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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74화 (74/258)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74화

슈아아아악!

날카로운 파공성을 내며 사우전드 다크 블레이드들이 비처럼 쏟아져 내린다.

그에 맞서 레드 제너럴 앤트는 전신에서 붉은 화염을 피워 올렸다.

초고열 화염 갑옷, 인페르노 아머.

어마어마한 열기가 레드 제너럴 앤트로부터 흘러나왔다.

그뿐만 아니라, 레드 제너럴 앤트의 등에 있던 붉은 화염의 날개가 엄청난 기세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부우우웅!

레드 제너럴 앤트는 비처럼 쏟아지는 사우전드 다크 블레이드들을 향해 날아올랐다.

파아아앙!

놀랍게도 레드 제너럴 앤트는 음속을 돌파했다.

소닉붐이 터지면서 레드 제너럴 앤트를 중심으로 엄청난 열기와 충격파가 쏟아지는 사우전드 다크 블레이드들을 덮쳤다.

그 기세에 사우전드 다크 블레이드들은 레드 제너럴 앤트의 근처로 오지도 못했다.

오히려 레드 제너럴 앤트의 소닉붐 충격파에 튕겨 날아갈 뿐.

콰콰쾅!

충격파에 튕겨 날아간 사우전드 다크 블레이드들은 폭발하며 사라졌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우전드 다크 블레이드들은 레드 제너럴 앤트를 지나서 지면에 떨어져 내렸다.

콰쾅! 콰콰쾅!

키에엑!

지면에 꽂힌 사우전드 다크 블레이드들은 폭발을 일으켰다.

그 때문에 후방에서 대기 중이던 솔저 앤트들이 폭발에 휩쓸리면서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이리저리 날아다녔다.

“미친…….”

“무슨 위력이…….”

그 모습을 본 현무검대원들은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어마어마한 화력 앞에 할 말을 잃은 것이다.

그리고 신유현 또한 놀란 표정을 지었다.

‘우리 집 앞마당이…….’

쓰읍.

신유현은 입안이 썼다.

북쪽 정문 앞에 열을 맞추어 나무를 심어 놓은 숲이 융단폭격을 당한 것처럼 초토화가 되어 버렸으니까.

‘나중에 한 소리 좀 해야겠네.’

화려한 폭발 마법을 사용한 탓에 주변 지형 피해가 꽤 컸다.

그리고 하늘 높이 날아올랐던 레드 제너럴 앤트는 초고열 화염 갑옷을 걸친 채 고속으로 날아다니면서 슈브와 싸우고 있었다.

하지만 슈브 또한 레드 제너럴 앤트에게 지지 않을 속도로 움직이며 대응했다.

‘어쨌든 저놈은 슈브에게 맡겨 두면 되겠지.’

신유현은 슈브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았다.

애초에 등급부터 슈브가 높았다.

슈브의 등급은 6성.

레드 제너럴 앤트는 5성이니까.

신유현은 고개를 내리고 전방을 바라봤다.

상공에서 슈브와 레드 제너럴 앤트가 싸우는 동안, 지상에서는 케이론과 헤비 아머 앤트가 괴수대혈전을 찍고 있었다.

3미터에서 5미터 정도 되는 거대 곤충 두 마리가 싸우는 모습은 정말이지 가관이었다.

딱딱한 갑각과 뿔을 가진 케이론이 약간 우위를 점하고 있긴 했지만, 헤비 아머 앤트 또한 지지 않고 싸웠다.

특히 등에 달려 있는 마나집속포와 몸을 보호하는 두꺼운 키틴질 소재의 생체 갑옷은 케이론보다 방어력이 더 뛰어났다.

‘일단 헤비 아머 앤트부터 먼저 잡자.’

신유현은 마검 이그니스를 아래로 늘어트리며 자세를 낮췄다.

그 직후.

콰앙!

지면을 강하게 박차며 케이론과 한창 대결 중이던 헤비 아머 앤트를 향해 달려들었다.

어둠을 가르는 한 줄기 빛처럼, 마검 이그니에서 피어오르는 다크 소울 블레이즈가 일직선으로 공간을 가르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눈 깜짝할 사이에 헤비 아머 앤트가 있는 장소에 도달한 신유현은 달려들던 기세 그대로 이그니스를 휘둘렀다.

파천검법(破天劍法).

이식(二式), 파쇄(破碎).

슈카가가가각!

상대의 방어구를 파괴하는 파쇄가 헤비 아머 앤트의 생체 갑옷을 깨부수기 시작했다.

* * *

“휴. 드디어 잡았네요.”

북쪽 정문에서 멀리 떨어진 숲속의 공터.

그곳에서 현무전의 인사 담당을 맡고 있는 이연화가 안도의 목소리로 말했다.

