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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폭격 작전에 대한 실행 명령이 떨어졌다 (136/225)

도쿄 폭격 작전에 대한 실행 명령이 떨어졌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결정으로 회의는 다시 도쿄 폭격 작전에 대한 의문 사항과 작전에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내용만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조지 씨, 광복군 항공대가 우리 항공대 조종사들의 선도기 역할을 해줄 수 있습니까?”

“그거야 당연히 함께해드릴 겁니다. 사실 광복군 항공대는 얼마나 도쿄를 폭격하고 싶어 하는지 모르실 겁니다. 그냥, 광복군 항공대 조종사 전원을 참가시키십시오.”

“조지 씨, 일본의 방공망은 정말로 정보보고서 안의 내용처럼 형편이 없습니까? 레이다는 일본이 맨 처음 개발한 것으로 아는데….”

“저도 처음에는 그게 이해가 안 됐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까 일본군은 변화를 극도로 싫어한답니다. 그리고, 한번 성공한 길을 매뉴얼로 만들어 놓고 그것만 하게 시킨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본군은 아직까지 레이다 시설이 없습니다.”

“조지 씨, 만약 해군의 항공모함이 도쿄 폭격 작전에 참여한다면 굳이 폭격기들을 바다에 버릴 필요는 없지 않겠어요?”

“그것은 제가 결정할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광복군이 만든 작전계획을 여러분께 설명하는 사람이지, 우리 정부가 계획하는 군사 작전에 관여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가끔 회의 참석자들이 나도 그들과 동등한 미국 관료로 회의에 참석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뜬금없는 질문들을 가끔 했지만 나는 철저하게 선을 긋고 있었다.

“아! 그럼, 조지 씨의 개인적인 생각은 어떻습니까?”

“만약, 저한테 결정권이 있다면 육군 항공대 조종사들이 항공모함 이착륙을 연습하는 시간에 차라리 빠르게 도쿄를 폭격하겠습니다. 지금은 진주만 공습으로 실의에 잠겨 있는 국민을 위해서 희망을 줄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돈 많은 미국이 폭격기를 살려서 몇천만 달러를 아낄 것인지 아니면 빨리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것인지는 자기들이 알아서 결정할 문제였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다음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대통령 집무실에서 진행되는 회의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이 됐다.

“좋습니다. 그럼, 그건 우리가 결정하기로 하고 도쿄 폭격 작전계획으로 700t이 넘는 폭탄이 도쿄에 투하될 예정인데, 작전계획에는 폭탄을 교체하라고 했던데 그 이유를 알 수 있겠습니까?”

“여기 계시는 분 중에도 중국 전선에서 일본 항공대가 사용한 소이탄에 대해서 들으셨을 분이 아마 계실 겁니다. 중화민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은 나무를 이용해서 대부분 주택을 짓습니다. 일본 항공대는 중화민국 주민들의 주택을 폭파하는 것보다는 불태우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지난 3년간의 실전을 통해서 증명했습니다.”

“오호! 주택을 불태워 버리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일 것이다. 음…. 생각해보니까 확실히 그렇겠군요. 아시아의 주택은 대부분 목재로 만드니까요?”

“예, 그렇습니다. 바람이 부는 날이라면 더 끔찍한 피해를 줍니다.”

“각하! 저는 도쿄 폭격 작전에서 폭탄을 교체하자는 의견에 진심으로 찬성합니다. JAP 들이 우리 진주만을 비겁하게 불태웠으니까 우리는 도쿄 정도는 가볍게 불태워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각하! 저도 폭탄 교체에 동의합니다. 이미, 일본군이 3년간 실전에서 증명했다면 효과가 분명히 확실하리라 생각합니다. 이참에 도쿄를 아예 불바다로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회의에 참석 중인 군부의 수뇌부들은 모두 내 의견에 동의했고, 루스벨트 대통령은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폭격 작전 전까지 소이탄을 준비할 수 있는지를 확인했다.

“다 좋은데, 우리가 정한 시간 안에 새로운 폭탄들이 준비가 되겠소?”

미국은 폭격기 준비하면 된다.

모든 준비는 이미 10년 전부터 내가 차근차근 하나씩 준비해놨다.

