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휴식, 만남의 기간
식객전쟁의 손익분기점은 150만 관객을 돌파하여야 찾게 되는 것이었다. 손익분기점은 모두가 알겠지만, 촬영을 위해서 들인 돈을 뜻하는 것이다. 식객전쟁의 손익분기점은 개봉 후에 가볍게 넘길 수가 있었다. 식객전쟁의 총동원 관객 수는 426만이었다. 실제로 1천만 관객을 몇 번 맞이했던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작은 관객수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1천만 관객은 1년에 수십 개씩 개봉되는 한국 영화 중에서도 나올까 말까 한 작품이다.
또한, 500만 관객만 넘겼어도 그 배우의 인지도와 감독의 명성 상승, 제작사의 이득은 크게 증가한다.
426만 관객 정도면 식객전쟁은 상당히 후한 관객 수를 맞이했다고 할 수 있었다. 실질적으로 영화평론가들과 네티즌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렸다.
원작이 아깝다는 의견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으며 영화평론가들의 반응도 좋지 않은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영화 평론에 해당하는 것이었으며 민후의 평가는 되게 좋은 편에 속했다.
민후가 실제로 요리하였던 장면 등에서 사람들은 수많은 감탄과 박수를 보냈다. 덧붙여서 그의 연기는 좋았고 몰입감을 향상시켰다. 물론 민후는 자신만 좋겠다고 영화 촬영에 몰두한 것은 아니었으며 덧붙여서 의견이 갈린다는 이야기이지 영화가 실패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식객전쟁이 극장에서 내려왔을 때는 어느덧 다시 한해가 마무리되어 가고 있었다. 민후는 현재는 잠시 다음 영화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때로는 배우가 너무나도 숱하게 영화에 나오는 것은 좋지 않았다. 몰입감을 떨어트리기 때문이다. 물론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몰입감을 떨어트리는 부분을 보완할 연기력의 실력파 배우 중 일 년에 한 번 꼴로 작품을 내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민후 개인적인 생각에는 조금 쉬어주면서 찬찬히 작품을 살펴보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한 반년 정도는 적어도 일반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영화나, 드라마 촬영 등은 자제할 예정이었다. 현재까지 그는 순탄한 배우 생활을 걷고 있다.
첫 데뷔 시트콤 논스톱 5. 시청률이 항상 10%를 넘어섰다. 그만의 작품은 아니었으나 그로 인해 변했던 부분도 많았고, 신인상을 안겨주기도 했다.
첫 영화인 42.195㎞. 극 중 유원이를 연기하면서 민후는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았으며 관객들에게 그 감정과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 누구보다도 노력했다고 할 수 있었다.
600만 관객을 넘어섰다. 국내 장애인 영화의 최초였으며 해외에서도 반응이 좋았고, 명실공히 민후를 스타덤에 올린 작품이기도 하다. 세 번째 작품, 식객전쟁. 420만 관객을 넘어섰고, 민후 스스로가 내보인 요리와 그 배역에 대한 열정이 크게 보였던 작품이다. 이 역시 민후의 연기력은 호평을 받았고, 덧붙여서 이 작품과 연관한 기사들이 민후를 ‘노력하는 진짜 배우와 독종 배우로서 인증’을 시켜버렸다.
어느 한 기사가 쓴 글에는 이러한 내용도 있었다.
