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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밖의 의외의 결과가 벌어지고… (221/225)

생각 밖의 의외의 결과가 벌어지고…

대한민국 광복군이 부산과 경남 일부를 제외한 한반도를 완전히 수복하고 두만강을 넘어가기 시작하자 중화민국의 국민당과 중국 공산당, 소련에서 비밀리에 접촉을 원해왔다.

그리고, 미국은….

“아니, 이것들이 한동안 조용하더니 갑자기 무엇 때문에 만나달라고 난리인 거야?”

“아무래도 우리 광복군이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만주 진입을 해서 그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지금 만주는 일본의 관동군과 만주국이 지배하고 있지만, 중화민국과 소련이 각국의 미래 이익을 놔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곳이었다.

“우리가 우리의 옛 땅을 좀 찾으려다가 졸지에 태풍의 눈이 됐나 보군.”

“예, 저들 생각에는 간도는 우리 땅이 아닐 테니까요? 아마, 우리가 미국의 명령을 받고 만주로 진입한 줄 알고 있을 겁니다.”

똑똑!

드미트리가 전문 한 장을 들고 문을 열고 들어왔다.

“회의 중인데 무슨 일이야?”

“저…. 사장님, 미국에서 비밀전문이 왔습니다.”

미국은 절대로 영국의 양반 출신들이 만든 나라는 아닌 모양이었다.

유자명 선생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전략사무국 OSS 극동 책임자 찰스 레머로부터 만주에 광복군이 진입한 이유를 묻는 전문이 도착했다.

“이거 당분간 골치 아프게 됐군. 이 문제는 일단 잠시 놔둡시다.”

“그럼, 조지 대장님, 간도를 수복하는 것을 멈춥니까?”

“아니, 아니 그건 아니고…. 간도는 지금처럼 방해하는 놈들이 없을 때, 최대한 빠르게 수복해야죠. 간도는 딴 놈들이 따지기 전에 먼저 차지하고 눌러앉아 있어야합니다.”

간도는 다른 나라들이 뭐라고 하기 전에 무력으로 빠르게 점령하고, 1907년 조선의 땅을 일본이 청국에 넘긴 것은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힘으로 실효 지배를 할 생각이다.

“유자명 선생, 중화민국 국민당과 공산당이 뭐라고 합니까?”

“두만강을 도강한 이유를 문의해왔습니다.”

“음…. 국민당이야 그런 말을 할 수도 있지만, 공산당은 왜? 저희가 뭐라고?”

“이 상황을 이용해서 숟가락을 얹고 싶은 모양입니다.”

“제깟 놈들이 뭐라고…. 그때, 그냥 씨를 말렸어야 했나….”

“중국 공산당은 그래도 끝까지 살아남았을 겁니다. 그리고, 소련도 마오쩌둥의 공산당이 사라지는 것을 바라지는 않았을 테고요.”

유자명 선생의 대답을 들으면서 미래가 완전히 달라진 중국 공산당과 소련의 역학관계를 다시 한번 생각을 해봤다.

‘일단, 스탈린은 미국의 지원을 받는 장제스가 중국을 통일하고 완전하게 지배하면서 소련의 적이 되는 것을 싫어한다. 하지만, 이미 예전에 중소우호조약을 체결한 상황이라서 장제스를 완전히 적으로 돌릴 수도 없다. 그리고, 장제스도 미국을 대신해서 소련과 맞서는 상황은 또 싫어한다. 그럼, 만주의 다롄과 뤼순 두 항구와 동청 철도 운영권을 소련에 넘겨주고 일단 공산당을 먼저 때려잡으려고 할 텐데, 그렇다면, 스탈린과 장제스의 합의로 만주 문제는 해결이 될 테고 남는 것은 중국 공산당인데, 과연 중국 공산당이 장제스와의 내전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유자명 선생, 만약에 다이리가 갑자기 죽는다면 상황이 어떻게 변할까요?”

“국민당 정부는 한동안 속수무책으로 공산당에 당할 확률이 높습니다. 현재 국민당의 모든 정보는 다이리 통계조사국장에게 모여서 장제스 총통에게 보고되는 체제입니다.”

‘음…. 과연, 중국과 일본 두 나라를 내전 상황으로 몰고 가는 것이 우리 대한민국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중화민국의 다이리 조사 통계 국장.

