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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버 국장님은 어떤 종류를 좋아합니까? (148/225)

후버 국장님은 어떤 종류를 좋아합니까?

에드거 후버 연방 수사국장은 마피아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범죄조직이라고 말하면서 범죄자들을 비호했다.

어째서, 에드거 후버 연방 수사국장은 마피아를 수사해서 감옥에 처넣자는 부하들의 간청을 뿌리쳐가면서까지 그들을 비호했을까?

여러 가지 추측이 많았지만, 그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뉴욕의 5대 마피아 조직 중 하나인 제노비스 패밀리가 에드거 후버 연방 수사국장과 그의 부하인 클리드 톨슨이 동성 성행위를 하는 사진이나 후버의 여장 사진을 가지고 협박했다는 설이다.

그리고, 그 외에도 도박 중독이었다는 설, 부하 수사관들이 마피아와 거래하면서 부패하는 걸 원치 않았다는 설, 마피아와 대적했을 때 FBI의 무능이 공공연히 드러날 것을 걱정했기 때문이라는 설, 마피아를 공산주의에 대항하는 효과적인 방파제로 봤다는 설, 프랭크 코스텔로, 카를로 감비노로 대표되는 당대 정상급 마피아 두목들과 상호 협력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설 등 다양한 추측들이 많았다.

빌리와의 이야기를 통해서 에드거 후버 연방 수사국장을 상대할 방법을 준비하고 나를 언제 만나자고 할지 기다렸다.

에드거 후버는 생각지도 못했던 나라는 존재가 불쑥 튀어나온 것이 거북했는지 다음날 바로 만나자고 연락을 해왔다.

“어젯밤에 대통령 각하와 함께 만났으면서 무엇을 그렇게 급하게 확인하고 싶어서 이렇게 아침부터 만나자고 한 겁니까?”

에드거 후버 연방 수사국장은 연방 수사국에 온 다른 사람들처럼 겁을 집어먹거나 긴장하는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내 반응에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조지 씨, 몇 가지 급하게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말이요.”

“그렇습니까? 어떤 것을 확인하고 싶으십니까?”

여전히, 연방 수사국장이 직접 조사하는데도 내 태도가 변화가 없자 표정이 더 좋지 않게 변했다.

“조지 씨, 먼저, 뤄리리-하둔 재단의 자금이 미국에 투자된 것이 우리가 보기에는 정상적이지 않은 것 같던데…. 그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들어볼까요?”

에드거 후버 연방 수사국장이 나를 만나서 바로 광복군 정보대의 정보를 공유하고 앞으로 협조하자고 말하리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처음부터 내 개인적인 정보를 묻는 것은 너무 노골적인 질문이었다.

“어떤 점이 문제가 있던가요? 나는 분명히 미국 최고 변호사들의 조언을 받아서 뤄리리-하둔 재단의 일을 처리했는데….”

“조지 씨, 우리가 이상하다면 이상한 거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습니까?”

“허…. 나, 참….”

내가 알기로는 연방 수사국 내에 세금이나 투자와 관련된 조사 부서가 있는 것도 아닌데, 에드거 후버 연방 수사국장은 뭘 믿고 저러는지 처음부터 별 헛소리를 다 하고 있었다.

“그리고, 조지 씨, 당신의 중화민국에서 활동했던 것들을 살펴보니까 잘못하면 반역죄에 해당할 수 있는 일들을 하셨던데 그에 대해서 해명을 좀 부탁합니다.”

미국 헌법 제3조는 ‘미합중국에 대한 반역은 미국에 대해 전쟁을 하거나, 적을 추종하거나 적에 도움과 위안을 주는 행위를 의미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하는 것뿐 아니라 적을 추종하거나 적에 도움이나 위안을 주는 행위도 반역죄로 정의하고 있다.

‘이놈은 확실히 조심해야겠는데 커닝엄 상하이 총영사의 정보 보고를 그 짧은 시간에 확인했다는 건데. 가만…. 그런데, 내가 중국에서 뭘 했는지 정말로 아는 것이 있다고 이러는 걸까?’

