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116화 (116/258)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116화

“이건…… 좋지 않네요.”

슈브는 눈살을 찌푸리며 한마디 했다.

제노모프 사이커는 무려 100개가 넘는 마정석의 마나를 흡수하고 있었는데, 이미 상당량의 마나를 흡수한 것인지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졌다.

“4성 보스라고 하기에는 기운이 강하군.”

5성 보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흐어어어!

그때, 허스크들의 바람 빠지는 듯한 괴성이 들려왔다.

시설 내부 곳곳에 허스크들이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는 모습이 보였다.

키르륵!

그뿐만이 아니라 제노모프 리콘들까지 벽을 타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허스크 20마리에 리콘 10마리인가.’

“일단 이놈들부터 처리해야겠군.”

신유현은 손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그림자 속에서 세이버 7기와 랜서 10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 세이버와 랜서는 각각 15마리씩으로 총 30마리였다.

거기에 세이버 1호와 랜서 1호, 아쳐 1호, 그리고 복슬이가 있는 상황.

스켈레톤 아쳐들도 소환할 수 있었으나 그러지 않았다. 발전 시설은 복잡한 기계 설비들로 가득 들어차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아쳐들이 쏘아 낸 화살을 마수들이 튕겨 내기라도 한다면 기계 설비에 맞을 가능성이 있었다.

그런 상황만큼은 피해야 했다.

발전 시설에 문제가 생긴다면 이곳에 온 목적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아쳐 1호는 달랐다.

“가까이에 있는 놈들부터 처리해.”

신유현이 눈짓하자, 아쳐 1호는 활시위를 잡아당겼다. 그러자 이내 차가운 냉기가 모여들어 화살을 이루었다.

그리고.

쌔액!

날카로운 파공성과 함께 푸른 화살이 전방에 허스크 5마리가 모여 있는 지면에 날아가 박혔다.

흐어어?

냉기의 화살이 지면에 콱 박히면서 차가운 한기를 내뿜었다.

쩌적!

그러자 허스트들의 다리가 얼어붙는 게 아닌가?

“쓸어.”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신유현이 스켈레톤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직후 세이버 5기와 랜서 5기가 신법을 펼치며 조용하지만 빠르게 다리가 얼어붙은 허스트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크아아아아!

그 모습을 본 허스트들이 입을 턱밑까지 쫙 벌리면서 괴성을 내질렀다.

[세이버들이 공격 스킬, 실드 어택을 사용합니다.]

이윽고 세이버들은 달려 나가는 기세를 이용하여 공격 스킬을 시전하며 허스크들에게 들이받았다.

퍼억!

카이트 실드로 허스크들을 후려쳐 버리는 세이버들.

그 일격에 허스크들은 얼어붙은 다리가 박살 나면서 바닥을 나뒹굴었다.

그 뒤를 이어 랜서들의 장창이 허스크들의 머리와 등을 마구 찔러 댔다.

[3성 군체 마수 슬레이브 허스크를 쓰러트렸습니다. 3 소울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3성 군체 마수 슬레이브 허스크를…….]

얼마 지나지 않아 신유현의 눈앞에 메시지가 다섯 번 떠올랐다.

흐어?

키륵?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에 허스크와 제노모프 리콘들은 흠칫 놀라 고개를 치켜들었다.

키르륵!

흐어어어어!

잠시 후 허스크와 제노모프 리콘들은 신유현이 있는 장소로 내달려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15기의 세이버는 카이트 실드를 지면에 박아 넣으면서 마중할 준비를 마친 상황.

[세이버들이 방어 스킬, 실드 차지를 사용합니다.]

터엉!

이윽고 선두에서 달려오던 5마리의 허스크가 카이트 실드와 부딪치며 튕겨져 날아갔다.

실드 어택이 카이트 실드로 후려쳐서 상대를 쓰러트린다면, 실드 차지는 상대의 공격을 카운터로 튕겨 낸다.

그리고 이어지는 랜서들의 추가 공격.

세이버와 랜서들은 바닥에 쓰러진 쓰러진 허스트들을 한 놈씩 확실하게 골로 보냈다.

이제 남은 건 허스트 10마리와 제노모프 리콘 10마리뿐.

허스트 10마리는 전방에서 달려들고 있었고, 제노모프 리콘 10마리는 벽을 타고 사방에서 신유현이 있는 장소로 달려들고 있었다.

콰앙!

정면에서 세이버 15기와 랜서 15기가 허스트 10마리와 맞부딪치며 싸움을 시작했다.

