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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134화 (134/258)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134화

5성 레이드 마수 구울 킹을 쓰러트리기 위해 슈브가 준비한 6성 흑마법, 어비스 인페르노.

심연을 불태우는 칠흑의 화염이 신유현과 구울 킹의 머리 위로 떨어져 내렸다.

키르르륵.

머리 위에서 떨어져 내리는 거대한 흑염구를 올려다본 구울 킹의 수많은 눈이 절망감으로 물들어갔다.

아무리 구울 킹이라고 해도 슈브가 작정하고 준비한 6성 흑마법은 막을 수 없었으니까.

크르르!

구울 킹은 다시 신유현을 노려보며 레바테인을 강하게 움켜잡았다.

그리고 왼손에 생성한 검붉은 구체까지 없애며 신유현을 잡으려고 했다.

신유현과 함께 동귀어진을 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스스슥!

순간 레바테인과 함께 신유현의 모습이 사라졌다.

헤르메스의 신발, 탈라리아의 고유 스킬인 블링크를 시전한 것.

크아아아아아아!

그렇게 눈앞에서 신기루처럼 신유현이 사라지자 구울 킹은 분노의 괴성을 내질렀다.

쿠구구구구궁!

그 직후 구울 킹을 향해 어마어마한 고열을 내뿜는 어비스 인페르노가 떨어져 내렸다.

그 열기에 조금 전 구울 킹이 있던 자리에는 어마어마한 열기로 녹아 버린 반구형 크레이터가 생겨날 정도였다.

거기다 구울 킹이 있던 자리만 심각한 피해를 입었을 뿐, 위력에 비해 주변피해는 크지 않았다.

그리고 그 어디에도 구울 킹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상황.

“해치웠나?”

어비스 인페르노가 남긴 흔적을 바라보며 신유현은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 순간,

크아아아아아!

크레이터의 중심지에서 구울 킹이 바닥을 뚫으며 벌떡 일어나 모습을 드러냈다.

[5성 레이드 보스 구울 킹이 페이즈 2 폭주 모드로 돌입합니다.]

어마어마한 붉은 기운을 내뿜으며 폭주하기 시작하는 구울 킹.

하지만,

“넌 이미 죽어 있다.”

신유현은 차갑게 한마디하며 몸을 돌렸다.

촤르륵!

그 순간 폭주하는 구울 킹의 주변 지면을 뚫고 검은 마력의 사슬이 튀어나왔다. 불사왕의 가호 스킬들 중 하나인 다크 소울 체인으로 구울 킹을 구속한 것이다.

크아아아아!

분노의 괴성을 내지른 구울 킹은 어마어마한 기세를 내뿜으며 몸부림을 쳤다.

팅! 티팅!

그러자 목과 어깨를 짓누르며 구속 중인 다크 소울 체인이 조금씩 끊겨져 나가기 시작했다.

약 1분 정도면 다크 소울 체인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 터.

구울 킹은 다크 소울 체인에서 벗어나면 신유현의 머리를 쪼개 버릴 생각이었다.

스스슥!

하지만 구속되어 있는 구울 킹을 중심으로 지면에 검은 마법진이 그려지는 게 아닌가?

크르르?

발밑에서 직경 5미터에 달하는 칠흑의 마법진을 본 구울 킹은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 거렸다.

그 순간,

콰아아아아아아앙!

어마어마한 칠흑의 불기둥이 10미터가 넘게 치솟아 올랐다.

크아아아아아아!

구울 킹은 치솟아 오르는 칠흑의 화염 속에서 괴성을 내지르며 조금씩 재가 되어 사라져 갔다.

‘역시 예상대로군.’

신유현은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구울 킹은 5성 레이드 던전 보스다.

그 때문에 아무리 6클래스 마법이라고 해도 한 방에 죽지 않을 거라 여겼다.

실제로 구울 킹은 6클래스 흑마법, 어비스 인페르노로 인해 팔다리가 녹아 없어지고 박쥐같은 피막의 날개도 불타 사라졌지만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

그뿐만이 아니라 생명력이 일정 이하가 되면서 일부 보스들이 가지고 있는 페이즈 2모드까지 발동했다.

그로 인해 어마어마한 붉은 기운을 내뿜으며 반격을 가하려던 찰나,

신유현은 다크 소울 이터로 구울 키을 구속시켰다.

그리고 그때를 노리고 슈브의 두 번째 6클래스 흑마법 다크 플레임 스톰을 발동한 것이다.

