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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131화 (131/258)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131화

“뭐라고?”

풍림화산 길드의 2팀장 이영수의 얼굴이 사정없이 일그러졌다.

1팀장 이상범, 3팀장 이강훈을 포함한 열 명은 배신을 했을 뿐만이 아니라 동료들까지 살해했다.

그 때문에 이영수는 당연히 그들을 풍림화산 길드로 데려갈 생각이었다.

배신자에게는 대가를 치르게 해 줘야 하니까.

그리고 또 다른 배신자가 없는지 1차적으로 자신들이 심문을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신유현이 배신자들을 데리고 가겠다고 할 뿐 아니라 자신들의 사정까지 무시하는 게 아닌가?

“당신들이 무슨 일을 당했는지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도 이놈들에게 볼일이 있거든.”

신유현은 현재 제압되어 있는 게티아 숭배자 놈들을 내려다봤다.

놈들을 통해서 잿빛교단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

그러니 쉽게 놈들을 풍림화산 길드에 넘겨 줄 수 없었다.

“우리가 순순히 넘겨 줄 것 같아?”

하지만 그건 이영수와 다른 풍림화산 길드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신유현을 노려봤다.

그리고 일부는 무기에 손을 가져다대며 슬며시 살기를 일으키고 있었다.

눈앞에서 동료들이 죽어 나갔다는 사실에 눈이 돌아가 있었으니까.

“할 수는 있고?”

그런 그들에게 신유현은 비웃음을 흘렸다.

그와 동시에 싸늘한 표정을 짓고 있던 슈브가 앞으로 한걸음 나섰고, 신유현의 뒤에서 무릎을 꿇고 있던 아이언 골렘이 몸을 일으켜 세우면서 거대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

그 모습에 풍림화산 길드원들은 움찔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슈브와 아이언 골렘이 얼마나 강한지 직접 눈으로 보았으니까.

거기에 신유현은 쇄기를 박았다.

“이놈들은 내가 데려간다. 마음에 안 들면 파천검가에 항의해 보던가.”

“파, 파천검가가 여기서 왜…….”

“그걸 몰라서 묻는 건 아니겠지?”

신유현은 풍림화산 길드원들을 노려봤다.

자신이 파천검가의 3남이고, 현무전의 전주라는 사실을 모르지 않을 터.

그뿐만이 아니다.

“그리고 너희들도 알고 있을 거다. 얼마 전 초인 테러리스트 집단이 파천검가를 습격했다가 격퇴 당했다는 이야기를.”

“알고 있다. 유명한 일이니까.”

이영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다.

아시아에서 주로 활동하는 빌런 집단, 철화단이 겁도 없이 파천검가를 습격해 왔다가 패퇴한 사실을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했었으니까.

“그놈들이랑 이놈들이랑 연관이 있거든.”

“뭐라고?”

신유현의 말에 이영수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자신들을 배신한 이놈들과 파천검가를 습격한 빌런 집단이 연관이 있다니?

“이놈들은 우리 가문의 적이다. 이렇게 말하면 알아 들었겠지.”

“……!”

그 말에 이영수를 비롯한 풍림화산 길드원들은 흠칫 몸을 떨었다.

대한민국 4대 명가인 파천검가가 인정한 적.

만약 그 적을 누군가가 중간에서 가로채 간다면 어떻게 될까?

파천검가와 적대적인 관계가 될 것이다.

그건 어느 누구도 원하지 않는 일이었다.

특히 헌터들이나 길드라면 더더욱.

헌터 업계에서 파천검가의 입김이 크기 때문이다.

“알겠다.”

결국 이영수는 쥐어짜내듯 겨우 한 마디를 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럼 우리는 돌아가겠다.”

이영수는 5성 레이드 던전 모노리스에서 철수할 생각이었다.

30명의 인원으로 공략할 생각이었으나, 현재 남은 인원은 고작 10명뿐.

이 인원으로 레이드 던전을 공략하는 건 아무래도 무리수였다.

“이대로 돌아가겠다고? 아직 상황 파악이 안 되나?”

하지만 신유현은 그들을 돌려보낼 생각이 없었다.

