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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118화 (118/258)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118화

쌍검을 꺼내 든 세이버 1호는 제노모프 워리어를 향해 달려들었다.

까가가가강!

이윽고 세이버 1호와 제노모프 워리어 사이로 현란한 불꽃이 튀어 올랐다.

제노모프 워리어는 5성 마수답게 빠른 동작으로 블레이드를 휘둘렀다.

강력하고 절도가 있는 빠른 일격들.

오직 살육만을 위해 특화된 움직임이었다.

그에 반해 세이버 1호는 군더더기 없는 동작으로 몸을 회전하며 제노모프 워리어의 공격을 흘려 내거나 피해 냈다. 마치 물 흐르듯 끊임이 없는 부드러운 움직임이었다.

둘 다 쌍검을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같았지만 사용하고 있는 검술에는 차이가 있었다.

‘적어도 밀리지는 않는군.’

신유현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사실 등급만 놓고 본다면 세이버 1호가 밀려야 정상이었다. 제노모프 워리어는 5성 마수 중에서도 강력한 개체였으니까.

하지만 파천검가의 검술을 가르친 덕분에 제노모프 워리어를 상대로 밀리지 않고 대등하게 싸우고 있었다.

전반적인 능력은 제노모프 워리어가 높을지 모르나, 검술과 기량만큼은 세이버 1호가 높은 것이다.

까가가강!

하지만 제노모프 워리어도 만만치 않았다. 딱딱한 외골격 피부는 세이버 1호의 쌍검을 버텨 냈고, 무엇보다 움직임이 굉장히 빨랐다.

세이버 1호는 분전하며 제노모프 워리어의 블레이드를 흘려 내거나 피하면서 반격을 가했다.

그러나 이렇다 할 피해는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

“랜서 1호, 가서 도와줘라.”

신유현은 랜서 1호를 투입시켰다.

랜서 1호는 저주독창을 고쳐 잡더니 빠르게 뛰어나갔다.

가문의 신법을 펼치며 빠르게 달려간 랜서 1호는 세이버 1호의 곁을 스쳐 지나가더니 저주독창을 앞으로 내질렀다.

까가강!

분명 한 번 내질렀을 뿐인데 제노워프 워리어의 블레이드와 부딪치는 소리가 세 번이나 났다.

눈으로 좇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저주독창을 세 번 내질렀던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세이버 1호가 달려들었다.

그렇게 세이버 1호와 랜서 1호가 연계 공격을 시작하자, 제노모프 워리어는 블레이드를 어지럽게 휘둘렀지만 점차 헛손질을 하는 경우가 늘어 갔다.

좌우에서 물 흐르듯 연계 공격이 들어오니 정신이 없었던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슈아아아악!

냉기를 머금은 화살이 쏘아진 궤적을 모두 얼어붙이며 제노모프 워리어를 향해 날아들었다.

아쳐 1호의 프로스트 애로우였다.

크워어어어!

엄청난 속도로 쏘아지는 프로스트 애로우를 본 제노모프 워리어는 황급히 블레이드를 전면에 교차시켰다.

그때, 세이버 1호와 랜서 1호의 공격이 제노모프 워리어의 블레이드를 두들겼다.

까강! 깡!

빙설검 설백과 불꽃검 염화가 빠르게 두 번 제노모프 워리어의 블레이드를 두 번 치고 지나갔고, 저주독창도 강하게 한 번 치고 지나갔다.

제노모프 워리어의 블레이드는 그 공격들을 버티지 못하고 이내 뒤로 튕겨져 나갔다.

그 순간.

푸욱!

프로스트 애로우가 제노모프 워리어의 가슴에 정확히 명중했다.

쩌저저저적!

순식간에 제노모프 워리어를 뒤덮어 버리는 푸르스름한 얼음.

스사사사삭!

그 직후 세이버 1호는 쌍검을 제노모프 워리어를 향해 휘둘렀다.

뒤이어 랜서 1호 또한 저주독창을 위로 크게 치켜들더니 창날을 제노모프 워리어의 머리를 향해 내리찍었다.

까아앙!

그러자 맑고 고운 청명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파스스!

결국 얼어붙어 있던 제노모프 워리어가 산산조각이 나며 무너져 내렸다.

[5성 군체 마수 제노모프 워리어를 쓰러트렸습니다. 보상으로 5 소울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좋아.’

뒤에서 전장을 살펴보던 신유현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사이 수많은 제노모프 러너들이 세이버들을 공격하고 있었다. 세이버들이 광역 도발로 제노모프 러너들의 이목을 끌었기 때문이다.