-배우 강민후 故최강호와 닮아……(제일일보 유민정 기자)
아직도 수많은 사람은 기억하고 있다. 故최강호라는 배우를 말이다. 아직도 故최강호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또렷이 남아 있다. 그가 출연했던 영화, 드라마 다양한 방면에서 그를 찾아볼 수가 있었고, 많은 시청자가 그를 그리워하고 있다. 한편, 그러한 때에 방송 관계자들 사이에서 배우 강민후가 故최강호와 많이 닮았다는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다. 명실공히 故최강호는 살아생전 국민배우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남녀노소 나이 불문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덕이 있는 배우였다. 그의 죽음 뒤에 감춰졌었던 그의 선행과 기부 등에 대한 이야기도 쏟아져 나왔으며 수많은 그를 알고 있던 이들은 ‘누구보다 따뜻했고 좋았던 이’이라고 표현했다. 한편, 그를 닮은 강민후 역시 비슷한 성향을 보이고 있다. 故최강호는 방송 관계자들 사이에서 ‘독종’으로 유명했고, ‘실력과 노력’을 겸비하였다는 것도 잘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한 것처럼 현재 다양한 작품으로 출연하여 사랑받고 있는 배우 강민후 역시 故최강호처럼 ‘독종’, ‘젊은 나이에 실력과 노력 겸비’, ‘예의까지 갖췄다’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에 대해서 소속사 측에서는 강민후의 롤모델은 故최강호였다라고 밝혔다. 또한, 두 사람이 꽤 서로에 대해 각별했던 것으로 안다. 배우 강민후는 故최강호의 그런 부분을 닮게 된 것 같다. 라고 발언하였다. 이에 사람들은 그를 닮은 배우 강민후를 통해……(생략).
어쩌면 당연하게 나올 것을 예상하던 기사이기도 하였다. 최강호는 민후가 되어있었다. 하물며 그 본질을 버리긴 힘들었고, 자신의 본질과 다른 방향을 지향하면서 살았던 것은 아니다.
자신의 방식대로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였고, 그 과정 중 최강호와 자신이 겹쳐 보이는 이들이 나올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었다.
단지, 이것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이 좋은 측이냐, 나쁜 측이냐였다. 아직 한참 목마른 강민후라는 배우가 최고의 국민배우로서 꼽혔던 강호와 닮았었다는 이야기는 어쩌면 그의 팬들에게는 조금 화가 날 수도 있었다.
간혹, 긍정적인 의견을 내지 못하는 이들은 ‘어디에다 비교하는 거야!’라고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함태웅 대표는 위의 일을 좋은 식으로 풀어나갔다.
‘최강호와 강민후는 각별한 사이였고 롤모델이 그였다. 그럼으로써 그와 자신도 모르게 닮았다.’라고 낸 소속사 측 답변으로 나쁜 마음을 먹는 이들은 없었다.
그들도 그를 그리워하고 있었던지라, 그와 친했다는 배우이자 롤모델로 삼았다는 배우인 강민후는 오히려 반감보다는 친숙하게 다가왔다.
그 때문에 이 기사가 난후, 민후의 팬클럽 ‘주군민후’로 기존의 최강호의 팬클럽 인원들이 상당수 가입하기도 하였으며 ‘강민후라는 배우가 있어 주었기에 故최강호라는 배우를 잊지 않을 것 같다. 고맙다.’등의 인사들을 남기는 해프닝까지도 생기기도 하였다.
어쩌면 위의 기사가 소속사의 대응이 긍정적으로 오히려 민후에게 좋게 풀렸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어머, 강민후다!”
“꺄악, 어떻게 너무 잘생겼다.”
“잘생겼어요!”
“감사합니다.”
민후는 어머니의 가게에 왔다. 한적한 시간에 맞춰왔지만 그런데도 가게에는 손님이 들끓었다. 총 가게 면적이 150평 정도 된다. 1층과 2층이 함께 있었으며 덧붙여서 세 명 정도였던 직원들이 여섯 명으로 늘어났다.
그 규모가 확실히 커지고 수입도 크게 증가했으며 손님들은 꾸준히 늘고 있었다. 어머니의 가게는 독특하게도 가게가 확장되고 안정을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진동벨을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즉, 커피나 음료가 만들어지면 여전히 직접 가져다주고 있는 것이며 손님이 나갈 때는 그것을 본 직원 전부가 ‘안녕히 가세요! 감사합니다!’라고 입을 모아 외쳤다.
서비스 차원에서 가게는 독주를 달리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였다. 덧붙여서 가게에 민후가 자주 출몰한다는 소식에 사람들이 몇 번 와봤다가 그 커피 맛에 취하여 단골손님이 되기도 하였다.
“사진 한 장만 같이.”
“네.”
자리에 앉아 있던 손님들이 몰려와 사진 한 장을 요구했다. 직원들은 익숙한 일상을 보듯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일부러 시간이 날 때마다 가게에 들른다.
