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장 대통령 표창장(2)(7권) (45/51)

국민배우 강민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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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 장편소설

1장 대통령 표창장(2)

함태웅 대표와 이야기를 하는 자리였다. 범죄, 그놈과의 전쟁이 극장가에서 내려갈 때쯤에는 자신이 다시 해외로 넘어갈 테니, 그 후의 일들에 관련하여서 의논을 나누는 자리였다.

얼마 전에 범죄, 그놈과의 전쟁이 개봉했고, 역시나 손남원과 강민후의 이름이 아깝지 않다는 말이 나오기에, 충분하게도 영화의 관객 수는 500만을 넘어섰다.

초대박이라고 하기는 무색하였지만, 대박이라는 말은 아깝지 않은 결과라고 볼 수 있었다.

“일단은 그럼 시즌 2와 3의 반응을 살펴보고 할리우드에 남을지 말지는 그때 결정…….”

지이잉!

지이잉!

한창 중요한 이야기를 진행 중인데 민후의 휴대폰이 울렸다. 태웅이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종료하려 했으나, 민후도 그만큼의 이름이 있어 바쁜 스타인지라 태웅은 양해를 해주면서 손을 살짝 들어 올렸다.

“괜찮으니까 받아.”

“예, 감사합니다.”

민후는 살짝 고개를 숙이고는 휴대폰을 확인했다. 발신자가 모르는 번호였다. 그는 고개를 갸웃하며 받았다.

“예, 여보세요.”

-청와대 행정팀 팀장 강홍두라고 합니다.

“청와대요?”

“응? 청와대?”

청와대라는 말에 민후도 자신도 모르게 되물었다. 옆에서 담배를 하나 꺼내 물던 태웅도 눈을 휘둥그레 떴다.

태웅은 몸을 벌떡 일으켜 민후의 옆으로 다가와서 휴대폰에 자신도 귀를 가져갔다.

-아직 모르고 계셨나 보네요. 재단 분들도 짓궂으시군요. 혹시 22일 날 시간 괜찮으신가요?

“일단은 무슨 일인지 들어봤으면 좋겠네요.”

청와대에서 연락이 왔다는 것 자체가 민후에게는 무척 생소한 것이었다. 그는 일단은 자신의 스케줄을 말해주는 것보다는 의도를 알고 싶어 했다.

강홍두라는 행정부 팀장이라는 이는 대통령 표창 수여를 민후가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유를 묻자 기부재단이나, 혹은 행복 나눔 재단에서의 추천이 있었다고 의사를 밝혔다.

고작 그 정도로 대통령상을 받을 수 있을까 싶었다. 실상, 남모르게 기부한 사실은 자신과 당사자들만이 알 것이었고 청와대가 알고 있는 민후가 기부한 기부금은 6-8억 정도밖에는 되지 않을 것이다.

굳이 후보에 오른 이유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하다 답은 오래 걸리지 않아 나왔다. 현재 강민후는 월드 스타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은 상황이었다.

세계적으로 뻗어 나가고 있는 배우 중 한 사람이었으며 그런 강민후가 기부 천사로서도 큰 활약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주는 청와대 쪽이나 받은 강민후 쪽이나 이득이 컸다.

더불어서 민후는 알지 못했지만, 인터넷이나 혹은 다양한 곳에서 강민후에 의한 기부로 감사의 인사를 올리는 이들의 숫자가 상당하기도 했다.

인성기가 얼마 전 자신에게 ‘곧 연락이 갈 거야.’라고 했던 말이 불현듯 스쳤다. 아마 후보에 올라 있었다고 최종적으로 확정이 되어 승인이 된 듯싶었다.

민후는 시간과 일정을 들어 보았다. 실제로 민후에게 대통령님께서 직접 표창장을 하사하시지는 않는다고 했다.

서울 시장이 대신할 거라고 하였으며 이번에 기부를 제외하고도 용감한 시민에게 부여되는 대통령 표창장이나 오랜 시간 그 분야에서 장인으로 거듭나 세계로 뻗어 나간 이에 대한 표창장 등도 수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름 아닌 대통령 표창장이었다. 그날 다행히도 뚜렷한 스케줄도 없었고 가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통화를 종료했다. 함태웅 대표도 모든 이야기를 들었기에 작은 감탄을 흘리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오랜 시간 그렇게 남모르게 기부를 하더니, 결국 대통령님 표창장을 받는구만.”

