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은머리 MLB 단장-15화 (14/268)

< 15화 - 응? >

다운은 미키를 가리켜 찾아보라고 정보를 찾아보라고 시키는 것과 동시에 눈으로 설명을 요구했다.

“루카스 페리시치는 2년 전에 내가 뽑으려고 했던 선수야.”

2년 전이라면 다운이 그만둔 다음 시즌이다.

“네가 나가고 스카우트 팀의 파벌싸움이 심각해졌거든. 그러다보니 드래프트 날 내가 뽑을 수 있는 선수는 1라운더 하나밖에 없었어.”

“팀장인데도요?”

“팀장이니 1라운드를 준거고, 다른 라운드는 다른 스카우트들에게도 기회를 줘야하지 않겠냐는 식으로 몰아가더라.”

어떻게든 다운의 흔적을 지우고 싶었는지, 대런이 견제를 해댄 모양이다.

“뭐 그래서 아깝게 놓쳤지. 오리올스에서 9라운드에 픽했었을거야.”

하여간 양키놈들. 하는 짓이 진짜 양아치다.

뭐 일단 중요한건 그런게 아니다.

“5분 뒤에 다시 연락드릴게요 존.”

[좋은 소식 기다리죠.]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

그 사이 정보를 뽑아온 미키가 페리시치에 대해 읊었다.

“루카스 페리시치. 20세. 싱글 A 중견수. 오리올스 팜 내에서는 16위 외야수입니다. 수비는 수준급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타격 능력이 안올라와서 싱글 A 이상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있네요.

“루키랑 싱글 A에서는 3할 가까이 때렸는데, 더블 A에 올라올때마다 1할대를 때리는군요. 이러면 타격에 재능이 없다는건데······”

“혹시 변화구를 못때리는건가?”

더블 A 수준쯤 올라오면 투수들이 패스트볼을 제외하고도 메이저리그에서 통할만한 변화구 하나 정도씩은 구사하곤 한다. 그것이 싱글 A와 가장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었다.

만약 어떤 타자가 더블 A에 올라오자마자 타율이 떨어졌다면 변화구를 공략하지 못했을 확률이 높았다.

“아니에요. 제가 본 페리시치는 분명 변화구를 공략할 수 있는 타법을 구사할 수 있는 선수였어요. 그 아시려나. 패스트볼을 때릴때랑 변화구를 때릴때의 그 사운드가 완전히 같았다니까요?”

로벨의 말에 거스가 동의한다는 듯이 웃었다.

“그 소리를 알아?”

“당연하죠. 스카우트만 몇 년을 했는데.”

“몇 년을 해도 모르는 놈들이 있어. 우리 미키한테 그걸 가르치는데도 몇 년이 걸렸는데.”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을 만난 것이 기뻤는지 그때까지만해도 경계하는 기색이 약간은 섞여있었던 거스의 눈빛이 호의적으로 바뀌었다.

클라인과 미키는 자주 본듯한 거스의 모습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저 친구 또 저러는군.”

“나왔네요. 소리 예찬론.”

거스와 오래 함께한 두 사람은 자주 들었던 이야기인 모양이다.

“단장님이랑 저 친구가 너랑 선수보는 눈이 자주 겹쳤던 것도 선수보는 방법이 비슷해서였나보군.”

“그랬나보네요.”

거스에게 웃어준 다운이 다시 눈을 로벨에게로 돌렸다.

“수비력도 좋아.”

그 말을 뒷받침하듯이 미키가 설명을 보탰다.

“지난 2년간 수비 실책 총 네 번. 송구 실책이 두 번 있었네요. 수비범위도 상당히 넓은것으로 나왔고, 다리도 빨라요.”

“수비력은 좋은데 타격이 안따라주는 케이스인 것 같은데.”

“그게 이상하단 말이지. 내가 스카우팅 할때만 해도 괜찮았거든.”

“드래프트 이후에는 어땠는지 몰라?”

“몰라. 다른 구단 팜 스카우트하는 애들 보고서는 애초에 나한테 잘 안오는거 알잖아. 다 팜 디렉터 쪽으로 흘러가지.”

그렇다고해서 로벨의 성격상 따로 찾아볼 놈은 아니었다. 로벨이라면 이미 떠난 놈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새로운 진주를 찾아 나설 놈이다.

“16위라고는 하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더 낮게 책정될거에요.”

팜 랭킹이 측정된 시기는 미드시즌. 즉 시즌 중반이다. 반등이나 적응할 것을 예상해서 적용된 순위인만큼, 시즌이 종료된 지금은 더욱 떨어졌을 것이다.