어머니의 가게를 홍보하기 위함이기도 하였다. 어떠한 이는 블로그에, 어떠한 이는 메신저에 게재할 것이며 한 번쯤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다.
“아들, 밥 먹었어?”
“응, 정수 형이랑 먹고 왔지.”
가게의 안쪽에는 탈의실과 더불어서 직원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있었다. 사람이 가장 비는 시간을 이용하여서 로테이션을 돌려서 한 시간씩 쉬는 거로 알고 있었다.
“카페모카하고 카페라테?”
“크, 역시 엄마가 내 마음을 가장 잘 알아.”
민후는 탈의실로 들어오자마자 누웠다. 어머니의 물음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정수도 들어와 함께 옆에 누웠다.
“여기 올 때마다 느끼지만 뭐랄까, 내 집 같은 편안함? 그 이상이야.”
정말 희한한 일이다. 이곳에 이렇게 누워 있으면 없던 잠도 솔솔 오고는 한다. 더 의아한 건 정수도 그렇다는 것이다. 알 수 없는 마력이 있나 싶다.
민후는 잠시 이곳에서 쉬다 갈 예정이었다. 현재 시각이 4시였다. 그리고 약속된 시간은 7시였다. 7시에 잡힌 약속은 용호상박 모임이었다. 실상, 아직까지 모임에 정식으로 참석한 적은 없었다. 한 달에 한 번꼴로 특별한 일이 없으면 모임이 열리고 참석 가능한 사람은 참석하게 되는 식이었다.
아무래도 모두가 바빴던 인사인지라 그 부분은 이해해주는 것 같았다. 자신이 그 안에 소속되고 얻은 것은 현재는 젊은 인기배우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은 이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 그들과 만나 친분을 쌓게 될 것이고, 어디선가 만나면 앞으로는 서로 웃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될 것이다.
민후와 정수가 마력에 취해 잠이 들어 깼을 때는 6시가 되어있었다. 차를 타고 약속 장소로 이동하였다. 약속장소는 고급 한식집이었다. 1인분의 가격이 만만치 않은 곳이다.
주차장 쪽에는 밴 한 대가 와있었다. 앞서 도착한 이가 누구일까 궁금하였다.
마치 축소형 한옥마을을 보는 것 같은 분위기의 가게였다. 가게의 주위로는 나무와 풀들이 잘 가꿔져 자라나 있었고, 가게로 들어서는 쪽에는 돌담과 더불어서 물레방아와 그 한편으로 생기 있게 헤엄치는 잉어들도 볼 수 있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반듯하고 깔끔한 차림의 직원이 그를 맞이해주었다. 민후를 보자마자 그녀는 작게 웃었다. 크게 놀라지 않는 것을 보니 주로 이곳에서 배우들이 모임을 갖게 되는 것 같았고, 고위급 관직자들도 많이 오는 것 같았다.
여성은 민후를 안내했다. 곧 양옆으로 미는 형식의 문을 열어주면서 들어갈 것을 청했다.
정수는 따로 그녀에게 안내받아 다른 룸으로 이동했다. 아마도 그는 매니저들과 식사를 하게 될 것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한정우가 앉아서 휴대폰을 만지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어어.”
그의 인사에 한정우는 흘끗 보고는 손을 흔들었다. 민후는 곧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 한정우는 용호상박에서도 상당한 실력과 노력을 겸비한 배우였다.
그는 단역으로서 배우의 길을 차츰 걷기 시작했고, 올해 대박을 터뜨렸다. ‘추격하다’라는 영화였다. 연쇄살인마 역할로 그는 열연하였다. 스크린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배우였다. 덧붙여서 그의 연쇄살인마적인 연기는 무척 좋았고 리얼리티가 컸다. 더불어서 그와 함께 출연한 배우는 김윤한이라는 배우였다.
민후가 개인적으로 꼽는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실력파 배우들이 네 사람이 있었다.
김윤한. 범죄의 구성, 재밌는 인생. 그리고 갖은 수많은 단역, 조연 작품 등에 출연하여 열연하였고, 한정우와 함께 추격한다는 영화를 찍음으로써 대단한 인기를 끌어안고 있었고, 덧붙여서 그의 연기력이 대단하다는 평가가 컸다.
