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167화
쿵쿵쿵!
아이언 골렘과 데스스토커는 지면을 울리며 보스 마수들을 향해 달려갔다.
그사이 상공으로 날아오른 케이론은 다시 지면을 향해 강하하기 시작했다.
쌔애액!
공기를 찢는 날카로운 파공성.
음속에 가까운 속도로 하강한 케이론은 단숨에 4성 보스 마수 엘리트 데스웜을 뿔로 찔렀다.
푸욱!
키에에에엑!
단숨에 케이론의 뿔은 엘리트 데스웜의 몸을 꿰뚫었다.
그러자 엘리트 데스웜은 괴성을 내뱉으며 몸을 꼬았다.
부우웅!
하지만 케이론은 뿔에 꿰뚫린 채 몸을 흔들고 있는 엘리트 데스웜을 들어 올리며 다시 날아올랐다.
콰가가각!
하늘로 날아오른 케이론은 뿔을 회전시키기 시작했다.
키아아아악!
케이론의 뿔이 몸 내부를 갉으면서 돌아가자 엘리트 데스웜은 비명 같은 괴성을 내질렀다.
그리고 천천히 케이론의 뿔을 따라 엘리트 데스웜 몸 전체가 돌아가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키이잉!
이어서 케이론은 초진동파까지 발동시켰다.
쾅! 쾅! 쾅!
엘리트 데스웜 몸 내부에서 맥박치듯 터져 나오는 초진동파!
케헥!
몸속에서 터져 나오는 초진동파로 인해 엘리트 데스웜의 내부 장기는 박살이 났고 입에서도 초록색 피가 뿜어져 나왔다.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엘리트 데스웜은 축 늘어졌다.
휙!
케이론은 머리를 흔들며 뿔에 꽂혀 있던 엘리트 데스웜을 내던졌다.
수십 미터 상공에서 내던져진 엘리트 데스웜.
지면 위였다면 엘리트 데스웜의 상대를 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땅속을 자유롭게 파고들며 오가기 때문에 공격하기가 까다로웠으니까.
하지만 공중에 떠오른 지금 엘리트 데스웜은 물 밖으로 나온 상어나 다름없었다.
키이이잉!
상공에서 엘리트 데스웜을 내던진 케이론의 날개에 푸른빛의 마나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윽고 케이론의 날개를 감싼 푸른빛 마나는 점점 길어지기 시작했다.
잠시 후 케이론의 날개를 덧씌우듯 푸른 마나로 이루어진 빛의 날개가 생겨났다.
파앙!
그리고 케이론은 음속을 뛰어넘었다.
초음속의 세계에 발을 디딘 것이다.
그 상태로 케이론은 엘리트 데스웜을 향해 날아들며 고유 스킬 하나를 발동시켰다.
S급 고유 스킬, 시저스 윙 블레이드!
그 직후 케이론은 엘리트 데스웜을 스쳐지나가며 날카로운 칼날 같은 푸른빛의 날개로 수도 없이 난도질했다.
스각! 스가각!
순식간에 엘리트 데스웜의 몸이 잘려나갔다.
푸른 마나로 이루어진 빛의 날개 앞에서 엘리트 데스웜의 단단한 키틴질 아머는 무용지물이나 다름없었다.
시저스 윙 블레이드는 무려 S급 고유스킬이었으니까.
그만큼 다른 일반 스킬보다 위력이 훨씬 더 높았다.
다만, 그렇다고 케이론보다 훨씬 윗급인 6성이나 7성급을 상대할 수 있다는 소리는 아니었다.
모든 스킬 앞에 붙는 등급은 희귀도나 성장 잠재성을 의미했다.
즉, 각 스킬들은 본체의 등급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소리였다.
본체의 등급이 높아질수록 모든 스킬이 가지고 있는 스킬 숙련도가 상승하면서 위력 또한 상승하니까.
간단히 말해서 스킬 등급이 높을수록 성장폭이 커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키륵. 키르륵.
그렇게 순식간에 몸의 일부가 조각이 나버린 엘리트 데스웜은 신음 같은 괴성을 흘리며 지면을 향해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쾅!
엘리트 데스웜이 지면에 격돌하자 땅이 뒤흔들리면서 흙먼지가 자욱하게 치솟아 올랐다.
쉬에엑!
그 사이 엘리트 데스웜이 떨어져 내린 위치에서 멀지 않은 곳에 아이언 골렘과 엘리트 센티피드가 대치하고 있었다.
엘리트 센티피드는 수많은 다리로 빠르게 움직이면서 긴 몸을 이용해 아이언 골렘을 휘감았다.
아이언 골렘의 몸통을 강하게 압박해서 쓰러트릴 생각인 모양.
