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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37화 (37/258)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37화

“……?!”

그 때문에 이진규는 놀란 표정으로 김현석을 바라봤다.

그 모습에 김현석은 입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며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보였다.

저벅저벅.

그 직후 동굴 바닥을 울리며 누군가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일행들은 긴장한 표정으로 철창으로 가로막혀 있는 입구 너머를 노려봤다.

잠시 후, 어두운 철창 너머로 발자국 소리의 주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전주님……?”

“아니, 전주님이 왜 여기에?”

이대영을 비롯한 검대원들은 하나같이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놀랍게도 그들 앞에 나타난 사람은 다름 아닌 신유현이었기 때문이다.

“설마 저희들을 구하러 오신 겁니까?”

“전주님이 구하러 오시다니!”

“우린 이제 살았어!”

신유현의 등장에 현무검대원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희망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현무전에서 신유현의 주가는 상승하고 있는 중이었다.

아직 1성 초인일 때 혼자서 2성 보스를 쓰러트리고, 주작전의 3성 초인들을 아작 내어 버린 일은 거의 전설이 되다시피 했다.

그래서 사실은 실력을 숨기고 있다가 20살이 되고 나서 실력을 드러내기 시작한 게 아닌가 하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그런데 설마 자신들을 구하기 위해 직접 던전에 찾아올 줄이야!

현무검대원들은 감동한 표정으로 신유현을 바라봤다.

그런 그들에게 신유현은 나직한 목소리로 한마디 했다.

“아니, 나도 잡혀 왔습니다.”

“예?”

그 말에 검대원들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자기도 잡혀 왔다니?

이건 또 무슨 소리란 말인가?

“구하러 왔다니 허튼 생각을 하고 있군.”

“이놈이 과연 구하러 왔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그때 신유현의 등 뒤에 어둠 속에서 키득거리며 비웃는 인물들이 나타났다.

철화단의 초인들이었다.

그그그긍!

“들어가라, 파천검가의 무능한 놈아.”

철화단의 빌런들 중 하나가 방 입구를 막고 있던 철창을 열고 신유현을 방 안으로 밀쳐 넣었다.

그리고 그들은 신유현을 내려다보며 비웃음을 흘렸다.

“이런 놈이 전주라니.”

“파천검가도 갈 때까지 갔군.”

철화단은 숙적과도 같은 파천검가의 동향을 감시하고 있었기에 신유현에 대한 정보도 가지고 있었다.

스무 살이 되도록 기력 개방조차 하지 못한 쓰레기 같은 놈이라고.

그런 주제에 직계라는 이유로 현무전의 전주를 맡고 있다는 사실까지도 말이다.

다만, 아직 신유현에 대한 최신 정보는 모르고 있는 모양이었다.

“지금 이때 푹 쉬어 두는 게 좋을 거다.”

“조만간 지옥이 시작될 테니까.”

“뭐, 이미 한 놈은 지옥을 맛보고 있겠지만.”

신유현을 방 안에 처넣은 철화단의 빌런들은 비웃음을 흘리며 다시 철창으로 방 입구를 막고 떠났다.

하지만 신유현을 추궁하기 위해 다시 찾아올 테지.

파천검가에서 구조대를 언제 보낼 것인지부터 시작해서 신유현이 알고 있는 정보들을 캐내려 들 테니까.

지금은 일단 신유현을 감금해 놓고 간부에게 보고를 하러 갔을 뿐일 것이다.

그렇게 빌런들이 떠나자 현무검대원들과 신유현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감돌았다.

자신들을 구하러 왔을 거라 생각한 신유현이 잡혀 왔다는 사실에 실망감과 함께 어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들에게 신유현은 조용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다들 몸은 괜찮습니까?”

“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습니다.”

신유현의 말에 대장 격인 이대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나마 이대영은 공략대원들 중에서 가장 먼저 표정을 수습한 후 신유현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전주님. 설마 정말로 혼자 오신 겁니까? 구조대는…….”

이대영은 신유현이 혼자 왔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미안하지만 구조대와 함께 오지 않았습니다.”

“아…….”

“그런…….”

신유현의 말에 현무검대원들은 시무룩해졌다. 일말의 희망마저 날아가 버리자 절망감과 무력감이 동시에 찾아온 것이다.

