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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 정도면 진짜 연합국으로 대우를 해줘야만 할 것 같습니다 (147/225)

이제 이 정도면 진짜 연합국으로 대우를 해줘야만 할 것 같습니다

김규식 선생은 천재가 맞았다.

김규식 선생은 나와 함께 미국 정부 측과 혹시 이런 자리가 마련된다면 미국 정부를 설득해서 우리가 얻어내야 하는 것과 넘겨줘도 되는 정보를 분리했고 그것을 공개할 기회를 노리고 있었는데 그 모든 것들을 이 자리에서 전부 다 하고 있었다.

나도 김규식 선생의 노력에 발맞춰서 호응을 해줬다.

“김규식 선생님, 이왕 알려주실 거라면 광복군 정보대가 만주와 중화민국 곳곳에서 얻은 일본군의 정보도 같이 알려주시죠.”

“아! 그 정보도 있었지요. 그 정보도 일본군과 싸워야 하는 미군들에게는 중요한 정보겠지요?”

“목숨이 걸린 일인데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미스터 김, 그리고 조지 씨, 도대체 독일과 일본에서 어떤 정보를 얻으셨길래 그럽니까?”

미국 육, 해군 총사령관이자 총참모총장인 윌리엄 리히 제독은 미군의 안전이 걸린 문제가 나오자 가장 먼저 반응했다.

김규식 선생은 대답을 하는 대신 다시 한번 말을 멈추고 루스벨트 대통령을 비롯한 회의 참석자들의 얼굴을 한 명씩 쳐다보면서 눈을 맞춰다.

그리고, 크게 한숨을 내쉬면서

“하아…. 여러분,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독일은 세상을 파괴할 궁극의 무기를 생산하기 위해서 연구하고 있고, 일본은 인간 세상을 파멸시킬 수 있는 무기를 만들기 위해서 인간을 상대로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예?”

“아니, 그건 또 무슨 소립니까?”

회의 참석한 사람들이 놀란 표정을 짓는 것을 보면서 김규식 선생은 루스벨트 대통령의 표정을 유심히 살펴보면서 계속 이야기를 이어갔다.

“미국도 이미 독일이 연구하고 있는 무기와 관련된 정보를 얻었을지도 모르겠군요. 우리가 정보를 얻은 지 좀 된 정보니까요. 우리 광복군 정보대는 독일로부터 잠수함을 도입하는 과정에 뜻하지 않게 정보를 하나 들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허황된 정보였기 때문에 당시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그리고, 김규식 선생은 다시 한 템포를 쉬면서 뜸을 들이고는

“시간이 좀 지나고 나서 반전 투쟁에 나선 일본의 ‘인민전선’과 함께 일본의 무기 개발자들과 연구자들을 암살해 나가는 과정에서 독일이 연구하고 있다는 궁극의 무기에 관련된 이야기를 다시 듣게 됐습니다.”

“미스터 김! 도대체 어떤 무기이기에 그러는 겁니까?”

“폭탄 하나에 도시 하나. 뭐, 나도 자세한 것은 잘 모르지만 그런 무기를 연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우리는 일본에서 다시 한번 그 사실을 확인하고 좀 더 집중해서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는 도중에 일본도 독일과 같은 무기를 연구하려고 했지만, 재료와 기술 부족으로 포기하고 다른 무기를 연구한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미스터 김, 일본은 또 어떤 무기를 연구하고 있는 겁니까?”

분명히 김규식 선생은 넌지시 원자폭탄에 관해서 이야기했지만, 회의 참석자들은 그런 무기에 대해서 들은 적이 없던지 아니면 상상도 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다만, 단 한 사람, 이미 맨해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루스벨트 대통령만은 약간의 표정의 변화가 있었다.

“음, 미스터 김, 좀 전에 일본이 개발 중이라는 무기는 인간을 가지고 실험을 한다고 했지요?”

“예, 각하. 일본은 인간에게 직접 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무기를 현재 열심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 무기가 어떤 무기냐는 말이요?”

