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82화
하지만 신유현은 등 뒤에서 달려드는 섀도우 울프 두 마리를 무시했다.
“본 실드!”
파밧! 파밧!
그 순간 신유현의 등 뒤에서 본 실드 네 개가 두 개씩 겹친 상태로 모습을 드러냈다.
퍽! 퍽!
깨갱! 깽깽!
신유현의 등 뒤에서 펄쩍 뛰어오르며 달려들던 섀도우 울프들은 본 실드에 정면으로 부딪쳤다가 오히려 튕겨 날아갔다.
크워?
정면에서 달려오던 늑대 인간 두 마리가 그 모습을 보고 흠칫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신유현의 간격 안이었으니까.
파천검법(破天劍法).
일식(一式), 무명(無明).
슈아아악!
붉은 검광이 번쩍이는가 싶더니 허공에 검은 궤적을 남기며 레바테인이 늑대 인간 두 마리의 목을 날려 버렸다.
하지만 쉴 틈은 없었다.
크아아아아!
흑염에 휩싸여 바닥을 뒹굴던 늑대 인간 두 마리가 신유현을 향해 달려들었으니까.
날카로운 손톱을 앞세운 늑대 인간들의 공격이 신유현을 향해 날아들었다.
좌우에서 날아드는 흉악한 손톱을 신유현은 유운보로 흐르는 구름처럼 부드럽게 움직이며 뒤로 물러났다.
크르릉!
뒤이어 등 뒤에서 섀도우 울프 두 마리가 다시 덤벼들었다.
섀도우 울프들은 금방이라도 신유현을 씹어 먹을 것처럼 하얀 이를 드러내며 몸을 날렸다.
하지만 신유현은 상체를 비틀며 섀도우 울프 사이로 빠져나갔다.
슈슈슉!
그 순간 레바테인이 붉은 검광을 번득였다.
투두둑.
이윽고 섀도우 울프들이 공중에서 산산조각이 나더니 땅바닥에 떨어졌다.
2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신유현은 4성 등급의 늑대 인간 네 마리와 섀도우 울프 두 마리를 처리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었다.
크아아아아앙!
나무에서 대기 중이던 수십 마리의 늑대 인간들이 신유현을 향해 뛰어내리고 있었다.
“많기도 하네.”
신유현은 자신을 향해 떨어져 내리는 늑대 인간들을 향해 흑염이 피어오르는 레바테인을 휘둘렀다.
사방으로 퍼져 나가는 검은 화염.
그 속에서 신유현은 사방에서 날아드는 늑대 인간들의 공격을 피하거나 막으며 레바테인을 휘둘렀다.
신유현은 숨 쉴 틈도 없이 늑대 인간들을 상대했다.
그 덕분에 거의 무아지경에 빠져들며 파천검가의 검술을 펼쳤다.
붉은 검광을 빛내며 현란하게 춤추는 불꽃의 마검 레바테인.
신유현은 빙글빙글 회전하며 늑대 인간들의 공격을 잡아끌었다가 다시 밀쳐 내며 레바테인을 휘둘렀다.
그 모습은 마치 검무를 추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뿐만이 아니다.
아무리 사각에서 찔러 들어오는 공격이라도 신유현은 상체를 살짝 비틀거나 몸을 회전하며 쉽게 피해 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가끔씩 레바테인을 휘둘러서 늑대 인간들을 한 마리씩 확실하게 쓰러트렸다.
‘움직임이 느껴져.’
사방에서 쏟아지는 늑대 인간들의 공격을 피하거나 흘려 내던 신유현은 아예 눈을 감아 버렸다.
그러자 어둠이 찾아왔다.
하지만 감각은 이전보다 더 예민해져 있었다.
늑대 인간들이 내뿜고 있는 적의를 가진 살기.
공기의 흐름.
사방에서 울려 퍼지는 분노에 찬 늑대 인간들의 괴성까지.
문득 신유현은 깨달았다.
눈을 감고 있음에도 반경 2미터 내의 모든 것들이 느껴지고 보인다는 사실을.
[축하합니다. 고유 스킬, 기척 감지(S)를 개화하셨습니다.]
순간보다 더 명확하게 느껴지는 감각들.
푸욱! 푸푹! 스아아악!
뒤이어 신유현은 놀라운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늑대 인간들의 공격을 흘려 내거나 피하는 게 아니라 전부 크리티컬 카운터로 받아치는 게 아닌가?
커헝! 캐앵! 크허엉!
카운터 공격을 당한 늑대 인간들은 비명을 지르며 절명했다.
잠시 후, 신유현의 주변에 수많은 몬스터들의 시체가 산처럼 쌓여 갔다.
