고 헐떡이고 있었다.

그렇게 절반 정도 카오스 랩터들과 디아블로 케라톱스들이 쓰러졌을 때,

쿠웅! 쿠웅!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보스 한 마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야 움직이는 건가.”

신유현은 보스 마수들 뒤에서 천천히 앞으로 걸어오고 있는 존재를 바라봤다.

카오스 랩터와 마찬가지로 두발로 서서 다가오고 있는 존재.

<6성 보스 마수 제노사이드 렉스>

몸길이만 무려 12미터에 달하며 육식 공룡을 대표하는 티라노사우르스를 떠올리게 만드는 보스 마수였다.

실제 생김새도 티라노사우르스와 굉장히 흡사했다.

다만, 일반적으로 알려진 티라노사우르스와는 달리 빈약한 앞다리가 아니라 두터운 팔이 달려 있었으며 등에는 큰 지느러미가 달려 있었다.

그리고 등지느러미를 사이에 두고 촉수들이 솟아나 있는 모양새였다.

키햐아아아아악!

카오스 랩터들과 디아블로 케라톱스 뒤에서 등장한 제노사이드 렉스는 길게 포효성을 내질렀다.

덩치도 굉장히 컸기에 위압감이 어마어마했다.

‘6성 보스인가. 꽤 성가시겠군.’

신유현은 가만히 제노사이드 렉스를 노려봤다.

제노사이드 렉스 또한 섬뜩한 붉은 눈을 번뜩이며 신유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분명 6성 보스 중에서도 강한 개체일 테지.

하지만 슈브와 루베르는 아직 남아 있는 5성 보스들을 상대하고 있는 중이었다.

비록 5성 보스들이 상당수 줄어들었고 피해도 크게 입은 상태이긴 하나 여전히 강력한 존재들이었다.

그에 반해 현재 신유현의 주력 소환수들은 이전 전투에서 활약을 했기에 지금은 쉬고 있었다.

그리고 스켈레톤 솔져들이 까망이의 그림자 공간 속에서 대기 중이긴 했지만 아직 열 마리가 조금 넘는 보스를 상대한다면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했다.

‘나머지 보스들도 슈브와 루베르에게 맡겨두는 편이 낫겠지.’

하이브 퀸과의 전투도 생각해야했기에 스켈레톤 솔져 군단은 아껴 둘 생각이었다.

주력 보스급 소환수들도 최종 보스전에서 불러내면 될 터.

그리고 최종 보스 전에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한다면 슈브와 루베르도 재차 투입이 가능했다.

다만 문제는 5성 보스들 후방에 등장한 제노사이드 렉스였다.

‘그렇다면.’

신유현은 오른팔을 옆으로 들며 입을 열었다.

“네놈의 상대는 이 녀석이다.”

그러자 신유현의 오른팔을 따라 그림자가 쭉 늘어났다.

신유현의 손짓에 따라 까망이가 움직인 것이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펼쳐진 그림자 속에서 신유현이 최근 손에 넣은 보스급 소환수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5성 보스, 스켈레톤 드래곤>

현재 신유현이 가지고 있는 보스급 소환수들 중에서 상위권을 다투는 존재.

스켈레톤 드래곤이었다.

크아아아아아아!

그림자 속에서 뼈밖에 없는 날개 활짝 펼치며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스켈레톤 드래곤은 길게 포효성을 내질렀다.

그 순간,

번쩍! 슈아아악!

스켈레톤 드래곤을 향해 검붉은 빛이 날아드는 게 아닌가?

스켈레톤 드래곤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에 맞춰서 제노사이드 렉스가 기습적으로 브레스를 쏜 것이다.

공격을 하기 위한 사전 동작조차 없이 날아드는 검붉은 빛의 브레스.

어마어마한 기세로 날아드는 브레스의 위력은 상당히 강력해 보였다.

거기다 스켈레톤 드래곤은 소환 직후 무방비 상태였다.

치명적인 피해를 각오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

콰콰콰콰콰!

눈 깜짝할 사이에 스켈레톤 드래곤의 앞으로 거대한 장벽이 솟구쳐 올라오는 게 아닌가?

그 직후,

콰아아아아앙!

어마어마한 폭음과 함께 폭발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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