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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108화 (108/258)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108화

[스켈레톤 세이버 1호가 빙설검과 불꽃검을 장비했습니다. 기초 쌍검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어?’

순간 신유현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세이버 1호가 다른 무기를 장비했다고?

거기다 기본 쌍검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는 게 아닌가?

[향후 세이버 1호를 예니체리로 배정시킬 수 있습니다.]

‘흠.’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확인한 신유현은 주변을 둘러보며 세이버 1호를 찾았다.

그리고 천무진이 쓰러져 있는 장소에서 붉은 화염이 타오르는 불꽃검 염화와 차가운 푸른 냉기가 흘러나오고 있는 빙설검 설백을 들고 있는 세이버 1호를 볼 수 있었다.

‘설마 스스로 무기를 선택할 줄이야.’

세이버 1호의 놀라운 점은 스스로 검과 방패를 버리고 쌍검을 선택했다는 사실이었다.

사실 이전에도 신유현은 다양한 종류의 일반 등급 무기들을 스켈레톤들의 손에 쥐어 준 적이 있었다.

그때 스켈레톤들의 반응은 귀여웠다. 신유현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렸으니까.

그 이후로 다른 무기는 들려 주지 않았었는데 설마 스스로 선택을 하는 개체가 나올 줄이야.

“재밌네.”

세이버 1호뿐만이 아니라, 이후에도 자신의 무기를 선택하는 스켈레톤들이 나올 확률이 높았다.

그런 특이한 개체들을 불사왕의 직속 부대이자 특수 병종인 예니체리나 나이트 레이드로 선택한다면 훨씬 더 강력해지겠지.

그리고 세이버 1호가 손에 쥔 쌍검은 레어 등급이었다. 어쩌면 등급이 높은 무기이기에 선택을 한 것일지도 몰랐다.

‘어쨌든 부지런히 소울 포인트를 벌어야겠네.’

예니체리로 만들기 위해선 한 개체당 막대한 소울 포인트가 소모됐으니까.

앞으로 모아야 할 소울 포인트를 생각하니 절로 쓴웃음이 흘러나왔다.

‘맛 좀 개량 안 되려나.’

다크 소울 이터가 발동될 때마다 느껴지는 기상천외한 맛은 몇 번을 느껴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한숨을 푹 내쉰 신유현은 쌍검을 휘두르기 시작한 세이버 1호, 아니 더블 세이버를 바라봤다.

‘제법 그럴듯한데?’

그 모습을 본 신유현은 감탄한 표정을 지었다.

분명 처음 쌍검을 쥐어 봤을 텐데 자세나 움직임이 그럴듯해 보였다. 아마도 기초 쌍검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되어서 그런 모양.

‘나중에 상급 쌍검술을 가르쳐 주면 되겠군.’

잠깐 쌍검을 휘두르는 모습을 지켜봤을 뿐이지만, 신유현은 더블 세이버의 움직임이 쾌를 중시하는 스타일에 어울린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빙화쾌류검을 가르치면 되겠지.’

빙화쾌류검(氷火快流劍).

물 흐르듯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상대를 빠르게 농락하는 쌍검술.

빙화쾌류검은 파천검가의 상급 검술이며, 각 검전에서도 가르친다. 다만 쌍검을 다루는 이들이 드문 탓에 자연스레 빙화쾌류검을 익힌 이들도 많지 않았다.

‘뒷정리는 거의 다 되어 가는군.’

신유현은 페르소나를 꺼내서 얼굴에 썼다.

그러자 신유현의 모습이 흐릿해지더니, 얼굴 형태가 살짝 변하고 망토가 생겨나 몸을 감쌌다.

“남은 로드러너들을 처리해라.”

신유현은 스켈레톤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끼륵?

그러자 20마리의 로드러너가 신유현과 스켈레톤들을 바라보며 흠칫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아무리 공격성이 떨어지고 약하다고 해도 마수들을 용서할 생각은 없었다.

모든 마수는 척살해야 했다.

푸푸푹!

스아악!

끼르르륵!

스켈레톤들의 무자비한 검과 창 앞에 로드러너들은 순식간에 몰살당했다.

1성 보스인 로드러너 킹도 세이버들이 카이트 실드로 사방을 막고 검을 내려치자 얼마 못 버티고 뻗어 버렸다.