* * *
[축하합니다. 당신은 5000마리의 몬스터들을 처치하면서 자격을 증명하셨습니다.]
[시련의 탑 1층을 공략하셨습니다.]
“드디어 공략한 건가?”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확인한 신유현은 숨을 몰아쉬며 자리에 드러누웠다.
상당히 지치긴 했지만 생각보다 일찍 시련의 탑 1층을 공략할 수 있었다.
시련의 탑에 들어오기 전, 체력을 꽤 올리고 A급 스킬 초재생 덕분에.
이 두 가지가 없었다면 공략하는 데 시간이 좀 더 걸렸을 테지.
번쩍!
‘어?’
순간 신유현은 바닥에 누워 있는 자신의 머리 위에 빛이 번쩍이더니 보물 상자가 나타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시련의 탑 1층 보상으로 전설급 장비와 시련의 탑 2층으로 갈 수 있는 전이 반지를 지급합니다.]
전설급 장비라고?
신유현은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에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일반적인 장비의 등급은 신화, 전설, 에픽, 익셉셔널 유니크, 유니크 순서로 나뉘며 한 등급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그야말로 하늘과 땅의 차이가 날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전설급 장비를 지급했다니?
덜컥.
신유현은 보물 상자를 열어 봤다.
“이게 전설급 장비인가?”
보물 상자 안에는 검은색 장갑과 반지가 하나 있었다.
아마도 전설급 장갑과 2층으로 갈 수 있는 전이 반지일 터.
신유현은 일단 장갑부터 확인했다.
명계의 신 하데스의 장갑, 퀴네어는 손가락이 없는 반 장갑이었다.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검은색 가죽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손등 부분에는 굉장히 가볍지만 단단해 보이는 금속판이 붙어 있었다.
명계를 의미하는 문장이 새겨진 금속판이었다.
“마음에 드네.”
신유현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퀴네어를 착용했다.
번쩍!
순간 퀴네어에서 섬뜩한 기운이 흘러나왔다.
“큭!”
신유현은 이를 악물었다.
섬뜩한 기운은 전신을 덮치며 고통과 함께 급속도로 기분이 나빠졌다.
온갖 좋지 않은 생각들과 기억들이 떠오르며 마음을 지배하려고 했다.
분노, 좌절, 절망 등등.
그 속에서 신유현은 알 수 있었다.
명계의 신, 하데스의 장갑 퀴네어가 자신을 시험하고 있다고.
[상태 이상 분노가 발생합니다.]
[상태 이상 절망이 발생합니다.]
[상태 이상 슬픔이 발생합니다.]
[상태 이상 우울이 발생합니다.]
[상태 이상 신경쇠약이 발생합니다.]
[명계의 신 하데스의 장갑, 퀴네어가 당신을 죽음으로 인도하려고 합니다.]
역시 명계의 신 하데스의 장갑.
착용자의 정신을 조금씩 침식하면서 자발적인 죽음으로 인도하려는 정신 계열 상태 이상이 신유현을 덮쳤다.
하지만.
[정신 면역 발동. 상태 이상에 저항합니다.]
신유현의 정신력은 100이다.
SS급 영웅에 해당하는 정신력을 가지고 있기에, 어지간한 정신 계열 상태 이상 마법에는 걸리지 않았다.
[명계의 신 하데스의 장갑, 퀴네어가 당신을 인정합니다.]
[퀴네어가 당신에게 귀속됩니다.]
“후.”
그제야 신유현은 숨통이 트였다.
그뿐만이 아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퀴네어에서 스멀스멀 흘러나오던 불길하고 기분 나쁜 기운은 사라지고 오히려 상쾌하고 활력이 넘치는 느낌이 들었다.
‘아까와는 완전히 다른데?’
마치 퀴네어가 힘을 주고 있는 것처럼 신유현은 활력감을 느꼈다.
그리고 이어서 퀴네어의 정보를 확인했다.
[명계의 신 하데스의 장갑, 퀴네어]
타입: 장갑
등급: 전설(SSS)
상태: 귀속
옵션: 지배력 증폭(SS), 가혹한 지휘(SS)
고유 스킬: 폭주(S), 투명(S), 무장화(S)
설명: 명계의 신, 하데스가 사용하던 장갑. 죽은 자들을 지배하고 강화시킬 수 있다.
“미쳤네.”
전설급 장갑을 확인한 신유현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전설 등급답게 어마어마한 능력과 성능을 가지고 있었다.
[지배력 증폭]
등급: SS
숙련도: Lv4
효과: 지배력 수치 4배
설명: 숙련도 레벨에 비례해서 지배력 수치를 증폭시켜 준다.
