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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163화 (163/258)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163화

화염 속성을 인챈트 한 12.7mm 50구경 탄환이 어마어마한 속도로 공간을 갈랐다.

이윽고 얼마 지나지 않아 4성 마수 카오스 버팔로 한 마리의 몸에 착탄했다.

콰앙!

쌔애액!

탄환이 착탄을 하면서 소규모 폭발을 일으키고 나서야 뒤늦게 공기를 찢는 날카로운 파공성이 울려 퍼졌다.

마나를 인챈트 한 12.7mm 탄환이 음속을 넘어서 날아갔기 때문이다.

꽤애액!

그렇게 착탄과 동시에 소규모 폭발이 일어나면서 카오스 버팔로는 기괴한 괴성을 내질렀다.

그뿐만이 아니라 몸길이가 3미터가 넘고 무게만 해도 2000kg는 족히 넘어갔음에도 무려 수 미터나 넘게 공중으로 튀어 오르며 나가 떨어졌다.

그리고 나가떨어진 카오스 버팔로는 지면에 쓰러진 채 숨을 헐떡였다.

4성 마수 중에서도 강한 편에 속하는 카오스 버팔로를 단 한 방에 무력화시킨 것이다.

“헐…….”

최진성은 놀란 표정으로 PGM 헤카테 3과 나가떨어진 카오스 버팔로를 번갈아 바라봤다.

S급 고유 특성 마탄의 사수를 각성하면서 새롭게 생긴 화염 인챈트 스킬을 사용해봤는데 생각보다 위력이 강했던 것이다.

“4성 마수를 날려 버리다니…….”

최진성은 바닥에 쓰러진 채 미동도 없는 카오스 버팔로를 바라봤다.

이미 몇 번 헤카테 3로 훈련을 했기에 상당한 위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설마 4성 마수를 나가떨어지게 할 줄이야.

그뿐만이 아니다.

어마어마한 위력과 함께 느껴지는 묵직한 반동.

초인이 아니었으면 어깨가 아작 났을 정도.

“과연 이래서 마그나이트 광석이 필요했던 거군요.”

최진성은 납득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단 일격에 4성 마수에게 치명상을 입히는 만큼 대물저격총에 가해지는 부담도 컸다.

일반 대물저격총이었다면 몇 발 못 쏘고 총구가 녹거나 최악의 경우 폭발했을 수 있었다.

그 때문에 신유현은 헤카테 3를 마그나이트 광석을 제련해 다른 금속들과 섞은, 마법합금 아그라니윰을 주 소재로 제작해 달라고 황혼의 대장장이 김상철에게 부탁했던 것이다.

“다음은 입구 쪽에 있는 놈을 노려.”

신유현은 최진성에게 마수들이 점령하고 있는 강릉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어슬렁 중인 마수 한 마리를 가리켰다.

“알겠습니다.”

철컥!

신유현의 명령에 최진성은 노리쇠를 당겼다.

그러자 탄피가 튀어나오면서 다음 탄이 장전되었다.

PGM 헤카테 3은 볼트 액션식 대물 저격총으로 다음 탄을 쏘는데 시간이 조금 걸리지만 그만큼 위력이 컸다.

쾅!

잠시 후 또 다시 헤카테 3의 총구가 불을 뿜었다.

엎드려 있는 최진성의 어깨에 강렬하고 묵직한 반동이 전해졌지만 4성 초인인 만큼 버텨 낼 수 있었다.

그리고 헤카테의 3의 총구에서 발사된 음속을 뛰어넘은 화염탄이 마수 무리들을 향해 쇄도했다.

거리는 약 2킬로미터 정도.

콰앙!

약 3초 정도 뒤 마수들 무리에서 굉음과 함께 화염 폭발이 일어났다.

헤카테3의 총탄이 착탄한 것이다.

캐앵!

<4성 마수 카오스 블러드 늑대>

이번에는 카오스 버팔로 무리들 옆에 있던 붉은 늑대 무리들을 노렸다.

강릉으로 들어가는 진입로 입구 부근에 버팔로 무리들과 블러드 늑대 무리들이 어슬렁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신유현이 가진 전력을 투입하는 방해 되었다.

“다음 금궁대.”

“이미 준비 되어 있습니다.”

신유현의 말에 현무 금궁대의 대장이 된 김성훈이 웃으며 답했다.

그리고 김성훈의 등 뒤에는 예전 황금 화살대 길드원들이 공격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럼 공격해.”

“알겠습니다.”

