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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유독 중국 공산당을 두들겨 팼던 이유는? (99/225)

내가 유독 중국 공산당을 두들겨 팼던 이유는?

역시, 내 예상대로 쑹메이링의 소심한 보복이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보복은 오히려 광복군 항공대에게는 여름 단비와도 같은 휴식이었다.

“이런 조치를 하면 우리가 뭐라도 타격을 받고 힘들어할 줄 알았다는 건가?”

쑹메이링의 조치에 내가 어이없어하자 박하성도 나와 같은 표정으로

“미국에서 지원 온 의용항공대의 적응 훈련을 잘 시켰으니까 중국공군 조종사들의 교육에도 힘써 달라니…. 대장님. 이거 우리 항공대가 거절해도 되는 것 아닙니까?”

“아니야. 이 정도 했으면 됐다. 그리고, 우리 항공대도 그동안 너무 무리해서 피로가 쌓였으니까 당분간 좀 쉬면서 가끔 일본군 기지나 폭격하러 다니자.”

“뭐…. 생각해보니까 그것도 나름 괜찮은 것 같네요.”

내가 쑹메이링에게 중국공군의 도움도 없이 우리 광복군 항공대가 고생한 일이며 지금 당장 중국공군이 해야 할 일은 조종사 양성이라고 했더니 우리를 후방으로 배치해 버렸다.

중화민국 정부와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동맹일 뿐이지, 우리 광복군의 지휘권을 중화민국군에 넘겨준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거절도 가능했지만, 그냥 명령을 따르기로 결정했다.

“박 소령. 우리는 이제 충칭으로 이동하는 건가?”

“예, 충칭에서 중국공군을 양성해야 하고 타이위안의 옌시산만 지원하면 됩니다.”

“그래? 그런데, 맥아더는 우리가 빠지는데도 가만히 있었는지 모르겠군.”

“아마, 새롭게 투입되는 300명의 미국 의용항공대를 믿는 모양입니다.”

“흐흐. 그래? 미국 의용항공대의 실력은 실제로 알고 보면 뻥카인데…. 아무튼, 우리는 쉴 수 있을 때 그냥 쉬자.”

“예, 대장님.”

“그런데, 대장님. 쑹메이링 위원장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좀 웃기는 것 같습니다.”

“좀 웃기는 것이 아니고 어이없을 정도로 웃기는 거지. 자기들이 막말로 항공유를 한번 지원해줬냐? 아니면, 폭탄이나 탄약을 공급했냐? 그것도 아니면, 우리 조종사를 교육했냐? 이건 전부 우리 광복군이 스스로가 한 거다.”

“그러니까요. 그런데, 겨우 보복이랍시고 후방으로 빼다니….”

“그 덕분에 우리가 쉴 수가 있잖느냐? 어서 충칭으로 비행대를 옮기자.”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광복군은 내가 중국에 정착한 초기 시절부터 이미 두웨성 대형과 함께 홍콩과 충칭을 연결하는 보급선을 마련해 뒀었다.

그리고, 충칭에는 광복군이 사용해야 할 폭탄과 탄약을 생산할 시설도 미리 만들어뒀었다.

그뿐만 아니라 만약의 사고에 대비해서 영국과 미국의 석유회사와 연결된 두웨성의 석유회사는 홍콩에 본사를 두고 중화민국 각지에 석유를 공급하고 있었다.

* * *

김구 주석과 장제스 총통과의 합의로 중화민국군에 있던 조선인들과 면담을 하고 국적을 선택할 기회를 주고 조선인 중에 광복군이 되고 싶다는 장교와 병사는 모두 광복군에 편입시켰다.

기존의 광복군은 이미 신상 조사를 모두 했기 때문에 밀정과 첩자들을 전부 걸러 냈지만, 이번에 새롭게 광복군에 합류한 장교와 병사들은 일일이 조사하는 시간을 거쳐야만 했다.

“조지 대장님. 이번에 새롭게 합류한 장교와 병사 중에는 일본의 첩자로 활동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는데 중국 공산당과 관련이 있는 장교와 병사들이 조금 있었습니다.”

“역시 그렇군요.”

내 대답에 유자명 선생은 어떻게 그것을 예상했는지 궁금해했다.

“중국 공산당은 주위를 끊임없이 오염시키는 존재들입니다. 그들은 이미 무너진 코민테른의 이상을 가지고 세력 확장을 위해서 다른 아시아 민족들을 속이고 있었습니다.”

