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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165화 (165/258)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165화

쌔액!

날카로운 파공성과 함께 루베르의 채찍이 센티피드들을 향해 날아들었다.

철썩!

채직에 맞은 센티피드 한 마리가 튕기듯 튀어 올랐다.

철썩철썩!

쉬에에엑!

그리고 계속 이어지는 빠른 채찍질에 센티피드는 비명 같은 괴성을 지르며 지면을 뒹굴었다.

“벌레 주제에 감히 마스터가 계신 곳까지 기어 오다니. 갈기갈기 찢어 죽여 주마.”

철썩철썩!

루베르는 데스웜이 파놓은 땅굴을 통해 기어 나오는 센티피드들을 향해 선혈의 채찍을 계속해서 날렸다.

마치 고무와도 같은 탄성으로 센티피드들을 가격하고 되돌아오는 선혈의 채찍.

그 짜릿한 손맛에 루베르는 희열에 찬 미소를 지었다.

쉬익! 쉬에엑!

반면 센티피드들은 죽을 맛이었다.

선혈의 채찍에 맞을 때마다 딱딱한 키틴질의 외골격에 금이 가고 전신이 짜릿해지면서 마비 증상이 왔으니까.

선혈의 채찍에 부여된 마나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선혈의 채찍이 가진 자체적인 공격력만 해도 상당히 높은데 거기에 마나까지 부여되자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어라, 이 벌레들아!”

철썩철썩!

선혈의 채찍이 센티피드들을 경쾌하게 때리는 소리 사이로 루베르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무래도 흥분 상태로 들어간 모양.

그녀가 가진 고유 특성, 선혈의 진조가 가진 특이성 때문이었다.

고유 특성, 선혈의 진조는 피를 지배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 힘으로 선혈의 채찍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그리고 선혈의 진조 능력을 사용해서 전투에 들어가면 기분이 고조되면서 흥분 상태로 빠지게 되는 것이다.

콰드득!

키에에에엑!

그렇게 루베르가 센티피드를 처리하고 있을 때, 신유현이 있는 주변 여러 곳에서 땅굴을 파고 들어온 데스웜들이 지면 위로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세이버와 랜서를 뚫고 들어오기 힘들다고 판단되자 후방 기습을 노린 모양이었다.

5성 보스 마수,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의 명령에 따라서.

“이 망할 벌레 놈들이!”

하지만 그러한 데스웜들의 행동은 루베르를 분노시키게 충분했다.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오는 것이냐!”

루베르는 눈썹을 찌푸리며 왼손을 펼쳤다.

그러자 손바닥 위로 붉은 핏방울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이내 선혈의 채찍으로 변형하는 게 아닌가?

이제 양 손에 선혈의 채찍을 든 것이다.

선혈의 쌍 채찍을 든 루베르는 위협적으로 지면을 향해 휘둘렀다.

촤악! 촤악!

쩌저적!

얼마나 위력이 컸던지 지면이 갈라질 지경이었다.

쌔애액!

이윽고 날카로운 파공성이 울려 퍼졌다. 루베르가 양손에 든 선혈의 채찍을 휘두르기 시작한 것이다.

철썩! 철썩!

루베르는 데스웜들과 센티피드들 속에서 몸을 회전하며 선혈의 채찍을 휘둘렀다.

키에에엑!

선혈의 채찍들이 휩쓸고 지나간 데스웜들과 센티피드들에게서 초록색 피가 뿜어져 나왔다.

조금 전보다도 한층 더 강해진 위력.

놀랍게도 선혈의 채찍에는 피로 이루어진 가시들이 솟아나 있었던 것이다.

그 모습은 흉악하기 짝이 없었다.

“전부 다 죽여 주마!”

희열에 찬 루베르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 속에서 선혈의 채찍이 날카로운 파공성을 내며 데스웜들과 센티피드들을 유린했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데스웜들이 파놓은 땅굴을 통해 센티피드들이 꾸역꾸역 기어 나오고 있었다.

‘제법 수가 많군.’

비록 루베르가 데스웜과 센티피드의 상당수를 처리하고 있었지만, 곳곳에서 데스웜들이 땅굴을 파고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까망아.”

신유현은 귀여운 고양이 춤을 추고 있는 디아의 머리 위에서 작은 촉수 두 개를 내 뻗고 몸을 흔들고 있는 까망이를 덥썩 집어 들었다.

