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164화 (164/258)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164화

<5성 보스 마수,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

땅속을 뚫고 기어 나와서 어마어마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5성 보스 마수.

전반적인 모습은 지네처럼 생겼으며 무려 15미터에 달하는 긴 몸체와 1미터가 좀 넘어 보이는 너비를 가졌다.

거기다 머리끝에는 칠성장어와 흡사한 입이 달려 있으며, 무려 150쌍에 달하는 수많은 다리가 달려 있었다.

그리고 몸 전체를 뒤덮고 있는 딱딱하고 새까만 키틴질 외골격까지.

“꽤 크네?”

수많은 마수 너머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는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를 본 신유현은 혀를 찼다.

5성 보스 중에서도 최상급에 속할 정도로 강해 보였으니까.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수없이 많은 데스웜들과 센티피드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일단 가장 먼저 상대해야 할 적은 현재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는 최소 몸길이가 5미터에 달하는 수많은 데스 웜과 센티피드들이었다.

“방어진형.”

쿵쿵쿵!

신유현의 명령에 넓게 포진해 있던 총 150기의 스켈레톤 세이버들이 카이트 실드를 지면에 꽂아 넣기 시작하자 지면이 울렸다.

그리고 전방에서 방어선을 구축한 세이버들 뒤에는 장창을 장비한 총 150기의 스켈레톤 랜서가 대기하고 있었다.

그 너머에는 총 100기의 스켈레톤 아쳐가 대기 중인 상황.

그뿐만이 아니다.

각각의 병종에 신유현은 예니체리들까지 투입시켜 놓았다.

스켈레톤 세이버 부대에는 싸울아비를, 랜서 부대에는 팔랑크스를, 아쳐 부대에는 프로스트 레인저를.

스켈레톤 각 부대의 지휘관들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그리고 장거리 저격을 하고 있는 최진성에게는 뇌명검, 라이트닝 블레이드를 사용하는 세이버 23호와 진격창, 브레이브 하트를 사용하는 랜서 52호를 붙여두었다.

유사시에 최전성이 기습 받아도 세이버 23호와 랜서 52호라면 충분히 보호할 수 있을 터.

‘지금은 이 정도 병력이면 충분하겠지.’

신유현은 입 꼬리를 치켜올렸다.

강릉을 탈환하기 위해 신유현이 준비한 불사왕의 군단들.

현재 전개한 병력들 외에도 까망이의 그림자 공간 속에서 대기 중인 프로스트 울프들을 중심으로 한 기병 100기도 있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프로스트 울프 100마리와 스켈레톤 솔져 100기였다.

그 말인즉, 신유현은 강릉 탈환을 위해서 총 600기의 병력을 준비한 것이다.

물론 이 정도 병력으로는 강릉을 활보하고 있는 마수들과 하이브까지 점령할 수 없었다.

강릉에 존재하는 마수가 정확히 얼마나 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최소 1천은 가뿐히 넘을 테니까.

아무리 세븐 아크스들이나 보스급 소환수들이 있다고 해도 이 정도 병력만으로는 강릉에 있을 마수들을 상대하기 힘들 수 있었다.

하지만,

‘숫자가 부족하다면 강제징발을 하면 되니까.’

신유현의 미소가 더 진해졌다.

불사 군단의 장점은 현장에서 바로 병력을 강제징발 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시체들을 매개로 언데드들을 계속 소환할 수 있으니까.

물론 그만한 마나와 지배력이 필요하지만.

하지만 현재 신유현이 지배할 수 있는 일반 언데드의 숫자는 1500이 넘었다.

거기다 마나 또한 차크라 스텟 덕분에 보충이 되었고,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며 회복하면 되는 일이었다.

아니면, 슈브나 루베르로부터 마나를 충전 받아도 되긴 했다.

다만, 마나를 충전 받는 방법이 서로의 체액을 교환해야 한다는 사실이 문제였지만.

키에에엑!

크워어어억!

그렇게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사이 마수들이 가까이 다가오자 신유현은 손을 살짝 들어 올리며 입을 열었다.

“준비.”

끼이익.

신유현의 말에 후방에서 프로스트 레인저를 시작으로 100기의 스켈레톤 아쳐들이 활시위를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신유현은 전방에서 달려오고 있는 데스웜들과 센티피드들을 바라봤다.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아쳐들의 사정거리 안에 들어올 터.

“쏴.”

팅! 티티팅!

이윽고 들어 올렸던 팔을 내리며 신유현이 명령을 내리자 아쳐들은 활을 쏘기 시작했다.

슈아아아아악!

