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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57화 (57/258)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57화

사방에 퍼진 채로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하는 다섯 명의 이천우 패거리들.

그들은 모두 천월검문 소속으로 이천우에게 붙은 측근들이었다.

“곱게 죽을 생각은 마라.”

“내 검술 실험용으로 삼아 주마.”

그들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신유현을 향해 다가갔다.

자신들은 총 다섯 명이고, 신유현은 혼자였으니까.

그런데 신유현 뒤에 웬 꼬마 하나가 숨어 있는 게 아닌가.

“도련님, 애새끼가 하나 있는데요?”

이천우의 오른팔과 왼팔인 이영수와 강대영은 뜻밖의 상황에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 말에 이천우는 인상을 팍 썼다.

“뭐? 야, 강대영이. 신유현 저 새끼 혼자라며? 그런데 왜 애새끼가 하나 더 있어?”

“아니, 그게 던전에 혼자 들어가는 걸 제가 진짜 봤거든요? 그때는 확실히 혼자였습니다.”

“야, 이 새끼야. 그럼 저 애새끼는 뭔데? 어디서 튀어나온 건데? 하늘에서 뚝 떨어졌냐, 아니면 땅에서 솟아났냐? 이 새끼 이거 일 똑바로 안 하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이천우는 신유현의 감시와 미행을 맡았던 강대영의 정강이를 발로 후려쳤다.

퍽! 퍽!

“으윽!”

조인트를 까이자 강대영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이영수는 이천우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떻게 할까요?”

“X발!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한번 시작을 했으면 끝을 봐야지. 어중간하게 일 처리했다가 X되면 네가 책임질 거야?”

이천우는 신경질을 내며 소리쳤다.

그러자 이영수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답했다.

“아, 알겠습니다.”

이미 그들은 신유현을 처리해 버리기로 마음을 굳힌 상황.

그리고 예상외의 상황이 발생했지만 개의치 않는 모양이었다.

요즘 시대에 던전 마수들에게 사람이 죽는 일은 흔했으니까.

설령 어린아이라고 해도.

“쓰레기 놈들.”

그들의 대화에 신유현은 차가운 눈으로 이천우 패거리들을 노려봤다.

아직 그들은 디아의 고양이 귀와 꼬리를 보지 못했기에 소환수라는 사실을 몰랐다.

그런데도 설마 디아에게까지 손을 대려고 할 줄이야.

“쓰레기는 네놈이고 무능한 새끼야. 네놈은 쳐 죽여 버리고, 저 여자애는 나무에 묶어 두면 되겠지.”

던전 안에 묶은 채로 놔둔다는 말은 마수들의 먹이로 내던지겠다는 소리였다.

그렇게 자기 멋대로 디아의 처분까지 결정한 이천우는 신유현을 향해 손짓했다.

“날 화나게 한 걸 후회해라.”

이천우의 손짓에 패거리들이 다시 신유현을 향해 다가갔다.

그 순간.

“후회는 네놈들이 하게 될 거다.”

신유현의 뒤쪽에서 푸른빛의 무언가가 솟아오르는 게 아닌가?

어두운 그림자 바닥 속에서 푸른 귀기와 같은 안광을 피워 올리며 스켈레톤 솔저 다섯 기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까망이의 그림자 공간 속에 보관하고 있던 스켈레톤 솔저들을 불러낸 것이다.

“뭐, 뭐야?”

“갑자기 왜 스켈레톤 솔저가……?”

“주변에 네크로맨서가 있나?”

갑작스러운 상황에 이천우 패거리들은 당황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그러다가 이내 그들의 시선은 디아에게로 향했다.

“설마 저 아이가?”

“저 나이에 스켈레톤 솔저들을 부릴 수 있다고?”

그들은 놀란 표정을 디아를 바라봤다.

아무리 네크로맨서가 직업들 중에서 천대를 받는다 해도 디아의 나이에 스켈레톤 솔저들을 부릴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재능이 있다는 소리였으니까.

하지만 그런 그들을 향해 신유현은 피식 비웃음을 흘렸다.

“지랄들 한다. 얘는 내 소환수야.”

그렇게 말한 신유현은 디아의 머리 위에 손을 얹으며 고양이 귀를 쓰다듬었다.

갸르륵.

신유현의 손길에 디아는 고롱고롱한 표정을 지었으며, 이천우 패거리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

“뭐야? 저 여자애가 소환수라고?”

“그럼 스켈레톤 솔저들은?”

잠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해 혼란스러워하던 이천우 패거리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신유현을 바라봤다.

“설마 네가?”

