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166화 (166/258)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166화

수많은 언데드 마수가 보스 세 마리의 몸을 타고 다니며 전신을 물어뜯었다.

크아아아아!

물론 보스들도 만만치 않았다.

기본적으로 보스의 체력은 일반 마수의 몇십 배가 넘는다.

그리고 지금 보스들은 키틴질 아머로 전신을 보호하고 있었기 때문에 방어력이 상당히 높았다.

거기다 보스 세 마리가 몸부림을 치면서 뒹굴기만 해도 언데드 마수들은 지면에 깔려서 터져 죽을 정도였다.

크르르르!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는 칠성장어와 같은 입을 활짝 벌렸다.

머리끝에 달려 있는 입은 기괴하기 짝이 없었다.

마치 동굴 같은 새까만 구멍에 상어 이빨 같은 톱니가 원형으로 여러 겹 돋아나 있었으니까.

콰직!

입을 활짝 벌린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는 데스웜 한 마리를 덥석 물었다.

순식간에 데스웜의 몸 절반이 뜯겨져 나가며 축 늘어졌다.

으적으적! 퉤!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는 데스웜의 나머지 몸 절반을 입안에 넣고 몇 번 씹더니 도로 내뱉었다.

그러자 처참하게 찢겨진 데스웜의 상체가 지면에 툭 떨어졌다.

그 와중에도 센티피드들이 양 옆에 달라붙으며 첫 번째 몸통 체절에 나 있는 턱 다리에 달린 독침으로 찔러댔다.

하지만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의 키틴질 아머가 워낙 단단했기 때문에 뚫지 못했다.

크아아아아아!

자신을 공격하는 센티피드들에게 분노한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는 옆다리를 치켜 들더니 찍어 눌렀다.

쿵!

옆다리에 찍힌 센티피드들은 지면에 쳐 박히더니 이내 머리가 꿰뚫렸다.

그뿐만이 아니라 자이언트 엘더 센터피드의 첫 번째 몸통에서 앞으로 튀어 나와 있는 날카로운 칼날 같은 다리로 앞에 있는 데스웜을 움켜잡았다.

스아아악!

키에엑!

그러자 순식간에 데스웜은 두 동강이 나며 바닥에 쓰러졌다.

크아아아아!

그리고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는 거대한 턱을 좌우로 활짝 벌리며 길게 포효했다.

그사이 4성 보스 엘리트 데스웜과 엘리트 센티피드들도 신유현의 언데드 마수들을 학살하고 있었다.

엘리트 데스웜은 긴 몸을 이용해서 뱀처럼 센티피드를 휘감더니 그대로 강하게 압박했다.

그 결과 센티피드는 엘리트 데스웜의 강력한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터져 죽었다.

그에 반해 엘리트 센티피드는 한 마리씩 확실하게 데스웜의 몸에 독침을 찔러 넣었다.

독침에 당한 데스웜들은 한동안 정상적으로 움직이다가 단말마와 같은 괴성을 지르며 털썩털썩 바닥에 쓰러졌다.

엘리트 센티피드의 강력한 독이 데스웜의 내부를 녹여 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보스 세 마리는 신유현의 언데드 마수들을 처리해 나갔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언데드 마수가 남아 있는 상황.

크아아아아!

그때 갑자기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가 몸을 꼿꼿이 세우는 게 아닌가?

몸길이가 무려 15미터나 되었기에 상당히 거대해 보였다.

키이이잉!

그리고 활짝 벌리고 있는 입 앞에서 초록색 독 연기 같은 마나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설마 브레스인가?”

그 모습을 본 신유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 재빨리 손을 들어 올리며 소리쳤다.

“본 실드! 본 월!”

신유현은 재빨리 방어 마법을 시전했다.

5성 보스 마수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의 브레스는 어마어마한 위력을 가지고 있을 터.

브레스를 막지 못한다면 최소 수십 기가 넘는 스켈레톤 세이버와 랜서가 피해를 입을 것이다.

그리고 그 피해복구를 위해 다시 스켈레톤 솔져를 소환하는 것보다, 차라리 방어 마법을 시전해서 어떻게든 막아 내는 편이 마나 소모가 적었다.

즈즈증!

신유현의 외침에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 앞으로 하얀 뼈로 이루어진 오각형 모양의 방패 네 개가 차례대로 모습을 드러냈다.

쿠구구궁!

마지막으로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는 스켈레톤 세이버들 앞에 하얀 뼈로 이루어진 방벽이 지면에서 솟아나왔다.