민후도 얼마 전 영화를 접하였다. 한정우와 김윤한. 대단했다. 실상 두 사람 모두 이 영화를 통해서 떴다. 스크린에 잘 알려지지 않은 두 배우의 살 떨리는 연기력은 사람들을 끌어 모으기에 충분하였으며 600만 관객을 맞이했다.
실제로 19세 영화가 600만 관객이라면 거의 1,000만 관객을 넘어섰다고 보아도 무방했다. 그만큼 두 사람은 이번 작품 ‘추격하다’로 엄청난 흥행몰이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민후가 잘 알고 있는 이자 교수님이신 ‘임 경우’ 이미 너무나도 많은 인증이 끝난 배우이다. 누구든 손가락에 꼽을 것이다.
손남원. 하드보이로서 대한민국에 ‘군만두’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배우. 수십 년 경력의 베테랑 배우이자 아마도 이 네 사람 중에서 최고로 꼽을 수도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송석우. 데뷔한 지 10년이 되어가는 배우다. 반칙왕, 공동경비 지역, 살인의 회상, 인사동 이발사. 또한 작년 대한민국을 강타하였던 영화 ‘괴물과 그’라는 영화에서 1천만 관객을 넘어섰고, 동네 아저씨 같은 인상이지만 실제 그 연기력만큼은 그 누구보다 대단한 이다.
“선배님, 영화 ‘추격하다’ 정말 잘 봤습니다.”
“그래? 근데 왜 시사회에 안 왔냐?”
민후는 어색함을 날리고 그와 친근해지기 위해 말했다. 그 말을 듣고 잠시 묵묵부답으로 휴대폰을 만지고 있던 한정우가 휴대폰을 탁자 위로 내려놓고는 퉁명스럽게 물었다.
민후는 난감했다. 초대가 되지 않았으니 안 가지 않았겠는가. 덧붙여서 영화 ‘추격하다’의 출연자 중에는 안면이 있던 사람이 없었다.
“장난이야. 잘 봤다니 다행이다. 난 사실 아직도 아쉽거든, 조금 더 실감 나게 잘할 수 있었는데 말이야.”
그는 아쉽다는 투로 말했다. 배우 중 많은 이들이 영화를 촬영하는 동안에는 최선을 다해서 촬영을 가하지만 정작 개봉 후에는 아쉬움을 남기는 이들이 꽤 많았다. 민후도 항시 그랬다. 어떤 영화를 찍고, 이미 극장가에서 모두 내려갔어도 다시 자신이 찍었던 영화를 보면서 ‘아,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고 입맛을 다시고는 한다.
연이어 차츰 다른 배우들이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공지철이 가장 먼저 들어섰다. 공지철은 영화보다는 드라마로 크게 흥했다. 처음 그도 조연으로서의 길을 걸었고 이젠 이름 있는 배우가 되었다. 대표작은 커피 프린스 11호점이 있었다.
그다음으로는 이수정. 대한민국 동안 여배우였다.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멜로드라마로 대한민국을 한 번 뜨겁게 달궜던 적이 있는 여성으로 두터운 여성 팬과 남성 팬들을 소유하고 있었다.
한고수.
도원빈과 함께 대한민국 대표 미남 배우로 얼굴을 알리는 배우였다. 잘생긴 데다 조막만 한 얼굴, 부드러운 눈망울이 여심을 흔들며 연기력 또한 좋은 배우다.
그다음으로 이지원. 이제 겨우 스물 후반의 나이. 그러나 연기 경력은 벌써 10년이 넘었다. 다양한 장르에 도전했던 배우이며 색즉신공이라는 영화를 통해서 인지도를 크게 높였던 바가 있다.
오연훈. 한창 떠오르는 추세의 배우다. 조각 같은 얼굴과 큰 키, 다부진 체격에 슈트가 잘 어울리기도 하는 배우로, 특이점은 그도 민후처럼 논스톱을 통해 얼굴을 알렸던 적이 있는 배우라는 점이다.
현재까지의 대표작은 내 이름은 이삼순이라는 드라마로 시청률 40%를 넘어서는 기변을 토해내어 사람들을 놀라게 한 적이 있다.