특히 서리궁을 장비한 프로스트 레인저의 공격이 단연 돋보였다.

공기 중에 존재하는 수분을 급속도로 얼리면서 빠른 속도로 쏘아지는 프로스트 애로우.

마치 푸른빛의 얼음 기둥이 쏘아지는 듯 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프로스트 애로우를 중심으로 수많은 푸른 빛줄기 같은 화살들이 검은 물결처럼 달려드는 데스웜들과 센티피드들을 향해 쏟아졌다.

쾅! 쩌저저적!

이윽고 프로스트 애로우가 내려 꽂히자 마수들 사이에서 거대한 푸른얼음의 꽃이 피어났다.

순식간에 마수들 몇 마리가 푸른얼음의 꽃에 휩쓸리면서 급속도로 냉동됐다.

푸푸푹!

뒤이어 아쳐들이 쏜 화살들이 데스웜들과 센티피드들의 몸통을 관통하며 꽂혀 들어갔다.

마나가 인챈트 되어 있었기에 데스웜들과 센티피드들의 딱딱한 키틴질 피부를 꿰뚫은 것이다.

쌔애액!

이어서 아쳐들보다 훨씬 더 후방에서 화살들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아쳐들의 공격에 맞춰서 금궁대 또한 공격에 손을 보탰다.

푸푸푹!

키에에에엑!

금궁대의 화살들 또한 데스웜들과 센티피드들에게 상당한 피해를 줬다.

두두두두두!

하지만 그럼에도 데스웜들과 센티피드들의 기세는 멈추지 않았다.

현재 달려들고 있는 데스웜들과 센티피드들의 숫자는 200마리가 넘었으니까.

쾅!

잠시 후 방어선을 구축한 세이버들과 마수들이 격돌했다.

크워어어어어어!

수십 마리 정도 되는 마수들의 1진이 세이버들의 카이트 실드를 뚫기 위해 몸부림쳤다.

지렁이 같은 몸체 거대한 입을 가진 데스웜들은 카이트 실드를 잘근잘근 씹어댔으며, 지네처럼 생긴 데스 센티피드들은 입에서 초록색 독무를 뿜어대며 수많은 다리를 이용해 카이트 실드를 넘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데스웜들과 센티피드들은 좀처럼 세이버들이 구축하고 있는 카이트 실드를 돌파할 수 없었다.

“실드 차지!”

콰앙!

세이버들의 간판이라고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어 스킬, 실드 차지.

키에에에엑!

카이트 실드에서 발생한 강력한 충격파가 달려드는 데스웜들과 센티피드들을 밀쳐냈다.

키이익!

하지만 튕겨 나간 녀석들보다 그 뒤에서 달려들고 있는 데스웜들과 센티피드들이 더 많았다.

튕겨나간 놈들을 짓밟으면서 새로운 무리들이 다시 세이버들이 펼쳐놓은 카이트 실드와 충돌했다.

쿠웅! 쿵! 쿵!

하지만 실드 차지를 사용할 수 없었다. 이미 사용했기 때문에 쿨 타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프로텍트 가드!”

그래서 신유현은 세이버들에게 다른 스킬을 쓰도록 명령했다.

프로텍트 가드는 카이트 실드의 방어력을 올려 주는 스킬.

방어력을 올린 세이버들은 전력으로 카이트 실드에 체중을 실으며 데스웜들과 센티피드들의 공격을 버텼다.

그때,

슉! 슈슉!

푸푸푹!

세이버들 뒤에서 뼈로 이루어진 장창들이 데스웜들과 센티피드들을 향해 날아들었다.

바로 뒤에서 대기 중이던 랜서들이 공격 스킬, 차징 랜스를 시전한 것이다.

키에엑!

랜서들의 장창에 찔린 데스웜들과 센티피드들은 괴성을 지르며 몸부림쳤다.

거기다 센티피드들이 입은 상처에서 초록색 피와 함께 독이 자욱하게 뿜어져 나왔다.

푸푹!

하지만 랜서들과 세이버들은 오히려 센티피드의 키틴질 갑주에 상처가 난 곳에 창과 검을 꽂아 넣었다.

‘어중간한 독 따위 통하지 않지.’

그 모습을 본 신유현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애초에 스켈레톤들은 뼈로 이루어진 언데드이며, 뼈 강화를 MAX로 한 덕분에 강철 골격으로 진화까지 했다.

거기다 모든 스켈레톤 솔져의 장비에 모든 속성 저항력까지 부여한 상황.

그 덕분에 현재 스켈레톤 솔져들은 상태이상 효과에 상당한 저항력을 가지게 되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스켈레톤 솔져들의 장비에는 출혈과 흡혈 속성이 붙어 있었다.