“조니. 데려오면 확실히 문제점을 짚을 수 있어?”

다운의 질문에 로벨이 어깨를 으쓱했다.

“멘탈적인 문제만 아니라면 예전하고 달라진게 어떤 점인지는 짚을수 있지.”

“나아진다면, 그리고 네가 본 예전처럼 돌아온다면?”

로벨이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지었다.

“부상이라는 변수를 제외하고, 내가 뽑은 선수 중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못한 선수 있었어?”

아직 데뷔를 못한 선수는 있어도, 로벨이 뽑은 선수들은 최소한 메이저리그 데뷔 기회를 잡을 수준까지는 성장했다.

워낙 정글같은 곳인지라 그 이후에 살아남을수 있을지까지는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그가 뽑아낸 거의 모든 선수들이 빅리그에 데뷔할 기회를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로벨의 선수보는 눈이 얼마나 좋은지를 알려주는 지표나 다름없었다.

“데려오자.”

남은 시간은 3분.

“바즈에 하나를 더 주면서까지 데려올만한 카드는 아닌 것 같은데요.”

“떨이로 데려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우리 목적이랑 조금 달라지는데 괜찮을까요?”

“쓸만한 외야 백업수준은 FA시장이나 다른 구단에서도 찾을 수 있어.”

“갭 플레이어는 2년 정도 싸게 계약하는게 나아. 트레이드로 데려오긴 아쉬워. 계속해서 연봉을 높여줘야하기도 하고. 그것보다는 미래에 쓸 수 있는 선수를 데려오는게 낫지.”

“아예 플러스 알파로 페리시치와 비슷한 급의 선발을 주는건 어때요?”

나쁘지 않은 방법이지만 다운의 고개를 좌우로 저어졌다.

“그러면 저쪽에서 딜을 안하려고 들거야. 비어만까지 썼는데 상위권 선발 유망주 하나로는 아쉽지. 분명 둘 정도는 건지려고 할거야.”

“그러면 데려올만한 선수가 있나요? 한 명 정도는 더 데려올 수 있을 것 같은데.”

항상 팜을 주시하는 거스가 먼저 입을 열었다.

“세드릭 우드먼.”

“오리올스에서 절대 안내줄걸요. 걔네 팜에 있는 거의 유일한 유격수인데. 그리고 우리 유격수 많잖아요.”

“우드먼은 유격수 감이 아니야. 2루수로 써야지.”

“오리올스에서는 그렇게 생각 안할걸요. 그리고 걔는 퍼스트스텝만 조금 가다듬어주면 유격수로 쓸 수 있을거에요.”

“우리 팀에 오면 어차피 3루나 2루로 가야하는걸. 램키보다는 우드먼이 훨씬 낫잖아. 안그래?”

“그야 그렇지만 안줄거에요. 한센 라일리는 어때요?”

“그 친구 수비가 너무 안좋지 않아? 뭐 타격은 나쁘지 않았다만.”

“오리올스 산이라 파워는 충분해요.”

“걔도 안줄 것 같은데. 1루수 치고는 꽤 상위권이잖아.”

여러 명의 이름이 나왔지만 의견이 하나로 모이지는 않았다.

“맷 브라이언은 어때요.”

미키의 추천에 거스의 고개가 갸웃했다.

“그 친구가······ 2루수였나? 게다가 공갈포 기질이 심했던걸로 기억하는데.”

“맞아요. 2루수지만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하고 중견수까지도 가능하죠. 하지만 컨택능력은 전혀 없고 공갈포 기질이 있는 친구죠.”

“그런 친구를 추천하는 이유는?”

“홈런을 강조하는 오리올스의 기조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쓸데없이 세게 치려고 해요. 제가 봤을때는 그 친구 자체가 가진 파워만으로도 충분하거든요.”

“세게 치려다 보니 몸에 힘이 들어가고, 그것 때문에 컨택률이 낮다?”

“원래도 좋은 선수는 아니지만 그것 때문에 더 낮아졌다고 저는 판단하고 있어요.”

그걸 어떻게 아냐는 듯한 눈빛에 그녀가 어깨를 으쓱했다.

“아버지는 항상 선수를 볼 때 제 의견을 물어보시거든요.”

“서로의 의견을 크로스체킹하는거지. 내가 가르쳤다고해서 의견이 같지는 않으니까.”

지금 의견이 갈라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는 사실.

“미키 네가 보기에는 변화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는거야?”