일본의 히로히토 일왕.

만약, 이 둘이 현재 상황에서 암살을 당한다면 중국과 일본은 엄청난 혼란 속으로 빠져들 것이다.

“백 대장! 히로히토가 항복 선언을 하고 나면 히로히토를 죽일 수 있겠어?”

“히로히토를 죽이는 일이야 아무것도 아니죠. 그런데, 조지 대장님, 진짜로 히로히토를 암살하실 생각입니까? 히로히토가 죽어도 황태자가 자리를 대신하면 그만 아닌가요?”

“아니야. 히로히토가 항복하고 난 이후 상황에서 암살을 당한다면 미국의 입장이 달라지거든…. 그런데, 이게 우리 대한민국에 어떤 영향을 줄지 예상하기가 힘드네.”

“혹시, 조지 대장님. 다이리 조사통계국장도 암살하실 생각입니까?”

“아니요. 그 쪽은 내가 죽이지 않아도 누군가가 대신 알아서 죽여줄 겁니다.”

“누가요? 설마, 공산당이…?”

“다이리가 사라지면 가장 이익을 보는 곳에서 죽이겠죠. 문제는 히로히토인데…. 이 새끼를 죽여야 할지 살려둬야 할지 고민입니다.”

히로히토가 죽더라도 백정기의 말처럼 황태자가 왕위를 승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은 일본의 왕을 별로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리고, 히로히토가 암살을 당한다면 항복을 하고 싶지 않았던 일본의 육군 장교들에게 반란을 일으킬 수 있는 명분이 된다.

자…. 그럼…. 일본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일본은 이미 피의 광기에 사로잡힌 상황이라서 진짜 피가 터지게 내전을 할 것이다.

물론, 내전의 승자는 미국의 지원을 받는 도쿄 정부일 테지만 서로 죽고 죽인 상처 때문에 일왕이 있든 없든 절대 일본은 하나가 될 수가 없다.

“백 대장! 아무래도 히로히토를 죽여버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 히로히토를 죽여. 아무도 모르게 암살해야 해! 할 수 있지?”

“히로히토를 암살하는 거야 일도 아니지만…. 그 뒷감당은….”

“괜찮아.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그냥 이번 기회에 죽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중국과 일본이 혼란한 상황에 빠진다면 우리 대한민국에는 그것만큼 좋은 일은 없잖아? 아니군. 소련도 좋아하려나?”

“그럼, 조지 대장님. 중화민국 쪽은 어떻게 합니까?”

“그쪽은 우리가 가만히 있어도 알아서 재밌게 놀 겁니다. 미국은 똥줄이 타겠지만요.”

* * *

아나미 고레치카 육군 대신이 할복한 상황에서도 히로히토 일왕의 항복 준비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그리고, 미군의 도쿄 상륙작전도 예정대로 진행이 되고 있었다.

미군은 조공으로 지바현 보소 반도 일대에 5개 사단 7만여 명을 상륙시켰고, 주공은 요코하마의 미우라 반도 쪽에 30여만 명을 차례대로 상륙시켰다.

“우리 일본 제국은 연합국에 항복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본토에 저렇게 대규모 병력을 상륙시키면 어쩌자는 겁니까?”

도고 시게노리 외무대신은 국민들이 보는 앞에서 미군의 힘 앞에 히로히토 천황이 굴복하는 모양은 연출하고 싶지 않았다.

“이보세요? 도고 시게노리 외상. 당신은 전쟁 전에도 우리를 속였잖소. 그렇지 않습니까? 우리는 당신과 당신들 나라를 믿지 않습니다. 우리가 상륙했든 안 했든 그것이 당신들의 항복 선언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전략사무국 OSS의 극동 담당 찰스 레머는 현재 상황에서 일본이 항복하든 말든 상관이 없다고 강경한 말투로 말하면서 항복을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이대로 일본 전체가 불탈 뿐이라고 강조했다.

도고 시게노리는 시간을 너무 끌었다고 생각하면서 얼마 전에 쿠데타를 일으킨 장교들과 책임을 지기 싫어서 할복한 아나미 고레치카 육군 대신이 원망스러웠다.