소원재. 대한민국을 주름잡는 소간지라고 불리는 남성이다. 키 182㎝에 수구 선수 출신으로 떡 벌어진 어깨와 덧붙여서 남성미 풍기는 얼굴이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고 있으며, 여성팬들도 많지만 남성팬들도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
손혜진. 눈웃음이 아름다운 배우이다. 대한민국 수많은 남성의 이상형으로 꼽히며 연기력도 준수하다.
대표작은 ‘내 머리 안의 지우개’라는 멜로 영화가 있었다.
그 외에도 도원빈과 유승범, 강동훤 역시도 참석하였다.
오늘 참석한 인원이 총 열두 명이다. 이 외에도 수많은 이들이 있었으나 개인적인 사유로 참석하지 못하였다.
VVIP룸이 꽤 찼다. 민후는 일어나서 계속 인사를 해 보이기에 바빴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이 녀석들한테 인사를 하는 날도 오네?’ 하고 생각한다.
이중 상당수가 자신과 안면이 있던 친구들이었다. 전부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며 애석하게도 사람이 모두 같을 수는 없듯이 자신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던 후배도 있다고 할 수 있다.
오연훈. 조금 거만한 배우였다. 한창 떠오르는 추세이고 덧붙여서 내 이름은 이삼순으로 크게 떴다. 물론 반짝스타라고 할 수 있었지만, 차갑고 냉랭하였으며 자신을 최우선으로 아는 이기적인 성향이 강했고 결정적으로 성격이 상당히 좋지 않았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팬들에게는 좋은 이미지의 배우로 이미지 관리를 철저히 하여서 좋게 보였다.
오늘도 어김없이 그는 한마디 한다.
“이야, 식객전쟁- 크, 대단했지……. 너 말고 김하나 씨.”
그는 장난스럽게 실소를 흘렸다. 그와 다르게 정말 민후가 아끼고 이 아이는 아껴주고 싶다고 생각하였던 배우도 있었다. 그건 이지원이였다.
“넌 왜 애를 기죽이려고 그래. 괜찮아, 민후야. 누난 네 작품 정말 재밌게 봤어. 특히 42.195㎞. 진짜 유원이 역할 잘하더라. 알지 모르겠지만 난 뜻도 깊고 정말 좋았어. 우리 친하게 지내자.”
이지원이 악수를 건넸다. 민후는 악수를 공손히 받았다. 활기찬 웃음과 남모를 에너지가 좋았다. 덧붙여서 그녀는 이미지가 무척 좋았다.
그녀와 함께 작업하였던 감독, 배우들은 그녀에게 정말 예쁘고 상냥했던 여배우라고 표현하였다. 그리고 그녀가 ‘뜻깊었어.’라고 말하는 이유는 4남매 중 장녀인 그녀의 동생 중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동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민후, 연기 잘하지. 함부로 무시하면 안 돼. 동훤이하고 승범이가 그건 인정하지.”
도원빈이 빙긋 웃으면서 물을 한 모금 마셔 입술을 적셨다. 실제로 도원빈과 오연훈은 사이가 조금 좋지 않았다. 도원빈은 배려가 크며 덕을 안다.
그에 반면, 오연훈은 선배인 자신에게 가끔은 건방진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평판이 좋지 않았다. 덧붙여서 결정적인 이유가 어쩌면 조언을 귀담아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용호상박 내에서 그를 내치지 않는 이유는 분명 그러한 단점은 있으나 현재까지는 분위기를 크게 흐린 적이 없고 확실히 그는 좋은 연기력과 인지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 모임은 친목을 도모하는 것이기도 하였지만 서로가 정보를 공유하는 장소이기도 하였다. 언급했듯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쟤가 그렇게 연기를 잘해요?”
“아서라. 괜히 얘한테 시비 걸지 말고.”
오연훈이 민후를 힐끗 보더니 퉁명스러운 표정으로 동훤과 승범을 번갈아 보았다. 그에 쓴웃음을 머금은 승범이 그에게 눈빛 신호를 주었다. 승범도 평소엔 온화했지만, 성질이 장난이 아니었다.
