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139화 (139/258)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139화

신유현 앞에 스켈레톤 예니체리 3기가 도열했다.

빙설 검 설백과 불꽃 검 염화를 사용하는 싸울아비.

저주독창 아카드를 사용하던 랜서 1호가 전직한 팔랑크스.

서리궁을 사용하던 아쳐 1호가 전직한 프로트스 레인저.

특히 팔랑크스는 쌍창이 무기였다.

저주독창이 두 자루로 나누어진 것이다. 2미터 길이의 녹색 독창과 1미터 50센티 길이의 붉은 저주의 창으로.

또한 예니체리로 배속되면서 전직했을 때, 다양한 고유스킬이 생성되어 있었다.

“이런 해골들이 날 막을 수 있을 것 같으냐?”

블라드는 코웃음을 치며 예니체리들을 향해 손바닥을 앞으로 내밀었다.

키이잉!

손바닥 앞에 모여들기 시작하는 붉은 빛의 구체.

번쩍!

이윽고 붉은 빛줄기가 예니체리와 신유현을 향해 쏘아졌다.

‘피해라!’

신유현은 강체술과 분할 사고를 발동하며 예니체리에게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예니체리들은 기민하게 반응하며 파천검가의 신법을 펼쳤다.

콰콰콰콰쾅!

신유현 일행을 스쳐 지나간 붉은 빛줄기가 등 뒤에서 폭발했다.

그사이 싸울아비와 팔랑크스는 블라드를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건방진!”

겁도 없이 달려드는 그 모습에 블라드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다시 손바닥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 순간,

쌔애액!

블라드를 향해 화살 세 발이 날아들었다.

“큭!”

싸울아비와 팔랑크스를 공격하려고 했던 블라드는 재빨리 방어 마법을 펼쳤다.

스스슥!

블라드의 전방에 붉은빛이 감도는 반투명한 육각형 모양의 마력 방패가 생겨났다.

콰직! 쩌저저적!

“헉?”

순간 블라드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다급히 붉은 마력 방패를 두 개 더 생성했다.

붉은 마력 방패에 꽂힌 첫 번째 화살이 차가운 냉기를 내뿜으며 방패를 얼려 버렸던 것이다.

프로스트 레인저의 고유 스킬, 프로즌 애로우였다.

콰직! 쩌저적!

이윽고 나머지 두 발의 프로즌 애로우는 블라드가 생성한 붉은 마력 방패를 얼리면서 박살 내 버렸다.

그사이 싸울아비와 팔랑크스가 블라드 앞에 도착했다.

“이런!”

자신을 향해 교차하며 날아드는 빙설검과 불꽃검을 바라본 블라드는 낭패한 표정을 지었다.

콰강!

하지만 블라드를 보호하는 스킬이 발동했다.

모든 물리 및 마법 공격을 방어하는 결계가 발동하면서 싸울아비의 공격을 막아 낸 것이다.

“이 건방진 놈들이!”

블라드는 자신이 수세에 몰렸다는 사실에 분개하며 오른손을 치켜들었다.

그러자 블라드의 오른손에 붉은 피 같은 기운이 모여 들면서 장창을 형성했다.

5클래스 혈계 마법, 블러드 랜서였다.

“죽어라!”

핏빛 창을 움켜쥔 블라드는 싸울아비를 향해 내질렀다.

쌔액!

그 순간 싸울아비의 왼쪽 어깨 위에서 녹색 독창이 모습을 드러냈다.

“큭!”

싸울아비를 향해 핏빛 창을 내지르던 블라드는 다급히 궤도를 틀었다.

까앙!

핏빛 창과 녹색 독창의 끝이 서로 맞부딪쳤다.

서로 창 끝 일점을 찌른 것이다.

왼손으로는 결계를 발동해서 싸울아비의 크로스 블레이드를 막아 내고 있었고, 오른손으로는 핏빛 창으로 싸울아비의 녹색 독창을 막고 있는 상황.

“옆이 비었잖아.”

“……!”

그 순간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블라드는 흠칫 놀라며 고개를 왼쪽으로 돌렸다.

그곳에 블라드를 향해 쇄도하는 칠흑의 장검이 있었다.

“어설프구나, 애송이!”

하지만 블라드는 비웃음을 흘렸다.

신유현이 말을 걸어 준 찰나의 시간.

대책을 세우는데 충분했다.

스륵!

블라드의 왼쪽 발밑에서 붉은 기운이 튀어나오더니 반투명한 막을 형성했다.

이윽고 흑염을 휘감은 불꽃의 마검 레바테인과 블라드의 붉은 방어막이 서로 충돌했다.