미국 연방 헌법 3조의 반역죄 이야기가 나오자 나도 살짝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명문 규정이 모호하기 때문에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고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될 수 있는 법 조항이었다.

“수사국장님이 조사한 내용 중에 내가 어떤 식으로 반역죄에 해당하는 일을 저질렀다는 겁니까?”

“조지 씨, 상하이에서 일본군을 도운 적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에드거 후버 수사국장님이 알다시피 나는 사업을 하는 사람인데, 돈이 된다면 당연히 일본군과도 거래했겠죠? 그런데, 그때가 언제 적 이야긴데, 그 이야기를 지금 하는 겁니까?”

내가 걱정했던 것과는 다르게 에드거 후버 연방 수사국장은 일본 관동군 특무대와 마약을 거래한 것을 가지고 트집을 잡고 있었다.

“조지 씨와의 거래로 자금을 조성한 일본군이 그 자금을 바탕으로 엄청난 정보비를 사용해서 우리 미합중국에 피해를 줬으니까 당연히 반역죄에 해당하지 않습니까?”

“국장님! 1930년에 거래를 한 것을 가지고 인제 와서 처벌하겠다는 말입니까? 그리고, 그 당시, 일본이 적국이었습니까?”

“그 당시는 적국이 아니었지만, 그때부터 축적한 자금을 가지고 일본군이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면 적을 도와준 행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에드거 후버 연방 수사국장은 내가 불쑥 튀어나온 존재이다 보니까 나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시간이 없었는지 부실한 정보를 바탕으로 나한테 그냥 억지를 부리고 있었다.

“그럼, 대통령 각하와 민주당도 반역죄로 처벌을 해야 하겠군요? 내가 십 년 전부터, 일본군과 거래한 돈 가운데 일부를 대통령 각하와 민주당에 정치후원금으로 지원했으니까요?”

“아! 마침, 이야기 잘했소. 헤이우드 브룬과는 어떤 관계요? 혹시, 조지 씨, 당신도 공산주의자요? 우리의 조사에 따르면 헤이우드 브룬을 통해서 대통령 각하와 연결이 됐던데?”

“에드거 후버 국장님, 나를 조사하기는 한 겁니까? 헤이우드 브룬은 나와 같은 부대 출신의 참전 용사가 아닙니까? 우리는 서로 같이 목숨 걸고 프랑스 전선에서 독일군과 싸웠던 전우입니다.”

“그럼, 헤이우드 브룬을 통해서 대통령 각하를 만난 것은 사실이었군요? 대통령 각하는 무슨 일 때문에 만났습니까?”

“내 참전 전공에 문제가 생겨서 대통령 각하께서 도와주신 겁니다. 이제 됐습니까?”

확실히 에드거 후버는 나에 대해서 별다른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시간을 두고 오랫동안 나를 감시하고 조사해서 정보를 모았다면 모르겠지만, 그동안 겉으로 알려진 단편적인 정보로는 나를 어떻게 해볼 만한 소지가 없었다.

그럼, 지금부터는 내가 에드거 후버 연방 수사국장을 가지고 놀아야 할 시간이었다.

“에드거 후버 수사국장님, 나는 국장님이 아침부터 급하게 만나자고 해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와의 협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일로 나를 부른 거군요?”

“조지 씨, 우리 연방 수사국은 당신을 믿을 수 있는 사람인지 파악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래서, 이제 확인은 하셨습니까?”

“당신이 제대로 대답해주지 않는데, 확인이 가능하겠습니까? 앞으로도 계속 확인을 해야 하겠지요.”

“훗….”

웃음이 나도 모르게 나와 버렸다.

이걸 확 죽여버릴까 하다가 참았다.

“지금, 나를 비웃는 거요?”

“설마요. 내가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정말로 에드거 후버 국장님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협력할 생각은 없는 겁니까?”

내가 자신을 비웃고 있다고 느낀 에드거 후버 연방 수사국장은 얼굴이 벌게진 채로 나를 노려보기만 했다.

“내가 에드거 후버 수사국장님이라면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협조를 할 것 같은데 말입니다.”

“.....”