“네. 적어도 우리 팀 2루 백업정도는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못해도 좌타 대타로 써먹기에는 충분할거고요.”

램키를 2루로 키울 생각이긴 하지만, 그는 우타. 확실한 2루수 유망주가 없는 지금 최소한 두 사람을 플래툰으로 경쟁시킬 여지는 있었다.

“그리고 제 기억속에 대학 시절에 외야 수비가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여차하면 코너 외야로 돌리자?”

“타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만 한다면 굳이 그 능력을 썩힐 이유는 없죠. 브래넌도 이제 나이가 있는데, 장기적으로 코너 외야 하나 키우는 것도 나쁘지 않고요.”

“그 정도 가능성이 있는 선수를 오리올스가······”

“보낼거에요. 아직은 공갈포고, 오리올스 입장에서는 걔보다 잘하는 외야가 10명은 더 있거든요. 컨버팅은 생각도 안할겁니다.”

“2루수만 따져도 5순위니까 내주긴 할 것 같은데.”

토론은 길었지만, 고민은 짧았다.

“좋아. 그러면 브라이언을 데려오자.”

의견이 모아지자 다운은 다시 전화를 연결했다.

[자 결정하셨습니까?]

“우선 루카스 페리시치를 줘요.”

원하는 카드를 나중에 말하는 수도 있었지만, 이런 경우에는 그냥 지르는게 낫다. 오래 본 사이는 아니지만, 분명 앙헬로스는 한 번 꼬아서 생각하려고 할 것이다.

[루카스······]

앙헬로스가 말을 늘리는 사이에 옆에 있는 사람이 뭔가를 보여주는듯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페리시치! 아 그 친구 좋죠. 그러면 2:2 교환이니까 우리 쪽에서 하나 더 고르면 되는건가요?]

“하하 좋습니다! 그러면 저희는 바즈와 함께 20순위 밖에 있는 선발 하나 준비해드리면 되겠습니까?”

[아하하······ 그것보다는 저희 쪽에서 한 명을 추가해주고 조금 더 위에 있는 선수를 주시는건 어떨까요?]

“그것도 나쁘지 않죠.”

주도권은 이쪽이 가져왔다.

“원하시는 선수가 있으십니까? 그에 맞춰서 저희가 카드를 내밀어보죠.”

[음······]

이미 다 정해놨으면서 생각하는 척 하기는. 하여간 여우들이다.

[케빈 매닝스.]

앙헬로스 측에서도 5분을 허투루 쓰지는 않았는지, 우리가 내줄만한 카드 중에서 가장 높은 카드를 제안했다.

다운 역시 모르는 척 이름을 뱉었다.

“매닝스. 좋은 선수죠. 20살에 더블A까지 올라왔고 좌완이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최고 94마일을 던지기까지하니까. 저희 팀이 아니었다면 8위에 머물 선수가 아니긴 하죠.”

[값이 비싸다는걸 돌려말하시네요.]

“뭐 비쌀 수도 있다는거죠.”

다운의 배짱에 결국 앙헬로스가 백기를 들었다.

[이봐요 다운.]

젠틀한 필터를 끼고 있던 그의 목소리가 확 바뀌었다.

[탁 까놓고 이야기해보자고요. 비어만을 주는데 매닝스 정도까지는 줄 수 있잖아요. 물론 페리시치가 급이 좀 떨어지긴 하지만······ 너무 비싸게 굴지 말자고요.]

“바즈와 매닝스는 비쌀만한 선수니까 비싸게 구는거죠. 바즈에 매닝스에 적당한 선수 둘 정도만 붙여주면 지금 당장에라도 코너 플래허티 정도는 데려올 수 있다고요.”

플래허티의 계약기간이 5년 1억 3500만 달러 정도 남았었나?

플래허티를 데려갔던 메츠가 최근 다시 리빌딩으로 목표를 수정한한데다가, 레이스 재정상 힘든 이야기이긴 했다.

하지만 절대 일어날 수 없는 딜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예시에 조용하던 앙헬로스가 마이크를 켰다.

[누굴 원합니까?]

“세드릭 우드먼.”

한 번 꼬아서 생각하는 앙헬로스에 생각했을 때 우선 절대 주지 않을 것 같은 선수를 부른 뒤, 맷 브라이언의 이름을 부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슬그머니 찔러보듯이 라일리의 이름을 들이밀면?

앙헬로스는 라일리를 노린다고 생각하고 잽싸게 브라이언을 내주려고 할 것······

[좋습니다. 우드먼을 드리죠.]

응?

< 15화 - 응?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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