그를 건드리는 것은 좋지 않았다. 그것이 아무리 요즘 한창 잘나가는 오연훈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후우, 다들 저만 미워하시네.”
그는 한숨을 쉬면서 목 뒤로 양팔을 넘겨서 손을 깍지 껴 뒷머리를 받쳤다. 그러나 늘 있는 일인 듯 오연훈도 크게 신경 쓰지는 않는 듯싶다.
“좋은 음식들 있으니까 먹자.”
이중 가장 연장자는 도원빈과 소원재였다. 덧붙여서 용호상박 내에서 그들의 힘은 꽤 강한 편에 속했다. 곧 식사하기 시작하였다. 여성 배우들도 게 눈 감추듯이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언니, 제가 오늘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요?”
“많이 먹어, 수정아. 이 언니도 한껏 뜯으마.”
아마도 이 자리에 참석한 세 여배우는 한 달 동안 체중, 몸매 관리를 필사적으로 하다가 이렇게 딱 한 달에 한 번 오는 이 자리에서 그 욕심을 푸나 보다.
필사적으로 음식을 먹는 모습에 남자 배우들이 쓴웃음을 지었다.
“민후, 많이 먹어라.”
도원빈이 민후가 유독 꽁치를 잘 먹자, 자신의 앞에 있던 찬을 그의 앞으로 놔주었다.
“감사합니다.”
“오올! 남다른 동생 사랑-”
그에 세 여배우가 동시에 말했다. 민후는 머쓱하게 웃었다. 식사가 마무리되고, 곧 따뜻한 차가 나왔다.
차를 앞에 두고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먼저 입을 뗀 것은 유승범이다.
“2년 후쯤? 그때쯤일 거야. 박진욱 감독님이 새로운 작품에 앞서 캐스팅 들어간다더라.”
“이야, 완전 S급 정보인데?”
박진욱 감독님의 이야기가 나오자 배우들이 감탄을 흘렸다. 박진욱 감독은 하드보이를 연출하고 지도한 감독으로서 배우들 사이에서도 흥행률이 대단하다고 판단되고 꼭 같이 해보고 싶은 감독이다.
“그런데 수위가 조금 센 것 같더라고. 남자 배역 들어보니까 연세가 있으신 배우를 구하는 것 같고, 여자 배우는 아름다운 아가씨들을 구할 것 같아.”
“불륜물이야?”
수위가 세다. 즉 성적 묘사가 많이 나온다는 의미다. 그 때문에 혜진이 질문한다.
“불륜물…… 비슷한 것 같아. 제목이 ‘황금박쥐’라고 들었어. 뱀파이어 이야기라는 것 같기도 한데. 확실히 수위가 조금 높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아.”
높은 수위라는 말에 여배우들이 고개를 저었다. 그들에게는 높은 수위는 거부하는 것이 나았다. 아마도 그 자리는 신인 여배우가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다음으로 이어받은 것은 한정우였다.
“내가 작품 제의를 받은 게 있어. ‘우리는 국가대표’라는 영화인데, 스키점프에 관련한 이야기야. 아직 시나리오는 받기 전이고, 배역이 많이 널널해. 실상 흥행한다, 안 한다고는 단정 못 짓겠어. 수상스키이고 또 스포츠 영화가 그렇게 흥행을 했던 적을 본 적이 없어서.”
한정우는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자신이 괜한 제의를 받았나 하는 표정이다. 다른 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고려해본다는 의미이다.
하나둘 정보가 나왔다. 어떤 누가 어떠한 영화를 준비한다. 요즘 어떤 배우가 이미지가 안 좋으니 멀리하라. 어떠한 이의 영화가 흥할 것 같다 등 요즘 시장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다.
유익한 정보가 무척이나 많았다. 모임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민후도 다음번에는 정보 좀 가져와야 한다. 요즘 제의 많이 들어올 거 아냐.”
“예, 근데 한 몇 개월간 쉬려고요.”
“그게 좋지, 쉬엄쉬엄.”
민후가 조금 쉬겠다는 말에 다른 배우들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대부분이 이미 그렇게 한 작품 끝내면 수개월을 쉬고 다시 찍고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자, 이젠 딱딱한 이야기는 끝났으니…….”