“무슨 말이지?”

신유현의 말에 이영수는 눈살을 찌푸리며 반문했다.

“길드에 배신자가 더 있을지도 모르는데?”

“…….”

그 말에 이영수는 이를 악물었다.

신유현이 아픈 곳을 찔러 왔기 때문이다.

사실 그래서 서둘러 길드 본부로 돌아가려고 한 것이다.

길드 마스터에게 보고하고 사태수습을 할 생각이었으니까.

“그건 우리 문제다. 네가 끼어들 문제는 아닐 텐데?”

“물론 당신 말이 맞아. 하지만 게티아 숭배자 놈들이 얽혀 있다면 다르지.”

아무리 파천검가라고 해도 일개 길드 문제에 간섭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파천검가를 습격했던 게티아 숭배자들과 연관이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철화단의 습격 배후에 게티아 숭배자의 조직인 잿빛 교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상, 최대한 정보를 얻어야 했으니까.

풍림화산 길드에 게티아 숭배자 놈들이 숨어 있다면 개입할 여지는 충분했다.

“그래서 간섭을 하겠다는 거냐?”

“그보다는 도와주겠다는 거지.”

능청스러운 신유현의 말에 이영수는 눈살을 찌푸렸다.

결국 간섭하겠다는 소리였기 때문이다.

“배신자가 얼마나 남아 있을 거라 생각하지? 길드 마스터라고 해도 과연 믿을 수 있을까?”

“그, 그건…….”

이영수는 반박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믿었던 1팀장과 3팀장이 배신을 했으니까.

그나마 여섯 명이 한 팀으로 총 다섯 팀으로 구성된 레이드 공략대원 중에서 4팀장과 5팀장은 배신자가 아니었다.

그리고 본부에 남아 있는 길드원의 숫자는 약 20여명 정도.

그들 중 배신자들이 몇 명이나 될지 누가 알 수 있을까?

하물며 길드 마스터도 배신자가 아니라고 장담할 수 없었다.

“배신자 색출을 도와주겠다.”

풍림화산 길드에 게티아 숭배자들이 얼마나 침투해 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알아낼 방법이라면 몇 가지 있었다.

‘입안을 조사해 보면 걸려 나오는 놈들이 있겠지.’

지금까지 만났던 게티아 숭배자들은 하나 같이 입안에 자살용 혹은 자폭용 독약과 폭탄을 숨기고 있었다.

‘아니면 슈브에게 알아봐 달라고 해도 되고.’

슈브의 능력이라면 게티아 숭배자들을 판별해 낼 수 있을지도 몰랐다.

‘정 안 되면 게티아 놈들을 욕해 봐야겠군.’

단순하지만 확실한 방법일 수도 있었다. 지금까지 조사를 해 온 숭배자 놈들 앞에서 시험 삼아 게티아들을 험담하고 욕을 한 결과 극렬한 반응을 보였으니까.

그 순간을 신유현이나 슈브라면 놓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설마 이대로 레이드 던전의 공략을 포기할 생각인가?”

신유현은 가만히 풍림화산 길드의 2팀장인 이영수를 바라봤다.

그를 꼬드기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그의 협력을 얻는다면 게티아 숭배자들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고, 무엇보다 5성 모노리스 레이드 던전을 공략하려면 이영수와 나머지 길드원들의 도움이 필요했으니까.

“설마 레이드 던전을 공략하려는 건……?”

신유현의 말에 이영수는 놀란 표정으로 반문했다.

사실상 그는 공략을 포기하고 있었다.

배신자 놈들 때문에 인원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설마 신유현이 레이드 던전을 공략하겠다니?

“애초에 그러려고 온 거니까.”

신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그러자 이영수는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신유현을 바라봤다.

그리고 신유현이 데리고 온 슈브도 확실히 강한 존재였다.

5성 초인인 1팀장 이상범을 가볍게 제압했었으니까.

그 외에 열 마리가 조금 넘는 스켈레톤이나 5성 보스 데스스토커를 상대한 아이언 골렘도 강력한 전력이었다.

거기에 춤을 추면서 버프를 걸어 주던 어린 소녀까지.

