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44화
현무전 지하 훈련장.
그곳에서 신유현은 수련을 하고 있었다.
[성장의 물약 효과로 신체 능력이 빠르게 상승합니다.]
철화단의 습격 사건이 일단락 된 후, 신유현은 성장의 물약을 마시고 현무전의 지하 훈련장에서 일주일간 폐관 수련에 들어갔다.
초인의 육체는 마나의 그릇과도 같다.
육체를 단련하면 마나를 다룰 수 있는 기력을 좀 더 쉽게 올릴 수 있었다.
그렇기에 외공의 수련도 중요했다.
그렇다면 외공을 수련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다름 아닌 실전이었다.
콰가가가각!
“큭!”
양손으로 자신에게 떨어지던 뼈검을 막아 내며 신유현은 신음을 삼켰다.
덜그럭덜그럭.
지금 신유현은 지하 수련장에서 스켈레톤 솔저 하나를 상대로 훈련 중이었다.
‘역시 마나를 사용하지 않으면 힘들구나.’
초인들의 전투는 기본적으로 마나를 사용한 강체술을 바탕으로 한다.
그 덕분에 자신보다 강한 마수들을 상대로 싸울 수 있었다.
특히 신유현의 경우는 신체 능력보다 차크라가 더 높은 편이었다.
그 덕분에 자신보다 훨씬 더 강한 상대와 싸울 수 있지만 마나가 바닥나서 강체술을 유지하지 못하게 된다면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었다.
그 때문에 성장의 물약은 신유현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최소의 훈련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게 해 주니까.
“한 마리 더 추가 할게요~.”
그때 신유현의 옆에서 귀여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검은 머리카락에 고양이 귀를 가진 흑묘족 소녀, 디아였다.
디아는 지하 수련장에 언데드의 기운을 최대한 억누르는 대규모 결계를 치고 신유현이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었다.
뀨~
그리고 까망이도 옆에서 훈련장 바닥을 꼬물꼬물 기어 다니며 혼자 놀고 있었다.
“버, 벌써?”
“넹~.”
질린 표정으로 반문하는 신유현의 말에 디아는 해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 직후 신유현을 상대하던 스켈레톤 솔저 하나가 더 추가됐다.
덜그럭덜그럭.
간소한 뼈갑옷과 뼈검으로 무장한 스켈레톤 솔저들.
스켈레톤 솔저들의 근력, 민첩, 체력은 50이 넘는다.
기본적인 신체 능력만 보면 스켈레톤 솔저 쪽이 신유현보다 더 높았기에 정면으로 맞붙으면 불리했다.
그에 반해 신유현의 신체 능력은 40대였기에 정면 승부는 피하고 기술로 상대하고 있었다.
검술 기량과 실전 경험만큼은 스켈레톤 솔저보다 우위였으니까.
‘문제는 체력이지.’
힘과 속도라면 기술로 커버를 칠 수 있지만 체력만큼은 시간을 끌수록 불리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 때문에 빠르게 스켈레톤 솔저를 제압해야 했다.
그런데 한 마리를 더 추가할 줄이야.
“스파르타구나.”
“원래 훈련은 그런 거 아닌가영? 훈련은 실전처럼! 실전은 훈련처럼!”
뭐지, 군필 여초딩인가?
디아의 말에 신유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렇게 신유현은 두 마리의 스켈레톤 솔저들을 상대로 전투를 벌이기 시작했다.
콰각! 콰가각!
양쪽에서 번갈아 가며 공격을 해 오는 스켈레톤 솔저들의 뼈검을 흘려 내거나 피해 냈다.
확실히 한 마리를 상대할 때보다 부담이 커졌다.
아무래도 두 마리를 상대해야 하다 보니 움직임이 커질 수밖에 없으니까.
하지만 그만큼 신유현의 훈련 효과는 상승 중이었다.
[민첩이 1포인트 상승합니다.]
[체력이 1포인트 상승합니다.]
성장의 물약 효과로 신체 능력치가 상승했다는 시스템 메시지가 떠오르고 있었다.
또한, 이 훈련은 신유현뿐만 아니라 스켈레톤 솔저들에게도 도움이 되었다.
[스켈레톤 솔저의 검술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신유현을 상대하면서 스켈레톤 솔저도 실전 경험을 쌓아 가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스켈레톤 솔저 하나가 경험한 일은 모두가 공유할 수 있었다.
즉, 스켈레톤 솔저 하나에게 검술을 가르치면 다른 개체들도 검술을 쓸 수 있으며, 지금 이렇게 신유현과 대련 중인 스켈레톤 솔저의 실전 경험도 공유할 수 있었다.
