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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119화 (119/258)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119화

쉴 틈 없이 쏟아지는 검은 탄환들.

5서클 흑마법, 블랙 불릿 한발의 위력은 강하지 않았다.

다만, 시전자의 마력이 받쳐 준다면 얼마든지 계속 쏠 수 있었다.

키에에에엑!

기관총처럼 쏟아지는 검은 탄환 앞에 제노모프 워리어들은 다가가지도 못했다.

거기다 제노모프 사이커들의 사이킥 배리어 또한 과부하가 되었는지 붉은 빛을 발하고 있었다.

콰창!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깨져 버렸다.

퍼버벅!

끼아아아아아아!

제노모프 사이커들은 블랙 불릿을 촉수로 계속해서 쳐 냈지만 역부족이었다.

전부 막아 내지 못한 블랙 불릿들이 몸에 박히자 괴성을 내질렀다.

크라라라라라락!

제노모프 킹 또한 빗발치는 블랙 불릿 속으로 파고 들어가지 못했다.

잠시 후 슈브는 팔을 내리며 5서클 흑마법 블랙 불릿을 멈췄다.

“시원하네요.”

전력을 다해 블랙 불릿을 시원하게 쏘아 낸 슈브는 후련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직 여유 있지?”

“물론이죠.”

슈브는 웃으며 답했다.

블랙 불릿은 인사에 가까웠다.

실제로 제노모프 마수 중에 죽은 놈은 없었다.

제노모프 워리어들은 거의 빈사 상태였고, 사이커들 또한 적지 않은 피해를 입고 겨우겨우 공중에 떠 있는 상태였다.

크르르르륵.

오직 제노모프 킹만이 날카로운 눈초리로 슈브를 노려보고 있는 상황.

블랙불릿은 제노모프 마수들에게 골고루 양념을 친 것이다.

“그럼 제노모프 킹은 맡기지.”

“네.”

슈브는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슈브의 등급은 6성.

제노모프 킹은 5성 보스였다.

슈브라면 혼자서도 충분히 잡을 수 있을 터.

변수가 있다면 제노모프 사이커 두 마리와 워리어들이었다.

하지만 이미 그들은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그에 반해 이쪽은 스켈레톤이 100마리 이상 존재했다.

다만, 연구소 내부 복도가 그렇게 넓진 않아 스켈레톤들을 100마리 이상 꺼내진 않았다.

스켈레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50마리 이하로 로테이션을 돌리는 게 효과적이었다.

‘그럼…….’

신유현은 제노모프 마수들을 노려봤다.

“복슬아. 가자.”

크앙!

신유현의 말에 복슬이는 짧게 울었다.

그 직후 신유현과 복슬이는 각각 제노모프 사이커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세이버들과 랜서들도 복도의 양 옆 벽에 붙어서 제노모프 사이커를 스쳐 지나갔다.

빈사 상태에 빠져 있는 제노모프 워리어들에게 막타를 치기 위해서.

그 사이 제노모프 사이커를 향해 달려든 신유현은 레바테인을 휘둘렀다.

까앙!

그러자 제노모프 사이커는 다시 사이킥 배리어를 전개하면서 레바테인을 막아냈다.

깡깡깡!

하지만 신유현은 빠르게 레바테인으로 사이킥 배리어를 내려쳤다.

쩍!

몇 번 치지도 않았는데 사이킥 배리어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사이킥 배리어는 마법 공격은 잘 막을 수 있지만 물리 공격에는 취약하기 때문이다.

화르륵!

치켜든 레바테인에서 흑염이 치솟아 올랐다.

그 상태에서 신유현은 사이킥 배리어 위로 레바테인을 내려 그었다.

파천검법(破天劍法).

삼식(三式), 격멸(擊滅).

콰앙!

레바테인에서 흑염이 확산되면서 충격파가 터져 나왔다.

콰장창!

그 충격에 사이킥 배리어는 유리처럼 깨져나갔다.

쌔액!

그 직후 제노모프 사이커는 신유현을 향해 촉수들을 날렸다.

그리고 제노모프 사이커의 거대한 두뇌에서 알 수 없는 파동이 흘러나왔다.

