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물 투수 성낙기-153화 (153/188)

# 153

153화 챔피언십시리즈-워싱턴 내셔널스 1

<성낙기 4차전 완봉으로 팀을 챔피언십시리즈로 이끌다>

<불굴의 투혼, 이틀 휴식 후 완봉의 철완 성낙기>

<마이애미 말린스의 챔피언십시리즈 진출 얼마 만인가>

<워싱턴 내셔널스와 콜로라도의 승자는 워싱턴 내셔널스로 확정!>

<브라이스 하퍼의 끝내기 홈런으로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마이애미와 맞붙는다>

<워싱턴 내셔널스의 우세 평가가 다수>

워싱턴 내셔널스 역시 콜로라도를 디비전시리즈에서 3:1로 꺾고 올라왔다. 5차전까지의 승부를 기대했던 콜로라도는 브라이스 하퍼의 극적인 9회 투런 홈런으로 패배,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이틀 후에 챔피언십 시리즈가 열리죠? 워싱턴과 마이애미, 어떻게 보십니까.”

“워싱턴의 우세입니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를 필두로 맥스 슈어져가 건재하고 엔니 로메로, 코다 글로버로 이어지는 투수진이 탄탄합니다. 거기에 타선이 또한 일품입니다. 브라이스 하퍼와 라파엘 바티스타, 브라이언 굿윈으로 이어지는 타선은 막강합니다.”

“마이애미는 성낙기라는 대단한 투수가 존재하는데요.”

“그뿐이죠. 야구를 혼자 할 수는 없지 않나요? 성낙기가 모든 걸 다하지는 못합니다. 나머지 선수들이 분발이 요구되죠.”

“그렇군요. 카바니 씨의 간단한 예상 들어보셨는데요. 경기는 이틀 후, 워싱턴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립니다. 많은 시청 부탁드립니다.”

대부분의 해설가와 전문가 그리고 야구팬조차도 마이애미의 승리에는 부정적이었다. 7전 4선승제로 벌어지는 장기전인 만큼 성낙기 외, 선수들의 활약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

그러한 예상의 근거는 나머지 선수들의 역량이 워싱턴의 그것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딴은 틀린 말이 아니다. 연봉으로 따지나 성적으로 따지나, 성낙기 외에는 워싱턴보다 두드러지는 구석이 거의 없다.

하지만 공은 둥글고 야구는 모르는 법. 전력이 우세하다고 해서 그 팀이 무조건 승리한다면 스포츠는 존재 가치도 없을 것이다.

이변이 늘 일어나고 약팀이 강팀을 정신력으로 이기는 경우가 많기에 흥미진진하게 경기를 바라보는 것이다.

***

“마이애미가 올라왔군. 예상외야. 세인트루이스가 올라올 걸로 봤는데.”

“마이애미가 더 낫지 않습니까? 성낙기만 제외하면 투수진은 공략이 가능합니다.”

워싱턴 내셔널스의 데이브 감독과 월리엄 타격 코치의 대화. 나이프 투수 코치가 옆에서 듣다가 한 마디 첨언한다.

“성낙기가 3번은 나오지 못합니다. 디비전시리즈에서 체력 소모가 많았으니 잘해야 두 번 등판할 겁니다. 1차전과 5차전이죠. 1차전에 승리한다면 4:0으로 셧아웃 시킬 수 있습니다.”

“좋아. 모두 컨디션 조절에 만전을 기하도록 해. 이번엔 기필코 양키스를 쓰러뜨린다는 각오로 월드시리즈 일정에 몸의 사이클을 맞춰 놓으면 더 좋겠지.”

“알겠습니다.”

셋의 대화는 마이애미 정도는 안중에도 없는 태도였다. 성낙기를 조금 의식할 뿐 나머지 투수들에 대해서는 걱정할 것도 없다는 대화 내용.

정규리그에서도 성낙기가 등판하지 않았던 경기는 거의 이겼기에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그들이 간과하는 게 있다.

마이애미는 두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 모두 와일드카드부터 시작했다는 걸. 전통이라면 전통인 기록이다. 마이애미보다 강하다고 평가받았던 세인트루이스를 물리치고 챔피언십에 올라온 것만 봐도 실력 이외에 다른 것이 있다.

그게 비록 성낙기의 활약에 힘입은 것이라 해도 말이다. 어쨌든 성낙기도 마이애미 말린스의 선수인 것이다.

***

하루 앞으로 챔피언십시리즈가 다가왔다. bbs 스포츠 포털사이트에선 워싱턴 팬들과 마이애미 팬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워싱턴 팬들은 그간의 성적에 고무되어 비아냥거리는 쪽이었고 마이애미 펜들은 성낙기와 브라이스 하퍼의 악연과 유독 성낙기에게 약했던 워싱턴 타선을 물고 늘어졌다.

