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135화
디아의 고유 스킬, 성녀의 기도 덕분에 체력과 마력을 완전 회복한 신유현은 전신에 활기가 넘쳐흘렀다.
그 상태에서 강체술을 발동시키고 레바테인에서 흑염을 피어 올렸다.
그뿐만이 아니라 불사왕의 저주 마법 하나를 사용했다.
[흑마법 디케이(S)를 시전합니다.]
‘포이즌과 디지즈는 통하진 않겠지만.’
또 다른 저주 마법인 독과 질병은 살아 있는 생명체에게만 효과가 있었다.
그 때문에 강철 갑주인 리빙 파워드 아머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하지만 상대를 부패시키거나 부식도 시킬 수 있는 디케이라면 리빙 파워드 아머에게도 효과가 있을 터.
그렇게 디케이를 시전한 신유현은 레바테인을 치켜들고 리빙 파워드 아머를 향해 달려들었다.
파천검법(破天劍法).
일식(一式), 무명(無明).
스아아악!
허공에 검은 궤적이 그려지면서 레바테인이 리빙 파워드 아머를 향해 쇄도했다.
깡! 까강!
리빙 파워드 아머가 치켜든 팔에 레바테인이 가로 막히면서 날카로운 쇳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지만 신유현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리빙 파워드 아머를 보호하고 있는 마나 역장에 의해 튕겨 나오는 반동을 이용하여 파천검법의 초식을 연달아 펼친 것이다.
콰직!
신유현의 연속 공격에 두 팔을 들고 가드하던 리빙 파워드 아머의 갑주에 흠집이 살짝 생겨났다.
파천검법 이식, 파쇄의 효과덕분이었다. 파쇄는 상대의 장비를 내부부터 파괴시킬 수 있었다.
그 덕분에 마나 역장을 뚫고 피해를 준 것이다.
쿵쿵쿵!
그때 아이언 골렘이 리빙 파워드 아머를 향해 육중한 소리를 내며 달려왔다. 그리고 리빙 파워드 아머의 오른쪽 측면을 어깨로 들이 받았다.
콰앙!
그 일격에 리빙 파워드 아머는 옆으로 몇 미터 정도 튕겨 날아갔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케이론이 초저공 비행으로 리빙 파워드 아머를 향해 날아들었다.
쾅!
공중에 떠올라 있던 리빙 파워드 아머는 양팔로 가드를 하며 날아드는 케이론의 뿔을 막아 냈다.
하지만 케이론의 돌진력에 뒤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쿠웅!
결국 뒤로 밀려나며 바닥에 쓰러진 리빙 파워드 아머.
그 뒤를 쫓아 신유현이 공중으로 크게 도약했다.
그리고 레바테인을 아래로 향하며 리빙 파워드 아머 위로 떨어져 내렸다.
파천검법(破天劍法).
삼식(三式), 격멸(擊滅)!
콰아앙!
레바테인의 검 끝이 리빙 파워드 아머의 가슴 위에 내려 찍히면서 어마어마한 충격파와 함께 흑염이 사방으로 터져 나갔다.
그와 동시에 충격파에 의한 크레이터까지 생겨났다.
파지직!
그 순간 갑자기 리빙 파워드 아머의 표면에 붉은색 전격이 튀는 게 아닌가?
이변을 눈치 챈 신유현은 재빨리 리빙 파워드 아머를 박차며 뛰어 올랐다.
퍼엉!
뒤이어 리빙 파워드 아머에서 붉은 전격파가 사방으로 터져 나왔다.
그 속에서 리빙 파워드 아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쌔애액!
바로 그때 리빙 파워드 아머의 머리 위에 흑마력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대검 하나가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너비 5미터, 길이 30미터의 어마어마한 크기의 대검.
슈브의 6클래스 흑마법, 그랜드 다크 세이버였다.
그 모습을 본 리빙 파워드 아머는 오른 손을 꽉 움켜쥐었다.
그러자 움켜쥔 주먹에서 붉은 기운이 폭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게 아닌가?
‘마투기로군.’
신유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아무래도 마투기는 유니크나 레이드 보스라면 사용할 수 있는 모양이었다.
초인들로 치면 오러와 같은 능력이며 신체능력이나 공격력을 강화시킬 수 있었다.
쌔액!
이윽고 그랜드 다크 세이버를 향해 내지르는 리빙 파워드 아머의 주먹에서 날카로운 파공성이 울려 퍼졌다.
콰앙!