[4성 군체 보스 마수, 제노모프 사이커가 정신파 공격을 시작합니다.]

정신파와 촉수의 동시 공격!

스아악!

하지만 신유현의 검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날아드는 촉수들을 흑염이 피어오르는 레바테인으로 베어 버린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제노모프 사이커의 정면에 있던 신유현의 모습이 사라졌다.

탈라리아의 고유스킬, 블링크로 공간이동을 한 것이다.

키익?

제노모프 사이커는 눈앞에서 신유현이 사라지자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스슥!

그런 제노모프 사이커의 머리위로 신유현이 나타났다.

그리고 이내 신유현은 레바테인의 검 끝을 아래로 향하며 떨어져 내렸다.

푸욱!

키아아아아아악!

거대한 두뇌에 레바테인이 꽂혀 들어가자 제노모프 사이커는 비명 같은 괴성을 내지르며 몸을 마구 흔들어댔다.

스악!

하지만 신유현은 꽂힌 그대로 제노모프 사이커의 거대한 두뇌를 베어 냈다.

푸슉! 푸슈슉!

그러자 제노모프 사이커는 초록색 체액을 내뿜으며 부들부들 떨더니 얼마 못가 복도 바닥에 떨어졌다.

[4성 군체 보스 마수, 제노모프 사이커를 처치하셨습니다. 보상으로 4성 마정석과 40 소울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한 놈은 처리했고.’

신유현은 고개를 들고 복슬이를 찾았다.

크아아아앙!

때마침 복슬이는 또 다른 제노모프 사이커의 두뇌 위에 올라타서 날카로운 이빨로 물어뜯고 있는 중이었다.

콰직! 푸슈슉!

끼아아아악!

두뇌 일부가 뜯겨 나간 제노모프 사이커는 촉수를 부들부들 떨었다.

상대가 너무 좋지 않았다.

정신계열 공격 스킬이 통하지 않는데다가 물리 공격 또한 강했으니까.

사이킥 배리어나 촉수로 복슬이를 막는 건 무리인데다가 등급에서도 차이가 났기 때문에, 제노모프 사이커의 입장에서는 악몽이나 다름없었다.

‘저기도 금방 끝나겠군.’

제노모프 사이커를 물고 뜯고 할퀴며 맛을 본 복슬이가 얼굴을 찌푸리는 걸 본 신유현은 살짝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제노모프 킹과 싸우고 있는 슈브를 바라봤다.

콰콰콰콰쾅!

제노모프 킹과 슈브의 싸움은 격렬했다. 예상외로 제노모프 킹이 잘 싸워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슈브가 더 유리했다.

한 등급 더 높을 뿐만이 아니라 오랜 세월을 살아 온 전투 경험도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사실 그녀의 능력은 불사 군단을 통솔 및 지휘를 하고 상대를 유혹해서 조종하는 일이었다.

그녀는 서큐버스였으니까.

‘빨리 끝내야지.’

제노모프 사이커를 쓰러트린 신유현은 자세를 낮추며 킹을 노려봤다.

슈브 혼자서도 충분히 제노모프 킹을 쓰러트릴 수 있었다.

다만, 시간이 좀 걸릴 뿐.

하지만 신유현이 도와준다면 더 빨리 쓰러트릴 수 있을 터.

쾅!

신유현은 지면을 강하게 박차며 빠른 속도로 제노모프 킹을 향해 달려들었다.

* * *

슈브와 제노모프 킹의 전투에 신유현이 뛰어들면서 빠르게 끝이 났다.

하지만 제노모프 킹은 수많은 마수를 부리기 때문에 상대하기가 쉽지 않았다.

제노모프 킹을 호위하기 위해 사이커 두 마리와 워리어 스무 마리가 함께 있었으니까.

만약 일반적인 초인들이나 헌터 파티였으면 전멸을 면치 못했을 테지.

하지만 신유현에게는 강력한 소환수들이 있었고, 덕분에 제노모프 킹을 빠르게 제압할 수 있었다.

[축하합니다! 5성 군체 보스 마수 제노모프 킹을 쓰러트렸습니다. 보상으로 50 소울 포인트와 제노모프 킹의 정수, 독침, 베르카 금속 칼날을 획득합니다.]