‘러너들도 조만간 제거되겠군.’

제노모프 러너들은 날렵한 움직임으로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었지만, 진형을 이루고 침착하게 싸우고 있는 세이버들과 랜서들을 상대할 수는 없었다.

제대로 된 통솔도 잡혀 있지 않은 데다가 무엇보다 숫자가 스켈레톤들이 더 많았으니까.

‘나머지 직원들은 어디에 있을까?’

분명 연구소에는 살아남은 직원들이 있을 것이다.

신유현은 지하 4층 중앙복도 너머를 바라봤다.

중앙 복도는 꽤 넓었다. 높이만 해도 5미터는 넘었으니까.

거기다 수많은 연구실과 실험실, 그리고 다른 복도들과 복잡하게 이어져 있었다.

연구소 규모가 큰 만큼 어딘가에 숨어 있을 가능성이 높을 테지.

‘일단 지하 5층까지 수색을 해 봐야겠군.’

지하 3층까지는 허스크와 리콘들, 그리고 4층에서는 제노모프 러너와 워리어가 등장했다.

크리스탈 파편이 있는 장소로 가까워질수록 더욱 강한 놈들이 자리하고 있다는 건 거의 확실해 보였다.

그래서 조금 걱정스러웠다.

지하 5층에는 어떤 놈이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수 없었으니까.

[4성 군체 마수 제노모프 러너를 쓰러트렸습니다. 보상으로 4 소울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이윽고 신유현의 눈앞에 제노모프 러너들이 쓰러졌다는 메시지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스켈레톤들의 다굴에 러너들이 하나둘씩 쓰러지기 시작한 모양.

키아아아아아악!

그때, 근처에서 찢어질 것 같은 고음의 괴성이 울려 퍼졌다.

“큭!”

그 소리에 신유현과 슈브, 디아도 손으로 귀를 막으며 눈살을 찌푸렸다.

까망이도 강렬한 괴성에 몸을 부르르 떨며 디아의 머리 위에서 축 늘어졌다.

그리고 누구보다 더 격렬하게 반응하고 있는 소환수가 있었다.

크아아아앙!

시끄러운 고음의 괴성에 귀를 푹 덮은 복슬이가 입을 벌리며 마나를 끌어모으고 있었던 것이다.

키이잉!

복슬이의 앞에서 생겨나기 시작하는 하얀빛의 마나 구체.

그리고 복슬이가 입을 향하고 있는 그곳에는 기괴하게 생긴 군체 마수 제노모프 한 마리가 있었다.

<3성 군체 마수 제노모프 스크림>

기린처럼 목이 긴 제노모프 스크림.

새로이 나타난 마수였다.

투확! 슈아아아아악!

잠시 후, 시끄럽게 괴성을 지르고 있는 제노모프 스크림을 향해 복슬이의 프로스트 노바 브레스가 작렬했다.

콰콰콰콰콰!

순식간에 복도 일부를 뒤덮어 버리는 얼음 덩어리들.

제노모프 스크림 주변에 있던 러너들까지 한꺼번에 얼려졌다.

그제야 신유현은 시끄러운 소리로부터 해방될 수 있었다.

“정말 시끄러웠나 보구나.”

신유현은 복슬이를 돌아보며 한마디 했다.

끼잉.

그러자 복슬이는 앞발로 귀를 덮으며 앓는 소리를 냈다.

제노모프 스크림의 괴성은 마치 머릿속을 헤집는 듯한 고통을 주었다. 통각만으로 친다면 사이커의 초음파보다도 지독했다.

그 때문에 청각이 좋은 복슬이는 참지 못하고 냅다 프로스트 노바 브레스를 갈겨 버린 모양이었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복슬이의 행동은 나쁘지 않았다.

복슬이가 움직이지 않았다면 신유현이 직접 제노모프 스크림의 목을 날려 버리려고 했었으니까.

마침 목이 긴 게 베기에도 좋아 보였다.

“대충 정리는 다 된 것 같으니 안으로 들어…….”

슈브와 디아, 그리고 복슬이와 까망이를 돌아보며 말을 하는 순간.

쿵쿵쿵!

크라라라락!

어마어마한 괴성과 함께 지하 4층 복도가 울리면서 거대한 무언가가 달려오는 소리가 들리는 게 아닌가?

‘뭐지?’

신유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노려봤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커다란 무언가가 빠른 속도로 달려오고 있는 모습을.