“막아!”

그뿐만이 아니다.

신유현은 언데드 마수들을 조종해서 뼈 방벽 앞에 모았다.

방패로 삼은 것이다.

투확! 슈아아아아악!

그 직후 초록색 독액이 쏘아졌다.

치이익!

독 브레스는 순식간에 신유현이 소환한 첫 번째 본 실드를 녹여 버렸다.

이어서 두 번째, 세 번째도 얼마 버티지 못하고 녹아내렸다.

네 번째 본 실드마저 녹아내리면서 사라졌다.

그리고 그 뒤에 남은 건, 몸을 웅크린 채 모여 있는 데스웜들과 센티피드들이었다.

아직 수십 마리나 남아 있었기에 서로 몸을 결합한 데스웜들과 센티피드들은 거대한 공처럼 보였다.

치이이익!

키아아악!

쉬에에엑!

하지만 독 브레스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데스웜들과 센티피드들이 뭉쳐 있는 구체의 중심부를 독 브레스가 꿰뚫었던 것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데스웜들과 센티피드들이 뭉쳐 있는 구체를 꿰뚫으면서 독 브레스의 기세가 눈에 띄게 줄어 들었다는 사실이었다.

남은 건, 하얀 뼈 방벽뿐.

‘좋아. 이 정도면 막을 수 있겠군.’

신유현은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뼈 방벽은 상당한 방어력을 자랑한다.

독 브레스의 기세가 약해진 만큼 막을 수 있을 테지.

크아아아아!

그때 돌연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가 괴성을 내지르는 게 아닌가?

그러자 약해져 있던 독 브레스의 기세가 강해졌다.

언데드 마수들이 몸을 던져 가며 위력을 줄인 만큼 더 강해진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쌔애액!

슈아악!

어느 틈엔가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 양 옆에서 엘리트 데스웜과 센티피드 또한 독 브레스를 쏘고 있었다.

4성 보스들까지 공격에 가담하자 조금 전과는 비교가 안 되게 위력이 올라갔다.

키아아악!

쉬에에엑!

그 때문에 비록 독 브레스에 의해 중심부가 뚫리긴 했지만 아직 상당수 남아 있던 데스웜들과 센티피드들은 괴성을 지르며 소멸했다.

치이익!

순식간에 대부분의 언데드 데스웜과 센티피드를 증발시켜 버린 독 브레스가 뼈 방벽을 덮쳤다.

그러자 뼈 방벽은 외곽부터 빠르게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그나마 두께가 40센티는 되었기에 버티고 있었지만 뚫리는 건 시간문제였다.

‘할 수 없지.’

빠르게 녹고 있는 뼈 방벽을 바라보며 눈썹을 찌푸린 신유현은 스켈레톤 세이버들을 향해 소리쳤다.

“이모탈 램파트!”

신유현의 외침에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스켈레톤 세이버가 합체 스킬, 이모탈 램파트를 발동합니다.]

합체 스킬, 이모탈 램파트.

불멸의 성벽.

이모탈 램파트는 세이버가 최소 100기는 모여야 발동시킬 수 있는 합체기다.

프로텍트 가드와는 비교가 안 되는 강력한 방어 스킬이기도 했다.

‘설마 벌써 사용하게 될 줄이야.’

신유현은 혀를 찼다.

이모탈 램파트는 재사용 시간이 조금 긴 편이었기 때문에 하이브 퀸과 싸울 때 사용하기 위해 아껴 둘 생각이었다.

그런데 벌써 사용하게 될 줄이야.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지금 쓰지 않으면 세이버들과 랜서들의 피해가 굉장히 클 테니까.

그렇다고 슈브를 투입할 생각은 없었다. 슈브는 하이브에 진입했을 때 활약해줘야 했기 때문이다.

그녀를 지금 쓸 바에야 차라리 이모탈 램파트를 쓰는 게 나았다.

이모탈 램파트의 재사용 시간은 대략 6시간 정도.

그리고 강릉을 탈환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었다.

어쩌면 하이브 퀸과 싸울 때 이모탈 램파트의 재사용 시간이 지났을 수도 있으니까.

즈즈즈즈증!

세이버들이 이모탈 램파트를 발동하자 반투명한 푸른빛의 마나로 이루어진 성벽이 순식간에 생겨났다.

콰앙! 치지직!

그 직후 4성 보스 엘리트 데스웜과 센티피드, 그리고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의 독 브레스가 이모탈 램파트를 덮쳤다.