“일본군은 인간이 아닙니다. 그들은 악독하게도 페스트균과 탄저균을 전쟁에 사용하기 위해서 사람을 상대로 실험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페스트균과 탄저균이 어떤 병균인지는 이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도 다들 아는 병균이기 때문에 이것은 바로 반응이 있었다.

“설마, 일본군은 그런 병균들을 진짜로 전쟁에 사용할 생각이라는 말입니까?”

회의 참석자 중에서 성격이 가장 온화한 사람인 헨리 아놀드 항공대 사령관이 놀람과 분노가 함께 나타난 표정으로 김규식 선생에게 확인을 했다.

“예, 사실입니다. 일본군은 방역대나 급수대라는 이름의 위장 연구 시설을 통해서 세균을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연구를 책임진 군의관들을 암살하는 과정에서 심문한 보고서도 광복군 정보대가 가지고 있습니다. 나중에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말씀하십시오.”

김규식 선생의 말이 끝나자 윌리엄 리히 제독은 심각한 표정으로 루스벨트 대통령을 바라봤다.

“각하, 만약,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광복군으로부터 이런 정보를 듣지 못했다면 나중에 우리 병사들이 치렀어야 할 대가가 상상만 해도 무섭습니다.”

“각하, 각하께서 이 자리를 마련하신 진정한 의도를 이제 알겠습니다. 우리 정보조정국은 앞으로 광복군 정보대와 긴밀히 협조하도록 하겠습니다.”

“각하, 그것은 우리 육군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김규식이 알려준 정보의 중대성에 탄복한 리히 총참모총장 그리고 도너번 조정국장과 스팀슨 육군 장관까지 앞으로 광복군과 열심히 협조하겠다고 다짐했다.

“아! 참, 그런데, 광복군 정보대는 일본군이 그런 실험을 진행하는 곳을 모두 파악한 것입니까?”

“그건 아닙니다. 이미 파악한 곳들은 광복군 항공대가 폭격하기도 하고 광복군 정보대가 시설을 없앴습니다만, 광복군 정보대도 일본군이 운용하는 전체 시설은 파악할 수가 없었습니다.”

“음…. 그럼, 큰일이군요. 각하, 일본과의 전쟁은 아무래도 길게 끌면 끌수록 우리 군에 심각한 피해를 발생시킬 것 같습니다.”

“각하, 광복군과 좀 더 긴밀하게 연계해서 일본군의 실험 시설들을 빨리 찾아내야 할 것 같습니다.”

미군 주요 지휘관들의 입에서 드디어 나와 김규식 선생이 기대했던 말이 나왔다.

‘그래! 바로 그거다. 미국이 일본과의 전쟁을 조기에 종결짓게 만들려고 우리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아니?’

만약, 앞으로 미국이 태평양 전쟁에 전력의 20% 정도만 제대로 투입한다면 태평양 전쟁은 훨씬 일찍 끝이 날 것이다.

전력을 15% 정도를 소모한 전쟁이 1945년까지 갔으니까 전력의 20%만 투입할 수 있다면 1944년 아니 그 이전도 가능했다.

나와 김규식 선생은 미국이 이렇게 나서게 만들려고 그동안 며칠 밤을 새웠는지 모른다.

“이거 아무래도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정식 연합국의 일원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겠는데요.”

만약, 이 회의 자리에 헐 국무장관이 참석을 했다면 영국과의 외교 관계 때문에 쉽게 내려지기 힘든 결정이 서서히 거론되기 시작했다.

“우리 정보조정국도 광복군 정보대와 확실하게 협력을 하려면 아무래도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연합국의 일원으로 인정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 그 문제는 지금 당장 급한 일은 아니니까 좀 더 시간을 두고 결정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하지만, 어디를 가나 모든 일에 딴지를 걸고 나서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하는 사람들이 있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에드거 후버 연방 수사국장이 바로 그런 인물이었다.

“미스터 김, 계속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새고 있는데 만약 우리가 돕는다면 광복군은 국내 진공 작전은 어떻게 하려고 했습니까?”

누가 집요하게 국내 진공 작전을 파고드나 했더니 역시나 미군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군과 관련해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임무를 맡은 윌리엄 리히 육, 해군 총사령관 총참모총장의 질문이었다.