“크기도 작은 게 잡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네요.”

현무전의 재무를 관리담당하고 있는 김재현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바닥에 쓰러져 있는 5성 보스 천둥쥐 팬더마우스를 내려다봤다.

그들은 팬더마우스와 치열한 일전을 벌였다.

팬더마우스는 상대하기가 까다로운 보스였다. 크기가 겨우 1미터밖에 되지 않는 주제에 전격 속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항상 전격을 몸에 두르고 있어서 접근하기조차 힘들었다.

거기다 벼락을 소환해서 공격을 날릴 때는 등골이 서늘함을 느껴야 했다.

단 한 방이라도 맞는다면 치명상이 될 수 있었으니까.

“그래도 잡았으니 다행이지.”

현무전의 부전주이자 5성 절정 검사인 최정훈 또한 안도의 표정을 짓고 있는 건 매한가지였다.

애초에 그들만으로 5성 보스인 팬더마우스를 잡는 건 무리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보스를 잡으려면 같은 등급의 초인들이 세 명은 필요하다.

하지만 이들 세 명 중에 5성 초인은 최정훈밖에 없었다.

이연화는 4성 최상급이었고, 김재현은 4성 중급이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5성 보스를 사냥해 냈다.

그만큼 그들의 실력이 등급에 비해 뛰어나다는 사실을 반증했다.

“부전주님, 어서 돌아가도록 해요.”

“보스를 잡았지만 북쪽 정문이 어떻게 되었을지 걱정됩니다.”

이연화와 김재현은 최정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알겠네. 빨리 가도록 하지.”

최정훈도 그들의 말에 동의했다.

비록 5성 보스를 잡았지만 가문을 습격하고 있는 마수들은 아직 남아 있을 테니까.

그리고 팬더마우스와 싸우던 중 북쪽 정문에서 굉음이 울려 퍼지는 소리를 듣기도 했었다.

어떤 상황일지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최정훈 일행은 5성 보스 천둥쥐 팬더마우스를 쓰러트린 후 나온 전리품들을 챙기고 북쪽 정문으로 향했다.

어서 빨리 보스를 잡았다는 사실을 현무검대원들에게 알려 주고 싶었다.

사기를 고조시킬 수 있을 테니까.

* * *

잠시 후 최정훈 일행은 가문으로 들어가는 북쪽 정문에 도착했다.

“…….”

그들은 눈앞에 펼쳐져 있는 광경을 아무 말 없이 바라봤다.

지면에 수도 없이 널려 있는 개미를 닮은 마수들.

그리고 두꺼운 생체 장갑으로 몸을 감싸고 있는 5미터 길이의 거대한 개미 보스 한 마리가 지면에 쓰러져 있었다.

그 위에 장수풍뎅이를 닮은 거대한 마수 하나와 신유현이 헤비 아머 앤트를 밟고 승리의 포효를 지르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슈아아아아악!

때마침 그들의 눈앞에 하늘 위 구름 속에서 흑마력으로 이루어진,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대검 하나가 떨어져 내려오고 있었다.

너비 5미터, 길이는 30미터나 될 정도로 어마어마한 크기였다.

그랜드 다크 세이버.

슈브의 6서클 공격 마법이었다.

흑마력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검을 상대에게 처박아 버린다.

그 공격을 레드 제너럴 앤트를 향해 날린 찰나에 최정훈 일행이 도착한 것이다.

쿠콰콰콰콰콰콰콰쾅!

이윽고 어마어마한 굉음과 함께 그랜드 다크 세이버는 레드 제너럴 앤트를 지면에 처박았다.

그러자 공기를 뒤흔드는 듯한 충격파가 터져 나오면서 흙먼지가 수십 미터 넘게 치솟아 올랐다.

그 엄청난 위력의 전투 앞에 최정훈 일행은 할 말을 잃은 채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자신들이 잡은 5성 보스 천둥쥐 팬더마우스를 바라봤다.

천둥쥐 팬더마우스를 잡으려면 5성 초인들이라고도 고전을 면치 못할 터.

하지만 눈앞에 쓰러져 있는 수백 마리가 넘는 4성 마수들과 5미터 크기의 4성 보스 헤비 아머 앤트.

거기에 방금 전 떨어진, 마력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검.

그것들에 비한다면 1미터 크기밖에 되지 않는 5성 보스 천둥쥐 팬더마우스는 그냥 하찮고 귀여운 쥐새끼에 지나지 않았다.

살아 있을 때나 전격을 내뿜고 위협적이었지, 지금처럼 죽고 나서는 그저 크기가 좀 큰 쥐새끼일 뿐이었다.

그 때문에 천둥쥐 팬더마우스는 초라해 보였다.

“부전주님, 오셨습니까?”