그렇게 로드러너들을 쓰러트린 순간, 자동적으로 다크 소울 이터가 발동됐다.

검은 마나로 이루어진 깃털 날개에서 촉수들이 튀어나오더니 주변에 있던 로드러너들에게 박혀 들어가면서 영혼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1성 타락한 로드러너를 처치하셨습니다. 1 소울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1성 보스 타락한 로드러너 킹을 처치하셨습니다. 10 소울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축하합니다. 1성 던전 타락한 로드러너들의 경주장을 공략하셨습니다.]

로드러너들은 1성 마수였기에 소울 포인트도 1씩, 총 30이 들어왔다.

로드러너 20마리와 보스 1마리

‘으음. 맛있네?’

신유현은 예상외로 괜찮은 맛과 느낌에 기분이 좋아졌다. 로드러너들이 새처럼 생겨서 그런지 프라이드 치킨 맛이 났기 때문이다.

‘이제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겠지.’

신유현은 마지막으로 던전 내부를 둘러보며 스켈레톤들을 그림자 공간 속으로 수납했다.

던전은 공략되기 이전까지는 출입구가 계속 열려 있는 상태로 유지된다.

흑야의 날개는 그 점을 역이용하여 의도적으로 보스를 계속 살려 두고 있었다. 도박장에 계속 사람들이 출입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

하지만 신유현이 보스까지 처치하면서 던전을 공략했으니, 이제 그가 밖으로 나가면 던전이 리셋되기 전까지는 아무도 이곳에 들어올 수 없었다.

그때가 되면 지금 남아 있는 시체들은 던전이 리셋되면서 함께 사라지게 될 터.

신유현은 지금까지 흑야의 날개 길드가 해 왔던 짓 그대로 놈들에게 되돌려 주며 세상에서 지워 버릴 생각이었다.

그리고 현재 페르소나의 가면으로 변장이 아닌 변신을 한 상황.

아무도 신유현이 흑야의 날개 길드를 지워 버렸다는 사실을 알지 못할 것이다.

“그럼 이제 돌아갈까?”

뀨!

신유현의 말에 까망이가 귀엽게 대답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신유현과 까망이는 던전을 나갔다.

남은 건, 기분 나쁘게 빛나고 있는 붉은 달뿐.

* * *

다음 날.

흑야의 날개 길드장과 간부들, 그리고 길드원들 15명이 단체로 증발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 때문에 잠시 언론이 떠들썩해지며 소란이 있었지만 오래가진 않았다. 헌터들의 실종은 종종 있어 왔으니까.

그럼에도 흑야의 날개 길드의 부길드장은 실종된 자들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하지만 그것도 오래가지 못했다. 다른 쪽에서 핵폭탄급 폭로가 터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흑야의 날개가 저질러 온 추악한 범죄들을 누군가가 익명으로 세상에 알린 것이다.

길드장인 천무진을 시작으로 핵심 간부 5명이 없는 상황에서 터진 폭로 사건.

부길드장 혼자서는 도저히 처리할 수 없을 정도 큰 사건이었다. 헌터 협회에서 조사를 하러 나올 정도였으니까.

그렇게 흑야의 날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 * *

이틀 뒤.

“끝났군.”

신유현은 스마트폰으로 기사의 내용을 읽으며 입꼬리를 치켜올렸다.

이걸로 게티아에게 붙는 배신자들을 하나 줄였다.

조금이나마 게티아의 힘을 줄였다고 할 수 있을 터.

‘이걸로 황금 화살의 문제는 다 해결됐나.’

남은 건 황금 화살의 길드장인 김성훈과 계약을 맺는 것뿐.

그래서 오늘 길드장 김성훈과 부길드장 이호성을 현무전으로 불렀다.

늦은 오후쯤에 그들과 만나 계약과 관련된 이야기를 할 예정이었으며, 그때 현무전의 부전주 최정훈과 재무관리부장 김재현도 함께할 예정이었다.

‘가문에서 받기로 한 것들도 다 받았고.’

문하생 20명과 3성 상시 던전, 그리고 파천신단까지.

지난 이틀 동안 신유현은 아버지가 주기로 한 모든 것들을 받아 냈다.

덕분에 조금 바빴다. 3성 상시 던전 같은 경우는 인수인계도 받아야 했으니까.