이내 그랜드 다크 세이버와 리빙 파워드 아머의 주먹이 맞부딪치면서 굉음과 함께 폭발이 터져 나왔다.
쿠구구구궁!
지하 유적지의 보스 방 전체가 흔들렸다. 거기다 폭염과 폭연이 치솟아 오르고 흙먼지가 자욱하게 피어올랐다.
‘이 정도로 끝나진 않겠지.’
“케이론! 초진동파!”
부우웅!
신유현의 부름에 케이론이 날아왔다.
그리고 신유현의 머리 위에 날갯짓을 하며 멈춰서더니 뿔에서 초진동을 발생시키기 시작했다.
투확! 콰아아아아!
이윽고 케이론의 뿔에서 푸른빛의 초진동파가 마나포처럼 리빙 파워드 아머를 향해 쏘아졌다.
공간을 진동하며 쏘아지는 초진동파는 치솟아 오른 폭연과 흙먼지를 좌우로 치워 버렸다.
그러자 리빙 파워드 아머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직후 초진동파가 리빙 파워드 아머를 집어삼켰다.
콰콰콰쾅!
리빙 파워드 아머는 그 속에서 붉은 방어막을 전개하며 버티려고 했다.
하지만 완전히 막을 수 없었다. 쏟아지는 초진동파 속에서 리빙 파워드 아머의 갑주가 조금씩 부서져 나갔다.
그뿐만이 아니라 계속되는 소환수들의 공격에 리빙 파워드 아머는 상당한 피해를 입은 상태였다.
붉은 빛의 라인이 도는 칠흑의 갑주 여기저기에 그을음이 묻어 있거나 파손되어 있었으니까.
또한, 디케이에 의해 내부가 부식되어 있을 것이다.
‘여기서 끝낸다.’
신유현은 조용히 1문부터 4문까지 차크라에서 마나를 끌어내기 시작했다.
그사이 케이론의 초진동파 공격이 끝나자 리빙 파워드 아머는 붉은 마투기를 전신으로 내뿜기 시작하더니 신유현을 향해 돌진해 왔다.
그때 아이언 골렘이 신유현의 곁을 지나가며 리빙 파워드 아머를 막아섰다.
콰앙!
이윽고 서로 격돌한 아이언 골렘과 리빙 파워드 아머는 서로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그리고 어느 정도 마력을 회복한 슈브가 공중을 날며 리빙 파워드 아머의 등 뒤를 공격했다.
[마나 집속률 100%를 확인. 고유 스킬, 리미트 마나 오버 드라이브(S)를 발동합니다.]
쾅!
얼마 지나지 않아 신유현을 중심으로 차크라 충격파가 터져 나왔다.
전신에서 황금빛 마나를 내뿜고 있는 신유현의 DF 코트 자락이 거칠게 휘날렸다.
[남은 지속 시간 1분.]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확인한 신유현은 리빙 파워드 아머를 향해 질주했다.
전신에서 힘이 넘쳐흘렀고 마치 주변의 모든 상황이 손에 잡힐 것처럼 느껴졌다.
‘지금이라면…….’
신유현은 레바테인의 검 끝을 리빙 파워드 아머의 가슴으로 향했다.
그리고 분할 사고를 통해 아이언 골렘과 케이론에게 물러나라고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그 둘은 힘을 합쳐서 리빙 파워드 아머를 밀어내며 떨쳐 냈다.
그사이 신유현은 레바테인을 앞세우고 일직선으로 지면을 날 듯이 내달리고 있었다.
아이언 골렘과 케이론이 물러나고, 서로 교차하듯 신유현이 모습을 드러내자 리빙 파워드 아머는 붉은 빛의 배리어를 전개했다.
그 직후,
콰지직! 푹!
달리는 기세 그대로 레바테인이 붉은 배리어를 찢어 버리며 리빙 파워드 아머의 가슴에 꽂혀 들어갔다.
파천검법(破天劍法).
오식(五式), 천충(天衝).
리미트 마나 오버 드라이브로 신체능력이 대폭 강화된 덕분에 파천검법의 오식, 천충을 시전한 것이다.
천충은 검에서 흘러나오는 오러를 회전시켜서 적을 꿰뚫으며 분쇄시키는 강력한 초식이었다.
케이론의 충각돌진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었다.
그렇게 리빙 파워드 아머의 가슴을 꿰뚫은 신유현은 레바테인을 뽑아냈다.
이미 치명상을 입은 상황.
“끝이다.”