“그걸 이미 알고 있었습니까?”

“예, 나는 우연치않게 저우언라이가 얼마나 영리한 사람인지 알고 있었거든요.”

“저…. 조지 대장님, 그렇지 않아도 저우언라이가 한번 만나자고 계속 연락이 오고 있습니다.”

나는 유자명 선생의 말에 피식 웃을 수밖에 없었다.

“하늘이 그들을 살려주기로 이미 예정했던 모양이군요.”

일본의 상하이 침공 전에 완전히 정리를 하고 싶어서 쓸어버릴려고 노력을 했는데 결국은 하늘이 그렇게 정한 것인지 중국 공산당은 끝까지 살아남았다.

그리고, 현재는 소련의 군사고문단과 함께 활동하고 있었다.

“그건 또 무슨 말입니까?”

“나는 중국 공산당만큼은 반드시 정리하려고 했었습니다. 그래서, 간쑤성의 란저우 골짜기까지 쫓아가서 그렇게 죽였던 겁니다.”

“혹시, 조지 대장님이 그렇게까지 한 이유가 따로 있습니까?”

‘예.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중국 공산당 놈들을 하나라도 더 죽여서 세력을 줄인다면 나중에 내가 의도한 것과는 다르게 상황이 돌아가서 소련과 미국에 의해서 대한민국이 반으로 갈라지더라도 중공군의 참전은 없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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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중국 공산당만 없다면 나중에 일이 잘못되더라도 우리 민족의 힘으로 스스로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장제스 총통도 중국 공산당의 습성을 알고 있었겠지만 나 역시도 중국 공산당은 바퀴벌레와 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이 세상에서 없어지는 것이 세상을 위해서 훨씬 이롭습니다.”

“조지 대장님은 왜 그렇게까지 중국 공산당을 싫어합니까?”

현재도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광복군에는 중국 공산당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그중에 한 명이 바로 나와 대화 중인 유자명 선생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권력을 잡기 위해서 중국 인민을 속이고 인민들을 협박해서 공산당의 세력을 키우는 것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소련 군사고문단의 비호 아래서 당원 확장에만 몰두하고 있잖습니까?”

“그거야 장제스 총통이 죽이려고만 하니까 그런 것이 아닐까요?”

“유자명 선생님, 그게 아닙니다. 쑨원이 자금 부족으로 혁명이 좌초되려고 할 때, 어쩔 수 없이 소련의 지원을 받고 국공합작을 할 때도 그랬습니다.”

“음….”

유자명 선생도 앞으로 중국 공산당을 겪다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기가 호감을 느끼는 존재를 옆에서 다른 사람이 깎아 내리고 욕하면 그에 대한 반감이 생긴다.

나는 그래서 굳이 함께하는 독립운동가들의 공산주의 사상과 사회주의 사상 그리고 아나키스트 사상까지도 웬만하면 욕을 하지 않았다.

모든 것은 직접 느끼고 깨우쳐야 한다는 것이다.

“저우언라이가 만나자고 한다면 언제 시간을 내서 한번 만나보도록 하죠.”

“정말이십니까?”

“그렇게 죽이려고 했는데 죽지 않고 살아왔으면 그들의 생명력을 존중하는 의미에서라도 한번은 만나야 하지 않겠습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저우언라이와 연락을 해보겠습니다.”

“유자명 선생님, 그들을 믿지 마십시오. 그리고, 우리에게 가장 우선인 것은 우리의 광복이라는 것만 기억하십시오.”

약간 멈칫하는 반응을 보인 유자명은 얼굴에 미소를 지으면서

“그것은 당연한 겁니다. 다만, 나는 봉건을 타파하고 평등한 세상을 이루자는 말이 마음에 들었을 뿐입니다.”

“유자면 선생님, 사람은 불완전한 동물입니다. 마음속으로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어도 막상 자신이 남을 지배하는 위치에 오르면 속마음과 다른 행동을 하는 존재입니다. 이 세상을 대동 세상으로 만들고 싶으시겠지만 내가 보기에 그것은 어디까지나 꿈일 뿐입니다. 다만, 그런 세상이 오기를 바라면서 노력을 해야 하겠지요.”

“......”

유자명 선생은 내 말에 담긴 의미가 무엇인지 곱씹는 분위기였다.