-내일 마이애미는 성낙기가 선발일까? 그렇게 되면 스티븐과 맞붙게 되겠군. 아주 재미있겠어.

-이번엔 성낙기인가 뭔가 하는 코리언 놈을 달나라로 보내 버려야 해. 워싱턴 타선이라면 충분해.

-브라이스 하퍼와 라파엘 바티스타의 타격에 물이 올랐어. 정규 시즌과는 다른 레벨을 경험하게 될 거야.

-당연하지. 4:0으로 보내 버리자. 마이애미는 빨리 짐 싸서 집으로 돌아가기 바란다.

-바닷가 애들한테 너무 뭐라 하지 마. 그렇잖아도 허리케인 때문에 정신없는 애들이야.

이런 식의 비아냥 일색의 워싱턴 팬들. 마이애미 팬들이 가만있을 리 없다.

-하, 니들 뭐냐. 스트라스버그? 하하, 항상 성낙기에게 개 털렸지. 이번에도 다르지 않아. 1차전 지고 울지 마라.

-워싱턴 나부랭이들은 월드시리즈 우승 경험이 없지. 그래서 입만 살아 있는 거야. 원래 실천이 안 되는 족속이지.

-작년에 월드시리즈에서 양키스에게 개 박살 났었거든. 제 정신이 돌아오려면 멀었어. 한마디로 몸값 비싼 애들은 많은데 팀워크가 개판인 팀이지.

-성낙기가 1차전, 4차전, 7차전에 나오면 시리즈 끝나는 거지. 샌디 알칸타라가 1승 정도는 해줄 거고.

-7차전까지 가겠다는 뜻이야? 그럴 바엔 일찌감치 지는 게 나아. 7차전까지 끌어서는 양키스를 이길 수 없지. 걔들은 지금 청백전이나 하면서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거든.

두 팀의 팬들 모두 7차전까지 가서는 양키스의 밥이 된다는 걸 알고 있다. 야수들은 그나마 괜찮은데 투수의 어깨가 버티지 못한다.

5차전 정도에 시리즈가 끝나면 누가 올라가도 해볼 만하지만, 6, 7차전까지 치르고 양키스라는 거함을 상대하기엔 힘이 모자란다.

체력을 비축한 후에 만나도 될까 말까한 상대이기 때문이다. 다만, 경기를 치르면서 올라온 팀은 경기 감각과 신체 리듬이 최고조에 올라 있기 때문에 체력 이외엔 오히려 유리한 면도 있다.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

***

“성낙기, 컨디션 어때.”

“최고입니다. 잘하면 1차전은 잡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 성낙기는 믿을 만한 투수지. 타격으로도 제 몫을 해주는 투수니까. 실은 그 뒤가 문제지.”

“다행히 2선발인 호세 우레나의 워싱턴 상대 ERA는 3.45로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호세의 변화구가 다른 팀에 비해 잘 먹힌 결과죠.”

“난 말이야. 워싱턴과의 챔피언십시리즈를 꼭 이기고 싶어. 여기까지 올라와서 떨어져 버리면 두 번의 우승 전통에 먹칠을 하는 거고.”

“객관적인 전력으로는…….”

“알아. 떨어진다는 거. 하지만 그건 전에도 마찬가지였어. 기세와 정신력과 팀워크로 열세를 이겨냈지. 우리도 할 수 있다고 믿어야 해.”

“솔직히, 성낙기가 세 번만 나와 준다면 승산은 있습니다.”

“노우. 6차전엔 끝내야 돼. 7차전까지 가면 양키스의 먹잇감이 될 뿐이야. 지치고 힘이 빠진 짐승을 대하듯 양키스는 우리를 가지고 놀 거야. 그건, 치욕적이지.”

성낙기 외에 확실한 승리투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알렉스 비토 감독의 고민이다. 셜리번 투수코치는 알렉스 비토 감독의 의지를 보고 마음을 다잡았다. 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건데 처음부터 비관적일 이유는 없다.

워싱턴을 상대로 시즌 전적도 나쁘지는 않다. 다만, 그게 거의 성낙기의 원맨쇼로 이루어진 승리라는 게 문제일 뿐.

***

챔피언십시리즈를 하루 앞둔 저녁, 마이애미 선수들은 주장인 리얼무토의 호출로 호텔 로비에 모였다. 리얼무토는 그 자리에서 각자의 재능보다 팀워크를 강조했고 다른 어느 때보다 선수들의 잘 받아들였다.

그들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내셔널스라는 팀을 만나서는 서로 뭉치지 않으면 무조건 패한다는 것. 팀을 위해 작전을 수행해야 하고 팀을 위해 뛰고 타격해야 한다는 것. 무엇보다 경기 내내 워싱턴보다 높은 집중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

그런 리얼무토의 말을 듣는지 마는지 성낙기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상태창을 떠올리고 있었다.