“대통령 각하, 미국 본토에서 굳이 소이 폭탄을 실어 나르지 않아도 됩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는 언젠가는 반드시 도쿄를 불태워 버릴 생각으로 소이 폭탄 생산 시설을 만들어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응? 뭐라고? 그럼, 조지! 폭탄도 있고 조종사도 있었는데 정말로 폭격기가 없어서 도쿄를 공습하지 못했다는 것이 사실이었다는 건가?”

“예, 12대의 B-17 폭격기로는 도쿄에 생채기나 겨우 낼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폭격을 시도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만약 미국처럼 100대 이상을 동원할 수만 있었다면 진즉 도쿄는 불바다가 됐을 겁니다.”

“흠…. 그럼, 폭격기만 있으면 된다는 말이지?”

“예. 각하! 각하께서 결심만 하시면 됩니다.”

“각하! 신께서 우리 미국으로 하여금 비겁하고 비열한 일본에 본때를 보여주라고 준비를 해놓은 것만 같습니다. 작전을 승인해 주십시오.”

육군 항공대를 공군으로 승격시키기 위해서 항공대의 인상적인 전과가 필요했던 헨리 아놀드 항공대 사령관의 간절한 요청에도 루스벨트 대통령은 조금 머뭇거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녹스 장관, 해군은 어떻게 할 생각이요?”

“각하, 저희도 태평양 함대의 항공모함을 동원하겠습니다.”

내가 제안한 무제한 잠수함 작전으로 충분히 일본 해군을 방어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는지 녹스 해군 장관도 처음에는 주저하는 듯했지만, 이제는 작전에 항공모함을 투입하기로 최종 결심을 한 모양이었다.

“그럼, 해군도 도쿄 폭격 작전에 참여하겠다는 말인데, 육군이 작전을 수행할 날짜까지 준비를 끝낼 수 있겠어요?”

“어떡하든지 작전 시간 전까지 준비를 끝내겠습니다.”

“음…. 좋소. 우리 미국의 육군과 해군이 힘을 합쳐서 비열한 일본에 당한 치욕을 갚아줍시다.”

“예, 각하.”

루스벨트 대통령이 이렇게까지 도쿄 폭격에 집착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맥아더가 저지른 보너스 아미사건 때 싸지른 똥 때문이었다.

미국도 제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는 군인들에 대한 대우가 사실 형편없었다.

그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제1차 세계대전 참전 군인들이 대공황 때문에 생계가 어려워지자 약속되었던 추가수당을 먼저 지급해 달라고 시위를 하다가 맥아더 육군 참모총장의 강압적인 진압으로 수많은 참전 군인들이 죽은 것이 보너스 아미 사건이다.

이 사건 때문에 미국인들은 조국에 충성하기 위해서 군대에 지원하는 국민이 사라져 버렸고 군대에서 생활하던 장교들도 군대를 많이 그만둬 버렸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아직까지는 미국은 독일과 서로 선전포고를 하지 않았지만, 일본의 진주만 공습으로 결국 언젠가는 독일과의 전쟁에도 참여해야만 하는데 국민이 징병을 거부한다든지 징병에 소극적일 경우 문제가 커졌다.

그래서, 루스벨트 대통령은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국민의 전쟁 참여 의지를 반드시 북돋아야만 했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미국 국민을 하나로 만들 수 있고 일본을 응징할 수 있는 작전 계획에 서명했고 군부 수뇌부들은 작전 계획에 따라서 도쿄를 폭격하기 위해서 준비하려고 자리를 떠났다.

“대통령 각하! 저에게 10분 정도만 시간을 내주실 수 있으십니까?”

다른 사람들은 대통령 집무실을 떠나도 상관이 없지만 나는 아직 해야 할 일이 한 가지 남아 있었다.

“10분? 그래, 아직 10분 정도는 여유가 있는 것 같군. 왜? 조지, 따로 할 말이라도 있는 건가?”

루스벨트 대통령은 손목시계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각하, 제가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이 있습니다. 제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가장 큰 후원자로서 우리 미국을 도와달라고 말을 할 수는 있지만, 그들에게 목숨을 걸고 작전에 반드시 참여해달라고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아! 그 문제가 있었군. 조지, 하지만 우리 미국은 중화민국처럼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외교적으로 승인하기는 힘들다는 건 자네도 알지? 자네의 생각에는 내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나?”