김규식 선생은 이것까지 말을 해도 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내 눈치를 한번 살피고는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는 눈길이 있었다.

물론, 눈길의 주인공은 에드거 후버 연방 수사국장이었다.

“우리 광복군은 미국의 지원을 받을 수만 있다면 소련과 국경이 맞닿은 지역인 함경도에 병력을 상륙하려고 했습니다. 함경도를 먼저 수복해서 교두보로 삼고 평안도로 진출해서 만주와 조선, 그리고 일본을 연결하는 철도를 끊을 생각이었습니다.”

“미스터 김, 일본에서 지원 병력이 온다면 경성에 주둔 중인 조선 주둔군과 만주의 관동군 사이에 끼어서 양쪽으로 공격을 당할 텐데,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한 겁니까?”

“리히 제독님, 우리는 먼저 제주도와 쓰시마섬을 공격해서 점령한 다음에 국내 진공 작전을 이어갈 생각이었습니다.”

“아…. 그래서, 잠수함이 필요했던 거군요? 그런데, 잠수함만으로는 해상을 봉쇄하기에는 많이 부족한 것 같은데요?”

“광복군 해군에는 6척의 방공 구축함대도 있습니다.”

미군 지휘관들이 봤을 때, 나라를 잃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중화민국의 해군보다 더 강력한 전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 해군이 광복군의 상륙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서 수송선과 전함 정도만 지원해도 충분히 실현이 가능한 작전이군요?”

“예, 미국 정부가 그런 도움을 주신다면 함경도로 상륙하겠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미국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면 우리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처음 계획대로 제주도와 오키나와를 잇는 선만 끊을 생각입니다.”

김규식 선생의 선언은 ‘너희가 도와주지 않아도 우리는 우리 길을 갈 것이다.’라는 통보였다.

굳이 도와주겠다면 도움을 받겠지만, 우리는 너희들의 도움이 없어도 우리 힘으로 나라를 다시 찾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옆의 작은 회의실에서 벌어진 회의를 통해서 미국 정부는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잠정적인 연합국으로 인정하는 비밀 협약을 체결하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협력하기로 했다.

“각하, 우리가 일본에 반격하려면 필리핀과 하와이가 그 출발점입니다. 두 곳 중 한 곳만 잃게 돼도 미국은 일본에 반격하는 작전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내가 가장 믿는 사람들을 필리핀과 하와이의 사령관으로 임명한 것이 아닌가?”

“그 정도로는 약합니다. 다시 한번 맥아더 장군과 니미츠 제독에 필리핀과 하와이를 절대 사수하라고 명령하시고 필리핀과 하와이를 방어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하셔야만 합니다.”

“흠…. 그것은 리히 제독이 알아서 하도록 해요.”

“예, 알겠습니다.”

미국 육, 해군 총사령관 총참모총장인 윌리엄 리히 제독의 건의를 받아드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필리핀의 극동군 사령부의 맥아더 사령관과 하와이 태평양 함대의 니미츠 제독에게 어떤 일이 있어도 필리핀과 하와이를 절대 사수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 * *

회의를 끝내고 돌아온 나는 바로 뉴욕 한 지역의 마피아 두목인 빌리를 찾았다.

에드거 후버 연방 수사국장의 눈치를 봤을 때 나와 김규식은 이제부터 연방 수사국의 감시 아래에 놓일 것이 너무나 뻔해 보였다.

“빌리, 내가 아무래도 에드거 후버 연방 수사국장과 안 좋은 쪽으로 엮일 것 같은데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아.”

“왜? 무슨 일이 있었는데?”

“백악관에서 비밀 서약을 했기 때문에 자세하게 설명하기는 어렵고, 아무튼 후버 국장의 감시 아래 놓이게 생겼는데 준비해 놓으라고 한 것은 해놨어?”

“조지가 알아보라고 한 것을 조사 해봤는데 그런 방식의 협력 관계는 아닌 것 같더라고.”

“그럼? 후버 국장과 감비노 페밀리는 어떤 방식의 관계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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