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은머리 MLB 단장-245화 (245/268)

< 245화 - 광고 보고 오시겠습니다 >

“자아 마셔 케빈!”

“하하! 이런건 또 사양하지 않죠! 피트! 어딜 도망가! 빨리 앉아!”

“아~ 정말 담배 한 대만 태우고 올게.”

페넌트레이스가 끝난 다음 날 저녁, 글라이드의 집 뒷마당은 우승기념파티가 한창이었다.

“하하! 우리 구단 역대 최다승이라니! 아주 잘했어 케빈! 잔 이리 줘.”

글라이드는 아주 흡족해하면서 아끼던 인삼주를 국자로 퍼 캐시의 잔에 담았다.

“하하! 이게 다 구단주님과 다운, 그리고 프런트의 적극적인 서포트가 있었기 때문이죠. 덕분에 저와 코칭스태프, 선수단도 힘을 낼 수 있었고요.”

“그래도 쉽지 않은 업적이었어! 113승이라니! 자네는 이 인삼주를 먹을 자격이 있어! 이게 다운의 부모님이 선물로 준 무려 28년된 인삼주라고! 자자! 어여 마셔!”

“오오! 그 귀한걸 주셔도 되는겁니까?”

“물론이지! 이럴 때 마시라고 있는거거든!”

글라이드의 말에 옆에 있던 거스가 피식 웃었다.

“월드시리즈 우승때 마셔야하는거 아닙니까?”

글라이드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냐. 월드시리즈때 마실 술은 또 따로 빼놨지.”

애주가 중 하나인 거스의 눈이 번뜩였다.

“어떤······.”

글라이드는 거스의 귓가로 입을 가져다 댔다.

“달모어 62······.”

“······싱글 하이랜드 몰트? 1942년 12병 한정 생산된 그 제품 말입니까?”

글라이드가 고개를 끄덕이며 윙크했다.

“그 중 한 병이 내 술창고에 있지. 월드시리즈 우승하고 나서는 기대해도 좋아.”

“이봐 케빈! 뭐 필요한거 없어? 무조건 우승해야한다고!”

술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쪽에서 열심히 떠들고 있을 때 TV앞에 있던 다운이 소리쳤다.

“아 거 좀 조용히 해봐요!”

다운이 소리치자 다들 떠들던걸 멈추고 물었다.

“지금 뽑냐?”

“네.”

“오! 그럼 봐야지!”

지난 시즌부터 바뀐 포스트시즌 방침에 의해서 포스트시즌 참가 팀은 총 14개 팀으로 늘었다.

각 지구 우승 팀 6개 팀

리그별 와일드카드(1~4위) 8개 팀

각 팀들을 나열하면 아래와 같았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 - 탬파베이 레이스(113-49)

중부지구 우승 - 시카고 화이트삭스(99-63)

서부지구 우승 - 휴스턴 애스트로스(93-69)

와일드카드 1위 - 보스턴 레드삭스(93-69)

와일드카드 2위 - 시애틀 매리너스(88-74)

와일드카드 3위 - LA 에인절스(83-79)

와일드카드 4위 - 볼티모어 오리올스(82-80)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 - 애틀란타 브레이브스(111-51)

중부지구 우승 - 밀워키 브루어스(93-69)

서부지구 우승 - LA 다저스(100-62)

와일드카드 1위 - 샌디에이고 파드레스(94-68)

와일드카드 2위 - 뉴욕 메츠(90-72)

와일드카드 3위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85-77)

와일드카드 4위 - 필라델피아 필리스(81-81)

이 중에서 가장 승률이 좋은 팀은 디비전 시리즈로 직행한다.

이번 경우에는 아메리칸리그에서는 레이스가, 내셔널리그에서는 브레이브스가 직행하면서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피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기에 이렇게 마음놓고 술을 마실 수 있는 것이고 말이다.

남은 팀들은 뭐하냐고?

그야 디비전시리즈에 올라올 세 팀에 들어가기 위해서 3전 2선승제의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승률이 높은 우승팀이 우선적으로 상대하고 싶은 와일드카드 팀을 선택한다. 그리고 남은 두 팀이 맞붙게 되는 식이다.

그리고 오늘 바로 그 지명전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누가 먼저야?”

“내셔널리그부터 하는 것 같아요.”

내셔널리그에서 승률 2위를 기록했던 다저스의 단장이 화면에 나왔다.

[저희 다저스는 상대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를 선택하겠습니다.]

그들의 선택에 난리가 났다.

“와~ 진짜 다저스도 대단하다.”

“그러게 말이에요. 보통 저 상황이라면 필리스를 택할텐데요.”