루스벨트 대통령은 내가 혹시라도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대해서 무리한 요구를 할까 봐 자신이 먼저 선을 정해 놓고 나한테 의견을 물었다.

“각하, 제 생각에는 중화민국 정부와 같이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동맹국으로 대우를 해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비슷한 대우를 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예를 들자면 영국 정부가 폴란드 망명 정부를 대하듯이요?”

“음…. 그건 좀 힘들지 않을까? 폴란드와 대한민국은 상황이 다르지 않나?”

이쯤에서 내가 생각하는 설득 카드를 꺼냈다.

“각하, 혹시 미국 정부가 1905년 러일전쟁이 끝나고 미국의 육군 장관인 태프트 장관이 일본 총리대신을 만나서 비밀 회담을 한 적이 있습니까?”

“태프트 육군 장관과 일본 총리의 회담…? 아!”

내가 하는 이야기는 다른 일반적인 미국 관료들은 잘 모르겠지만, 루스벨트 대통령만큼은 아마 잘 아는 이야기일 것이다.

카스라 태프트 밀약은 지금으로부터 30년도 더 전의 이야기지만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친한 친척인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 시절의 외교 비사로 미국과 일본이 조선과 필리핀을 놔두고 서로 거래한 비밀 회담이었다.

“조지, 자네가 그걸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그런 사실이 있었다고 저한테 알려줬습니다.”

“정말로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그 회담 내용을 알고 있다는 말인가? 그것은 외교적인 비밀 회담인데 그걸 어떻게 알았지?”

“그건 아마도 일본이 조선인들을 설득하기 위해서 정보를 흘리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그 회담 주제와 내용이 무엇이었고 그 회담 결과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이 정보를 일본이 조선인들을 속여서 자포자기하게 만들려고 흘린 정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아! 음….”

루스벨트 대통령은 일본과 가졌던 비밀 회담 내용이 지금 당장 도움을 받아야 하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노출됐다는 사실에 당혹스러워했지만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카스라-태프트 회담의 내용을 알면서도 일반적인 반응과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작게 안도를 하는 것 같았다.

“각하,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언젠가는 미국 정부가 약속한 조미 통상 수호 조약의 ‘거중 조정’을 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건 또 무슨 말인가?”

“미국이 언젠가는 친구로서 약속을 지킬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건 제 생각에는 정말 중요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각하께서는 우리 미국의 아시아 파트너로 일본이나 중화민국을 믿을 수 있으십니까?”

“.......”

현재, 미국과 전쟁 중인 일본을 미국의 아시아 파트너로 인정하기는 힘들 것이고 기대했던 경제적 이익보다는 부패로 인해서 정정이 불안하기만 한 중화민국이 미국의 파트너가 되기도 힘들었다.

“각하, 제가 미국 시민이자 대통령 각하의 영원한 후원자이자 지지자로서 한 가지 부탁을 드리자면 이번 기회를 이용해서 아시아 지역에 신의가 있는 친구를 하나쯤은 만들어 두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됩니다.”

수십 년도 전의 미국 정부가 조선의 왕과 정부에 약속한 ‘거중 조정’의 약속.

조선이 위태로움에 처하게 되면 미국이 나서서 상대국과 조선의 난처한 일을 중재해 준다.

외교적으로는 절대로 해줄 수 없는 약속이다.

그리고, 조선의 마지막 왕은 이 약속을 철저히 믿었고 미국도 끝까지 믿었다.

“일본이나 중화민국은 대통령께서도 이미 아시듯이 믿을 수 없는 나라들이지만 대한민국은 그들과 많이 다릅니다. 대한민국의 민족들은 한번 우정을 쌓으면 그 우정을 영원히 기억하고 지키려고 합니다.”

내가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시간이 조금만 더 지나면 미국의 전략 위원회가 가동되기 때문이었다.

본격적으로 국가 전략 위원회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루스벨트 대통령 개인이 미국의 국제 외교 문제를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게 된다.

앞으로 모든 외교 문제와 미국의 국가 미래 전략은 국가 전략 위원회에서 나오게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나는 그전에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인정을 미리 받아 놓고 싶었다.

그리고, 필리핀의 있는 광복군의 안전도 최대한 보장받고 싶었다.

“그럼, 조지, 내가 어떻게 해주기를 바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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