‘헐.’

제노모프 킹을 쓰러트린 직후, 떠오른 메시지에 신유현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나 같이 어마어마한 보상들이었기 때문이다.

‘전리품은 나중에 확인해야지.’

구체적인 확인은 남연아와 연구소 직원들을 구한 다음에 해도 늦지 않을 터.

“그럼 이제 안쪽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알아봐야겠군.”

제노모프 킹을 쓰러트렸으니 마수들의 기세도 한풀 꺾였을 테니까.

신유현은 소환수들을 데리고 안쪽으로 향했다.

유독 지하 4층 상태는 심각했다.

군체 마수들이 날뛰었는지 거의 모든 게 파괴되어 있었으니까.

그렇게 안쪽으로 들어간 신유현은 지하 5층으로 내려가기 전 거대 실험장 앞에 도착했다.

“여기는…….”

남연아가 연구소에서 가장 큰 실험 장소라고 자랑하던 기억이 났다.

하지만 지금 실험실의 출입구 강철문은 박살이 나 있었다.

우우우우웅!

그리고 안에서 진동음이 들려왔다.

신유현은 실험 장소 안으로 들어갔다.

“이건?”

직경 5미터의 거대한 원형 구멍이 허공에 생겨나 있는 게 아닌가?

“역시 워프 게이트가 맞네요.”

옆에서 슈브가 한마디 했다.

워프 게이트는 무저갱처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칠흑의 구멍 같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남연아가 자랑한 만큼 거대한 실험실 내부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물질이 바닥과 벽, 그리고 천장까지 침식해 들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키아아아아아.

워프 게이트 위로 낮은 숨소리가 들려왔다.

<6성 군체 보스 마수, 제노모프 마더>

“6성이라고?”

신유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제노모프 마더를 노려봤다.

제노모프 마더는 킹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거대했다. 무려 워프 게이트와 융합해 있는 상태였으니까.

제노모프 마더의 몸통은 뱀처럼 생겼고, 거대한 팔이 여섯 개 달려 있었으며, 머리는 킹과 비슷했지만 훨씬 더 거대했다.

그리고 등의 수많은 촉수는 지하 실험장의 벽과 천장에 연결되어 있었다.

그곳을 통해서 연구소의 전력을 흡수하고 있는 것 같았다.

“움직이지는 못하는 건가?”

신유현은 경계의 눈초리로 제노모프 마더를 노려봤다.

신유현과 소환수들이 지하 실험실 안에 들어와 있었지만 제노모프 마더는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아마 이곳에 제노모프 마더를 보호할 킹과 사이커, 워리어들이 있었을 터.

하지만 제노모프 스크림의 괴성에 이끌려 신유현을 막기 위해 나갔다가 이미 다 털린 상황이었다.

그리고 워프 게이트에서도 더 이상 마수들이 넘어오지 않고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기회로군.’

마수들이 없다면 지금이 제노모프 마더를 쓰러트릴 찬스였다.

“해치워.”

신유현은 소환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아쳐 1호와 복슬이, 슈브는 공격 준비를 시작했다.

끼이익!

아쳐 1호는 서리궁을 꺼내들고 제노모프 마더를 향해 활시위를 당겼다.

키이잉!

복슬이는 제노모프 마더를 향해 입을 벌리며 마나를 집속시켰다.

슈브는 자신의 주위에 검은 빛의 마법진을 전개시키며 대규모 술식 마법을 캐스팅했다.

쿠르르르륵!

그사이 제노모프 마더도 심상치 않은 낌새를 느꼈는지 주변에 있던 검은 물질이 끓어오르듯이 방울방울 떠올랐다.

잠시 후, 제노모프 마더를 향해 소환수들의 스킬이 날아들었다.

슈와아아아악!

공기 중의 수분을 얼려 버리며 날아드는 프로스트 노바 브레스와 프로스트 애로우들.

아쳐 1호와 복슬이는 서로 스킬의 상성이 좋았기에 날아가는 동안 하나로 합쳐지더니 위력이 더 상승했다.

이어서 슈브의 흑마법이 발동되었다.