와일드카드 1위 팀보다는 4위 팀을 택하는게 일반적인 선택일 것이다. 그런데 다저스는 그런 일반적인 선택을 뒤엎고 와일드카드 1위인 파드레스를 택한 것이었다.

“근데 이해못할건 아니네요. 다저스가 올 시즌 상대 전적이······.”

다운의 손이 패드를 누볐다.

“파드레스 상대로 15승 4패, 메츠에게는 3승 3패, 카디널스에게는 2승 4패, 필리스에게는 1승 5패였네요.”

승률로 따지자면 78.9%, 50%, 33.3%, 16.7%다. 얼핏 보면 가장 강해보이는 팀이다. 하지만 다저스에게는 가장 상대하기 편한, 그리고 가장 많이 맞상대해본 팀이라는 말이다.

“가장 잘 알고, 가장 상대전적도 좋았던 팀이니까 선택한거구만.”

“그래야지 디비전시리즈 진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으니까요.”

결국에는 가능성 싸움이다.

“브루어스는 누굴 택하락?”

“비슷한 관점으로 본다면······. 카디널스를 택해야 할 것 같은데요?”

브루어스는 카디널스를 상대로 13승 6패로 가장 강했다. 하지만 다운의 생각은 달랐다.

“댄, 너무 생각이 일차원적인것 아냐?”

“일차원적이라뇨. 다들 다저스의 선택을 보고는 감탄했잖아요.”

다운의 말에 프레슬리가 툴툴거렸다.

“그럼 다운은 누굴 고를 것 같은데요?”

“나는 필리스.”

“내기 하실래요?”

“좋지~ 뭐 걸까?”

“보너스 어때요?”

“좋아. 네가 이기면 이번 달 보너스로 1000달러 더 들어갈거야. 하지만 네가 지면 이번 달 보너스는 없다?”

“콜!”

잠시 후, 브루어스의 선택이 발표되었다.

[저희는 필리스를 선택하겠습니다.]

그와 동시에 프레슬리가 무너졌다.

“내 보너스가아아아아아!”

“단장님 상대로 내기를 왜 하냐?”

“그러게나 말이야. 저 놈 저거는 지는 내기 잘 안해.”

클라인과 글라이드가 한 마디씩 하며 프레슬리의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그나저나 어떻게 맞춘거냐?”

“그거야 뭐 간단하죠. 필리스 같은 경우는 마지막까지도 컵스랑 경쟁했잖아요.”

필리스와 컵스는 마지막에 마지막까지도 동률을 이루며 순위경쟁을 했다. 그리고 필리스는 그런 컵스를 확실하게 누르기 위해서 마지막 날 선택을 했다.

“필리스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덱스터를 못써요.”

“아! 마지막 경기에 덱스터를 등판시켰었지?”

“브루어스가 덱스터 상대로 상당히 약했거든요. 2패도 덱스터를 상대할 때 생긴거에요. 그래서 만약 덱스터가 있었다면 필리스를 선택하지 않았을 확률이 높아요. 하지만 덱스터가 없는 필리스라면?”

“덱스터는 나와봤자 3차전에서 선발등판할거고. 1, 2차전만 잡으면 된다는 심산이구만?”

“그렇죠. 그리고 만약에 2차전에서 덱스터가 구원등판을 한다고 하더라도 오히려 브루어스 입장에서는 더 좋아요.”

“3차전에서는 덱스터가 나오질 못하거나, 2차전에서의 등판으로 인해서 제 컨디션이 아닐 확률이 높아지니까?”

“정답!”

브루어스가 필리스를 택하면서 메츠와 카디널스가 맞붙게 되면서 내셔널리그의 와일드카드 시리즈 대진표가 완성되었다.

다음으로는 아메리칸리그의 대진표가 만들어질 차례다.

“화이트삭스는 누굴 고르려나?”

이번에는 내기하자는 사람 없이 다들 다운의 입만을 쳐다봤다.

“왜요? 어차피 제 생각이랑 다들 같은 생각하고 계실건데요?”

다운의 말에 심슨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오리올스?”

“맞아요. 아마 오리올스를 고를거에요.”

아니나다를까 곧이어 화이트삭스가 심사숙고한 끝에 상대팀을 지명했다.

[화이트삭스는 오리올스를 선택하겠습니다.]

이유를 설명하는 사람들의 눈빛에 다운이 어쩔 수 없다는 듯 설명을 시작했다.

“화이트삭스의 경우 승률이 고만고만한 편이에요. 하지만 에인절스의 호시노 쇼헤이. 레드삭스의 토마스 브렛, 자니 카펜터. 매리너스의 본 어스틴, 제리 화이트에게 약했어요. 그에 비해서 오리올스의 투수진에게는 막힌적도 있었지만 털어먹은 적도 있었거든요. 거기다가 오리올스의 타선은 강하지만 뒷문은 상당히 약하죠.”

