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도쿄 상륙을 위한 예비 작전 (216/225)

도쿄 상륙을 위한 예비 작전

니미츠 제독이 이끄는 미국 해군의 태평양 함대는 필리핀 해전에서 일본 해군의 마지막 연합함대를 박살을 내고 난 후, 일본 해군의 나머지 뿌리까지 뽑아 버리기 위한 작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사실상, 이 작전은 일본 본토 상륙을 위한 예비 작전의 성격이 강했다.

“레이튼, 중화민국 전선의 전황은 어떤가?”

“일본 육군 지나군 사령부의 주요 사단 몇 개가 남방 전선으로 차출되면서 많이 약해진 상태에서 이번에 무리하게 작전을 진행하다 보니까 중화민국군의 반격을 받고 밀리고 있습니다.”

태평양 함대의 정보참모인 레이튼 대령의 보고에 니미츠를 고개를 끄덕이면서 중화민국의 상황을 대충은 파악한 것처럼 보였다.

“그럼, 처음 연합군 차원에서 구상했던 대로 중화민국군이 일본 서남부에 상륙하는 것은 어떻게 될 것 같나?”

“그건 현재 상황에서는 어려워 보입니다. 반격을 하고는 있다고는 하지만 일본군을 확실하게 제압하는 수준까지는 또 아닙니다.”

“음…. 그렇단 말이지?”

“예, 제독님.”

“그럼, 영국군은 어떤가? 이번엔 일본군을 버마 지역에서 축출하지 않았나?”

“제독님, 영국과 인도 연합군은 한계가 분명합니다. 아마 동남아시아 곳곳의 영국의 식민지를 회복하기도 벅찰 겁니다. 그래서, 일본 본토에 대한 상륙작전은 현재 상태에서는 거의 불가능할 겁니다.”

“그렇다면 영국 해군 쪽은 어때? 만약, 영국 해군도 우리와 함께 연합 작전을 할 형편이 안된다면 우리만의 단독 작전으로 빨리 전환해야 한다고.”

“그 문제는 조금만 더 기다려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영국의 처칠 수상이 그 부분만큼은 참여를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습니다.”

똑똑!

레이튼 대령으로부터 정보 보고를 한참 받고 있던 니미츠 제독의 사무실 문을 누군가 노크했다.

“누구야?”

“제독님, 제이슨 대위입니다.”

“어…. 그래, 무슨 일이냐?”

“예, 제독님, 영국의 태평양 함대에서 일본 본토 공략 작전에 참여하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작전 협의를 위해서 작전 담당관을 파견하겠답니다.”

영국의 처칠 수상은 이미 루스벨트 대통령과 서로 합의한 대로 전후에는 아시아 식민지들을 독립시켜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하지만 그 시기를 영국에 유리하게 최대한 늦추고 싶어서 어떡하든지 미국 해군 태평양 함대의 일본 공략 작전에 숟가락을 얹고 싶어 했다.

영국도 나름대로 노력을 했으니까 영국의 사정도 좀 봐달라는 읍소 전략 중 하나였다.

“영국 해군이 작전에 참여하겠다면 우리 함대도 모두 참여를 시켜서 이번 기회에 일본의 마지막 해군 자원들을 끝장을 내는 것이 좋을 것 같군.”

“제독님, 맥아더 장군님이 작전에 협조할까요?”

“그건 자기가 원했던 일이잖아? 남들이 다 말리는 필리핀을 기필코 수복하겠다고 들어간 사람은 그 자신이잖아?”

니미츠 제독의 생각에는 지금까지 맥아더가 한 짓은 나이가 어린 꼬마들이 자기 마음대로 일이 안 된다고 땡깡부리듯이 사람들이 모인 곳에 아무 데나 침 뱉고 바지를 까고 오줌 싸지른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나마 똥 싸고 드러눕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 불행한 전쟁이, 자신이 주인공인 연극 무대도 아니고 어떻게 자기가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하려고만 하냐는 말이야? 자기 작전을 승인해주지 않으면 신문과 방송에 대통령을 비난하겠다고 서슴지 않고 협박을 하고 공화당 의원들과 연계해서 계속을 압박을 넣었었지.’

“제독님, 그래도…. 좀 걱정이 됩니다.”

