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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아더 장군이 안 되면 아이젠하워 장군이라도… (74/225)

맥아더 장군이 안 되면 아이젠하워 장군이라도…

니미츠 장군은 갑자기 찾아와서 미국 해군에 꼭 필요한 귀중한 정보를 제공한 손원일이 예뻐서 죽을 지경이었다.

적을 알아야 적을 상대할 만한 전략과 물자를 준비할 수 있는데, 손원일 덕분에 일본 해군의 모든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런데, 손원일 자네 옆에 있는 청년은 누군가?”

“최선학 소령은 소련 해군 출신 광복군 해군 장교입니다. 구축함대를 이끌 예정입니다.”

최선학은 손원일의 소개로 니미츠 장군에게 인사를 했다.

“니미츠 장군님, 만나 뵙게 돼서 반갑습니다. 대한민국 광복군 해군 구축함대장 최선학입니다.”

니미츠 장군은 기분 좋은 웃음으로 최선학을 맞이했다.

“하하, 그래요. 나도 만나서 반갑습니다. 그런데…. 가만, 구축함대? 그러고 보니까 좀 전의 잠수함대도 그렇고 도대체 어떻게 잠수함이나 구축함을 구할 수 있었나?”

웬만한 국가들도 여러 가지 문제로 해군함선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데, 나라도 없는 망명정부 소속의 군대가 잠수함이나 구축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말이 안 됐다.

“우리 광복군 해군은 중국해군이 구매한 잠수함과 구축함을 같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중국해군과 함께 사용한다는 말인가?”

“아니요. 광복군 해군이 필요한 것을 중국해군의 천샤오콴 해군부장이 대신 구매를 해줬습니다.”

“잠깐, 중국해군도 잠수함과 구축함들을 구매할 여력이 없을 텐데?”

중국에서 근무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니미츠 장군도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잘 알았다.

“아, 그건 물물교환입니다.”

“물물교환으로 함선을 구했다고?”

“예, 제가 들은 것은 거기까지입니다. 중국이 다른 나라와 물물교환 형식으로 잠수함과 구축함과 같은 함선을 구매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니미츠 장군은 중국이 물물교환으로 함선을 구매했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바로 독일이 범인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그래서, 손원일에게 제1차 세계 대전 때 호되게 당한 경험이 있는 독일 잠수함의 성능을 물었다.

“자네가 탔던 잠수함의 성능은 어떻던가?”

“저는 잠수함을 처음 타봤기 때문에 다른 잠수함들과의 비교는…. 좀 무리가 있습니다.”

“아! 그렇지. 손원일 자네는 잠수함을 처음 타는 거지?”

“예.”

니미츠 장군은 속으로 언제 기회가 되면 독일이 수출한 잠수함의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서 중국으로 해군 정보국 요원을 파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는

“자네가 준 자료를 보니까 일본 해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던데, 저런 고급정보를 도대체 어떻게 얻은 건가?”

“아, 그건 말씀드리면 안 되는데…. 음, 스승님이나 다름없는 분께 말씀을 안 드릴 수도 없고….”

“대답하기가 난처하면 말하지 않아도 되네.”

“아닙니다. 광복군은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30년이 넘게 일본과 싸워오면서 일본군에게 배운 하나의 노하우가 있습니다.”

“일본에서 노하우를 배웠다고?”

니미츠 장군의 눈치를 살짝 보던 손원일은 내가 시킨 대로 대답을 했다.

“일본이 처음에 우리 독립운동가들을 회유해서 역으로 우리 진영에 침투시켜서 우리 정보를 빼가는 것을 보고 우리도 똑같이 하고 있습니다. 장군님께 드린 정보들은 일본 상층부에서 그런 식으로 흘러나온 자료라고 알고 있습니다.”

“일본 정권의 상층부?”

“예, 일본 상층부에서 나온 자료를 가지고 우리가 다시 현장에서 확인 작업을 한 것들입니다.”

니미츠 장군은 광복군 정보 요원들의 철두철미함에 혀를 내둘렀다.

그리고, 자신에게 건네진 자료가 신뢰할 만하다고 판단했다.