거기다 유리한 포지션까지 잡을 수 있었다.
아이언 골렘은 양팔과 상체가 엘리트 센티피드에게 구속되어 버렸으니까.
기기긱.
그 상태에서 엘리트 센티피드는 징그러운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를 반복하며 아이언 골렘을 노려봤다.
이윽고 엘리트 센티피드의 입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하는 초록색 독무.
꼼짝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독 연기까지 들이마시게 된다면 남는 건 죽음뿐이었다.
쿠구구구궁!
쉬익?
순간 속박하고 있는 아이언 골렘에게서 어마어마한 기세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하자 엘리트 센티피드는 의아한 괴성을 흘렸다.
본래라면 피를 토하고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
하지만 그건 상대가 살아있는 생명체일 경우였다.
콰득! 콰드득!
쉬익? 쉬이이익!
엘리트 센티피드는 당황했다.
주변을 자욱하게 감싸고 있는 독 연기 속에서도 아랑곳없이 아이언 골렘이 구속되어 있는 팔에 힘을 주며 벗어나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아이언 골렘의 힘에 조금씩 엘리트 센티피드의 몸이 조금씩 풀려 나가고 있었다.
“아이언 골렘에게 독은 통하지 않지. 거기다 힘겨루기라니.”
아이언 골렘과 엘리트 센티피드의 싸움을 바라본 신유현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아이언 골렘에게 독은 통하지 않는다.
산이나 부식이라면 또 모를까.
거기다 아이언 골렘은 괴력을 가진 5성급 존재였다.
4성 보스인 엘리트 센티피드에게 힘으로 질 리 없지 않은가?
콰드드득!
쉬에엑!
결국 아이언 골렘은 엘리트 센티피드의 몸 일부를 뜯어내며 구속에서 풀려났다.
그리고 거대한 양손으로 우악스럽게 엘리트 센티피드의 납작한 몸을 붙잡더니 그대로 지면을 향해 내동댕이쳤다.
쾅! 쾅! 쾅! 쾅! 쾅!
아이언 골렘은 몇 번이나 엘리트 센티피드를 지면 위에 내려쳤다.
그 때문에 엘리트 센티피드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케륵!
계속 되는 강타에 엘리트 센티피드는 입에서 피를 토했다.
단단한 키틴질 아머에도 금이 살짝 가 버린 상황.
그리고 무엇보다 계속되는 충격에 정신이 몽롱해졌는지 엘리트 센티피드의 힘이 빠졌음을 아이언 골렘은 알아챘다.
부웅!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아이언 골렘은 자신의 정면에 엘리트 센티피드를 살짝 띄워 올렸다.
그 직후 엘리트 센티피드를 향해 주먹을 올려쳤다.
C급 일반 스킬, 라이징 임팩트!
쾅!
쉬에엑!
순간 충격파와 함께 엘리트 센티피드는 괴성을 지르며 하늘 높이 떠올랐다.
그리고 포물선을 그리며 조금씩 지면을 향해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사이 아이언 골렘은 허리를 최대한 비틀며 상체를 뒤로 돌렸다.
키이잉!
이윽고 아이언 골렘의 주먹에 막대한 마나가 모여들었다.
쿵! 쿵!
주먹에 모인 푸른 마나의 빛이 커졌다 작았다를 반복하며 마치 맥박이 뛰는 것처럼 요동쳤다.
그런 아이언 골렘의 모습은 팽팽히 당겨진 활시위 같았다.
잠시 후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져 내리던 엘리트 센티피드가 아이언 골렘의 정면 수 미터 앞에 위치했다.
이제 2초 정도 지나면 지면에 떨어지려는 찰나,
번쩍!
S급 고유 스킬, 플래시 드라이브!
아이언 골렘에게서 푸른빛이 터져 나왔다.
그 상태로 아이언 골렘은 엘리트 센티피드를 향해 질주했다.
어둠을 가르는 한 줄기 푸른빛처럼.
눈 깜짝할 사이에 엘리트 센티피드에게 다가간 아이언 골렘이 정권을 내지른 순간, 어마어마한 충격파가 터져 나왔다.
쾅!
그리고 한 박자 늦게 굉음이 울려 퍼졌으며, 이때 이미 엘리트 센티피드는 엄청난 속도로 튕겨져 날아가고 있었다.
“좀 치네.”
그 모습을 지켜본 신유현은 혀를 내두르면서도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아이언 골렘의 고유 스킬 중 하나인 플래시 드라이브의 위력이 마음에 들었으니까.
아이언 골렘이 엘리트 센티피드에게 일격 가한 장소는 주변이 초토화가 되어 있었다.
플래스 드라이브의 일격에 어마어마한 충격파가 발생하면서 거대한 크레이터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푸쉬이이익!
