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59화
콰아아아앙!
케이론의 뿔과 데시카타 맨티스의 앞다리가 부딪치면서 굉음과 함께 충격파가 터져 나왔다.
콰가가가가가각!
그뿐만이 아니라 서로 맞닿아 있는 부분에서 맹렬한 기세로 불꽃이 튀어 올랐다.
그 상태로 케이론과 데시카타 맨티스는 잠시 힘을 겨뤘다.
하지만 체인처럼 회전하는 앞다리를 교차해서 케이론의 뿔을 막고 있는 데시카타 맨티스가 점점 밀리기 시작했다.
드릴처럼 회전하는 케이론의 뿔이 교차한 앞다리를 뚫고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쉬에에에엑!
결국 데시카타 맨티스는 지면에 다리를 꼿꼿이 세우고 날개를 활짝 펼치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부우우우웅!
데시카타 맨티스가 날갯짓을 시작하자 흙먼지들이 주변에 피어올랐다.
그리고 데시카타 맨티스의 거구가 조금씩 떠오르는 순간.
달깍.
케이론도 등껍질을 들어 올리며 날개를 꺼냈다.
부우우우웅!
진동하듯 떨리는 케이론의 날갯짓.
케이론이 날개를 꺼낸 이유는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였다.
파킹!
순간 데시카타 맨티스의 앞다리가 좌우로 활짝 열리면서 가슴이 드러났다.
푸욱! 콰드드드득!
키에에에에에에에엑!
순식간에 케이론의 뿔은 데시카타 맨티스의 가슴속으로 파고들었다.
초록색 체액이 사방으로 튀면서 데시카타 맨티스는 비명 같은 괴성을 길게 내질렀다.
부웅!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케이론은 뿔을 치켜올리며 데시카타 맨티스를 내던져 버렸다.
속수무책으로 10미터 이상 공중으로 날아간 데시카타 맨티스.
그리고 이내 배를 까뒤집으면서 지면으로 떨어져 내렸다.
쿠우웅!
덩치가 워낙 컸기에 데시카타 맨티스가 지면에 떨어지자 굉음과 함께 작은 크레이터가 생겨났다.
키, 키이익.
하지만 아직 데시카타 맨티스의 숨은 끊어지지 않았다.
그것을 본 케이론은 다시 날갯짓을 시작하면서 지면을 박찼다.
부우웅!
그러자 케이론의 거구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게 아닌가.
그렇게 공중에 떠오른 케이론은 붉은 달 아래에서 거대한 날개를 펄럭이며 지면에 있는 데시카타 맨티스를 내려다봤다.
잠시 후.
쌔애애액!
케이론은 드릴처럼 회전하는 뿔을 앞세우고 데시카타 맨티스를 향해 급격한 경사를 그리며 낙하했다.
고유 스킬, 충각돌진을 시전하면서.
쉬에에엑!
그 순간 곧 숨이 넘어갈 것처럼 빌빌거리던 데시카타 맨티스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게 아닌가?
그리고 다시 한 번 앞다리를 교차시켰다.
그 순간.
키이이이이잉!
톱니뿐만 아니라 앞다리 전체가 격렬하게 진동하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파아앙!
그러자 데시카타 맨티스의 앞다리에서 초진동파가 발생하면서 케이론을 향해 쏘아졌다.
그 직후 케이론의 거구가 데시카타 맨티스의 위로 떨어져 내렸다.
콰아아아앙!
어마어마한 굉음과 함께 충격파가 사방으로 터져 나갔다.
지진이 난 것처럼 제대로 서 있지 못할 정도로 땅이 흔들렸고, 공기가 진동했다. 그리고 케이론과 데시카타 맨티스의 중심으로 크레이터가 생기면서 흙먼지가 치솟아 올랐다.
푸스스스.
잠시 후 치솟아 오른 흙먼지가 가라앉기 시작하면서 케이론과 데시카타 맨티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곳에 붉은 달빛 아래에서 데시카타 맨티스를 발밑에 두고 뿔을 치켜올리고 있는 케이론이 있었다.
그리고 신유현의 눈앞에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당신의 소환수 케이론이 3성 보스 마수 데시카타 맨티스를 처치하였습니다. 보상으로 3성 마정석과 30 소울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 * *
데시카타 맨티스를 처리한 이후, 나머지 로얄 맨티스들은 스켈레톤 솔저들이 처리를 완료했다.