뀨?

그러자 까망이는 귀엽지만 의아한 울음소리를 내며 신유현을 돌아봤다.

“기병들 소환해.”

뀨!

신유현의 명령에 까망이는 그림자 공간 속에서 보관 중이던 병력을 꺼내기 시작했다.

스스슥!

까망이의 뒤편으로 넓게 퍼져 나가는 검은 그림자.

잠시 후, 그림자 속에서 푸른 귀기를 피어 올리는 프로스트 울프 기병대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아우우우우!

은은한 푸른빛이 흐르는 털을 가진 얼음 늑대들.

그리고 그 위에는 검과 창으로 무장한 세이버들과 랜서들이 올라타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약 100기의 프로스트 울프 기병대가 신유현의 등 뒤에 도열한 채 나타났다.

“저것들 치워.”

쿵!

신유현의 명령에 스켈레톤 솔져들은 오른손으로 왼쪽 가슴을 강하게 치며 예를 갖춰 보였고,

아우우우우!

프로스트 울프들은 길게 하울링을 하며 답했다.

두두두두두!

이윽고 프로스트 울프 기병대는 데스웜들과 센티피드들을 상대하기 위해 사방으로 흩어졌다.

‘후방에 나타난 놈들은 루베르와 기병대면 충분하겠지.’

후방이 무너지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당장 세이버 부대와 랜서 부대의 배후는 텅텅 비어 있었고, 아쳐들은 근접전에 약하니까.

거기다 최악의 경우 전방과 후방에 있는 마수들에게 샌드위치를 당할 수 있었다.

하지만 루베르와 기병대를 투입하면서 후방으로 기습을 건 마수들은 별다른 수를 쓰지 못하고 막혀 버리고 말았다.

“제가 나서지 않아도 괜찮나요?”

그때 옆에서 슈브가 웃으며 말을 걸어왔다.

“응. 아직 갈 길이 머니까.”

데스웜들과 센티피드들은 시작에 불과했다.

강릉 입구에서 진을 치고 있던 카오스 버팔로들과 블러드 울프들을 처리하고 진입해 들어온 상황.

강릉에 들어오자마자 주변에 있던 데스웜들과 센티피드들이 환영하러 와 주었다.

이놈들을 전부 처리하고 다음 구역으로 이동해야 했다.

신유현의 최종 목적은 강릉 중심부에 있는 마수들의 하이브를 공략하는 것이었으니까.

그리고 분명 그곳까지 가는데 수많은 마수들이 습격을 해 올 터.

그뿐만이 아니다.

하이브는 일종의 던전과도 같으며 수많은 마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 끝에 존재하는 건…….

“우리는 퀸을 노려야지. 여왕을 잡아야 강릉을 탈환할 수 있으니까.”

마수들이 점령한 지역을 지배하는 퀸이었다.

퀸을 잡아야 마수들이 점령한 지역을 탈환할 수 있었다.

그 때문에 페이스 배분을 잘해야 했다. 하이브에는 강력한 보스급 마수들이 있을 것이고, 퀸 또한 상당히 강력할 테니까.

“맞아요. 마수들이 점령한 지역에는 거의 대부분 퀸이 존재하죠. 그래서 퀸만 잡는다면 끝낼 수 있어요.”

신유현의 말에 슈브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가능하면 최대한 빠르게 하이브로 진입해서 퀸을 잡는 게 가장 좋았다.

퀸을 잡는다면 나머지 마수들은 오합지졸에 지나지 않았으니까.

통솔되지 않는 마수들을 처리하는 건 비교적 쉬웠다.

“그리고 아직 저놈이 남아 있으니 말이야.”

신유현은 마수들의 최후방에 있는 놈을 바라봤다.

5성 보스,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

크아아아아아아!

때마침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가 괴성을 지르며 신유현을 노려봤다.

아마도 계획대로 되지 않자 화가 난 모양.

실제로 땅굴을 파서 후방에 침투한 데스웜들과 센티피드들은 루베르와 프로스트 울프 기병대에 의해 거의 정리되어 가고 있었다.

그리고 전방에서 방어선을 구축한 세이버들도 꽤 피해를 입긴 했지만 그럭저럭 잘 버티고 있는 중이었다.

거기다 후방에서는 끊임없이 아쳐들이 지원 사격을 하고 있었고, 금궁대 또한 화살을 날리며 착실하게 데스웜과 센티피드의 숫자를 줄여 나갔다.