하지만 신유현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대신 부전주님이 함께 오셨죠.”

“예?”

“부전주님이요?”

“역시!”

순간 현무검대원들의 얼굴이 확 밝아졌다.

신유현이 구하러 온 줄 알았던 때보다도 더.

“그리고 저도 그냥 잡혀 온 건 아닙니다.”

신유현은 현무검대원들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빌런들은 실수를 한 가지 했다.

그들은 신유현이 기력 개방도 하지 못한 쓰레기라고 알고 있었기에 봉마석으로 만든 수갑을 채우지 않았던 것이다.

단지 쇠사슬로 손목과 팔을 몸통과 함께 묶어 놓았을 뿐.

“흡!”

뚜둑! 뚜두두두둑!

강체술을 발동하고 팔에 힘을 주자 쇠사슬이 뜯겨 나갔다.

“헛!”

“쇠사슬이…….”

“역시 소문은 사실이었나…….”

그 모습을 본 현무검대원들은 놀란 표정으로 신유현을 바라봤다.

설마 맨몸으로 쇠사슬을 뜯어낼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거기다 철화단이 사용한 쇠사슬은 초인용으로 제작된 것이기에 최소 3성 최하급은 되어야 뜯어낼 수 있었다.

‘좋아. 계획대로군.’

던전에 진입하기 전 신유현은 부전주 최정훈에게 작전을 하나 내놨다.

자신이 베이스캠프를 습격한 놈들에게 자진해서 붙잡혀 들어가기로 말이다.

이유는 놈들에게 붙잡혀 있을 현무검대원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서였다.

‘알아내지 못한다면 못하는 대로 놈들을 제압하면 되고.’

설령 현무검대원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해도 철화단의 빌런들을 제압할 자신이 있었다.

그림자 속에 든든한 조력자들이 대기하고 있었으니까.

바로 귀여운 까망이와 디아가 말이다.

특히 까망이의 몸속에는 스켈레톤 솔저들이 준비하고 있는 상황.

여차하면 스켈레톤 솔저들도 꺼낼 생각이었다.

콰드득!

자유로워진 신유현은 강체술을 발동한 채로 현무검대원들을 속박하고 있던 봉마석 수갑들을 손으로 움켜쥐며 부숴 버렸다.

봉마석은 마나를 봉인하는 특성 때문에 마법이나 기력을 사용하지 못하게 할 뿐, 그리 단단하지 않았다.

강체술만 발동할 수 있으면 간단히 부술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오오.”

“감사합니다!”

봉마석 수갑이 부서져 나가는 모습을 본 현무검대원들은 활기를 띤 표정을 지었다.

그런 그들에게 신유현은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나머지 한 명은 어디에 있습니까?”

* * *

“끄아아아악!”

벽에서 은은한 빛이 흘러나오는 동굴 방 안에서 고통스러운 비명 소리가 터져 나왔다.

작은 공터 같은 동굴 방 중앙에 임시로 가져다 놓은 의자에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사내가 쇠사슬로 묶인 채 강제로 앉혀져 있었다.

“그, 그만!”

사내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흐느끼듯 소리쳤다.

그러자 그 앞에 하얀 의사 가운을 입고 손에는 피 묻은 펜치를 들고 있는 사내 한 명이 히죽 비웃음을 흘리며 한마디 했다.

“버러지 같은 조센징 놈이 시끄럽군.”

파지지직!

순간 사내가 들고 있는 피 묻은 펜치에서 전류가 흐르며 푸른색 스파크가 튀어 오르기 시작했다.

콰득! 파지지지직!

“끄아아아아악!”

섬뜩한 소리와 함께 오른손 네 번째 손톱이 뽑혀 나가자, 의자에 앉아 있던 사내, 현무검대의 3성 최하급 검사인 최승현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질렀다.

손톱이 뽑혀 나가면서 전류에 의한 끔찍한 고통이 전신을 타고 내달렸기 때문이다.

“대체 왜 이러는 거야…… 대체 뭘 원하는 거냐고!”

몸을 부들부들 떨며 최승현은 악에 받쳐 소리쳤다.

눈앞의 하얀 가운을 입은 사내는 아라크네 둥지를 공략하러 온 일행들을 감금해 놓은 동굴 방에서 자신을 이곳으로 데려왔다.