“그렇게 됐네요.”

대한민국의 통수권자로부터 내려온 표창장이었다. 실상 받기는 무척 힘든 상임이 사실이었다. 민후는 작은 웃음을 지었다.

부모님, 혜인, 윤하까지 해서 함께 밴을 타고 시상식 수여를 하는 장소로 이동 중이었다.

어머니와 새아버지는 민후가 대통령 표창장을 받는다는 소식을 듣고 꽤나 놀라셨다. 아직 어린 혜인이도 ‘대통령’이라는 말만 들어도 민후가 받는 상이 결코 가벼운 상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아마 오늘 그 자리에는 기자들도 꽤 와 있을 것으로 추정이 되는 상황이었다.

장소로 도착하자 200여 명 정도 앉아 있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고, 관계자들이 입구에서 안내하고 있었다. 민후를 알아본 이는 단상에 올라가는 곳과 가까운 곳에 그를 안내했다.

그의 뒤쪽으로 가족들이 앉고 옆쪽으로는 민후와 같이 상을 받는 이들이 앉아 있었다. 그중 민후가 가장 얼굴을 잘 알린 사람일 것이다.

하나둘 자리들이 채워지기 시작하였다. 민후는 일정표를 훑어보았다. 특별한 것은 없었다. 국기에 대한 맹세나, 애국가 재창 등을 함으로써 행사를 시작하고, 서울 시장의 축하 말 그 후 곧바로 상장 수여식이 있었으며 상장을 받은 이들의 감사 말도 껴 있었다.

“국기에 대한 맹세”

자리가 전부 채워지고 시간이 1시가 되자 사회자가 시작했다.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모든 인원들이 정중앙의 가장 위쪽에 걸려있는 태극기를 보고는 몸을 일으켜 왼쪽 가슴에 손을 얹었다.

“바로. 애국가 재창이 있겠습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행사는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단, 서울시장의 축하 말이 무척이나 지루하여 많은 사람들이 하품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중고등학교 때 듣는 교장 선생님의 연설과 비슷했다.

축하 말까지 끝난 후에 드디어 상장이 수여되기 시작했다. 오늘 상을 받게 된 이들은 민후를 포함해서 총 여섯 명이었다. 모두가 함께 단상으로 올라갔고, 차례대로 상을 받기 시작했다.

“김인숙. 위 사람은…….”

하나둘 상을 받을 때마다 민후의 차례가 다가오고 있었다. 민후에게도 대통령 표창장은 분명히 값진 것이었고 그도 내심 떨리고 있었다. 곧 민후의 차례가 되었다.

“표창장. 강민후. 위 사람은 수많은 이들을 돕기 위하여 기부, 봉사, 선행을 일삼는 등 수많은 사람에게 모범이 되어……(생략). 대통령 박이인.”

“감사합니다.”

표창장과 상금을 함께 받은 민후에게로 서울 시장의 손이 다가왔다. 악수해준 민후는 빙긋 웃었다. 등 뒤쪽에서 박수 세례와 더불어서 기자들의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것이 느껴졌다.

이내 모든 상장이 수여되고 시장이 한 걸음 물러났다.

한 사람 한 사람 앞으로 나와 감사 말을 전하고 있었다. 민후의 차례가 되었다. 삐뚤어진 넥타이를 한 번 맞춘 민후는 앞으로 다가서 마이크를 잡았다.

오신 분들은 대부분 중년층이나 노인층이 주를 이루었다. 이중 나라의 지원을 받는 이들도 상당할 것이었고, 반대로는 서울을 이끄는 높은 관계자들도 상당할 것이다.

확실한 건 어떤 수상자보다 민후가 가장 이목을 끈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대통령님 표창장을 받을 수 있게 되어 무척이나 기쁩니다. 사실 뭔가를 얻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 순수한 마음의 봉사였는데 이렇게 상을 받으니까 좋기는 하네요.”