“이제는 그가 원하는 대로 필리핀에 상륙했으니까 필리핀에서 원하는 모든 것을 마음껏 해 보라고 하고 우리 해군은 맥아더 지원을 위한 최소한의 함대만 남기고 모두 돌아오라고 해.”

“예, 제독님.”

하와이 진주만 미국 해군 태평양 함대 사령관실.

“다들 모였군. 이번 작전은 일본 해군의 마지막 남은 잔존 함정들을 모두 처리해서 우리가 준비 중인 일본 본토 공략을 방해할만한 요소들을 제거하는 작전이다.”

니미츠 제독의 방에는 3함대 사령관인 윌리엄 홀시 제독과 5함대 사령관인 레이먼드 스프루언스 제독, 그리고 영국 해군 태평양 함대의 사령관을 대신해서 작전 참모가 참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외에도 커티스 르메이 항공대 폭격기 사령관도 참여하고 있었다.

“이번 목표는 일본군을 기만하면서 일본 해군을 실질적으로는 궤멸시키기 위해서 구레항 해군기지를 목표로 삼았다.”

니미츠 제독의 작전 브리핑에 회의 참석자들의 니미츠 제독의 의도를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

일본 서부 히로시마의 구레항 해군기지를 공격한다는 것은 일본군 수뇌부들에게 연합군은 일본 서부에 상륙하겠다는 뉘앙스를 풍겨서 일본 대본영의 시선을 일본 서부로 돌리는 효과도 같이 누릴 수가 있었다.

“제독님!”

“어…? 그래? 르메이 소장, 아직 질문 시간 아닌데?”

“아, 그것이 아니고 작전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서 이번에 제주도 항공 기지를 최대한 활용하면 일본 서부는 석기 시대로 돌려놓을 수 있습니다. 그게 더 일본군 수뇌부에게는 우리가 서부에 상륙할 것이라고 확실하게 각인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일본 서부를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석기 시대로 만들어 주자고?”

“예, 제독님.”

“제독님, 나도 커티스 르메이 소장의 의견에 찬성합니다. Kill japs, kill japs, KILL MORE JAPS! ”

“맞습니다. 이번에는 히로시마 다음에는 고베, 그다음에는 오사카, 그리고 또 다음에는 나고야 JAP 들의 도시를 모조리 석기 시대로 만들어 줘야 합니다.”

니미츠 제독의 생각에 윌리엄 홀시 제독과 커티스 르메이 소장은 확실히 좀 위험했다.

JAP이라는 하찮은 원숭이 놈들이 감히 주제도 모르고 위대한 백인들의 나라 미국을 건드렸다고 생각하고 이번에 아예 끝장을 내주려고 달려들고 있었다.

“이 작전은 전초전이니까 너무 적극적으로 접근하지는 말고 일본 군부를 기만하기 위한 작전도 포함되어 있으니까 오키나와도 공격이 임박했다는 신호를 줘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기를 바란다.”

“제독님, 오키나와와 일본 서남부에 상륙할 것이라는 신호를 주라는 말씀이시지 않습니까?”

“그래, 바로 그거야.”

“그럼, 일본 동쪽의 항구는 열어 놓으면 안 되는 것 아닐까요? 일본 군부가 아무리 원숭이들이라고 해도 동쪽으로는 아무런 터치가 없다면 의심을 할 것 같은데요?”

“그럼, 르메이 소장은 어떤 추가적인 조치를 하자는 말인가?”

폭격 이외에는 아무 관심도 없었던 커티스 르메이 소장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었기 때문에 니미츠 제독은 르메이의 생각을 물었다.

“매일 일본 본토를 폭격하다 보면 언젠가는 폭탄 보급량도 부족할 텐데 남는 시간에는 일본 동쪽 항구들을 봉쇄하는 작업을 하겠습니다.”

“기뢰라도 살포하고 다니겠다는 말인가?”

“예, 이번에 제주도와 한반도의 공항 시설을 이용하면서 무려 4억 달러나 냈는데 그 정도는 해줘야 본전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이봐, 르메이 사령관, 갑자기 왜 그래?”

“아니요. 제주도에서 광복군 항공대를 보니까 남는 시간에 뭔가를 잔뜩 싣고 가서 계속 일본의 주요 도시에 투하하더군요. 그래서, 우리 전략 폭격기 사령부도 놀면 뭐 하나 싶어서 그렇습니다.”

‘허어…! 적을 불태워 죽이고 때려 부숴서 죽일 생각만 하는 군인이 바로 당신이었군.’