그 덕분에 마수의 숫자는 반 수 이상 줄어 있었다.

‘슬슬 때인가?’

전황을 살펴보던 신유현은 입 꼬리를 치켜 올렸다.

이제 남은 마수들의 숫자는 약 80마리 정도.

하지만 아직 마수들의 뒤에는 5성 보스급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가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4성 보스 두 마리가 있었다.

<4성 보스 마수, 엘리트 데스웜>

<4성 보스 마수, 엘리트 센티피드>

아무래도 5성 보스 마수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의 호위인 모양이었다.

거기다 생김새도 일반 마수들인 데스웜과 센티피드와 흡사하게 생겼지만 좀 더 날카로운 인상에 단단한 키틴질 아머로 전신을 뒤덮고 있었다.

확실히 4성 보스인 만큼 일반 마수들인 데스웜과 센티피드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기세가 느껴졌다.

하지만,

“일어나라, 노예들아.”

신유현은 불사왕의 권능을 발동했다.

주변에 널려 있는 마수들의 시체를 향해서.

신유현을 중심으로 푸른 마나의 파동이 터져 나갔다.

잠시 후,

키에에.

쉬이이.

약 100마리가 넘는 데스웜과 센티피드가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불사왕의 스킬 중 하나인 리빙 데드였다.

리빙 데드는 말 그대로 죽어 있는 시체를 다시 움직이도록 해 준다.

이번에 신유현은 마수들의 시체를 군단화된 스켈레톤 솔져로 소환하지 않고 그대로 되살렸다.

왜냐하면,

‘리빙 데드는 마나 소모가 적은 편이지.’

확실히 전술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스켈레톤 솔져가 더 효용 가치가 높았다.

하지만 리빙 데드보다 마나 소모가 큰 편이었다.

앞으로 수많은 마수를 상대해야 하기에 최대한 마나 소모를 줄이는 편이 나았다.

‘일회용으로 쓰기 딱 좋은 상황이고.’

신유현은 살짝 쓴웃음을 지었다.

리빙 데드에는 가장 큰 약점이 있었다.

군단화된 스켈레톤 솔져들과 달리 지속 시간이 존재했던 것이다.

개체별로 차이가 있긴 했지만 보통 하루가 지나면 먼지처럼 바스러져서 사라졌다.

그 때문에 지금까지 리빙 데드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차라리 스켈레톤 솔져를 소환해서 자주 써먹는 게 더 효율적이었으니까.

키아악!

이윽고 신유현이 되살린 언데드 마수들은 아직 살아 있는 데스웜들과 센티피드들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콰득! 우드득!

언데드 마수들은 데스웜들과 센티피드들을 물어뜯었다.

으적으적!

거기다 씹어 먹기까지 했다.

“동족상잔을 보는 것 같네.”

언데드 마수들이 물고 뜯고 씹는 모습을 본 신유현은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효과는 확실했다.

순식간에 많은 수의 데스웜과 센티피드가 잡아먹혔던 것이다.

데스웜과 센티피드의 숫자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남은 건, 얼마 남지 않은 마수들과 보스 세 마리뿐.

크워어어어어!

결국 상황이 불리하다고 판단했는지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보스 세 마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먼저 올 생각인가?”

신유현은 입 꼬리를 치켜 올렸다.

그렇지 않아도 어떻게 보스들을 끌어낼까 생각을 하려던 차였다.

그런데 저쪽에서 알아서 와 주다니.

“여기까지 쉽게 올 거라 생각하지 마라.”

신유현 또한 달려드는 보스들에 맞춰서 병력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세이버들이 방어선을 구축한 앞에 리빙데드로 되살린 마수들을 모여들게 한 것이다.

순식간에 약 100마리에 가까운 언데드 마수의 벽이 생겨났다.

콰앙!

이윽고 4성 보스 두 마리와 5성 보스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가 격돌해 왔다.

키에에엑!

4성 보스들 또한 몸길이가 10미터나 되는 놈들이었기에 상당한 덩치와 위력을 자랑했다.

그 때문에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인 언데드 마수들은 속절없이 튕겨 날아갔다.

하지만 보스 세 마리의 진군을 저지할 정도는 되었다.

숫자가 많았으니까.

키에엑!

쉬익! 쉬익!

이윽고 언데드 마수들과 보스들의 혈전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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