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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160화 (160/258)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160화

현무전 집무실.

신유현은 뒤로 크게 젖힌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있었다.

‘생각보다 피해가 컸어.’

상황이 일단락되고 가문으로 돌아오면서 신유현은 주거지역 전체를 한번 둘러봤다.

그리고 예상보다 피해가 크다는 사실을 알았다.

자신이 봤던 박살 난 주택이나 아파트는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칠성산 아래 주거지역의 절반 정도 되는 건물들이 무너져 있었으니까.

‘최대한 빠르게 대처해서 막아도 이 정도인가.’

신유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인베이전 게이트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인지한 후, 자신이나 파천검가의 대응은 결코 늦지 않았다.

최대한 빠르게 준비를 마치고 현장으로 날아갔음에도 피해는 컸다.

도시 외곽에서 발생한 마수들을 막는 거라면 모를까, 역시 도시 내부에서 마수들이 발생하면 피해가 클 수밖에 없는 모양.

‘도시 내에서 인베이전 게이트가 발생했을 때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겠군.’

도시에서 던전 게이트가 발생하는 일은 흔한 편이었다.

그럴 경우 비상사태가 발령되긴 하지만 피해는 생기지 않는다.

던전 게이트가 발생했다고 해서 바로 마수들이 뛰쳐나오지 않으니까.

하지만 인베이전 게이트는 바로 마수들이 뛰쳐나오기 때문에 앞으로 대비책을 생각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도 이 정도로 끝나서 다행이야.’

오늘 있었던 인베이전 게이트 사태를 떠올린 신유현은 등골이 오싹했다.

조금만 더 대처가 늦어졌다면 이 정도 피해로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은 그나마 칠성산 아래 일부 주거지역이 피해를 입었지만, 조금만 더 늦었으면 수원 시 전체에 피해가 생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도시 운영에 필요한 중요시설물들이 파괴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이번 사태에서 얻은 것도 많고.’

인베이전 게이트를 공략하면서 얻게 된 여러 전리품들.

상당한 숫자의 마정석과 소울 포인트를 얻었다.

그리고 5성 보스급 스켈레톤 드래곤까지.

그뿐만이 아니라 중요한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

도시 내에서 인베이전 게이트가 발생할 경우 생기는 일들에 대한 데이터를 얻은 것이다.

도시 내에서 마수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우선적으로 노리는 게 무엇인지 등등.

‘잃은 것도 많지만 얻은 것도 많지.’

마수들에게 희생당한 사람들.

하루아침에 살던 집을 잃어버린 사람들.

이렇듯 피해를 입긴 했지만, 이번 사태로 얻은 것도 많았다.

그 중 하나가 5성 마정석들이었다.

일부 5성 마정석들을 팔아서 피해보상금으로 지원하면 상당한 도움이 될 테지.

그만큼 5성 마정석의 가치는 크니 말이다.

‘강릉을 탈환하는데도 도움이 될 테고.’

신유현은 남연아에게 5성 마정석으로 배리어 코트를 개량해 달라고 부탁할 생각이었다.

그로 인한 현무전의 전력 상승을 기대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신유현은 오래만간에 자신의 상태창을 열어봤다.

[상태창]

이름: 신유현 종족: 인간

나이: 20세

업적 칭호: 불사왕의 계승자

초인 등급: 4성

고유 특성: 프나코틱 바이블(EX), 불사왕의 가호(SSS), 지배력 강화(SSS), 사령술(SSS)

고유 스킬: 차크라 연공법(SSS), 리미트 마나 오버 드라이브(S), 기척감지(S)

일반 스킬: 상세 보기

능력치:

근력 60 민첩 58

체력 60 정신 100

차크라 66 지배력 66

소울 포인트: 1008.

4성이 되고 정보를 확인했을 때와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다.

다만, 4성이 되었을 때보다 능력치가 전반적으로 올라 있었다.

‘마지막에 확인했을 때보다 조금 더 올랐군.’

신유현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5성 모노리스 레이드 던전을 공략하고, 이번 인베이전 게이트 사태를 해결하면서 수많은 실전을 경험했다.

그 결과 소울 포인트로 투자를 하지 않았음에도 능력치들이 조금씩 상승해 있었다.

육체적인 단련, 즉 외공을 수련함으로써 근력, 민첩, 체력을 상승시킬 수 있으며 심법이나 무공을 수련하면 기력을 증가시킬 수 있으니까.