일본의 4개 군항 중 하나인 구레항에 남아 있던 일본군 해군 연합함대의 잔존 전력을 모조리 말살하기 위해서 미국 해군과 영국 해군 연합군은 항공모함 기동부대를 편성하고 대규모 공습을 시작했다.

니미츠 제독은 3함대 소속의 존 시니어 제독이 지휘하는 TF38과 영국 해군의 TF57에 속한 항공모함 3척을 동원해서 공격을 지시했고, B-29 장거리 전략 폭격기 부대의 커티스 르메이 소장도 태평양 전선에서 가용 가능한 모든 폭격기를 동원해서 일본 서남부를 깔끔하게 불태웠다.

이 공습 작전으로 전쟁 후반까지 어떻게 어떻게 버텼던 세계 제3위의 해군력의 일본 해군의 수상함대가 사실상 궤멸을 했다.

그리고, 오키나와를 포함한 일본 서남부 지역의 모든 항구와 공장은 불타서 없어졌다.

* * *

제주도 모슬포 에뜨르 비행장.

“조지 대장님.”

“아…! 예, 르메이 사령관님.”

“저, 내가 하나 궁금한 것이 있어서 그런데 물어봐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뭔데 그러십니까? 동맹군끼리 서로 숨길 게 뭐가 있겠습니까? 궁금한 것이 뭔데요?”

“아…. 그게, 가끔 보면 B-17 폭격기에 소이 폭탄 말고 다른 것들을 싣던데 그게 뭡니까? 혹시, 광복군만의 기밀 사항이라면 말해주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아! 그거요? 그거 농약입니다.”

“예…!? 농약이요?”

흥미로운 눈초리로 내 설명을 기다리는 커티스 르메이 소장을 보면서 이 불장난 좋아하는 전략 폭격기 사령관에게 숨겨둔 광복군 항공대만의 노하우를 전수해 주기로 했다.

“르메이 사령관님, 일본인 중에 민간인이 있습니까?”

“없지요. 모두 죽창까지 들고 싸우러 나서겠다는 놈들인데 저것들이 전부 군인이지, 어디가 민간인이 있습니까?”

“그렇죠? 우리 광복군 항공대는 적을 말살시키기 위해서 다양한 종류의 폭격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먼저 사람에게 없으면 절대로 살 수가 없는…. 그러니까 생존을 위해서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것들을 없애고 있습니다.”

“집을 모두 불태워 버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한가요?”

“당연하지 않습니까? 집이 없으면 땅굴을 파고 라도 살 수 있습니다. 그래서, 광복군은 적을 굶겨 죽이기 위해서 식량을 없애고 있습니다.”

“식량이요?”

“예, 우리는 일본인들이 식량으로 쓸 수 있는 모든 식물을 제거하고 있습니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까지도 성장하지 못하게 태워 죽이고 있습니다.”

“아…!”

“그리고, 이래도 항복을 하지 않는다면 좀 더 무서운 계획이지만 일본인들이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게 가스탄과 세균탄까지 선물할 생각입니다.”

‘이미, 세균탄과 가스탄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것은 나중에 비인도적이었다고 문제가 될 수 있으니까 끝까지 숨겨야겠지.’

내 설명을 들은 커티스 르메이는 뭔가 큰 깨달음을 얻은 스님들과 같은 표정이었다.

“이거, 아무래도 내가 그동안 너무 많이 부족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적을 제압하고 적의 전쟁 수행 의지를 말살할 수 있는 너무 좋은 방법을 알려줘서 고맙습니다.”

“아닙니다. 이 정도는 해드려야죠. 우리는 동맹이지 않습니까?”

“하하, 그렇죠. 동맹이면서 4억 달러나 강탈해 갔죠.”

“에이…. 그 이야기는 그만하시죠. 미군이 사용하는 비행장들은 우리 인민들이 피땀 흘리면서 만들어줬잖습니까?”

원래 미국의 전략 폭격기 사령부가 중화민국의 비행장을 이용하면서 그에 대한 사용료로 장제스에게 지급됐던 돈을 내가 중간에서 가로챘다.

일본을 공격하기 위해서는 중화민국의 비행장보다 훨씬 위치가 좋은 우리나라 모든 비행장을 수리하고 보수하고 새로 만들어서 미군 항공대에 빌려주고 4억 달러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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