그 순간!

스으윽.

“헛?”

경악한 블라드는 눈을 부릅떴다.

신유현의 마검이 붉은 막을 통과하면서 흐릿해졌기 때문이다.

콰앙!

바로 그때 어마어마한 충격파가 오른쪽 등 뒤에서 터져 나왔다.

“커헉!”

블라드는 입에서 피를 토하며 충격파에 튕겨 날아갔다.

그런 그의 뒤를 따르며 신유현은 한마디 했다.

“어설픈 건 네놈이겠지.”

조금 전 왼쪽에서 블라드를 부른 건 페이크였다.

블라드의 신경을 왼쪽에 쏠리게 한 후, 전광석화를 펼쳐서 재빨리 뒤로 돌아간 다음 사각지대였던 등을 격멸로 후려친 것이다.

“크, 크윽.”

바닥을 나뒹군 블라드는 신음을 흘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기까지 밀릴 줄이야.’

블라드는 자신이 루베르가 봉인되어 있는 방 앞에까지 튕겨 날아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슈아악!

그때 날카로운 파공성과 함께 허공에 검은 불꽃을 흩날리며 레바테인이 쇄도해왔다.

이미 신유현이 따라붙어 있었던 것.

“이대로 당할 것 같으냐!”

블라드는 마력을 쥐어짜 내며 자신의 고유 스킬을 발동했다.

까아앙!

“큭!”

신유현은 신음을 흘렸다.

블라드를 중심으로 강력한 결계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일곱 가지 색을 가진 거대한 방어막이었다.

그 속에서 블라드가 소리쳤다.

“네놈만큼은 절대 루베르 님이 있는 곳으로는 보내지 않겠다!”

“어째서 그렇게 거부하는 거지?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나?”

신유현은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블라드를 바라봤다.

루베르의 첫 번째 권속인 그가 이런 행동을 할 정도였으니까.

“초대 불사왕은 카오스 신들에게 패했다. 카오스 신들의 피조물인 마수들과 싸움에서 사라져 버렸지. 그 때문에 루베르 님은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나는 더 이상 루베르 님이 상처받기를 원하지 않는다. 지켜주지 못할 것 같으면 돌아가라!”

블라드는 신유현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초대 불사왕은 마수들을 몰아내지 못하고 말도 없이 사라졌다.

그 후 세븐 아크스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여러 차원의 신전에 봉인된 모양이었다.

카오스 신들의 손에 의해서.

하지만 그중 일부는 카오스 신들의 눈을 피해 스스로 봉인한 경우도 있었다. 때가 오길 믿었으니까.

그리고 불사왕의 계승자인 신유현이 나타난 것이다.

“이대로 돌아가라고? 그럴 수는 없지.”

“역시 말로 해서는 안 되는군. 어차피 네놈은 루베르 님이 있는 방으로는 들어갈 수 없다. 내가 펼쳐 놓은 결계를 깨기 전까지는.”

블라드는 신유현을 비웃었다.

고유스킬, 아르크앙시엘.

블라드가 작정하고 펼친 일곱 층으로 구성된 결계다.

이 결계로 블라드는 수도 없이 루베르를 지켜 냈다.

그 덕분에 블라드는 결계사라고 불리며 루베르의 신임을 얻었다.

이번에도 블라드는 자신의 결계로 루베르를 지켜 낼 수 있을 터.

“루베르 님이 있는 방으로 가고 싶으면 네놈의 힘을 증명해 봐라.”

블라드는 자신감이 넘치는 얼굴로 신유현을 바라봤다.

그는 절대 뚫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으니까.

“자신이 넘치는군. 어쩔 수 없지. 내가 가진 힘을 보여 주마.”

신유현은 블라드가 펼쳐 놓은 7중 결계를 노려봤다.

확실히 일곱 층으로 구성된 아르크앙시엘은 강력한 방어 결계였다.

아무리 스켈레톤 솔져들을 쏟아 부어도 흠집하나 내지 못할 테지.

하지만,

“나와라.”

신유현은 지금까지 사용하지 않았던 비장의 수단을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마나소모가 커서 회심의 수로 남겨두었던 언데드 소환수들.

<4성 보스 헤비 아머 앤트>

키에엑!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검은 몸체를 가진 거대한 개미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몸통을 보호하는 키틴질로 이루어진 생체 보호 장갑과 등에는 두 개의 포신이 장착되어 있었다.

‘흠.’

헤비 아머 앤트를 소환한 신유현은 속으로 신음을 흘렸다.

차크라의 마나가 뭉텅이로 소모되었기 때문이다.