그러자 3성 던전 맨티스 포레스트를 공략했다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3성 던전 맨티스 포레스트를 공략했습니다. 최초 공략 보상으로 매직 등급 민첩의 책을 획득합니다.]
‘민첩의 책?’
신유현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민첩의 책은 능력치를 랜덤으로 상승시켜 준다. 민첩 수치를 최소 1에서 최대 3까지 랜덤으로 상승시킬 수 있는 것이다.
단, 그건 3성일 때 기준이었다. 신유현이 손에 넣은 민첩의 책은 등급이 3성에 해당하는 매직급이었으니까.
4성일 때 매직 등급 민첩의 책을 사용하면 효율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아마 1 포인트도 올리지 못할 터.
‘나쁘진 않네. 이왕이면 차크라 책이나 지배력의 책이었으면 더 좋았을 테지만.’
하지만 지금 신유현은 3성이었기에 효율이 좋았다.
그리고 능력치를 상승시켜 주는 책들의 종류는 다양하기에 당연히 차크라나 지배력의 책도 존재했다.
만약 둘 중 하나가 나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으리라.
‘일단 챙길 건 다 챙겼고.’
3성 던전을 공략한 후 보상품들을 확인한 신유현은 주변을 둘러봤다.
디아는 까망이와 함께 스켈레톤 솔저들과 놀고 있었다.
‘일단 책부터 먼저 볼까?’
신유현은 보상으로 받은 민첩의 책을 바라보다가 이내 초록색 책장을 펼쳤다.
팟!
그 순간 초록색 빛이 터져 나오면서 신유현을 감쌌다.
[축하합니다. 민첩이 3포인트 상승하였습니다.]
“으음.”
신유현은 전신을 감도는 상쾌함에 몸을 떨었다. 확실히 조금 전보다 몸이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다.
차크라나 지배력이 아니라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신체 능력이 강해지면 그만큼 강체술의 효율이 증가하기에 나쁘지 않았다.
‘그럼…….’
신유현은 눈앞에 널브러져 있는 3성 마수 보스 데시카타 맨티스를 바라봤다.
애초에 신유현의 목적은 보스인 데시카타 맨티스였다.
헤카톤 비틀인 케이론과 융합시키면 언데드 데스워치를 상당히 강화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으니까.
“초진동 스킬을 가져올 수 있으면 좋겠는데.”
언데드 데스워치의 스킬 능력으로 같은 등급 보스 두 마리를 융합시킬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해 봐야 알 수 있었다.
[3성 데스워치 헤카톤 비틀, 케이론에게 데시카타 맨티스를 융합시키겠습니까?]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본 신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헤카톤 비틀 케이론과 데시카타 맨티스를 융합합니다.]
번쩍!
순간 케이론과 데시카타 맨티스에서 하얀빛이 터져 나오면서 하나로 합쳐지기 시작했다.
“빛이다!”
옆에서 놀고 있던 디아가 꺄르륵 웃으며 까망이와 스켈레톤 솔저들을 끌고 신유현이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잠시 후, 빛이 사그라지면서 케이론이 모습을 드러냈다.
[축하합니다. 3성 데스워치 헤카톤 비틀, 케이론의 융합이 성공하였습니다.]
다시 모습을 드러낸 케이론은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기존의 뿔에서 중간 정도 되는 길이의 작은 뿔 두 개가 아래쪽에 생겨났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몸통이 늘씬한 체형으로 변했다.
파워는 그대로였지만, 좀 더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가장 큰 변화가 있었다.
[3성 데스워치 케이론이 고유 스킬, 초진동파를 배웠습니다.]
“초진동파를 배웠다고?”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확인한 신유현은 자기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그렇지 않아도 데시카타 맨티스의 초진동 능력은 탐이 났었다. 초진동은 상당히 강한 스킬 중 하나였으니까.
상대가 방어력이 엄청나게 높은 헤카톤 비틀인 케이론이었으니 버텼지, 일반 초인 헌터들이 상대였으면 고전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이제 어느 정도 준비가 끝났군.’
신유현은 턱을 쓰다듬었다.
최근 언데드 데스워치를 만들고, 능력치를 올린 이유는 단 하나였다.
‘인천 마수 상륙 사건.’
인천 앞바다에서 일어날 던전 스탬피드를 막는 일이었다.