나는 유자명을 방에 놔두고 밖으로 나와서 드미트리를 찾았다.

“드미트리! 드미트리!”

“예, 형님.”

다른 방에서 대기 중였던 드미트리는 문을 열고 급하게 내 앞으로 왔다.

“상하이에서는 별일 없었냐?”

“별일은 없었지만, 일본군의 행패가 말이 아니었습니다.”

“미친 새끼들! 도대체 뭘 믿고 그러는지….”

“일본군 병사들이 아무 이유도 없이 지나가는 중국인을 붙잡아 두들겨 패고 심할 때는 길거리에서 떼거리로 여자들을 강간하는 정도입니다.”

“상하이에서? 정말로?”

“예. 오늘만 살고 내일을 죽을 사람들처럼 행동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상하이에서 워낙 많은 일본군이 죽어 나갔기 때문에 PTSD가 집단적으로 발병한 모양이었다.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이다.”

“그게 뭡니까?”

“신체적인 손상이나 언제 죽을지 모르는 불안 때문에 정신적인 충격을 받은 후 나타나는 정신 질환이다.”

“정신 질환이요? 형님. 그게 정신병입니까?”

“그래. 니가 좀 전에 그랬잖느냐? 오늘만 살고 내일을 죽을 사람들 같이 행동한다고? PTSD가 바로 그런 증상이다.”

“그럼 상하이에 사는 사람들은 언제든지 일본군의 총칼 아래서 죽을 수 있다는 겁니까?”

“그렇지. 그래서, 뤄리리 여사를 홍콩으로 옮기려고 했던 거다.”

나는 나한테 은혜를 베풀어 줬던 두웨성이나 뤄리리를 최선 다해서 대해 줬다.

두웨성이나 뤄리리를 처음부터 이용하기 위해서 만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렇게 하는 것이 내가 인간적으로 할 수 있는 도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뤄리리 여사는 자신의 목숨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홍콩으로 이사하는 것을 거절했다.

“뤄리리 여사는 지금까지와 다름없이 앞으로도 약속을 잘 지켜달라고만 하셨습니다.”

“그 말만 남겼느냐? 혹시, 자식들을 좀 더 챙겨달라거나 아니면, 여집사에게 유산을 좀 더 주라고 하지는 않고?”

“예,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상하이의 사람들을 위해서 뤄리리-하둔 재단의 돈을 써달라고만 했습니다.”

“미치겠네. 앞으로는 약속을 지키기가 힘들 텐데….”

태평양 전쟁 발발로 상하이 전체는 일본군의 지배를 받고 전쟁이 종료되고 잠시 자유를 누리지만 그 이후로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미래의 일은 오직 신만이 안다.

만약, 역사에서처럼 중국 공산당이 정권을 잡는다면 뤄리리와 약속을 지키면서 상하이와 상하이 시민들을 도와줄 방법이 없었다.

“형님. 무슨 걱정이라도 있으십니까?”

내가 한참 동안 말이 없자 드미트리가 나를 불렀다.

“아니다. 참, 그런데, ‘칭방’의 나머지 식구들은 어떻게 지내더냐?”

“전에도 한번 말씀드렸지만 대부분이 두웨성 대 사부님과 순국하시고 나머지 찌꺼기가 조금 남은 상태였습니다.”

“남은 두 명의 사부들도 있잖느냐?”

“그들은 그저 자기 안위만을 챙기는 쓰레기들입니다. 이미, 일본군 밑에서 발바닥을 핥고 있었습니다.”

“역시, 천성은 변하지 않는구나.”

그리고, 드미트리에게는 미안하지만, 다시 한번 상하이를 찾아가서 영국과 미국 정보기관장들을 만나고 오라고 시켰다.

“영국과 미국의 총영사들에게 내가 묻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답을 듣고 와라. 만약, 긍정적인 답이 나온다면 중국 공산당은 내가 접촉하겠다고 하고.”

“예, 형님.”

“그리고, 장제스는 그들이 나서서 설득하라고 해라.”

“예, 알겠습니다.”

중국 국민당의 고문이었던 두웨성은 이미 죽었고 쑹메이링은 나한테 삐쳐있어서 장제스를 직접 만날 방법이 없어서 영국과 미국의 총영사들을 이용했다.

그리고, 유자명 선생에게는 저우언라이와의 만남을 최대한 서둘러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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