민후는 상을 들어 올리며 빙긋 웃었다. 앞쪽의 이들도 작게 웃는 모습이 보였고, 특히나 어머니와 새아버지, 혜인이는 민후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얼마 전 제가 존경하는 선배 배우분 중에 인성기 선배님께서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자신이 10만 원을 벌어 1만 원을 기부했는데, 그 1만 원에 어떠한 이들은 진심으로 행복했고, 어떤 이들은 목숨까지도 부지했다고요. 기부라는 것은 꼭 금액이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그 사람의 마음이 중요한 것이지요. 천 원이든, 만 원이든, 또는 백 원이든 그 사람의 마음이 중요한 것. 그게 정말 기부라고 생각합니다. 모쪼록 이렇게 상을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민후는 꾸벅 고개를 숙여 보였다. 다시 한번 박수 세례가 이어졌다. 곧이어 단상 위의 모든 이들의 감사 인사가 끝이 나고 모두가 단상에서 내려왔다.

단상에서 내려온 후 자잘한 절차가 이어졌다. 곧이어 행사가 끝이 나고 모두가 뿔뿔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민후나 부모님, 윤하의 경우는 이렇게 가족이 전부 모이기도 쉽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에 근처의 멀지 않은 돼지갈빗집으로 향했다.

돼지갈빗집으로 들어오는데 민후의 옆구리에 상장이 끼어 있었다. 그것을 발견한 윤하가 고개를 갸웃했다.

“차에 두고 오지, 왜?”

“응? 아, 나도 모르게.”

“뭘 나도 모르게야. 대통령님 상장이라니까 소중히 모시는 거지.”

민후는 능청스럽게 웃었지만, 어머니는 단숨에 간파해내셨다. 실상 민후는 이 상장이 무척 좋았다. 오랜 시간 동안 조용하게 기부를 한 강민후였다.

물론 이러한 대가를 바란 것은 전혀 아니었다. 단지, 순수한 마음이었다. 그러나 막상, 누군가 자신이 행했던 기부에 대해서 인정을 해주고 했다는 사실에 무척이나 기분이 좋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

더불어서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도 다시 한번 되고 있었다. 자리에 앉아 가족은 식사하기 시작했다. 민후도 함께 식사를 했는데, 고기 한 점을 먹고 상장을 보고 히죽 웃고, 고기 한 점을 먹고 상장을 보고 히죽 웃고 하는 그의 모습 때문에 가족들에게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정작 민후는 무의식적으로 행한 행동이기 때문에 가족들이 왜 웃는지를 몰라서 고개를 갸웃해 보였다.

윤하가 ‘상장 좀 그만 봐. 닳겠어.’라고 말하고서야 민후는 확실시하게 인지할 수 있었다. 민후는 집에 돌아가서도 곧바로 표창장을 액자에 끼워 넣어서 거실의 가장 잘 보이는 윤하와 자신의 결혼사진 옆에 떡하니 걸어놓고는 빙긋 웃으며 ‘멋지구먼.’ 했다.

-배우 강민후 대통령 표창장 수여 받아 (하늘일보 박태민 기자)

배우 강민후가 오늘 1시경에 열린 대통령 표창장 수여식에서 기부와 봉사에 관련하여서 표창장을 받았다.

배우 강민후는 오랜 시간 동안 남모르게 수많은 기부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추정된 그의 기부 액수는 30억 정도라고 알려진 상황이며 자신이 졸업한 한양대학교에는 매년 1억 원 이상을 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배우 강민후는 평소에 아내인 한윤하와 함께 발달장애 센터, 양로원, 고아원 등 다양한 곳에서 봉사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상황이었으며 이번 표창장 수여식에서는 ‘금액은 중요하지 않다.

그 마음이 중요하다.’라는 식의 감사 인사를 남겨 화제가 되었다. 한편, 강민후의 대통령 표창장 수여 소식이 전해지자 한양대학교의 졸업생 중 그를 통한 장학금 지원을 받았다는 이가 글을 제시하여 감사의 글을 남겨 화제가 되고 있으며 강민후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하는 이들의 글이 잇달아 달려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한편 이에 관련한 네티즌들은 ‘강민후, 얼굴도 잘생겼는데 마음씨도 잘생겼다.’ ‘강민후, 매너남이라더니 정말 멋지다. 닮고 싶은 배우다.’ 등등의 의견 호평을 내놓고 있었다. 한편, 배우 강민후는 얼마 전 배우 오연훈과의……(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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