그리고 자신을 의자에 묶은 채, 아무런 질문도 없이 손톱을 네 개째 뽑고 있었던 것이다.

최승현은 눈앞의 사내가 대체 왜 자신을 고문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정보를 원하는 거라면 얼마든지 말하겠다. 이제 그만해 줘.”

최승현은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현무전의 검대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이제 고작 20살밖에 되지 않은 막내였다.

그 때문에 손톱이 네 개나 뽑혀 나가는 끔찍한 고통에 마음이 꺾였다.

파직! 파직!

“히익!”

눈앞에서 튀어 오르는 푸른색 스파크를 본 최승현은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

“하, 하지 마. 아, 아니 제발 하지 말아 주세요.”

최승현은 사내에게 애원하듯 말했다.

그러자 사내는 웃으며 답했다.

“싫은데.”

콰드득! 파지지직!

“끄아아아아아악!”

최승현은 처절한 비명을 내지르며 고통에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대체 왜 내가 이런 고통을 받아야 하지? 내가 뭘 잘못했다고.’

“흐으으.”

억울함과 진저리 나는 고통으로 인한 두려움에 최승현은 눈물을 흘렸다.

그런 그에게 사내는 기분 나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자, 오른손이 끝났으니 이제 왼손을 시작해 볼까? 그다음에는 발톱을 뽑아 주마.”

“뭐?”

사내의 말에 최승현은 머릿속이 하얗게 질렸다. 오른쪽 손톱들이 뽑혀 나간 것만으로도 버티기 힘들었다.

그런데 왼손뿐만 아니라 발톱들까지 뽑겠다니?

“그, 그만. 그냥 죽여 주세요…….”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끔찍한 고문은 절망감을 불러왔다.

결국 최승현은 마음이 완전히 꺾이고 말았다.

이유도 알 수 없는 끔찍한 고문을 계속 받을 바에야 죽는 편이 나았으니까.

하지만.

“그래, 바로 그 표정이야! 정말 참을 수가 없군.”

사내는 붉게 상기된 얼굴로 광소를 터트렸다. 마음이 꺾여 버리고 절망에 물든 희생자들의 표정은 사내를 걷잡을 수 없이 흥분시켰다.

“하지만 아직 부족하지.”

사내는 흥분한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만족하지 못했다.

아직 전희(前戲)에 불과했으니까.

이제 절정으로 향해 갈 때였다.

파츠츠츳!

“히, 히익!”

사내가 들고 있는 펜치에서 푸른 전격이 튀어 오르는 걸 본 최승현은 눈물까지 흘리며 겁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사내는 앞으로 벌어질 일에 흥분한 미소를 지으며 스파크가 튀어 오르는 절연 손잡이로 제작된 펜치를 천천히 최승현을 향해 가져다 대기 시작했다.

그러자 최승현의 얼굴이 사정없이 일그러졌다.

“아, 안…… 끄으으으윽!”

파지지지지지직!

고통으로 물들어 가는 얼굴.

그리고 끔찍한 비명 소리까지.

최승현은 전류가 전신을 뜨겁게 휘몰아치며 내달리는 격통에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 모습을 사내는 흥분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끄으으…….”

잠시 후 최승현의 몸이 축 늘어졌다.

최승현의 몰골은 처참했다.

눈동자는 반쯤 풀려 있었으며, 입가에는 침까지 질질 흘리고 있었으니까.

“벌써 가 버린 건가?”

사내는 절정을 만끽한 것처럼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절망과 고통으로 물든 채 경련하는 최승현을 바라보며 짜릿한 쾌감을 맛본 것이다.

“이걸로 끝났다고 생각하지 마라.”

사내, 철화단의 간부들 중 한 명인 사사키 시로는 유열로 불타는 눈빛으로 최승현을 바라봤다.

그에게 있어 타인의 고통은 참을 수 없는 희열이었다. 타인의 고통을 통해 환희와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아직 본격적으로 고문을 시작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의 성격을 반영한 고유스킬, 세균 창조는 상대에게 다양한 고통을 선사한다.

“흐흐흐.”

그 때문에 사사키 시로는 즐거운 듯 흥분한 웃음을 흘렸다.

자신이 창조한 세균들을 최승현에게 감염시키면 어떤 목소리로 울게 될지 기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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