그때 최정훈 일행이 온 것을 발견한 신유현이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신유현이 말을 걸자 최정훈은 슬며시 천둥쥐 팬더마우스를 등 뒤로 치웠다.

“네, 전주님도 와 계셨군요.”

“지하 수련장에서 올라와 보니 마수들이 습격을 해 왔다고 해서 급히 날아왔습니다.

“다행히 이시아 비서가 늦지 않게 전했나 보군요.”

“네.”

신유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최정훈이 이시아를 자신에게 보냈을 터.

그리고 이시아는 뒤늦게 전투에 합류한 후 쉬고 있는 중이었다.

신유현이 케이론을 소환해서 먼저 타고 날아왔으니까.

갑자기 5미터 크기의 케이론이 나타나자 이시아는 엄청나게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 때문에 신유현은 놀라고 있는 이시아를 뒤에 남겨 두고 먼저 북쪽 정문으로 온 것이다.

“그나저나 굉장하네요.”

최정훈은 전방을 바라봤다.

북쪽 정문 앞은 완전히 초토화가 되어 있었다.

한때는 녹색 나무가 우거진 숲이었지만 지금은 재정관리부장 김재현의 머리숱처럼 허허벌판이 되어 있었으니까.

그뿐만이 아니었다.

“저 여성이 우리를 도와준 겁니까? 엄청난 능력을 가진 네크로맨서인가 보군요.”

최정훈은 하늘에서 천천히 내려오고 있는 슈브를 올려다봤다.

아직 멀어서 자세히는 보이지 않았지만 상당한 미모의 소유자라는 건 알 수 있었다. 그녀의 금빛 머리카락이 찬찬하게 빛나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지금 지상에는 200마리에 달하는 스켈레톤 솔저들과 거대한 장수풍뎅이를 닮은 케이론이 있었다.

최정훈은 하늘에서 천천히 내려오고 있는 슈브가 자신들을 도와준 네크로맨서라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런 그에게 신유현은 한마디 했다.

“아뇨. 네크로맨서는 전데요.”

“예?”

그 말에 최정훈뿐만 아니라 이연화와 김재현도 놀란 눈으로 신유현을 바라봤다.

“무슨 농담도…….”

최정훈은 자기도 모르게 식은땀이 났다. 파천검가의 직계이자, 현무전의 전주라는 인물이 네크로맨서라니?

그리고 이곳에서 마수들을 막아 낸 네크로맨서가 상당한 실력자라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스켈레톤 솔저들과 케이론만 봐도 범상치 않았으니까.

거기다 방금 전 5성 보스를 쓰러트리기 위해 거대한 검을 소환한 것만 봐도 헉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전부 제 소환수들이죠.”

신유현은 놀란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최정훈 일행들을 향해 웃으며 팔을 들어 보였다.

덜그럭덜그럭.

그런 신유현의 등 뒤로 수많은 스켈레톤 솔저들이 오와 열을 맞추며 도열했다.

부우웅.

그리고 케이론이 날아와 신유현의 옆에 날아와 앉았다.

“마스터! 저 왔어영!”

뀨!

거기다 머리 위에 까망이를 올린 디아도 호다닥 뛰어와서 신유현 옆에 찰싹 달라붙었다.

“이, 이 아이도 소환수입니까?”

“네.”

놀란 표정으로 반문하는 최정훈에게 신유현은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고양이 귀와 꼬리를 가진 디아는 인간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스터, 적을 섬멸하고 왔어요.”

마지막으로 거대한 검과 함께 레드 제너럴 앤트를 지면에 때려 박아 넣은 슈브가 하늘에서 내려왔다.

“허…….”

가까이서 슈브를 바라본 최정훈은 흠칫 놀랐다. 인간으로 생각되지 않는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었으니까.

아니, 사실 인간이 아니긴 했다.

신유현의 옆에 살포시 내려와 팔짱을 끼고 있는 슈브의 머리에는 산양에 가까운 뿔이 솟아나 있었고, 허리에는 검은 깃털 날개가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은…….

“아, 악…….”

“그녀도 제 소환수입니다.”

신유현은 옆에서 놀란 표정으로 말하려던 김재현의 말을 잘랐다.

그 행동에 슈브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신유현의 팔을 더욱더 안으로 당겼다.

“그, 그렇습니까? 허허허.”

김재현은 어색하게 헛웃음을 흘리며 이마에서 흐르는 땀을 닦았다.

하지만 김재현뿐만이 아니었다.

이곳에 있는 모든 현무전의 초인들과, 뒤늦게 합류한 이시아, 그리고 신철호도 같은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네크로맨서의 소환수 중에서 디아나 슈브 같은 존재가 있었던가…… 라고.

그런 그들에게 슈브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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