신유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 김성훈은 뒤를 돌아보며 소리쳤다.

“놈들에게 접근한다!”

“넵!”

김성훈을 금궁대원들을 이끌고 언덕 아래로 내려갔다.

그들이 아무리 초인이라고 해도 2킬로미터에서 컴파운드 보우로 저격을 하는 건 힘든 일이었기 때문이다.

최대 1킬로미터 안까지 접근을 해야 했다.

김성훈을 비롯한 금궁대원들은 현무전에서 배운 보법을 펼치며 마수들과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있는 언덕에 올랐다.

이제 마수들과의 거리는 약 800미터 정도.

“발사.”

언덕에 자리를 잡은 김성훈은 금궁대에 명령을 내렸다.

슈슈슈슉!

이윽고 총 12명의 금궁대원들이 활을 쏘기 시작했다.

형형색색의 화살들이 하늘을 수놓으며 강릉 진입로에 있는 마수들을 향해 쏘아졌다.

금궁대원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스킬들을 사용한 것이다.

다양한 속성을 가진 수많은 화살.

푸푸푹!

콰쾅! 콰콰콰쾅!

마수들 사이에서 폭발이 일어나거나 초록색으로 빛나는 독연기가 피어올랐다.

그뿐만이 아니라 지면에 푸른 안개가 깔리더니 마수들의 발을 얼려 버리기도 했다.

폭염이나 폭발, 독이나 얼음 같은 속성 화살을 인챈트 할 수 있는 금궁대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다양한 속성을 가진 화살들이 마수들을 덮쳤다.

쾅!

거기다 최진성 또한 탄환이 준비되는 대로 헤카테 3을 발사했다.

키에에엑!

크워어어!

그렇게 금궁대의 화살 세례에 몇 마리의 마수들이 괴성을 지르며 차례차례 쓰러져갔다.

‘흠. 아직 많이 남았군.’

그 모습을 신유현은 팔짱을 낀 채 지켜봤다.

현재 신유현이 진입할 예정인 진입로는 양 옆에 산과 숲이 있고, 그사이에 넓은 들과 밭 그리고 도로가 있었다.

그리고 수많은 버팔로와 블러드 늑대들이 어슬렁거리고 있는 상황.

“저희가 나설게요.”

그때 신유현에게 말을 거는 인물이 있었다.

신유현은 뒤를 돌아봤다.

그곳에 붉은색 로브를 걸치고 있는 무리들이 있었다.

현무전의 최대 화력 집단.

적탑의 마법사들이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적탑의 탑주이자 6서클 마법사 이채화가 미소를 지으며 신유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맡겨도 되겠지?”

“물론이죠.”

이채화는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지난 수년 간 몸을 갉아먹던 구음절맥의 음기 때문에 제대로 마나를 제어할 수 없었다.

하루하루 버티는 게 고작이었으니까.

하지만 신유현으로부터 익셉셔널 레어 등급 영약, 레드 에센스를 받고나서부터는 완전히 달라졌다.

레드 에센스의 강력한 열양의 기운으로 구음절맥이라는 체질을 바꿔 버릴 수 있었으니까.

레드 에센스를 복용하고 체질개선을 한 이채화는 몸이 근질근질했다.

자신의 실력을 전력으로 발휘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 그 기회가 온 것이다.

“그럼 시작할게요.”

이채화는 드디어 대규모 광역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미소를 지으며 약 30명 정도 되는 적탑의 마법사들과 함께 캐스팅을 시작했다.

그러자 적탑의 마법사들을 중심으로 상당한 마력 파동이 생겨났다.

화륵! 화르륵!

그리고 마법사들의 상공에 갖가지 화염 마법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붉은 화염으로 이루어진 화살부터 시작해서 거대한 화염의 창까지.

그 외에도 거대한 화염구도 있었다.

거의 수십 개에 달하는 화염 마법들.

하지만 그건 약과였다.

파이어 애로우와 파이어 스피어, 그리고 파이어볼은 가장 기본적인 3서클 화염 공격 마법에 지나지 않았다.

즈즈즈증!

키이이잉!

탑주인 6서클 마법사 이채화를 중심으로 약 열 명의 마법사가 아티팩트 스태프를 치켜들고 거대한 마법진을 전개하고 있었다.

그들 앞에 전개되어 있는 육망성의 거대한 황금빛 마법진.

그리고 그 주위에는 작은 푸른빛의 마법진들이 빙글빙글 회전을 하며 어마어마한 마나를 집속시키고 있었다.