[가혹한 지휘]
등급: SS
숙련도: Lv4
효과: 소환수 능력치 +40% 강화
설명: 숙련도 레벨에 비례해서 모든 소환수들의 능력치를 강화시켜 준다.
옵션 능력도 엄청났으며, 기본 패시브였다.
그리고 숙련도 레벨은 신유현의 초인 등급과 동일했다.
보통 숙련도는 초인 등급에 맞춰서 레벨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덕분에 현재 고유 특성 지배력 강화의 숙련도도 4레벨이 되어 있었다.
‘고유 스킬도 엄청나군.’
고유 스킬은 액티브 발동형이며 무려 3개나 붙어 있었다.
고유 스킬, 폭주는 일정 시간 동안 언데드 소환수들의 능력치를 3배로 강화시켜 준다. 그리고 폭주를 사용할 수 있는 언데드들을 직접 지정할 수 있었다. 다만, 폭주를 사용한 언데드들은 소멸한다. 하이 리턴 하이 리스크인 스킬로, 어떻게 보면 광폭화에 가까웠다.
고유 스킬, 투명은 10분간 착용자의 기척을 차단시키고 보이지 않게 만들어 준다. 그리고 폭주와 투명은 하루에 한 번씩만 사용할 수 있었다.
그다음 무장화는 장갑 형태에서 건틀렛으로 변형시키는 스킬이었다.
그 때문에 전투 시 보조 방어구로 활용이 가능했다.
‘그런데 이거 설마 진짜 하데스의 장갑은 아니겠지?’
명계의 신 하데스의 장갑, 퀴네어.
시스템 장비 정보창에 명계의 신 하데스가 사용했다는 설명이 적혀 있었다.
정말로 명계의 신 하데스가 존재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신유현이 알고 있는 신적인 존재는 게티아 놈들뿐이었으니까.
아니, 게티아는 신을 자칭하는 놈들이었다. 그놈들은 신과 같은 힘을 가졌을지는 모르나 진짜 신은 아니었다.
하지만 명계의 신 하데스는 정말 존재할지도 몰랐다.
‘다른 차원이 존재하니 말이야.’
어쩌면 초대 불사왕은 신에게서 장비를 뜯어낸 게 아닐까?
‘슈브에게 물어보면 알겠지.’
신유현은 돌아가면 슈브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고유 스킬도 하나 새로 생기지 않았었나?’
신유현은 무아지경에 빠져서 늑대 인간들을 상대했을 때를 떠올렸다.
그때는 그저 늑대 인간들을 상대로 피하고 막고 베고 찌른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러는 통에, 고유 스킬이 생겨났다는 시스템 메시지를 볼 수 있었다.
[고유 스킬, 기척 감지(S)]
“설마 정말 고유 스킬이 생겼을 줄이야.”
신유현은 입꼬리를 치켜올렸다.
고유 스킬은 차크라 연공법과 리미트 마나 오버 드라이브 두 개밖에 없었다.
그런데 무려 S급의 고유 스킬이 하나 더 생겨난 것이다.
‘실전 경험 덕분인가.’
이전 삶에서는 정말 치열하게 살았다.
수많은 마수들과 싸웠으며, 빌런 집단이나 게티아 숭배자 놈들과 전투를 해 왔으니까.
그만큼 목숨을 건 실전을 경험한 것이다.
거기다 시련의 탑에 입장한 후 신유현은 다양한 등급과 형태를 가진 엄청난 숫자의 몬스터들과 싸웠다.
그것도 켠왕처럼 쉬지 않고 한번에 5000마리의 몬스터들을 잡았다.
그 덕분에 본의는 아니었지만 상당한 실전 경험을 쌓게 된 것이다.
그 결과 기척 감지라는 고유 스킬이 생성된 모양이었다.
이전 삶에서 신유현이 마리아의 도움을 받으며 피나는 수련 끝에 얻을 수 있었던 S급 고유 스킬, 리미트 마나 오버 드라이브처럼 말이다.
‘어쨌든 전투에 도움이 크게 되겠어.’
신유현은 기척 감지를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기척 감지는 반경 2미터 내의 모든 움직임을 잡아낼 수 있었다.
그 말은 곧 사각이 없다는 소리이며 상대의 움직임에 맞춰서 바로 반격을 할 수 있다는 소리였다.
그 덕분에 늑대 인간들에게 크리티컬 카운터를 칠 수 있었다.
‘그럼 이제…….’
신유현은 전이 반지를 착용했다.
그러자 신유현의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지구로 귀환하시겠습니까, 아니면 2층으로 가시겠습니까?]
어떡하면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