‘언데드 작성 스킬이 가지고 있는 군단화의 효과지.’
군단화는 단순히 스켈레톤 솔저들을 규격화할 뿐만 아니라, 경험까지 공유할 수 있는 권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사기적인 능력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해.’
앞으로 약 보름 뒤.
인천 앞바다에서 던전 스탬피드가 일어난다.
이전 삶에서도 당시 파천검가에서 파견할 수 있었던 6명으로 조직된 세 개의 검대와, 다른 가문의 무사들과 헌터들이 출동하고 나서야 진압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 인천공항이 쑥대밭이 되는 건 막지 못했다.
그들이 출동했을 때는 이미 마수들이 인천 앞바다 해변을 가득 메우고 있었으니까.
던전 균열이 바닷속에서 열린 탓에 알아채는 게 늦었던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은 늦은 밤이었기에 인명 피해가 크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숫자 차이가 너무 심해.’
인천 마수 상륙 사건이 일어났을 때 바닷속에서 기어 올라오는 마수들의 숫자는 무려 수백 마리에 달했다.
그에 비해 현재 신유현이 운용할 수 있는 스켈레톤 솔저들의 숫자는 대략 40마리 정도.
스켈레톤 솔저들과 마수들의 등급은 모두 3성으로 그리 차이가 나는 편이 아니었다.
그 때문에 지금 스켈레톤 솔저들만으로 마수들을 상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었다.
신유현은 고유 특성 프나코틱 바이블(EX)에 기록된 고유 스킬, SSS급 언데드 작성을 확인했다.
[언데드 작성(SSS)]
1. 언데드 소환
- 사체를 매개로 다양한 언데드를 소환할 수 있다.
2. 한계 돌파
-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등급에 상관없이 언데드로 사역 가능.
3. 언데드 마스터리
1) 언데드 튜닝
- 상세 항목 확인
2) 언데드 데스워치
- 언데드 개체들을 융합이 가능
- 불사왕 전용 특수 개체
4. 스켈레톤 코어 마스터리
1) 스켈레톤 군단화
2) 군단화시킨 언데드에게 통일된 외형과 능력 부여
3) 스켈레톤 ??(비활성)
- 4성에서 활성화 가능
‘흠. 스켈레톤들을 강화해야겠지.’
고유 스킬 언데드 작성의 항목들을 훑어본 신유현은 언데드 튜닝의 상세 항목을 바라봤다.
언데드 튜닝의 하위 항목에는 스켈레톤 강화 목록이 있었다.
[스켈레톤 강화 목록]
1. 근력 Lv1.
2. 민첩 Lv1.
3. 체력 Lv1.
4. 정신 Lv1.
5. 명중률 증가 Lv1.
6. 뼈 강화 Lv1.
7. 뼈 장비 강화 Lv1.
신유현은 스켈레톤 솔저들을 상대하면서 분할 사고를 발동하여 강화 목록들을 훑어봤다.
각 항목에는 강화 레벨이 붙어 있으며 레벨2가 되기 위해서는 소울 포인트 20이 필요했다.
‘이번에는 소울 포인트를 스켈레톤들에게 투자하는 게 낫겠지.’
지금까지는 자신이 강해지기 위해서 소울 포인트를 능력치에 투자했다.
특히 차크라 위주로.
차크라가 올라야 초인 등급이 올라가고 비활성화되어 있는 스킬들을 해방시킬 수 있으니까.
하지만 인천에서 발생할 스탬피드에 대응하려면 스켈레톤 솔저들이 조금이라도 더 강해질 필요가 있었다.
‘소울 포인트는 이번 스탬피드에서 많이 벌면 되니까.’
신유현은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가능하면 스탬피드로 뛰쳐나온 마수들을 독식할 생각이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나 소환수들로 마수들을 잡아야 했다. 직접 마수들을 잡아야 다크 소울 이터로 흡수해서 소울 포인트를 얻을 수 있으니까.
‘현재 소울 포인트는 150인가.’
스켈레톤의 강화 목록 중 일곱 가지 항목을 레벨 2로 만들거나, 한 가지 항목을 레벨 5까지 찍을 수 있었다.
레벨 2는 소울 포인트 20, 레벨 3은 소울 포인트 30, 레벨 4는 소울 포인트 40, 레벨 5는 소울 포인트 50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뭐부터 올릴까?’
분할 사고로 스켈레톤 솔저 두 마리와 싸우며 고민하던 신유현은 이내 마음을 정했다.
[스켈레톤 솔저의 뼈를 Lv5까지 강화시키셨습니다.]