‘역시 마나 소모가 크구나.’

기본적으로 소환은 마나를 소모한다.

하지만 세븐 아크스들과 영수 백랑, 언데드 데스워치 케이론은 마나 소모가 크지 않았다.

각자 자신들이 가진 마나를 사용해 자체적으로 현현이 가능했으니까.

불사왕의 펫인 그림자 슬라임 까망이도 마찬가지.

그리고 아이언 골렘과 리빙 파워드 아머는 던전을 공략하고 보상으로 받은 소환수였기에 마나 소모가 크지 않은 편이었다.

하지만 언데드화 시킨 4성 보스 헤비 아머 앤트와 5성 보스 레드 제너럴 앤트, 그리고 5성 유니크 보스인 데스스토커는 마나 소모가 컸다.

그 때문에 비장의 수단으로 아껴 두었던 것이다.

“헤비 아머 앤트라고? 그깟 4성 보스급 한 마리 따위로 내 결계를 깰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해보면 알게 되겠지.”

헤비 아머 앤트를 보고 비웃는 블라드를 향해 신유현은 피식 웃어보였다.

키이이잉!

그 사이 헤비 아머 앤트의 등에 장착된 포신에서 푸른색 마나가 집속되고 있었다.

매그넘 블래스터!

번쩍! 슈아아아아악!

이윽고 푸른 빛줄기가 공간을 가르며 블라드의 결계로 날아들었다.

콰자자창!

푸른색 마나포는 블라드의 고유 결계, 아르크앙시엘의 가장 바깥층인 붉은색 방어막을 깨부쉈지만 두 번째 층인 주황빛 방어막은 뚫지 못했다.

“흥. 제법 하는군. 내 결계의 한 층을 뚫을 줄이야. 하지만 붉은색 바깥층은 일곱 층의 방어막들 중에서 가장 약하지.”

블라드는 의외라는 표정으로 헤비 아머 앤트를 바라봤다.

설마 헤비 아머 앤트가 결계의 한 층을 파괴할 줄은 몰랐으니까.

하지만 블라드의 말대로 결계의 바깥층은 가장 방어력이 약한 곳이었다.

“이제 어떡할 거냐? 다음 층은 바깥층보다 방어력이 훨씬 더 높다. 그리고 아직 나에게는 여섯층의 방어막이 남아 있지.”

블라드는 미소를 지으며 신유현을 바라봤다.

이제 신유현에게 남은 패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아직이다.”

부우웅!

신유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림자 속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치솟아 오르며 모습을 드러냈다.

장수풍뎅이와 흡사하게 생긴 헤카톤 하이퍼 비틀, 케이론이다.

“케이론, 초진동파!”

키이이이잉!

신유현의 머리 위에서 날개짓을 하며 공중에 떠 있던 케이론은 뿔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투확!

이윽고 케이론의 뿔에서 초진동파가 물결치듯 주황색으로 빛나는 아르크앙시엘의 두 번째 층을 향해 쇄도했다.

콰콰쾅!

초진동파와 아르크앙시엘의 두 번째 층이 격돌하면서 충격파와 함께 폭발이 일어났다.

그 속에서 두 번째 층이 파괴되었다.

“보스급 소환수가 한 마리 더 있었나?”

두 번째 층까지 파괴되자 블라드는 눈살을 찌푸렸다.

설마 신유현이 보스급 언데드를 한 마리 더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으니까.

“하지만 역부족인 모양이군.”

블라드는 입가에 미소를 띄웠다.

헤비 아머 앤트의 매그넘 블래스터와 케이론의 초진동파를 동시에 쏴서 두 번째 층을 파괴시켰지만, 세 번째 층에서 막혔기 때문이다.

“네놈이 아무리 발악을 해도 세 번째 층은 뚫지 못할 것이다. 그만 포기해라.”

“글쎄. 과연 그럴까?”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하는 블라드를 향해 신유현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스르륵.

그리고 잠시 후, 세 번째 보스급 소환수가 그림자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5성 보스 아이언 골렘>

무려 5미터에 달하는 키를 가진 거대하고 투박해 보일 정도로 육중한 칠흑의 갑주, 아이언 골렘.

“세 번째가 있었다고?”

거대한 칠흑의 갑주가 눈앞에 나타나자 블라드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 직후,

쿵쿵쿵쿵쿵!

아이언 골렘은 육중한 소리를 내며 노란색으로 빛나는 아르크앙시엘의 세 번째 층을 향해 달려들었다.

숄더 태클이었다.

잠시 후.

콰아아아아앙!

어마어마한 굉음 소리가 신전 내부의 복도에서 터져 나왔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