‘일단 받을 건 다 받아 냈으니.’

문하생 20명은 현무전에 편입되어 최현성의 지도하에 수련 중이었으며, 가끔 숙부인 신성현이 와서 현무검대원들에게 검술을 가르치고 있었다.

‘이제 오늘 할 건 황금 화살과 계약을 하는 것뿐인가.’

그 외 자잘하게 디아와 까망이를 데리고 쉬는 시간을 가지긴 하겠지만, 오늘 할 일중 가장 큰 건 계약뿐이었다.

‘이번 일이 끝나면 시련의 탑 2층에 도전해 봐야지.’

1층을 공략한 후, 바로 2층을 공략하려고 했지만 일주일 뒤에 입장이 가능했다.

그리고 벌써 일주일이 훌쩍 지난 시간.

그동안 해야 할 일들이 많아서 시련의 탑에 가지 못했지만, 이제 어느 정도 마무리된 덕분에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황금 화살과 계약을 한 뒤에 시련의 탑에 도전해 볼 생각이었다.

똑똑똑.

그때 누군가가 신유현의 집무실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와.”

끼이익.

“안녕하세요, 마스터.”

집무실에 들어온 건 슈브였다.

그녀는 아버지와 함께 오르카의 심문을 맡았었다.

하지만 오르카는 끝끝내 버텼다.

그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정보를 발설하고 이용 가치가 없어진 순간 죽는다는 사실을.

하긴 오르카가 정보를 발설한다면 결과는 둘 중 하나였다. 잿빛교단 손에 죽거나, 철혈의 검왕 신성일에게 죽거나.

그 상황에서 버티던 오르카는 슈브의 한마디에 모든 것을 포기했다.

-제발 죽여 달라고 빌어 주게 만들면 되겠네요.

악마의 모습을 하고 어둠 속에서 금안을 빛내며 웃는 슈브의 모습을 본 오르카는 자신이 알고 있던 정보 하나를 토해 냈다.

블랙 워치라는 조직이 잿빛 교단과 연관되어 있다는 정보를.

“진전은 있어?”

“여전히 조사 중이에요.”

“블랙 워치 놈들을 찾는 건 쉽지 않을 거야.”

블랙 워치(Black Watch).

통칭 검은 시계.

유럽에 존재하는 빌런 조직이며 흑마법사들로 조직된 흑탑의 이름이었다.

다만, 그들의 존재는 베일에 싸여 있었다.

초인들의 뒷세계에서 소문만 무성할 뿐, 그 실체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았은가.

‘이전 삶에서도 놈들이 어디에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

블랙 워치는 흑야의 날개처럼 게티아들에게 붙었던 배신자들로, 인체실험을 도왔던 놈들이었다.

그 외에는 알려진 정보가 부족했다.

그저 그들의 몸 어딘가에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검은 시계 문신이 새겨져 있다는 것만 알려져 있을 뿐.

“아버지도 골치가 아프겠군.”

블랙 워치는 외국 초인 빌런 조직이었다.

헌터 협회와 정부도 협력해 주기란 쉽지 않을 터였다.

그에 오히려 슈브의 가치가 더 높아졌다고 할 수 있었다. 슈브의 정보 수집 및 분석 능력은 파천검가에서도 이미 인정받았으니까.

덕분에 신유현의 평가도 많이 높아진 상태였다. 슈브는 신유현의 명령이 아니면 말을 듣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단 할 수 있는 일들부터 해야지.’

아직 더 강해져야만 했다. 불사왕의 모든 권능을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

그 외에도 해야 할 건 많았다.

세븐 아크스들을 전부 모아야 하고, 시련의 탑도 클리어 해야 하며, 살생부에 적어 놓은 빌런 놈들 또한 처리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현무전의 세력부터 키워 둘 필요가 있었다. 가문의 후계자 쟁탈전뿐만이 아니라, 앞으로 신유현이 해야 할 대업에 도움이 될 세력이 될 테니까.

그 때문에 블랙 워치나 잿빛교단에 대한 정보 입수는 가문에게 맡겨 놓을 생각이었다.

가문에서 놈들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다면 그때 가서 움직여도 늦지 않을 터.

그 전까지는 최대한 세력을 키울 필요가 있었다.

똑똑똑.

그때 다시 한번 집무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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