신유현은 모든 스켈레톤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뼈, 골격부터 강화시켰다.
‘뼈를 강화시키면 전반적으로 강해질 수 있으니 말이야.’
실제로 신유현이 강화를 완료하자 스켈레톤 솔저 두 마리의 움직임이 변했다.
스카가가갓!
조금 전보다 더 기민해진 몸놀림으로 강하게 뼈검을 내려쳐 왔기 때문이다.
‘큭! 한 번에 레벨 5까진 과했나?’
정면에서 내려치는 뼈검을 튕겨 내며 신유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튕겨 내는 충격으로 손목이 시큰거린 탓이다.
강화를 하기 전보다 스켈레톤 솔저들이 확실히 강해졌다는 사실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그뿐만이 아니지.’
스켈레톤 솔저들의 공세에 뒤로 물러난 신유현은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스켈레톤 솔저들을 어떻게 강화시키느냐에 따라 전투 스타일까지 바꿀 수 있었다.
가령 근력 중심이면 파워형으로, 민첩이면 스피드 형으로, 체력이면 탱커형으로 말이다.
그에 따라 무기 또한 장검이나 대검, 혹은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활을 장착해 준다면 스켈레톤들을 활용한 전술의 폭이 넓어질 터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강화된 스켈레톤 솔저들은 동급보다 강하다.
같은 3성이라고 해도 강화 정도에 따라 윗등급인 4성까지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탬피드가 일어나기 전에 던전을 공략해야겠군.’
던전을 공략하고 얻은 소울 포인트로 스켈레톤들을 강화할 생각이었다.
그건 곧 스탬피드를 막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신유현은 언데드 작성 항목 중에서 언데드 데스워치를 바라봤다.
3성이 되었을 때 활성화된 스킬이다.
‘언데드 데스워치도 만들어 두면 도움이 되겠지.’
불사왕 전용 개체, 언데드 데스워치.
다양한 시체들을 융합 및 개조하여 강력한 언데드 1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불사왕 전용 특수 스킬이었다.
그 때문에 핵심 코어가 되는 마수의 시체가 중요했다.
마수의 시체 종류에 따라서 동물형이나 인간형, 곤충형, 슬라임 같은 부정형 형태의 언데드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몇 가지 제한이 있었다.
신유현의 초인 등급과 동등한 마수의 시체로만 융합이 가능하고, 소울 포인트를 소모한다는 사실이었다.
‘이자르의 시체가 아깝긴 하네.’
4성 유니크 보스 마수 이자르.
이자르는 상당히 강력했던 보스 마수였다.
만약 신유현이 4성이 되었을 때, 이자르를 융합한다면 상당히 강력한 언데드 데스워치를 만들어 낼 수 있었을 테니까.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자르는 시체조차 남기지 않고 재가 되어 사라졌다.
‘어떤 시체를 코어로 삼으면 좋을까?’
신유현은 생각에 잠겼다.
인천에서 발생할 던전 스탬피드 사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언데드 데스워치가 있으면 좋을 터.
‘거기가 좋겠군.’
신유현은 속으로 생각하며 작은 미소를 지었다.
언데드 데스워치의 코어 시체로 쓸 만한 보스급 마수가 존재하는 3성 던전 한 곳을 생각해 낸 것이다.
거기다 시기상으로도 딱 맞았다.
폐관 수련을 끝내고 3일 뒤에 나타나는 던전이니까.
‘그러면…….’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한 신유현은 정면을 노려봤다.
남은 건, 일주일 동안 폐관 수련에 전념하는 것뿐.
일주일 동안 스켈레톤 솔저들을 운용한다면 지배력 수치와, 고유 특성 지배력 강화의 숙련도 또한 늘어 날 테니 말이다.
* * *
일주일 후.
신유현은 지하 수련장에서 폐관 수련을 마치고 지상으로 올라왔다.
지상에는 신유현을 기다리고 있는 인물들이 있었다.
현무전의 부전주 최정훈을 필두로 인사부장 이연화, 재정관리부장 김재현이었다.
“수고하셨습니다, 전주님.”
“요즘 얼굴을 보지 못해서 쓸쓸했어요.”
“오랜만에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그들은 각자 인사를 건네며 반가움을 표했다.
그때 신유현은 그들 뒤에 처음 보는 인물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검은색 정장을 입고 있는 20대 중반의 여성.
날카로운 눈매에 안경을 쓰고 있었으며 깐깐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을 본 순간 신유현은 흠칫 놀랐다가 빠르게 표정을 수습했다.
‘이 여자가 왜 여기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