하지만,

“레이드 던전을 공략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5성급이면 더더욱.”

그가 보기에 신유현이 보여 준 전력만으로는 5성급 레이드 던전을 공략하는건 어려운 일이었다.

“설령 우리가 도와준다고 해도 부족할 거다.”

전력이 되는 건 슈브와 아이언 골렘뿐.

이영수는 열 마리의 스켈레톤을 전력으로 취급하지 않았다.

그 또한 네크로맨서의 언데드는 약하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만약 그가 슈브와 디아, 아이언 골렘이 신유현의 소환수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다르게 판단했을 것이다.

하지만 신유현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굳이 너희들이 직접 싸울 필요는 없어. 다만…….”

신유현은 현재 제압해 놓은 게티아 숭배자들을 바라봤다.

신유현이 소환수들과 함께 레이드 던전을 공략하는 동안 게티아 숭배자들을 지키고 있을 인원이 필요할 뿐이었다.

“설마 우리 보고 이놈들을 지키고 있어 달라는 건가?”

그제야 이영수는 신유현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그렇게 해 준다면 고맙겠는데.”

신유현은 부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영수와 풍림화산 길드원들에게 매력적인 제안을 이야기 했다.

“대신 레이드 던전에서 나온 마정석을 전부 넘겨주고 레이드 던전을 함께 공략했다고 이름을 올리는 걸 허락하지.”

“……!”

그 말에 이영수와 나머지 길드원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신유현의 제안이 파격적이었기 때문이다.

보수와 함께 명예까지 올릴 수 있는 일이었다.

그 때문에 이영수와 길드원들은 고민하는 눈치였다.

“자신감이 넘치는군. 네가 레이드 던전 공략에 성공한다는 걸 어떻게 믿지?”

이영수는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질문을 던졌다.

조금 전 신유현의 제안은 어디까지나 레이드 던전을 공략했을 때 이야기였다.

만약 공략에 실패한다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이영수와 길드원들이 져야했다. 최악의 경우 던전 스탬피드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니까.

그렇게 된다면 목숨을 장담할 수 없었다.

“그 정도 각오도 없이 헌터가 된 건가?”

신유현은 피식 웃으며 이영수를 비롯한 길드원들의 자존심과 명예를 자극하는 말을 했다.

그들과 같은 헌터들은 던전을 공략하고 마수들을 제거하는 일을 한다.

당연히 목숨을 걸어야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목숨을 걸 각오도 없냐면서 신유현이 이영수와 길드원들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이다.

“나는 불확실한 미래에 투자를 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그럼 시간제한을 두도록 하지. 앞으로 한 시간. 한 시간이 되었을 때 내가 돌아오지 못하면 이놈들을 데리고 돌아가도 좋아.”

“뭐?”

또 다시 파격적인 제안을 신유현이 제시하자 이영수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사실 지금까지 신유현의 제안들은 이영수와 길드원들에게 유리했다.

거기에 이제는 시간제한까지.

너무나 유리한 조건이었기에 이영수는 다른 길드원들과 잠시 눈빛을 주고받더니 결정을 내렸다.

“좋다.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지.”

어느 쪽이든 자신들로서는 손해가 아니었으니까.

그때 신유현이 입을 열었다.

“대신, 내가 레이드 던전 공략에 성공할 경우 한 명 받았으면 하는데……”

“무슨 말이지?”

신유현의 말에 이영수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한 명 받아가겠다니?

“내가 인재 욕심이 많아서 말이야. 한 명을 영입하고 싶어서.”

그렇게 말하며 신유현은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곳에 이전 삶에서 그나마 자신을 챙겨 주었던 인물, 최진성이 있었다.

‘이전 삶에서는 몰랐었는데…….’

신유현은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회귀를 한 후, 4성이 되면서 새롭게 얻게 된 스킬, 사령술.

그중 퍼스트 스킬인 사령안으로 상대의 정보를 알 수 있었다.

상대의 고유 스킬이나 상태, 특성 등등.

그 덕분에 신유현은 알 수 있었다.

분명 최진성 본인조차 알지 못했던 숨겨진 특성을 사령안으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특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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