6서클 흑마법, 다크 레이.

번쩍!

슈브의 앞에 전개된 검은 마법진에서 칠흑의 빛이 쏘아졌다.

모든 빛을 흡수하며 공간을 가르는 칠흑의 섬광.

콰앙!

이윽고 소환수들의 공격이 제노모프 마더를 향해 작열했다.

그와 동시에 하얀 수증기 폭발이 터져 나왔다.

그 때문에 천장과 벽, 바닥이 조금 진동하며 흔들렸다.

하지만 신유현은 걱정 하지 않았다.

남연아가 이곳 실험실만큼은 내벽을 강철합금으로 감싸서 가장 튼튼하게 지었다고 말했으니까.

그리고 복슬이와 아쳐 1호의 프로스트 스킬들은 오직 적만을 급속 냉각시킨다.

거기에 슈브가 초고열선으로 상대를 태워 버리는 흑마법을 사용한 것이다.

즉, 급속 냉각에 이은 초고열선에 수증기 폭발이 일어났을 뿐이었다.

그로인한 주변 피해는 적었지만 제노모프 마더가 받은 데미지는 엄청날 터였다.

급속 냉각 후 초고열로 가열하면 깨지기 쉬운 상태로 변화하니까.

신유현은 희뿌연 수증기가 터져 나온 중심지를 노려보면서 입을 열었다.

“해치웠나?”

쉬아아아아악!

그 순간 괴성과 함께 하얀 수증기 속에서 새까만 제노모프 마더의 거대한 머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역시 살아 있었군.”

하얀 수증기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제노모프 마더를 노려보며 신유현은 레바테인을 움켜쥐었다.

하지만,

쿠웅!

모습을 드러내기 무섭게 제노모프 마더는 차가운 지하 실험실 바닥에 혀를 길게 빼 물며 쓰러졌다.

[축하합니다! 6성 군체 보스 마수, 제노모프 마더를 쓰러트렸습니다!]

“뭐야? 생각보다 약한데?”

확실히 체감적으로 봐도 제노모프 킹보다 약했다.

‘워프 게이트 때문인가?’

아무래도 제노모프 마더는 전투 능력보다는 워프 게이트를 유지하거나 제노모프 마수들을 생산하는 능력에 특화되어 있는 모양이었다.

설마 소환수들의 연합 공격 한 번에 무너질지는 몰랐으니까.

우우우우웅.

하지만 제노모프 마더가 쓰러졌음에도 워프 게이트는 여전히 작동 중이었다. 그래서 신유현은 워프 게이트를 자세히 살펴봤다.

‘전원 케이블이 아직 살아 있나 보군.’

워프 게이트에는 알 수 없는 케이블이 꽂혀 있었다.

아마 그 때문인 모양.

“슈브. 워프 게이트를 끌…….”

신유현이 슈브를 돌아보며 입을 연 순간,

스윽!

갑자기 워프 게이트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그것은 거대한 팔이었다.

아직 절반도 나오지 않았지만 길이가 무려 2미터나 되었고 두께는 1미터에 가까웠다.

“이건 또 무슨?”

갑작스러운 상황에 신유현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때,

“뒤로 물러나요!”

지하 실험실의 오른쪽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신유현은 재빨리 소리가 들려온 쪽을 바라봤다.

그곳은 지하 실험실을 관찰할 수 있는 관제실이었다.

‘남연아?’

반쯤 깨져 있는 관제실 창문 너머로 남연아를 확인한 신유현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살아 있기를 바라긴 했지만, 설마 관제실에 있을 줄은 몰랐으니까.

분명 지하 4층 실험실은 제노모프 킹이나 사이커를 비롯한 위험한 마수들이 들끓고 있었을 터.

그런데 어떻게 지하 4층 실험실의 관제실에 있는 것일까?

크워어어어어!

그때 워프 게이트 쪽에서 가슴을 짓누르는 괴성이 울려 퍼졌다.

거대한 무언가가 이쪽 세계로 넘어오려 하고 있었다.

“전원을 차단시킬게요!”

상황이 급박하다고 느낀 남연아는 신유현을 향해 소리치며 재빨리 전원 케이블의 스위치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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