소원재가 주위의 이들을 둘러보았다. 그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다른 이들이 한입 모아 외친다.
“쇼타임!”
“쇼, 쇼타임!?”
민후도 덩달아 외쳤다. 아마도 이 자리에서는 식사와 정보공유에 관한 일 이야기를 하고 2차로 가서 모든 것을 털고 노는 듯싶었다. 배우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유승범이 자연스럽게 민후에게 어깨동무를 했다.
“동생, 술 좀 마시나?”
“예, 좀 마십니다.”
“고뤠에? 신입 강민후가 술을 기가 막히게 잘 마신답니다!”
“오호잇!”
“좋구나!”
“얼쑤!”
“동생, 오늘 자기 몸은 자기가 간수하길 바랄게.”
민후의 대답을 다른 인원들에게 힘껏 외쳐 알린 유승범은 그의 가슴을 툭툭 두들기고는 싱긋 웃으면서 지나쳐 걸어갔다. 아마도 이 부분을 유도한 것 같았다.
민후는 잠시 당혹한 듯하였지만, 피식 웃었다. 자신이 오늘 고래 술이 무엇인지 보여줘야 할 것 같았다. 자고로 술 잘 마시는 사람이 사회에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기 마련이다.
가졌던 술자리에서 민후는 단연 두각을 드러냈다. 그는 단숨에 모든 이들을 KO 시켰다. 그리고 또 하나 느낀 점은 젊은 배우들의 노는 자리는 그만큼 흥이 컸고 간혹 찾아오는 노는 자리였던지라 모든 것을 털어놓듯이 즐긴다는 것이다.
* * *
함태웅 대표가 소속사로 오라고 연락을 가했다. 어느덧 4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용호상박 모임에 꾸준히 참여하였고 자기발전에도 크게 박차를 가했다.
4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민후는 노래의 경우 바이브레이션을 익혔다. 바이브레이션은 확실히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2주 정도 하니 어느 정도 능숙해졌다.
그와 덧붙여서 이승용의 지도로 좋은 곡들을 연습하는 방법을 배웠다. 실제로 민후는 한 곡을 연습하겠다고 노래 연습을 한 것은 아니나 한 곡을 배움으로써 다른 곡도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 할지 감정 표현 방법이나 혹은 그 노래를 느끼는 방법을 배웠다.
이제는 어느 정도 노래를 배운 티가 난다. 물론 일반인들 측에서는 잘하는 편에 들겠지만 가수 축에는 들기 힘들 것으로 생각이 된다.
그와 덧붙여서 시간이 나면 영화나 드라마 등을 보았다. 단순 즐거움을 위해서가 아니라 공부를 하기 위함이었다. 그는 철저히 분석하였다.
“안녕하세요. 수고들 많으세요.”
소속사로 들어온 민후는 꾸벅 직원들에게 인사를 해 보였다. 모두가 활기차게 받아주었다. 이제 민후도 당당히 황제 소속사에서 상당한 수익을 내는 보증 배우가 되어 있었고, 42.195㎞의 포스터가 소속사 한편에 걸려 있었다.
똑똑.
“강민후입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들어와.”
수긍의 답이 들리고 민후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자신에게 긴히 할 말이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와보면 알 것이라는 말만 하였다. 문을 열고 들어갔던 민후는 멈칫했다. 안에 송석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살인의 회상과 덧붙여서 작년 ‘괴물과 나’로 크게 흥행을 터뜨렸던 대한민국 최고의 실력파 배우 네 사람 중 한 사람이었다.
실제로 같은 소속사였기 때문에 몇 번 안면을 튼 적이 있었으며 최강호였던 시절에는 그와 친분이 어느 정도 있었던 편이었다.
“앉아라.”
“예.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민후의 인사에 석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악수를 받아주고는 물을 한 모금 마셨다. 다리를 꼬고 양 팔짱을 끼고 있던 그는 민후를 한 번 훑어보았다.
그러고는 만족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난 얘가 좋다, 함 대표.”
“그러십니까? 확실히 그래도 민후 정도면 괜찮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