신유현의 경우에는 가문의 무공과 언데드들을 소환함으로써 차크라와 지배력을 상승시킬 수 있었다.

‘소울 포인트도 제법 모여 있고.’

인베이전 게이트에서 나온 마수의 숫자는 예상보다 많았다.

약 300마리가 넘었으니까.

이전 삶에서 5성 모노리스 레이드 던전과 인베이전 게이트에서 나온 마수들의 총 숫자가 500마리 정도 되었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상당히 많은 수였다.

5성 모노리스 레이드 던전과 인베이전 게이트가 동시에 스탬피드 현상이 생긴 탓에 숫자가 적은 것인지.

아니면 이번 삶에서는 무언가 다른 요인 때문에 인베이전 게이트의 마수들 숫자가 늘어난 것인지.

이유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신유현은 언데드 군단과 보스급 소환수들을 활용해서 반수가 넘는 마수들을 처리했다.

그 덕분에 무려 1000 소울 포인트를 모은 것이다.

‘어떻게 투자를 하면 좋을까?’

신유현은 미소를 지으며 소울 포인트를 바라봤다.

현재 소울 포인트로 투자할 수 있는 곳은 크게 둘 중 하나였다.

레어급 이상의 무기로 무장하고 있는 스켈레톤들을 예니체리에 배속시키던가, 아니면 능력치를 올리던가.

조만간 신유현은 강릉을 마수들로부터 탈환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 현재 소울 포인트로 투자할만한 곳은…….

‘역시 이것밖에 없나?’

신유현은 쓴웃음을 지으며 필요하다고 생각한 곳에 소울 포인트를 찍었다.

[축하합니다. 이제 남은 소울 포인트는 8입니다.]

“후.”

신유현은 길게 숨을 내쉬며 몸을 떨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상태창을 바라봤다.

‘이거라면 강릉을 탈환하는데 도움 되겠지.’

소울 포인트의 투자를 마친 신유현은 기지개를 켜며 긴장을 풀었다.

‘인베이전 게이트 사태 덕분에 병력도 충분하고.’

이번 사태로 얻은 전리품은 더 있었다. 다름 아닌 5성급 마수의 시체들이었다.

‘이제 할 건 다 했어. 남은 건 움직이는 것뿐이지.’

다만 문제는 주변 시선이었다.

지금까지 4대 명가나 헌터 협회에서 강릉을 가만히 놔두고 있었던 이유는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 않기 위함이었다.

강릉을 탈환하겠다고 시도했다가 실패했을 때, 수많은 마수가 서울 쪽으로 진격해 올지도 모르는 일이었으니까.

그런데 신유현이 강릉을 탈환하겠다고 나선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왜 가만히 있는 강릉을 건드리려 하냐고 반대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었다.

당장 파천검가의 가신들부터 반대할 터였다.

하지만 그건 인베이전 게이트 사태가 발생하기 전의 일이었다.

‘이번 사태로 아버지의 지지를 받을 수 있어.’

신유현은 입 꼬리를 치켜 올렸다.

지금까지 신유현은 다양한 실적을 쌓아왔다.

그 중 하나로 5성 타락한 혼돈의 모노리스 레이드 던전을 혼자서 공략한 일이었다.

처음에 파천검가는 신유현이 5성 레이드 던전을 공략했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아무리 신유현이 가문을 습격한 철화단과 마수들을 막아 내고, 철화단의 근거지까지 박살 냈다지만, 5성 레이드 던전을 공략하는 건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유현은 풍림화산 길드를 풍비박산 낸 일도 있었고, 최진성마저 사실이라고 증언까지 해 주었으니.

그 때문에 믿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오늘.

인베이전 게이트 사태에서 신유현은 혼자서 절반이 넘는 5성 마수들을 처리했다.

대부분 불사왕의 언데드 소환수들이 처리했지만 신유현의 힘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었다.

이번에도 신유현은 자신의 힘과 능력을 증명한 것이다.

‘이 정도 성과면 아버지나 가신들을 설득할 수 있겠지.’

아니면 논공행상의 자리에서 보상으로 강릉을 탈환하는데 도움을 달라고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강릉을 공략하는데 방해 받고 싶지 않았으니까.

‘강릉 스탬피드가 일어나기 전에 공략해야 돼.’