“정말로 생각이 없으십니까?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 일본과 소련, 그리고 중화민국에서 활동하는 공산주의자 스파이도 상당히 많이 파악하고 있는데…. 에드거 후버 수사국장님, 공산주의자들이 미국에는 그런 첩보 조직을 만들지 않았을지 궁금하지 않습니까?”

‘네가 아무리 나를 배척하려고 하고 나를 없애기 위해서 감시를 한다고 해도 그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그런 일이 벌어지기 전에 네가 먼저 죽는다.’

지금 당장도 뉴욕의 5개 마피아 페밀리의 히트맨들이 이곳 사무실을 노리고 여러 건물의 옥상과 사무실에서 총을 겨누고 있었다.

그리고, 언제든지 에드거 후버 연방 수사국장을 암살할 수도 있었다.

“우리 미국 국내에도 공산주의자들의 첩보 조직이 있다는 소리요?”

“이런 말을 하면 에드거 후버 연방 수사국장님의 기분이 상하겠지만 솔직히 국장님은 좀 무능한 사람처럼 보입니다.”

“뭐요?”

“지금, 에드거 후버 수사국장님은 공산주의자들을 쫓아다닐 것이 아니라 독일과 일본 그리고 영국이 우리 미국에 침투시킨 스파이들을 찾아다녀야 하지 않습니까?”

내가 한 말이 틀렸나?

이제는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마당에 적성국의 스파이는 놔두고, 미래의 적대국의 스파이를 쫓아다니고 있는 것이 말이 되나?

“독일이 침투시킨 스파이를 잡은 적이 있습니까? 아니면, 일본의 간첩을 잡은 적이 있습니까? 솔직히 내가 보기에 에드거 후버 수사국장님은 무능할 뿐만 아니라 능력도 없어 보입니다.”

내가 화를 내고 다그치면 더 반발하고 나를 압박하려고 나올 줄 알았는데 에드거 후버 연방 수사국장은 전해 들은 말처럼 강한 남자에게 매력이라도 느끼는지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이놈은 확실히 변태가 맞는 것 같았다.

“내가 에드거 후버 연방 수사국장님의 도움을 받을 일은 거의 없겠지만 당신은 다릅니다. 국장님은 내 도움이 분명히 필요할 겁니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됩니까?”

“조지 씨, 당신이 나를 도와줄 수 있다고요?”

“자, 일단 일본과 독일이 미국에 침투시켜 놓은 간첩들이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알아낸 간첩들의 숫자는 별로 많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인력에도 한계가 있어서 주로 일본과 중화민국 그리고 소련에 관련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니까요.”

나는 미리 준비한 독일과 일본 간첩들 몇 명을 적어 놓은 쪽지를 전해줬다.

“일본은 마피아들을 이용해서 정보를 수집하고 있더군요. 그러니까 에드거 후버 수사국장님이 다시 한번 조사를 해서 처리를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독일은 확실한 스파이듭입니다.”

“조지 씨, 당신은 왜 나를 돕는 거요?”

“나는 미국 시민이고, 미국이 전쟁에서 승리하기를 바라는 사람입니다. 에드거 후버 수사국장님의 생각처럼 미국에 해가 될 일을 할 사람이 아니라는 소립니다. 그리고….”

나는 이야기를 하다 말고 외투 속 호주머니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내서 탁자 위에 올려놨다.

“나는 언제든지, 에드거 후버 수사국장 당신을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도 말살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당신도 나처럼 미국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나를 보는 에드거 후버 연방 수사국장에게 쐐기를 박듯이 한 마디를 더했다.

“앞으로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파악하는 스파이들은 에드거 후버 국장님, 당신을 통해서 연방 수사국이 잡을 수 있게 해드리겠습니다. 예를 들자면 당신이 그토록 잡고 싶어 하는 공산주의자들 말입니다.”

나는 에드거 후버 연방 수사국장의 도발을 최대한 빨리 처리하고 서둘러서 해결해야 할 일이 있었다.

나한테는 이 대머리하고 툭탁거리면서 시간을 보낼 여유가 없었다.

왜냐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획기적인 대공 무기가 바중의 건국대학교 연구 시설에서 개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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