[축하합니다! 5성 레이드 보스 구울 킹을 처치하셨습니다. 보상으로 5성 마정석과 B급 스킬북 라이프 드레인을 획득합니다.]

‘오?’

신유현은 반색했다.

무려 B급 스킬북을 얻었기 때문이다.

거기다 라이프 드레인은 상대의 생명력과 체력을 흡수할 수 있는 전투에 상당한 도움이 되는 스킬이었다.

‘나쁘지 않군.’

나름 괜찮은 보상이었기에 신유현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제 남은 건, 모노리스를 파괴하는 것뿐.

신유현은 붉은 석판 같은 모노리스를 바라봤다.

우우우웅!

그 순간 모노리스가 진동을 하면서 불길하기 짝이 없는 검붉은 파동이 퍼져 나오는 게 아닌가?

“이건 또 무슨……?”

그 모습을 본 신유현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모노리스가 이런 반응을 보일 줄은 몰랐으니까.

즈즈즈증!

그뿐만이 아니다.

모노리스 자체가 물결처럼 움직이더니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경고! 새로운 레이드 보스가 시공의 벽을 넘어오고 있습니다.]

“뭐라고?”

새로운 레이드 보스라니?

갑작스럽게 눈앞에 떠오른 경고 메시지를 본 신유현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내 불꽃의 마검 레바테인을 움켜쥐고 모노리스를 향해 파천신법을 펼치며 질주했다.

모노리스를 통해 새로운 레이드 보스가 넘어오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모노리스에게 다가간 신유현은 레바테인을 휘둘렀다.

파천검법(破天劍法).

삼식(三式), 격멸(擊滅)!

콰아아앙!

“큭!”

신유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모노리스 본체 1미터 정도 앞에서 보이지 않는 방어막에 가로막힌 것처럼 레바테인이 멈춰졌기 때문이다.

거기에 격멸로 인한 충격파가 모노리스의 방어막을 타고 퍼져 나가면서 중화되었다.

그사이 모노리스로부터 새로운 레이드 보스가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늦었나.”

신유현은 모노리스 앞에 나타난 새로운 레이드 보스를 노려봤다.

<5성 레이드 보스, 리빙 파워드 아머>

리빙 파워드 아머는 3미터에 가까운 키를 가진 거대한 갑옷이었다.

아니, 갑옷이라기보다 투박하면서 세련된 디자인을 가진 중장갑 강화복의 모습에 더 가까워 보였다.

“5성 레이드 보스라고?”

이전 삶에서는 보지 못한 존재였다.

5성 레이드 던전, 타락한 모노리스에서 시작된 스탬피드는 보스였던 구울 킹을 처리하면서 일단락되었었다.

구울 킹이 쓰러지면서 5성 레이드 던전의 균열이 그대로 닫혔던 것이다.

하지만 신유현은 레이드 던전 안에서 구울 킹을 쓰러트리고 모노리스까지 파괴하려고 했다.

아마 그 때문에 위기감을 느낀 모노리스가 새로운 수호자를 불러온 모양이었다.

우우웅.

이윽고 리빙 파워드 아머에서 구동음이 들려왔다.

번쩍!

그리고 텅 비어 있는 눈구멍 속에서 붉은 빛이 생겨났다.

이어서 세련된 디자인을 가진 칠흑의 중장갑 강화복 테두리 라인을 따라 붉은 빛이 흐르기 시작했다.

쾅!

리빙 파워드 아머는 지면을 강하게 박차며 신유현을 향해 달려들었다.

육중한 모습과는 달리 굉장히 재빨랐다.

쌔액!

주먹이 날카롭게 바람을 가르며 신유현을 향해 날아들었다.

날카로운 훅이 신유현의 머리를 후려쳤다.

하지만 그 순간 신유현의 모습은 흐릿해졌다.

파천신법, 세 번째 걸음 뇌전보를 시전하며 빠르게 뒤로 물러났기 때문이다.

쌔애애애액!

그와 동시에 리빙 파워드 아머를 향해 공중에서 쇄도하는 존재가 있었다.

헤카톤 하이퍼 비틀 케이론이었다.

콰아앙!

초진동 충각돌진을 시전하며 떨어져 내린 케이론과 리빙 파워드 아머가 서로 격돌하면서 어마어마한 충격파가 터져 나왔다.

콰가가가각!

그리고 놀랍게도 리빙 파워드 아머는 양 손으로 초진동파를 내뿜으며 회전하고 있는 케이론의 뿔을 붙잡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그대로 뿔을 붙잡고 케이론을 들어 올리더니 뒤로 내던져 버리는 게 아닌가?

키르르륵!