하지만 허스트 10마리는 카이트 실드에 밀치기를 당하며 호되게 두들겨 맞을 뿐이었다. 애초에 등급과 숫자에서 차이가 났으니 말이다.

문제는 제노모프 리콘 쪽이었다.

키륵!

신유현의 양옆으로 벽을 타고 다가오는 10마리의 제노모프 리콘들.

그리고 양쪽에서 제노모프 리콘들이 혀를 쏘려고 하는 순간.

스스슥!

신유현의 좌우로 각각 세이버 5기가 그림자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세이버들은 카이트 실드를 앞에 세운 상태였다.

터터터터텅!

그 순간 제노모프 리콘 10마리의 혀가 카이트 실드를 두들겼다.

키에엑!

제노모프 리콘들은 괴성을 지르며 집요하게 혀로 공격을 해 댔지만, 세이버들은 카이트 실드를 능숙하게 움직이며 방어해 냈다.

텅!

그러자 세이버들의 방어가 견고하다고 느낀 모양인지 제노모프 리콘들은 벽을 힘껏 박차며 세이버들의 머리 위를 노리고 뛰어내렸다.

하지만 그건 최악의 수였다.

“걸려들었구나.”

딱!

제노모프 리콘들이 벽을 박찬 순간, 신유현은 비웃음을 흘리며 손가락을 튕겼다.

스스슥!

그러자 눈 깜짝할 사이에 그림자 속에서 10기의 랜서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곧바로 있는 힘껏 장창을 위로 치켜들며 내질렀다.

푸푸푸푸푹!

키아아아악!

세이버들의 머리 위까지 떨어져 내리던 제노모프 리콘들은 갑자기 나타난 랜서들의 장창을 피할 수 없었다.

장창은 제노모프 리콘의 몸 깊숙이 박혀 들어갔다.

쿠웅!

거기다 랜서들은 장창으로 꿰뚫은 제노모프 리콘들을 사정없이 지면에 내동댕이쳤다.

키륵. 키르륵.

그중 세 네 마리는 치명상이 아니었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위협적인 괴성을 내질렀다.

하지만 상황은 명백히 제노모프 리콘들 쪽이 불리했다. 숫자도 스켈레톤들 쪽이 많았으니까.

“처리해.”

신유현은 제노모프 리콘들을 향해 손짓을 하며 명령을 내렸다.

그 순간.

삐이이이이이익!

“큭!”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초음파에 가까운 엄청난 괴성에 신유현과 슈브, 디아와 복슬이까지는 눈살을 찌푸리며 신음을 흘렸다. 머리가 지끈거리며 두통이 엄습해 왔다.

그뿐만이 아니다.

[4성 군체 보스 마수, 제노모프 사이커가 정신 공격을 시작합니다.]

[제노모프 사이커가 당신과 당신의 소환수들을 지배하려고 합니다.]

‘감히 나와 내 소환수들을 지배하겠다고?’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확인한 신유현은 이를 악물었다.

소환수들에는 스켈레톤들뿐만이 아니라 슈브와 디아, 복슬이와 까망이도 포함이었다.

하지만.

“건방진 놈이군요.”

“머리 아파영.”

슈브와 디아는 제노모프 사이커의 정신 공격에 영향 받지 않았다. 그저 초음파에 가까운 제노모프 사이커의 괴성에 눈살을 찌푸릴 뿐.

애초에 그녀들은 제노모프 사이커와는 격이 다른 존재이며 불사왕을 따르겠다는 강력한 계약을 나누었다.

그 덕분에 정신 공격에 영향을 받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건 신유현 또한 마찬가지였다.

[당신의 정신력 수치는 100으로 SS 영웅급입니다. 제노모프 사이커의 지배에 저항합니다.]

[현재 불사왕의 소환수들은 당신의 지배를 강하게 받고 있습니다. 소환수들이 제노모프 사이커의 지배에 저항합니다.]

“상대가 좋지 않았군.”

신유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제노모프 사이커를 노려봤다.

신유현 또한 제노모프 사이커의 괴성에 머리가 아프긴 했지만 정신 공격에는 영향을 받진 않았다. 신유현의 정신력은 초인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점, 영웅 클래스였으니까.

비록 마정석 발전기의 마나를 흡수해서 출력이 높아졌다고는 해도, 4성 보스인 제노모프 사이커가 어떻게 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4성 군체 보스 마수, 제노모프 사이커가 계속해서 정신 공격을 시전합니다.]