그 중심에서 아이언 골렘은 몸에서 발생한 열기를 식히고 있었다.
등 부분의 갑주 일부가 위로 들리면서 하얀 증기가 자욱하게 뿜어져 나왔다.
쿠구구궁!
콰콰콰콰콰쾅!
그리고 아이언 골렘과 엘리트 센티피드가 싸우고 있는 장소에서 좀 떨어진 곳에 5성 보스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와 5성 유니크 보스급 데스스토커가 싸우고 있었다.
전체 길이 15미터인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와 전체 길이 10미터인 데스스토커의 싸움.
조금 전 4성 보스들과 싸움보다 좀 더 보는 맛이 있었다.
‘이건 뭐 거대 괴수전을 보는 거 같네.’
신유현은 혀를 내둘렀다.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와 데스스토커는 서로 정면에서 맞붙고 있었다.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의 앞다리를 데스스토커가 거대한 집게발로 막고 있었다.
그 상태로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는 머리끝에 달려 있는 칠성장어 같은 입을 데스스토커를 향해 덥석덥석 물려고 했다.
물론 그럴 때마다 데스스토커 또한 몸을 뒤로 살짝 물리면서 피했지만.
아무리 데스스토커의 장갑이 두텁다고는 해도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의 거대한 입에 한 번이라도 물린다면 치명상을 피하기 어려웠다.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의 입안은 상어 이빨 같은 톱니들이 원형으로 수도 없이 사중 오중으로 겹쳐 있었으니까.
‘한 번이라도 물리면 끝이겠지.’
신유현은 입을 벌리고 포효하는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를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에 반해 데스스토커의 공격은 번번이 막히고 있었다.
쌔애액!
날카로운 파공성을 내며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의 머리 및 첫 번째 마디의 등을 향해 쇄도는 데스스토커의 꼬리.
팅! 팅!
하지만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는 5성 보스만큼 머리 및 등껍질이 엄청나게 단단했다.
데스스토커의 전갈 꼬리가 뚫지 못할 정도로.
키아아아악!
퍼억!
자신의 꼬리가 박히지 않자 화라도 났는지 데스스토커는 괴성을 지르며 집게발로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의 머리를 후려쳤다.
키에엑!
쿠궁!
그 일격에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의 몸이 옆으로 살짝 기울었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데스스토커는 집게발로 몇 번 더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를 후려쳤다.
키에에에엑!
그러자 이번에는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가 열을 받은 모양인지 그렇지 않아도 거대한 입을 더욱 크게 벌리며 데스스토커를 향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데스스토커는 집게발을 치켜들며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의 입 끝족 가장자리부분을 콱 집으며 막아 냈다.
촤아아악!
그와 동시에 데스스토커는 수 미터 이상 뒤로 밀려났다.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가 달려드는 힘이 엄청났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떻게든 막아 낼 수 있었다.
키이잉!
그 직후 데스스토커의 꼬리 끝에서 푸른빛의 마나가 집속되기 시작했다.
고유스킬, 스콜피온 데스 브레이커!
지이이잉!
이윽고 데스스토커의 꼬리 끝에서 푸른빛의 레이저 같은 마나포가 쏘아졌다.
슈아아아악!
푸른 마나포는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의 등을 한 번 훑고 지나갔다.
그 직후,
콰콰콰콰콰쾅!
15미터나 되는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의 등 위로 폭발이 일어났다.
키아아아아아악!
그러자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는 거체를 몸부림치며 괴성을 내질렀다.
아무리 단단한 키틴질 아머를 가졌다고 해도 스콜피온 데스 브레이커는 버틸 수 없었던 모양.
등 위에서 터지는 폭발에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는 광란했다.
슈슉!
그리고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에게서 촉수들이 쏘아져 나왔다.
휘리릭!
촉수들은 데스스토커의 집게발을 휘감으며 좌우로 활짝 벌렸다.
키아아악!
집게발을 바깥쪽으로 활짝 펼쳐진 데스스토커는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를 노려보며 위협적인 포효를 내질렀다.
그런 데스스토커를 향해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는 거대한 입을 벌렸다.
키기기긱!
그리고 벌려진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의 입안에 원형으로 돋아나 있는 상어 이빨 같은 톱니가 회전을 하는 게 아닌가?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에게 물리는 순간 잡아 뜯겨지는 게 아니라 아예 완전히 갈려 나갈 판이었다.
크아아아아!
이윽고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는 데스스토커를 향해 거대한 입을 들이밀기 시작했다.
집게발 두 개가 촉수로 묶여 있었기 때문에 피할 수도 없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그렇게 데스스토커가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의 입 안에 갈려 나가려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