신유현은 리빙 파워드 아머 앞에서 레바테인을 고쳐 잡으며 공격할 태세를 취했다.
남은 건, 소환수들과 함께 마무리를 지으면 될 터.
그 순간.
번쩍!
갑작스럽게 모노리스에서 붉은 빛이 터져 나왔다.
그뿐만이 아니라 모노리스에서 흘러나온 붉은 빛이 리빙 파워드 아머에게 스며들어가는 게 아닌가?
[경고! 5성 레이드 보스 리빙 파워드 아머가 페이즈 2 오버플로우 모드로 돌입합니다.]
“이런…….”
신유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모노리스로부터 혼돈의 마력을 주입 받은 리빙 파워드 아머는 페이즈 2모드가 되면서 몇 배나 더 강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슴이 꿰뚫리는 치명상을 입었지만 어느새 회복까지 되어 있었다.
거기다 강렬한 붉은 마투기를 피어 올리며 신유현과 다른 소환수들을 노려보고 있는 상황.
‘모노리스부터 먼저 부쉈어야 했나?’
설마 모노리스가 리빙 파워드 아머를 회복시키고 강화까지 시킬 줄이야.
리빙 파워드 아머를 처리하고 안전하게 모노리스를 파괴할 생각이었기에 그냥 놔둔 게 화근이 된 모양이었다.
5성 레이드 보스 구울 킹을 처치하고 새로운 5성 레이드 보스 리빙 파워드 아머가 나타났었기에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었으니까.
‘케이론.’
신유현은 의식 공유로 케이론에게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케이론은 공중에서 모노리스를 중심으로 빙글빙글 돌며 날더니 초진동 충각돌진을 발동하며 내려 꽂혔다.
콰콰콰쾅!
[5성 레이드 던전, 타락한 혼돈의 모노리스를 파괴하였습니다.]
5성 레이드 보스 리빙 파워드 아머를 불러내고 페이즈 2 오버플로우 모드를 발동시켜 주면서 혼돈의 마력을 소모했기 때문일까.
모노리스는 케이론의 공격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그대로 부서졌다.
“그럼 한 판 더 해 볼까?”
신유현은 눈앞에 있는 리빙 파워드 아머를 노려봤다.
* * *
[축하합니다! 5성 레이드 보스, 리빙 파워드 아머를 처치하셨습니다. 보상으로 5성 마정석과 제어장치인 스마트 워치를 획득합니다.]
‘흠.’
신유현은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바라봤다.
케이론으로 모노리스를 파괴한 후, 리빙 파워드 아머를 쓰러트리기 위해 슈브를 시작으로 모든 소환수들을 앞세워서 함께 싸웠다.
그 결과 리빙 파워드 아머를 쓰러트릴 수 있었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5성 레이드 던전, 타락한 혼돈의 모노리스를 공략하였습니다.]
[공략 보상으로 5성 레이드 보스, 리빙 파워드 아머가 당신에게 귀속됩니다. 귀속된 리빙 파워드 아머는 스마트 워치로 조종할 수 있으며, 소환수 및 장비로 취급됩니다.]
‘헐?’
뒤이어 계속해서 떠오른 메시지를 확인한 신유현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설마 죽어라 싸운 상대가 보상이라니?
‘권속으로 만들지도 않았는데…….’
보스급 마수들이라면 불사왕의 권능을 이용하여 권속으로 삼을 수 있었다.
실제로 비장의 수단으로 사용하기 위해 보스 몇 마리를 권속화 시켜서 그림자 공간 속에 보관 중인 상황.
다만, 권속화 시킨 보스급 마수들은 소환을 해서 유지시키려면 마나 소모가 큰 편이었다.
세븐 아크스들, 백랑 복슬이, 아이언 골렘, 케이론 등등과 달리 말이다.
‘차라리 잘됐군.’
어차피 리빙 파워드 아머는 권속으로 만들 수 없었다.
살아 있는 생명체가 아니었으니까.
오히려 기계에 더 가까운 존재였다.
‘일단 챙겨 둬야지.’
신유현은 귀속된 리빙 파워드 아머를 까망이의 그림자 속에 보관시켰다.
그리고 시계처럼 생긴 리빙 파워드 아머를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워치는 시계처럼 생겼기에 손목에 찼다.
뒷정리를 마친 신유현은 뒤를 돌아봤다.
그곳에 슈브와 디아를 비롯한 소환수들이 신유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럼 돌아가 볼까?”
이영수와 약속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