“저놈이 네크로맨서였다고?”

“검사 아니었어?”

“뭐야,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예상치 못한 상황이 연이어 일어나자 이천우 패거리들은 혼란스러워했다.

“에이, 씨! 야, 이 멍청한 새끼들아! 정신 안 차려? 저 자식이 네크로맨서든 뭐든 뭔 상관이야?”

이천우는 흔들리지 않았다.

어떻게든 신유현만 조지면 되는 일이었으니까.

“마, 맞아.”

“네크로맨서라고 해도 상관이 없지.”

“네크로맨서는 쓰레기니까.”

이천우의 외침에 패거리들은 정신을 차렸다.

신유현이 네크로맨서라는 사실을 다들 눈치챈 상황.

하지만 이천우 패거리들은 천월검문의 3성 초인들이었다.

스켈레톤 솔저들 따위는 여유롭게 씹어 먹을 수 있었다.

“파천검가의 직계 놈이 네크로맨서였을 줄이야. 근데 그래서 뭐 어쩌라고? 설마 해골 따위로 우리를 상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거냐?”

이천우는 비웃음을 흘리며 신유현을 바라봤다.

신유현이 네크로맨서라는 사실은 놀랍긴 했지만 단지 그뿐이었다.

스켈레톤 솔저는 초인들의 상대가 아니었으니까.

“산산조각을 내 주마.”

“어딜 감히 해골 따위가!”

이천우의 말에 정신을 차린 패거리들은 자신만만하게 강체술을 발동하며 스켈레톤 솔저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실력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스켈레톤 솔저 따위는 그냥 검을 휘두르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부숴 버릴 수 있는 약골이었으니까.

그런데.

까앙! 콰가가각!

“어? 뭐야?”

“아니, 이걸 막는다고?”

스켈레톤 솔저들을 향해 공격을 시작한 이천우 패거리들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어렸다.

예상과 달리 스켈레톤 솔저들이 그들의 공격을 막으며 버텼기 때문이다.

‘잘 싸우네.’

그 모습을 본 신유현은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골격 강화를 4단계까지 하고, 그동안 빡세게 검술 훈련을 시킨 보람이 있었다.

거기다 지난번 3성 던전 멸망한 도시에서 신유현은 3성 마수 크롤러들을 소재로 스켈레톤 솔저들을 보충해 놓았다.

그 덕분에 현재 스켈레톤 솔저들은 3성급인 상황.

그 덕분에 스켈레톤 솔저들은 이천우 패거리들의 공격을 막아 내거나 피하면서 반격까지 했다.

“이게 감히!”

“뼈다귀 주제에 개겨?”

쓰레기라고 생각했던 스켈레톤 솔저들이 예상외로 잘 버티며 싸우자, 이천우 패거리들은 악에 받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이천우는 스켈레톤 솔저들을 상대로 애를 먹는 패거리들을 향해 기가 막힌다는 표정으로 소리쳤다.

“야, 이 등신 새끼들아! 어떻게 뼈다귀 새끼들보다 못하냐. 내가 이런 놈들을 데리고 다녔다니 기가 찬다, 기가 차.”

이천우가 혀를 차면서 말하자 악에 받친 패거리들은 이를 악물며 전력을 내기 시작했다.

어마어마한 기세로 오러를 피워 올리며 천월검문의 상승 검법 중 하나인 월광검을 펼치기 시작한 것이다.

콰직! 콰가가가각!

그렇게 이천우 패거리들이 전력을 내기 시작하자 스켈레톤 솔저들은 점점 밀렸다.

애초에 스켈레톤 솔저들이 천월검문의 검사들을 일대일로 상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이 정도 버텨 주었으면 오히려 잘 싸운 편이었다.

콰직! 콰드득!

얼마 지나지 않아 신유현이 불러낸 스켈레톤 솔저 다섯 마리는 산산조각이 나면서 하얀 재가 되어 사라졌다.

“어딜 해골 따위가 깝쳐.”

“그러게 어차피 뒈질 거 그냥 곱게 처뒈질 것이지 개기긴 왜 개겨서, 썅!”

“뒤지게 처맞아야지, X발 새끼가.”

스켈레톤 솔저를 각자 한 마리씩 처리한 이천우 패거리들은 신유현을 죽일듯이 노려보며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스켈레톤 솔저들을 상대로 애를 먹는 바람에 이천우에게 욕을 먹었으니까.

거기다 예상외로 스켈레톤 솔저들이 강한 데다가 한 번씩 허를 찌르며 공격을 해 오는 탓에 기겁한 적도 있었다.