공중에 내던져진 케이론은 재빨리 날갯짓을 하며 자세를 잡으려고 했지만 이내 지면에 내동댕이쳐지고 말았다.

쿵쿵쿵!

그 사이 리빙 파워드 아머는 지면을 울리며 신유현을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그렇다면…….’

신유현은 레바테인을 지면에 꽂으며 소리쳤다.

“나와라!”

신유현의 외침에 그림자 속에서 5성 보스급 아이언 골렘이 튀어 나왔다.

콰앙!

신유현의 앞에 나타난 아이언 골렘은 이내 리빙 파워드 아머와 격돌했다.

‘힘은 호각인가?’

리빙 파워드 아머는 몸길이만 5미터인 케이론을 내던져 버릴 정도로 괴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문에 덩치는 리빙 파워드 아머가 좀 더 작았지만 아이언 골렘 앞에서 결코 밀리지 않았다.

그렇게 아이언 골렘이 리빙 파워드 아머를 막는 사이 신유현은 주변을 둘러봤다.

구울들은 스켈레톤들에게 대부분 정리되어 가고 있었다.

하지만 6클래스 흑마법을 연달아 쓴 슈브는 디아 옆에서 잠시 쉬고 있는 중이었다.

아무리 슈브라고 해도 상당한 마나를 소모했을 테니까.

‘잠시 시간을 버는 수밖에 없겠군.’

신유현은 이를 악물었다.

신유현 또한 상당한 마나를 소모한 상태였다.

보스 방까지 오는 동안 수많은 마수들을 처리하였고, 게티아 숭배자들과 전투를 벌였으니까.

그럼에도 적절하게 페이스 조절을 한 덕분에 마나가 부족하지는 않았다.

5성급 레이드 보스 한 마리가 더 나타나기 전까지는.

그나마 다행인 점은 소환수들이 신유현의 마나를 거의 소모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기본적으로 소환수들을 유지하려면 마나가 소모된다.

하지만 세븐아크스들인 디아와 슈브는 본인 스스로 마나를 가지고 있었다.

영수 백랑인 복슬이도 마찬가지.

그 외 보스급 소환수들인 아이언 골렘이나 케이론, 그리고 스켈레톤들의 마나 소비는 작은 편이었다.

거기다 신유현은 기력과 마력이 융합된 히든 스텟 차크라를 가지고 있었기에 같은 등급의 초인들보다 훨씬 더 많은 마나를 가지고 있었다.

덕분에 어느 정도 마나가 남아 있는 상황.

위이잉, 철컹!

그때 아이언 골렘과 백중지세를 이루며 힘겨루기를 하던 리빙 파워드 아머에게서 기계음이 울려 퍼졌다.

그러자 등에서 무언가 기계 장치 하나가 튀어나오더니 오른 쪽 어깨 위에 얹혀졌다.

‘저건?’

그것을 본 신유현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날렵하게 생긴 포신이었기 때문이다.

키이잉.

이윽고 포신 앞에서 붉은 마나가 집속되기 시작했다.

번쩍!

잠시 후 붉은 마력포가 아이언 골렘의 가슴을 향해 쏘아졌다.

즈즈즈증!

붉은 마력포는 사방으로 비산하면서 아이언 골렘을 수 미터 이상 밀어냈다.

그리고 아이언 골렘을 밀어낸 리빙 파워드 아머는 신유현을 바라보더니 다시 다가오기 시작했다.

‘날 노리는 건가?’

아마도 신유현을 쓰러트리면 끝이라고 생각한 것일 테지.

부우웅!

그때 리빙 파워드 아머에게 내던져졌다가 다시 정신을 차린 케이론이 지면을 낮게 날아왔다.

쿵!

케이론은 리빙 파워드 아머의 등을 강타하며 스쳐 지나갔다.

그 탓에 리빙 파워드 아머는 한쪽 무릎을 꿇으며 잠시 주춤거렸다.

그 앞에서 신유현은 차가운 눈으로 리빙 파워드 아머와 모노리스를 노려봤다.

“날 쉽게 보지 마라.”

비록 신유현과 소환수들이 상당히 지쳐 있는데다가 마나의 소모도 큰 상황이었지만 비장의 수단이라면 몇 가지 남아 있었다.

“디아.”

“넹!”

신유현의 나직한 부름에 디아는 기다렸다는 듯이 준비하고 있던 스킬을 사용했다.

[어둠의 성녀, 디아가 고유스킬 성녀의 기도(S)를 발동합니다!]

순간 신유현의 몸에서 따스하면서 찬란한 황금빛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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