6서클 장거리 포격 마법, 플라즈마 브레이커.

초고온고압의 플라즈마를 상대에게 날리는 화음 특화 장거리 포격 마법이다.

쌔애애애액!

슈아아아악!

이윽고 적탑의 마법사들이 구현한 화염 마법들이 강릉 진입로를 향해 쏘아지기 시작했다.

수십 개가 넘는 붉은 화염 마법들과 직경만 5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황금빛 플라즈마가 쏘아졌다.

‘장관이네.’

하늘을 뒤덮고 있는 붉은 화염의 화살들을 비롯한 화염창들과 화염구들.

그리고 그 중심에서 빛기둥처럼 쏘아지고 있는 황금빛 플라즈마까지.

잠시 후 적탑의 마법사들이 쏜 화염 마법들이 마수들을 휩쓸었다.

콰콰콰콰콰콰쾅!

어마어마한 굉음과 함께 폭발이 터져 나왔다.

2킬로미터나 거리가 떨어져 있음에도 공기가 진동하고 땅이 흔들렸다.

특히 플라즈마 브레이커가 지나간 자리는 어김없이 대폭발이 일어나면서 마수들을 소멸시켰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날아든 수많은 화염 마법들은 마치 융단폭격처럼 마수들을 쓸어버렸다.

역시 현무전 최대 화력 집단에 걸 맞는 위력이 아닐 수 없었다.

“역시 폭발은 예술이죠.”

조금 전까지 우글거리던 4성 마수 카오스 버팔로들과 블러드 울프들은 대부분 폭발에 휩쓸리면서 사라졌다.

그런 자신들의 결과물에 이채화를 비롯한 적탑의 마법사들은 흡족한 미소로 바라보고 있었다.

“시원하네요.”

이채화는 속이 뻥 뚫린 표정으로 말했다.

“평소에 쌓인 게 많았나 봐?”

“주기적으로 한 번씩 터트려 주지 않으면 답답하더라고요.”

“참고하도록 하지.”

이채화의 말에 신유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답했다.

그렇게 한 차례 화염 마법으로 강릉 입구를 쓸어버린 적탑의 마법사들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에 피식 입가에 미소를 띠운 신유현은 강릉 진입로 쪽을 바라봤다.

방해가 될 만한 마수들은 거의 다 치워진 상황.

“그럼 이제 진입한다.”

남은 건, 병력을 이끌고 강릉으로 진입해 들어가는 것뿐.

* * *

강릉 탈환 작전에서 신유현은 현무 검대들을 강릉으로 진입해 들어가는 입구 쪽에 배치했다.

사실상 후방이었다.

혹여나 강릉을 점령하고 있는 마수들이 빠져나갔을 때를 대비하기 위한 보험이었다.

‘만약이라는 게 있으니까.’

거기다 현무 검대보다 더 뒤에는 주작전에서 차출한 주작검대원들이 대기 중이었다.

이중 보험을 둔 것이다.

그럼 강릉을 점령중인 마수들과 싸워야하는 최전선에는 누가 있을까?

덜그럭덜그럭.

다름 아닌 스켈레톤 솔져 군단이었다.

스켈레톤 세이버들과 랜서들, 아쳐들이 주축으로 된 불사왕의 군단.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무슨 개미떼마냥 몰려오는구나.”

스켈레톤 솔져 군단을 앞세우고 강릉에 들어온 신유현은 혀를 찼다.

지난번 미확인 던전 게이트를 조사하러 왔을 때, 강릉 내부에는 들어가지 않고 외곽 쪽에 조용히 잠입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입구에서부터 화려한 폭발을 일으키면서 들어온 탓인지 성난 마수들이 미친 듯이 달려왔다.

아마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 당했다고 여겼기 때문이겠지.

<4성 마수 카오스 데스 웜>

<5성 마수 카오스 데스 센터피드>

지면을 까맣게 물들이며 달려오는 4성과 5성 마수들.

끼에에에엑!

최소 몸길이가 5미터가 넘는 데스 웜과 데스 센터피드들이 스켈레톤 솔져 군단과 맞부딪치며 전투에 들어갔다.

마수들이 점령한 강릉에서 대규모 전투가 시작된 것이다.

쿠웅! 쿠웅!

우오오오오옹!

그때 지진이 난 것처럼 지면이 흔들리면서 거대하고 기괴하게 생긴 마수 한 마리가 카오스 데스 웜과 데스 센터피드 뒤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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