앞으로 얼마 후면 강릉에서 마수들이 튀어 나온다.

마수들의 숫자가 넘쳐흐르면서 필드 스탬피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아직 늦지 않았다.

필드 스탬피드가 발생할 정도로 마수들의 숫자가 많지 않았으니까.

“마스터.”

그때 집무실 문 밖에서 신유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시간에 무슨 일이지?’

목소리의 정체는 슈브였다.

이런 늦은 저녁 시간에 슈브가 찾아올 줄은 몰랐기에 신유현은 의아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들어와.”

끼익.

신유현의 말에 집무실의 문이 열리면서 슈브가 들어왔다.

“저희도 왔어여!”

“좋은 밤이에요.”

이어서 디아와 루베르가 들어왔다.

컹! 뀨!

그리고 디아의 옆에는 복슬이가, 머리 위에는 까망이가 귀여운 울음소리를 냈다.

드르륵.

그뿐만이 아니었다.

디아와 루베르는 레스토랑에서 흔히 볼법한 이동용 음식 홀 서빙 카트를 밀고 들어왔다.

“이건……?”

하얀 천으로 덮인 음식 카트를 본 신유현은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들을 바라봤다.

“마스터를 위해서 음식을 요리해 왔어요.”

신유현의 시선에 슈브가 웃으며 말했다.

“요리를? 요리도 할 줄 안다고?”

그녀의 말에 신유현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설마 슈브가 요리도 할 줄 안다니!

“어머. 요리 정도는 저도 할 줄 안답니다.”

슈브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음을 흘렸다.

하지만 신유현은 같이 웃을 수 없었다.

슈브 라그니구드.

그녀가 누구인가?

세븐 아크스 중 한 명이자, 아름다운 마성을 지닌 악마다.

본래라면 마수보다 훨씬 더 위험한 존재일 터.

그런데 요리라니?

그녀가 잘하는 요리라고 한다면 인간 요리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무슨 요리지?”

신유현은 애써 침착한 척 물었다.

“계란 요리에요.”

슈브는 미소를 지으며 하얀 천을 걷었다.

그러자 음식 카트 위에 다양한 계란 요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계란말이, 계란 찜 등등.

계란 요리가 얼마나 많은지 선반 카트를 다 채우고도 남을 정도였다.

“마스터께서 어떤 걸 좋아하실지 몰라서 다 만들어 왔습니다. 이 계란말이는 케찹을 뿌린 거고, 이건 소금으로 간을 맞췄어요. 그리고 계란찜은 후추도 뿌려봤고요. 그리고 이건…….”

슈브는 즐거운 듯이 요리를 하나하나 계란 요리에 대해 설명을 해 주었다.

그렇게 요리 설명을 듣던 신유현은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계란…… 밖에 없는 거야?”

“네!”

신유현의 물음에 슈브는 기쁜 듯이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리고 그녀 옆에서 루베르와 디아까지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뭔가 있다.’

그 모습에 신유현은 직감적으로 느꼈다. 그녀들이 무언가 숨기고 있다고.

‘요리에 뭘 넣은 건가?’

신유현은 말없이 카트 위에 있는 계란 요리들을 바라봤다.

순간 신유현은 잊고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이거 설마 혼돈의 알로 만든 건……?”

“…….”

신유현이 고개를 들며 하는 말에 슈브는 말없이 빙긋 웃었다.

그 모습에 신유현은 깨달았다.

이 계란 요리의 재료가 혼돈의 알이라는 사실을.

혼돈의 알은 어떤 존재인가?

인베이전 게이트를 소멸시키고 차원의 틈새에서 나타난 범상치 않은 알이었다.

거기다 혼돈의 알에서 느껴지는 기운은 상당히 위협적이었다.

그 때문에 바로 파괴할 생각이었으나 슈브와 루베르가 보상으로 달라는 말에 넘겨주었다.

그녀들이라면 혼돈의 알을 믿고 맡길 수 있었으니까.

그래서 그녀들이 알아서 혼돈의 알을 처리할 줄 알았는데 설마 알 요리로 만들었을 줄이야!

그뿐만이 아니다.

슈브는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신유현에게 한마디 했다.

“그럼 이제 먹어 볼까요?”

“어, 뭐? 이걸 먹는다고?”

그녀의 말에 신유현은 자기도 모르게 식은땀을 주르륵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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