독 브레스는 연기를 내뿜으며 이모탈 램파트를 녹이려고 했다.

하지만 반투명한 불멸의 성벽은 견고하기 짝이 없었다.

이모탈 램파트는 보스 세 마리의 독 브레스에 저항하며 버텼다.

크아아아아!

그때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가 울부짖으며 괴성을 내질렀다.

쾅! 쾅! 쾅!

그러자 마치 맥박처럼 독 브레스가 한 번씩 강해지면서 이모탈 램파트를 후려치는 게 아닌가?

치이익.

그 때문에 이모탈 램파트의 벽에 금이 조금씩 가면서 녹기 시작했다.

“끈질긴 놈이네.”

신유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반투명한 푸른 성벽 너머에서 몸을 꼿꼿이 세우고 있는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를 노려봤다.

이대로 공세가 계속되면 아무리 이터널 램파트라고 해도 뚫릴 수 있었다.

이터널 램파트는 아직 4성 등급인 세이버들의 생명력, 마력, 지구력 등등을 뽑아다 쓰는 스킬이었으니까.

비록 100기가 모여 있다고 해도 언젠가 한계가 찾아올 터.

하지만,

“너무 공격에만 치중하고 있으면 안 되지.”

신유현은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를 바라보며 입 꼬리를 치켜 올렸다.

쌔애액!

그와 동시에 공기를 찢는 날카로운 파공성이 상공에서 울려 퍼졌다.

그리고 소리가 들렸을 때는 이미 늦었다.

퍼어억!

이터널 램파트를 향해 편안하게 독 브레스를 쏘는데 열중하고 있던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의 등에 몸길이가 5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무언가가 날아와 꽂혔으니까.

쿠웨에엑!

그 때문에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는 괴성을 지르며 몸이 활처럼 휘어졌다.

콰가가가각!

그리고 등 뒤에서 무언가 갉아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거대한 뿔을 회전시키며 등을 보호하고 있는 키틴질 아머를 갉아 내고 있는 존재.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의 등을 공격한 존재는 다름 아닌 케이론이었다.

케이론이 상공에서 떨어져 내리며 충각돌진으로 찍어 버렸던 것이다.

“케이론 초진동파!”

그 상태에서 신유현은 재차 명령을 내렸다.

키이잉!

그러자 한창 등을 뚫으려고 회전하던 뿔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크아아아아!

등 뒤에서 느껴지는 진동에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의 괴성 또한 기묘하게 울려 퍼졌다.

키아악!

쉬이익!

그리고 그 괴성에 엘리트 데스웜과 센티피드가 양 옆에서 케이론을 향해 달려들었다.

부우웅!

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케이론은 하늘로 날아올랐다.

‘4성 보스 놈들도 꽤 성가시군.’

엘리트 보스들만 아니었으면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에게 상당한 피해를 입힐 수 있었을 터.

“까망아.”

신유현은 품에 안고 있던 까망이를 쓰다듬으며 나직한 목소리로 불렀다.

뀨?

까망이는 귀여운 울음소리를 내며 신유현을 올려다봤다.

“보스급 소환수 두 마리 더 불러내 줘.”

뀨!

신유현의 명령에 까망이는 촉수 하나를 길게 내뻗더니 마치 거수경례를 하듯 머리 옆에 붙였다.

‘이런 건 또 어디서 보고 하는 건지.’

그런 귀여운 까망이의 모습에 신유현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잠시 후 까망이를 중심으로 그림자가 넓게 퍼져나갔다.

그리고 그림자 속에서 보스급 소환수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우우웅.

5미터에 달하는 큰 키와 두터운 강철 팔을 가진 칠흑의 갑주, 아이언 골렘.

투구 안에서 푸른 눈빛을 귀기처럼 피어 올리며 아이언 골렘이 그림자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키아아아아!

이어서 자그마치 몸길이가 10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존재가 나타났다.

5성 모노리스 레이드 던전에서 신유현이 언데드로 부활시켜서 소환수로 만들어낸 존재.

5성 유니크 보스 데스스토커였다.

그리고 보스급 마수들은 언데드화 시키면서 불사 군단에 종속시키는 계약을 맺는다.

그 때문에 리빙 데드로 되살린 일반 마수들과는 달리 언제든지 소환할 수 있었다.

다만, 마나 소모가 약간 클 뿐이었지만.

“가라.”

신유현은 아이언 골렘과 데스스토커에게 명령을 내렸다.

그 명령에 아이언 골렘과 데스스토커는 엘리트 보스들과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