그 때문에 마수들에게 상처를 입히면 끊임없이 피가 흘러나오게 되면서 지속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었고, 반대로 스켈레톤 솔져들은 흡혈 효과로 생명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완전히 파괴되지 않는 이상 쉴 새 없이 싸울 수 있다는 소리였다.

“그럭저럭 잘 싸우고 있네요.”

신유현의 오른쪽에서 전황을 바라보던 슈브가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으며 말했다.

그녀의 말대로 스켈레톤 솔져 군단은 마수들을 상대로 잘 버티면서 착실히 숫자를 줄여나가고 있었다.

물론 세이버들의 피해가 없는 건 아니었다.

카이트 실드가 부서지면서 구멍이 나는 경우가 생기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그럴 때마다 세이버들은 조금씩 옆으로 움직여서 구멍을 메꿨다.

그 때문에 방어선이 조금씩 작아져 가고 있긴 했지만, 그에 비해 쓰러지고 있는 마수의 숫자가 훨씬 더 많았다.

거기다 후방에서 아쳐 부대와 금궁대에서 원거리 지원 공격을 계속하고 있는 덕분에 마수들의 숫자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었다.

키햐아아아악!

그때 데스웜들과 센티피드들의 최후방에 있던 5성 보스 마수, 자이언트 엘더 센티피드가 성난 울음소리를 흘렸다.

크워어어억!

그러자 데스웜들이 마치 대답을 하듯 괴성을 내지르더니 땅을 파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촤륵.

“벌레 놈들이 어디서 수작질을.”

신유현의 왼쪽 편에 서서 그 모습을 본 루베르가 입 앞으로 피처럼 붉은 접부채를 펼치면서 말했다.

그런 루베르의 눈에는 붉은 핏빛 귀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마스터. 저에게 맡겨 주시길. 마스터를 위해서 벌레 놈들을 갈기갈기 찢어놓겠어요.”

루베르는 매혹적인 눈빛과 부드러운 목소리로 신유현에게 말했다.

하지만 내용은 섬뜩하기 짝이 없었다.

“어떻게 할 생각이지?”

“이렇게 하려고요.”

신유현의 물음에 루베르는 고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접부채를 접었다.

그러자 접부채가 흐물흐물 해지더니 변형되는 게 아닌가?

이윽고 채찍으로 변했다.

애초에 접부채는 피로 이루어진 혈접선(血摺扇)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붉은 피로 이루어진 채찍, 블러드 휩으로 변형되어 루베르의 손에 쥐어졌다.

“마스터. 전 계속 춤추고 있을게영!”

마지막으로 디아는 신유현 앞에서 2단계 고양이 춤을 추고 있었다.

귀여운 고양이 춤을 추면서 스켈레톤 솔져들에게 버프를 주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디아의 머리 위에는 까망이가 올라타 있었고, 그 옆에는 대형견 크기로 작아져 있는 백랑 복슬이가 디아를 중심으로 빙글빙글 뛰어 놀고 있었다.

그런 디아와 까망이, 복슬이의 귀엽기 그지없는 모습에 신유현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렴.”

그 순간,

콰앙!

신유현이 있는 장소에서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곳에서 굉음과 함께 돌무더기들이 치솟아 올랐다.

키에에엑!

그 직후 지면을 뚫고 데스웜이 모습을 드러냈다.

데스웜이 땅에 구멍을 뚫으며 지상으로 기어 나온 것이다.

쉬익! 쉬익!

그 뒤를 이어 징그럽게 생긴 센터피드들이 기어 나오기 시작했다.

쌔애액!

그때 날카로운 파공성이 울려 퍼지면서 새빨간 무언가가 가장 먼저 기어나온 데스웜을 향해 날아들었다.

쫙!

끼에에엑!

순식간에 데스웜은 초록색 피를 흩뿌리며 나가떨어졌다.

유연하면서도 딱딱해 보이는 데스웜의 피부가 사정없이 갈라져 있었다.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벌레 따위가.”

조금 데스웜을 공격한 루베르였다.

루베르는 차가운 경멸과 혐오가 담긴 붉은 눈으로 데스웜을 노려봤다.

그리고 초록색 피를 콸콸 흘리며 뻗어버린 데스웜에게서 시선을 뗀 루베르의 차가운 눈이 센티피드들로 향했다.

쉬익? 쉬이익?

데스웜이 구멍을 파자 거의 본능적으로 아무 생각 없이 뒤따라 들어왔던 센티피드들은 루베르의 차가운 시선에 몸을 움찔움찔 떨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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