다른 세 팀에는 확실한 마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오리올스의 마무리인 셰인 카터는 그렇게 강력한 마무리라고 할 수는 없었다. 화이트삭스의 강력한 타선이라면 충분히 뚫어볼만한 그런 뒷문이었다.

“애스트로스는?”

“이번엔 내가 맞춰보지.”

글라이드가 자신있게 나섰다.

“애스트로스는 에인절스를 택할거야.”

자신있게 질러놓고 은근슬쩍 다운의 눈치를 보는게 포인트였다.

“오~ 저랑 똑같은 생각이신데요?”

다운의 말에 글라이드의 얼굴에 웃음이 피어났다.

“그렇지? 크~ 그럴 줄 알았다니까?”

“그럼 이유도 말해주시도 구단주님!”

“이유는 저기 다운이 설명할거야.”

설명은 다운에게 떠넘겨버리는 우리의 구단주님.

어쩌겠는가?

고용주가 까라면 까야지.

“에인절스는 솔직히 이번 시즌 똘똘 뭉쳐서 어떻게든 올라오긴 했지만, 결국에는 호시노 쇼헤이와 마이크 토켈슨의 투 맨 팀이라고 할 수 있죠. 호시노가 연패를 끊어주고 분위기를 바꾸고, 토켈슨과 함께 적재적소에서 점수를 뽑아내지 못했다면 결국에는 올라오지 못했을거에요. 무엇보다 레드삭스와 매리너스의 경우에는 원투펀치가 확실하지만 에인절스 같은 경우에는 확실한 선발이 호시노밖에 없어요. 호시노가 등판한 한 경기를 내주더라도 남은 두 경기를 잡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라고 할 수 있죠.”

결국 모든 우승팀들은 자신들이 짊어져야할 리스크가 가장 적은 팀을 고른 것이었다.

그리고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이 시작한다.

[이제 대진표 추첨을 시작하겠습니다!]

사회자의 등 뒤에는 커다란 화면이 떠 있었다. 그 곳에는 레이스와 브레이브스의 이름만이 올라가 있었다.

남아있는 자리는 여섯 자리.

저 곳에 방금 결정된 여섯 개의 매치가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저것도 우리가 지명하게 해줬으면 좋았을텐데.”

“그러게말이에요.”

승률 1위 팀이 와일드카드 시리즈 승자 중 하나를 지목하자는 의견도 나오지 않았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이미 경기 없이 디비전 시리즈로 직행했는데 거기서 지명권까지 준다면 너무 많은 혜택을 주는 것이라며 대다수의 구단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그러면 적어도 다음 매치에 누가 올라올지는 알 수 있도록 와일드카드 시리즈 대진표가 완성될 때, 디비전 시리즈 토너먼트 표도 함께 완성하는걸로 하시죠?”

어떤 두 팀이 올라올지를 알아야지 먼저 올라간 팀에게도 분석할 여유가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의견은 받아들여졌다. 그 결과가 바로 지금 이어지는 뽑기였다.

[이번에는 아메리칸리그부터 뽑도록 하겠습니다.]

레이스가 자리해 있는 슬롯은 1번.

2번을 뽑은 매치의 승자와 겨루게 되는 것이다.

첫 번째 주자로 나선 팀은 매리너스와 레드삭스의 단장들이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탓하지 않기로 했는지 손을 꼭 잡았다. 그리고 맞잡은 손을 박스 안으로 넣었다. 몇 차례 의견충돌이 있었는지 고개를 흔들던 두 사람은 결국 하나의 공으로 합의를 마쳤다.

[레드삭스 대 매리너스의 매치는 4번으로 갑니다!]

[하하! 두 사람이 한숨을 쉬는군요.]

[그럴만도 하죠. 1번 시드에서 기다리는 레이스를 보세요. 조나 파인트, 리키 더지, 진성찬 여기에 한 명이 부상을 당하더라도 디에고 카스티요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거기다 타선은 좀 셉니까? 누구라도 2번 시드에 들어가고싶지는 않을거에요.]

[아마 다음으로 나오고 있는 애스트로스와 에인절스 역시 같은 생각일겁니다.]

[이번에는 한 사람만 나오네요?]

[에인절스가 누굴 뽑더라도 원망하지 않기로 합의를 본 모양입니다.]

잠시 후

[왓 더 삐-]

[광고 보고 오시겠습니다.]

< 245화 - 광고 보고 오시겠습니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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