[체력이 97입니다]

[세기의 강속구가 93입니다]

[슬라이더의 위력이 95입니다]

[체인지업의 위력이 91입니다]

[포심의 제구력이 93입니다]

[커브의 제구력이 90입니다]

[투심의 제구력이 90입니다]

[포크의 제구력이 91입니다]

[라이징패스트볼이 (8cm/10cm)입니다]

[퀘이크볼이 (5cm/5cm)입니다]

[어깨근육 강화 (9단계/10단계)]

[팔 근육 강화 (9단계/10단계)]

[악력(9단계/10단계)]

[행크아론의 타격 (4단계/5단계)]

[짐 캇의 수비력 (4단계/5단계)]

[리키 헨더슨의 도주(4단계/5단계)]

[전광석화(電光石火) + 7km. 9이닝 5구]

이 정도의 스탯이면 최소 9이닝을 2실점 이내로 막을 자신이 있었다. 불의의 홈런을 맞더라도 멘탈만 붕괴되지 않으면 충분하다. 97마일에 이르는 공 속도와 슬라이더와 커브 등의 변화구 완성도가 90% 이상이었고 성낙기만의 독보적인 무기인 퀘이크볼은 이미 정점을 찍었다.

다만, 체력 소모가 많아서 항상 던질 수 없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즉, 포심패스트볼과 변화구 위주로 던지다가 위기가 오면 라이징패스트볼이나 퀘이크볼을 사용해야 한다는 얘기.

문제는 팀이 월드시리즈에 진출해야 하는 것인데, 투수는 날마다 등판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흠, 1차전에 던지고 나면 몇 차전에 또 던질 수 있을까?’

[1차전에 체력 소모가 얼마냐에 따라 다릅니다]

‘그거야 나도 알지. 아무리 생각해도 하루 쉬고는 힘들 것 같은데.’

[지금 93인 체력을 1차전에 90정도 소모한다면 24시간 후엔 34, 48시간 후엔 65가 됩니다.]

‘그렇다면 1차전을 던진 후에 이틀을 쉬고 3차전엔 거의 풀로 찬다는 소리네?’

[……?]

‘모르겠어? 1차전 끝나고 자정이 되려면 몇 시간의 여유가 있겠지. 그리고 이틀을 쉰 후, 야간 경기를 하게 되면 최소 15시간 정도의 갭이 있잖아. 그러니 72시간은 못 되더라도 그에 근접한 시간을 벌게 되지 않겠어?’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1차전을 던지고 3차전에 다시 나설 수 있다는 말이지. 2차전이 끝나면 말린스파크로 이동하는 하루의 휴식이 주어지니까. 그리고 5차전이 끝나면 다시 하루를 휴식하고 워싱턴 내셔널스 파크로 이동하게 되지. 그러므로 6차전엔 등판이 가능하다는 얘기.’

[그렇죠… 이론상으로는 맞습니다. 1차전과 3차전, 그리고 6차전.]

‘좋아, 정리해 보자. 1, 2차전은 워싱턴에서 치르고 3, 4, 5차전은 마이애미에서 치르게 되지. 그러고 나서 6, 7차전은 다시 워싱턴으로 가게 되고. 2차전 후 하루 휴식, 5차전 후 하루 휴식 이렇게 되지. 난 1, 3, 6차전에 등판할 수 있고. 맞지?’

[맞습니다]

‘덤으로 체력을 아끼면 7차전엔 불펜으로도 나갈 수 있겠지. 물론, 7차전까지 가서는 안 되지만 말이야.’

[1차전을 승리하면 챔피언십 보너스를 드립니다. 바로, 라이징패스트볼의 스탯 증가죠]

‘좋아, 뭘 좀 아는군. 이래야 동기부여도 되고 그러는 거지.’

[또 있습니다. 챔피언십에서 승리를 거둘 때마다 큰 변화가 있을 겁니다]

‘그래? 듣기 좋은 소리야.’

[그리고 등판하는 각 경기마다 작은 미션들이 주어집니다. 성공하시면 그에 따른 보상이 주어집니다]

‘정규시즌엔 코빼기도 안보이더니 와일드카드전부터 적극적이네. 진즉에 좀 그러지 그랬어.’

스탯 증가의 미션까지 상세히 알려주는 상태창 때문에 성낙기는 힘이 나는 기분이었다.

등판하는 1, 3, 6차전은 무조건 이긴다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서리라.

그 외의 경기에서 1승만 거둔다면 월드시리즈 진출 확률은 더 높아진다. 내일로 다가온 챔피언십시리즈.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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