“넌 이제 뒈졌다.”

“손가락을 자르고 팔다리는 부러뜨려 주마.”

“야, 그 정도로 되겠냐? 죽을 때까지 분근착골시켜야지.”

“맞네. 이런 새끼는 분근착골로 조져야지.”

그들은 살기등등한 눈빛으로 신유현을 노려봤다.

그리고 그들의 말에 신유현은 마음이 차갑게 식어 감을 느꼈다.

“분근착골이라…….”

분근착골(分筋錯骨).

마나를 기혈에 주입해서 근력과 골격을 뒤틀리게 만드는 현상.

그때의 고통은 마치 몸 안을 굵은 바늘로 찌르고 불로 태우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살려 달라고 몸부림치다가 결국 폐인이 되고 마는 악랄한 고문법이었다.

그런데 그런 악랄한 고문을 신유현이 죽을 때까지 하겠다고 하는 게 아닌가?

“아직 끝이 아니다.”

신유현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천우 패거리 놈들이 구제할 길이 없는 쓰레기라는 걸 확실하게 느꼈기 때문이다.

“끝이 아니면?”

“네가 뭘 어쩔 건데? 쓰레기 새끼야.”

이천우 패거리들은 비웃음을 흘리며 신유현을 바라봤다.

신유현이 준비한 회심의 한 수였던 스켈레톤 솔저들도 자신들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더 이상 뭘 하겠다는 걸까?

딱.

하지만 신유현은 말없이 손가락을 한 번 튕겼을 뿐이었다.

뀨!

그러자 어디선가 귀여운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게 아닌가.

스스슥.

그뿐만이 아니라 신유현의 등 뒤로 길게 늘어선 그림자 속에서 스켈레톤 솔저들이 또다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하, 또 뼈다귀들이냐?”

“스켈레톤 따위는 우리 상대가 아니…….”

또다시 드러나는 스켈레톤 솔저들의 모습에 비웃음을 흘리던 이천우 패거리들은 말을 끝내지 못하고 멍한 표정을 지었다.

신유현의 등 뒤로 수십 마리가 넘는 스켈레톤 솔저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으니까.

“무슨 미친…….”

“뭐야, 이 숫자?”

“뭐가 이렇게 많아?”

이천우 패거리들은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무언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그런 그들에게 신유현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분근착골이 어쨌다고?”

* * *

“끄아아아아악!”

“꺼억! 끄허어어억!”

숨이 넘어갈 것 같은 비명 소리가 숲을 울렸다.

신유현이 40마리가 넘는 스켈레톤 솔저들을 소환했을 때 상황은 끝이 났다.

아무리 이천우 패거리들이 강하다고 해도 물량 앞에는 장사가 없었으니까.

1인당 2~3마리까진 상대할 수 있다고 해도 7마리까지는 상대할 수 없었다.

“그, 그만. 내가 잘못했어.”

이천우는 입에 게거품을 물며 신유현의 발밑에서 애원했다.

다른 패거리 놈들도 마찬가지.

하지만.

“내가 왜 그래야 하지? 네놈들도 각오한 일 아닌가?”

신유현은 차가운 얼굴로 그들을 내려다봤다.

스켈레톤 솔저들로 그들을 제압한 후, 신유현은 직접 분근착골을 시술했다.

“자, 잘못했어. 용서해 줘! 제발!”

이천우의 애원에도 신유현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네놈들은 날 죽이려고 했다. 그리고 분근착골을 시행하려고 했지.”

“아, 아니 그건……!”

신유현의 말에 이천우는 패거리들을 노려봤다. 그놈들이 괜히 쓸데없는 말을 해서 고통받고 있었으니까.

“내가 아니야! 저놈들이 하려고 한 거지!”

“상황이 반대였어도 그랬을까?”

신유현은 코웃음을 쳤다.

만약 신유현이 이천우 패거리에게 졌더라면?

과연 이천우가 신유현에게 분근착골을 시행하지 않았을까?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분근착골뿐만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자신을 고문하면서 조롱하고 비웃었을 테니까.

“아, 아니야! 살려 줘!”

“끄억! 사, 살려…….”

이천우 패거리들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몸을 기괴하게 뒤틀면서 지렁이처럼 꿈틀거렸다.

“살려 달라는 말이 나오는 걸 보니 아직 멀었군.”

신유현은 이천우 패거리들을 용서할 생각이 없었다.

아니, 그들이 자신에게 하려고 했던 짓을 그대로 돌려주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신유현은 그들을 말없이 지켜봤다.

그들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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