그뿐만이 아니라 한눈에 봐도 상당히 많은 숫자의 제노모프 워리어들이 달려오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스크림의 짓인가?”

신유현은 꽁꽁 얼어 있는 제노모프 스크림을 노려봤다.

조금 전 시끄러운 괴성은 음파 공격 같은 게 아니라 동료들을 불러 모으기 위한 것인 모양이었다.

실제로 그 소리에 이끌려서 생각지도 못한 거물까지 나타났다.

<5성 군체 보스 마수, 제노모프 킹>

“킹이라니…….”

신유현은 아연실색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신유현이 있는 장소는 아직 지하 4층 초입이었다.

지하 4층은 상당히 넓은 편으로, 만약 라스트 보스급 마수가 존재한다면 지하 4층 끝에 위치한 거대한 실험실이나 아니면 지하 5층에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설마 벌써 이곳에서 5성 보스와 조우하게 될 줄이야.

키아아아아아아아!

신유현을 발견한 제노모프 킹은 우렁찬 괴성을 내질렀다.

“역시 최종 보스인가.”

지금까지 만났던 마수들 중에서 가장 강한 기운을 흘리고 있는 제노모프 킹.

전체적인 모습은 인간형으로, 3미터가 넘는 키와 장수풍뎅이 같은 외골격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머리는 거대한 삼각 형태의 두상을 가졌으며 얼굴은 독특하게 생겼다. 날카롭게 빛나는 붉은 눈과 갈라진 턱 사이로 칼날 같은 뼈가 돌출되어 나와 있었으니까.

거기다 양팔은 날카로운 낫과 같은 형상이었다.

마지막 등 뒤에서 흔들흔들 거리고 있는 3미터 길이의 긴 꼬리 끝에는 날카로운 칼날이 달려 있었다.

한눈에 봐도 상당히 강해 보였다.

그뿐만이 아니라 제노모프 킹 좌우에는 4성 보스 사이커 두 마리가 촉수들을 흐느적거리며 떠 있는 상황.

거기다 제노모프 킹 뒤에는 20마리에 달하는 제노모프 워리어도 있었다.

‘이놈을 쓰러트리면…….’

남은 군체 마수들을 제거하는 일이 수월해질 것이다.

어쩌면 눈앞에 있는 마수들이 마지막일지도 몰랐다. 지금까지 신유현이 쓰러트린 마수들의 숫자는 상당히 많았으니까.

그렇다면.

“슈브.”

“네. 드디어 제 차례인 것 같군요.”

신유현의 부름에 슈브는 웃으며 앞으로 나섰다. 제노모프 킹이 라스트 보스라면 더 이상 슈브를 아껴 두고 있을 필요는 없었으니까.

“뒷일은 걱정하지 말고 밀어 버려.”

신유현은 시원한 목소리로 말했다.

혹시나 있을지도 모르는 만일의 사태에 대한 대비도 이미 해 놓은 상황.

일단 눈앞에 있는 군체 마수들부터 밀어 버릴 생각이었다.

“네, 알겠어요.”

신유현의 말에 슈브는 미소를 지으며 손을 들어 올렸다.

스스슥!

그러자 슈브의 손 앞에서 흑빛의 마법진이 허공에 그려지는 게 아닌가?

5서클 흑마법, 블랙 불릿.

투다다다다다!

이윽고 검은 마법진속에서 무수하게 많은 흑마력으로 이루어진 검은 탄환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키아아아아악!

이에 군체 마수들은 팔을 들어 올려 막거나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블랙 불릿을 피하려고 했다.

하지만 무수하게 쏟아지는 블랙 불릿 앞에 제노모프 워리어들의 블레이드는 깨져 나가며 큰 피해를 입었다.

그나마 제노모프 사이커들은 피해가 크지 않았다. 고밀도의 사이킥 배리어를 전개해서 블랙 불릿을 막아 냈으니까.

그럼에도 전부 다 막아 내지는 못하고 사이킥 배리어를 뚫고 들어온 공격들을 촉수로 쳐 내며 저항했다.

그리고 제노모프 킹은 날카로운 낫 같은 양팔과 꼬리 끝에 달린 칼날을 빠르게 휘두르며 블랙 불릿을 갈라 냈다.

제노모프 워리어들만 피해가 클 뿐, 킹와 사이커들은 그럭저럭 버텨 내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투다다다다다다!

기관총처럼 쏘아지는 블랙 불릿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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