[상태창]
이름: 신유현
종족: 인간
나이: 20세
업적 칭호: 불사왕의 계승자
초인 등급: 3성
고유 특성: 프나코틱 바이블(EX), 불사왕의 가호(SSS), 지배력 강화(SSS)
고유 스킬: 차크라 연공법(SSS), 리미트 마나 오버 드라이브(S)
일반 스킬: 상세 보기
능력치:
근력 45 민첩 44
체력 43 정신 100
차크라 60 지배력 42
소울 포인트: 130
‘흠.’
신유현은 만족스러운 미소로 상태창을 바라봤다.
지난 일주일간 폐관 수련을 한 덕분에 평균적으로 근력, 민첩, 체력이 3포인트 정도씩 올랐다.
거기에 민첩은 책을 먹고 나서 44포인트가 되었으며, 지배력은 아쉽지만 1포인트 오른 42가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앞으로 1포인트. 차크라를 올리면 4성이 될 수 있어.’
본래 차크라는 56포인트였지만 마나하트를 섭취하고 나서 무려 4포인트 오른 60이 되었다.
이제 61 포인트가 되면 4성이 될 수 있는 상황.
‘소울 포인트가 부족하군.’
차크라 1포인트를 올리려면 소울 포인트가 무려 200이나 필요했다.
뼈 강화를 찍지 않았다면 4성이 될 수 있었겠지만, 경매장에서 마나하트를 구할 줄 어떻게 알았겠는가?
그리고 뼈 강화를 한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
덕분에 이천우 패거리들을 제압했으며, 맨티스 포레스트를 편안하게 공략을 완료했으니까.
그리고 인천 던전 스탬피드를 막으려면 스켈레톤 솔저들도 어느 정도 강해질 필요가 있었다.
‘스켈레톤 솔저들의 보충도 완료했지.’
현재 스켈레톤 솔저들의 숫자는 약 50마리 정도 되었다.
이 정도면 충분했다.
나머지는 인천 던전 스탬피드에서 등장한 마수들을 처치한 후, 부족한 스켈레톤 솔저들을 강제징집을 하면 되는 일이었으니까.
“그럼 가 볼까?”
“넹!”
3성 던전 맨티스 포레스트에서 할 일을 모두 마친 신유현은 디아와 까망이를 데리고 몸을 돌렸다.
그로부터 며칠 뒤, 천월검문의 차남인 이천우가 던전에서 실종되었다는 소식이 언론에 잠깐 보도되고 지나갔다.
* * *
신유현이 3성 던전 맨티스 포레스트에서 돌아온 지 며칠이 지났다.
인천 앞바다에 마수들이 상륙하는 던전 스탬피드가 일어나는 날이 다가온 것이다.
“언제쯤 오려나?”
자정이 다 되어 가는 시각.
신유현은 하얀 달빛 아래에 펼쳐져 있는 인천 앞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디아와 까망이의 도움을 받아 그림자 은신술을 활용해서 가문을 몰래 빠져나온 것이다.
인천 앞바다에서 스탬피드 현상이 일어난다는 사실은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말해 봤자 믿어 주지도 않을 테고, 무엇보다 어떻게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건지 말하기가 난감했으니까.
그리고 애초에 신유현은 혼자 인천 앞바다에서 나타날 마수들을 독식할 생각이었다.
‘소울 포인트를 뺏길 수 없지.’
마수들로부터 소울 포인트를 획득하려면 신유현 자신이나 혹은 소환수인 언데드들로 처치를 해야 했다.
그래서 언데드 데스워치인 헤카톤 비틀 케이론과 스켈레톤 솔저들을 강화하며 준비를 한 것이다.
‘예상대로 아무도 없군.’
신유현은 해안가 주변을 둘러봤다.
밤늦은 시간이긴 했지만, 해안가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옛날에는 사람들이 살았던 적이 있었지만, 수십 년 전 던전 게이트가 등장한 이후부터 해안가는 위험지역이 되었다.
바닷속 심해에서 발생하는 던전 게이트들 때문에.
이번 인천 마수 상륙 사건도 심해에서 발생한 던전 게이트를 공략하지 못해서 생긴 일이었다.
심해에서 생겨난 던전 게이트는 발생 사실조차 알 수 없었고 사실상 공략도 불가능했으니까.
아무리 초인들이라고 해도 수심 수백 미터까지 잠수를 할 수 없으니 말이다.
쏴아아아.
그렇게 파도가 넘실거리는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을 때 큰 물결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물결 속에서 마수들이 머리를 불쑥 내밀며 걸어오고 있었다.
그러자 신유현은 입꼬리를 치켜올리며 웃었다.
마치 소울 포인트가 자신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것처럼 보였으니까.
“다 먹어 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