“제발! 단 하루만이라도 폭격을 멈춰줘야 천황폐하께서 항복 선언을 전국에 방송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럼, 언제 항복 방송을 할 겁니까? 그날은 공격을 하루 쉬겠습니다.”

“10월 20일로 하겠습니다.”

“10월 20일 목요일에 항복 방송을 하겠다는 말입니까?”

“예.”

“그럼, 항복 문서에 제대로 된 서명은 어떻게 할 겁니까?”

“그것은 다시 의논합시다.”

1944년 10월 20일 도쿄만을 둘러싼 보소 반도와 미우라 반도에 상륙해서 M-4 셔먼 전차를 앞세우고 무자비한 속도로 도쿄를 향해서 진격하던 미군 해병대와 육군은 잠시 진격을 멈추고 12시에 방송된다는 일왕의 항복 방송을 기다렸다.

“이 새끼들은 항복 방송을 한다면서 자기네 나라 국가만 줄기차게 틀어 재끼네.”

일본어를 알지도 못하는 병사들은 중간중간에 섞여 있는 광복군 파견 요원들의 통역을 통해서 라디오에서 무엇이 방송되고 있는지 들을 수 있었다.

‘지금부터 중대한 발표가 있겠습니다. 전국의 청취자 여러분께서는 기립해 주시기 바랍니다.’

“쉿! 지금 항복을 선언할 모양입니다.”

기미가요가 멈추고 라디오 방송 진행자가 천황의 등장을 알렸다.

‘천황폐하께서 황공하시게도 친히 전 국민에게 칙서를 말씀하시게 되셨습니다. 지금부터 삼가 천황폐하의 옥음을 방송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기미가요가 잠시 흘러나오더니 작고 가느다란 히로히토 일왕의 목소리가 라디오를 통해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짐은 깊이 세계의 형세와 제국의 현상에 비추어보아 특단의 조치로서 시국을 수습하려고 하여, 이에 충성스럽고 선량한 그대들 신민에게 고한다. 짐은 제국 정부로 하여금 미·영·중·소 4국에 대해 그 공동성명을 수락한다는 뜻을 통고하게 했다.

----- 중략 -----

모름지기 온 나라 한 집안 자손이 서로 확실히 전하여, 하늘이 주신 땅이 불멸을 믿고, 책임이 무겁고,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생각하여, 장래의 건설에 총력을 기울이고, 도의를 두껍게 하고, 지조를 공고히 하리라 선서하고 국체의 정수를 앙양하고, 세계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을 것을 기대한다. 그대들 신민은 짐의 이 뜻을 꼭 마음에 두고 지켜라.’

히로히토 일왕이 개미 같은 목소리로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작은 목소리로 뭐라고 말을 하고는 항복 선언 방송이 끝나자 다시 기미가요가 흘러나왔다.

“아니, 방송 어디에 항복한다는 말이 있었어? 나는 못 들었는데, 혹시 너희들은 들었냐?”

“아니, 이게 항복 선언이야?”

“그럼, 이제 전쟁이 끝난 거야? 아닌 거야?”

히로히토 일왕의 항복 선언 방송을 듣고 난 미군 지휘부와 병사들은 이것이 항복인지 아닌지 알 수 없어서 한동안 혼란스러워했다.

그리고, 일단 전투가 멈추기는 했지만 일본군의 무장을 해제하기 전이기 때문에 도쿄를 향한 진격만 멈춘 채 대기 상태에 들어갔다.

미군과 광복군 항공대의 엄청난 폭격으로 건물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고쿄 근처.

위장포를 뒤집어쓴 세 명이 히로히토 일왕이 사는 고쿄를 노려보고 있었다.

“조장님, 일왕이 나오려나 봅니다. 궁성문이 열리고 있습니다.”

“바람과 거리 좀 다시 한번 체크해줘.”

“거리 1200, 바람 없음. 히로히토는 두 번째 차량에 탑승했습니다.”

“오케이, 나도 확인했다.”

세 대의 차량에 나눠 탄 히로히토 일왕의 일행이 황성 경찰들의 호위를 받으면서 고쿄를 나서려고 준비하고 있는 그 잠깐의 시간.

세계의 역사를 바꾼 총성이 도쿄의 하늘에 울려 퍼졌다.

“탕!”

“탕!”

“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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