하지만 제노모프 사이커는 어떻게든 신유현과 소환수들을 지배하기 위해 정신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그래, 한번 해보겠다는 거지?”

신유현은 자신을 조종하려고 하는 제노모프 사이커에 맞서 정신을 집중했다.

그사이 슈브와 디아는 스켈레톤들을 지휘하며 제노모프 리콘들과 허스트들을 상대하게 했다.

‘지지 않는다.’

신유현은 자신을 지배하에 두려는 제노모프 사이커의 강력한 의지를 느꼈다.

하지만 호락호락 당할 수는 없었다.

오히려 반대로 제노모프 사이커의 의지를 밀어내며 자신의 지배하에 두려고 했다.

그렇게 신유현과 제노모프 사이커가 서로 의지력을 겨루며 정신을 차지하기 위해 다투던 순간.

퍼억!

제노모프 사이커의 거대한 뇌의 일부가 터져 나갔다.

끼아아아아아아아!

그리고 초음파에 가까운 비명 소리가 시끄럽게 울려 퍼졌다. 의지력 싸움에서 제노모프 사이커가 밀려난 것이다.

‘조금만 더 했으면 놈을 조종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신유현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제노모프 사이커의 정신을 장악해 나가던 중 거대한 뇌의 일부가 터진 탓인지 연결이 끊어졌기 때문이다.

“복슬아, 프로스트 노바 브레스.”

제노모프 사이커의 정신 공격이 끊기자 신유현은 바로 복슬이에게 명령을 내렸다.

크릉.

고개를 끄덕이며 울음소리를 낸 복슬이는 제노모프 사이커를 향해 입을 벌렸다.

키이잉.

그러자 복슬이의 입 앞에 하얀빛의 마나 구체가 생성되기 시작했다.

“살살 쏴야 돼. 알았지?”

신유현은 복슬이에게 당부했다.

여전히 제노모프 사이커는 마정석 발전기에 붙어 있는 상태였다.

프로스트 노바 브레스를 전력으로 쏠 경우 발전기에 손상이 생길 수 있었다.

하지만 살살 쏜다면 문제는 없을 터.

투확! 슈아아아아악!

이윽고 하얀 섬광 같은 프로스트 노바 브레스가 대각선으로 쏘아졌다.

가늘지만 강력한 냉기를 뿜어내는 하얀 섬광 같은 프로스트 노바 브레스는 제노모프 사이커에게 명중했다.

콰드득!

그 순간 얼음이 제노모프 사이커의 몸을 뒤덮이는 게 아닌가?

끼아아아악!

제노모프 사이커는 비명 같은 괴성을 내질렀다.

신유현이 원하는 대로 프로스트 노바 브레스를 살살 쏜 덕분에 발전기는 피해를 입지 않았다.

거기다 제노모프 사이커의 거대한 뇌는 절반가량 얼어 버린 상황.

“잘했어.”

신유현은 복슬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제법 거리가 있는 편이었는데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으며 훌륭하게 제노모프 사이커를 명중시켜 주었다.

크르릉.

신유현의 손길에 복슬이는 기분 좋은 울음소리를 냈다.

그사이 제노모프 사이커는 무수한 촉수로 뇌를 반쯤 덮은 얼음을 쳐 내려고 했다.

하지만 비록 살살 쐈다고는 해도 단단하게 얼어 버린 차가운 얼음을 촉수로 부술 수는 없었다.

그리고 뇌의 절반이 얼어 버린 만큼 제노모프 사이커의 힘과 사고력 또한 점점 떨어져 갔다. 실제로 마정석 발전기를 휘감고 있던 촉수들은 점점 힘이 빠져나가고 있는 중이었다.

머리가 얼어 버리자 맥을 목추고 있는 상황.

‘끝을 내야겠군.’

신유현은 빠르게 앞으로 치고 나갔다.

전방에서는 여전히 허스트들과 제노모프 리콘들을 상대로 스켈레톤들이 싸우고 있었다.

그 틈 사이를 뚫고 나가기에는 공간이 좁았다.

그렇다고 그들을 피해 돌아가기도 힘들었다. 그들의 좌우에는 크고 높은 발전 기계 시설들이 들어차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들 앞에 도달한 신유현은 지면을 강하게 박차며 고유 스킬을 하나 발동시켰다.

[헤르메스의 날개 달린 신발, 탈라리아의 고유 스킬 스카이 스텝을 발동합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