“30년이 넘게 싸워온 사람들 답군. 그럼, 이 정도 자료 말고도 일본군에 대한 자료는 광복군에 많겠군?”

“예, 일본군에 관한 자료는 많습니다. 솔직히, 우리는 일본 총리를 암살하라고 해도 충분히 암살이 가능할 겁니다. 하지만, 총리 하나가 죽는다고 해서 우리나라가 독립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겁니다.”

이로써 니미츠 장군은 광복군에게 빚을 졌고, 광복군을 신뢰할 만한 존재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나중에 일본군에 관한 정보가 필요하면 광복군을 찾게 될 것이다.

이것 역시 내가 의도한 공작이었다.

니미츠 장군은 손원일과 최선학을 자리에 앉히고 전투 경험을 듣고, 실제 전투에서 자기반응 어뢰가 어떻게 반응했는지 물어봤다.

“그럼, 광복군 잠수함은 문제가 많은 자기반응 어뢰가 아니고 음향 반응 어뢰를 사용했다는 거야?”

“처음 어뢰를 인수하였을 때 시험을 했는데 성능이 너무 안 좋아서 쓰지를 않고 다른 어뢰로 교체를 했습니다.”

“도대체 성능이 어느 정도였길래?”

“예, 자기반응 어뢰는 기류만 달라져도 이상해지고 폭발 심도가 맞지 않는 일도 빈번하고, 아무튼 너무 문제가 많아서 저희는 음향 반응 어뢰를 썼습니다.”

미국 해군 병기창에서도 신무기랍시고 자기반응 어뢰를 개발하겠다고 엄청난 예산을 타갔고 연구 개발이 지금도 한창 진행 중이었다.

“그렇게 문제가 많았나?”

“예, 아직 미국 해군은 자기반응 어뢰를 실전에서 사용해보지 않은 모양이군요? 그거 진짜 문제가 많은 물건입니다. 불발이 너무 많이 납니다.”

“흠”

“그리고, 철저하게 실전에서 테스트하기 전에는 절대로 사용하지 마십시오. 같은 편을 잡을 수도 있습니다.”

“같은 편을?”

“예, 조심해야 합니다.”

“알았네. 참고하겠네.”

“장군님, 진짜로 그거 사용하시려면 철저한 테스트를 하시기 바랍니다.”

“그래. 그래.”

손원일의 방문과 정보 제공으로 니미츠 장군은 돈이 얼마가 들든지 어뢰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일본은 태평양 전쟁 초반 미군 잠수함 때문에 자신들이 그토록 원했던 자원을 본토로 제대로 수송하지 못할 것이다.

* * *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루스벨트 대통령의 지시로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과 조지 마셜 장군과 중국 군사고문단장직 파견에 관해서 의논한 말린 크레이그 참모총장이 찾아왔다.

“어서 오시오. 크레이그 총장.”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경례한 크레이그 참모총장은 자리에 앉았다.

“그래? 두 장군에게 의견은 물어보셨습니까?”

“예, 각하.”

“그럼, 뭐라고들 하던가요?”

“먼저, 마셜 장군은 전에 파견됐을 때 겪었던 중국군을 생각하면 대통령 각하께 절대 군사고문단을 파견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우리 미국에 중국을 가장 잘 아는 장성이 조지 마셜 장군하고 조지프 스틸웰 장군인데 둘은 중국에서 뭘 봤길래 그럴까요?”

“알렉산더 대왕이 살아와서 중국군을 지휘해도 창과 칼로 무장한 아프리카 원주민에게도 질 거라고 했습니다.”

“하하하, 마셜 장군이 왜 그러는지 알만하군요.”

마셜 장군이 왜 중국을 가지 않겠다고 하는지 눈치를 챈 루스벨트 대통령은 크레이그 참모총장을 보면서

“그럼, 맥아더 장군만 남는데 맥아더 장군은 뭐라고 했습니까?”

“맥아더 장군은 조건만 맞는다면 한번 가보겠다고 했습니다.”

“역시 그렇군요. 언제나 최초이자 최고를 좋아하는 사람답게 마셜 장군과는 다르게 중국이라는 구렁텅이에도 도전하는군요?”

그러다가 문득 뭔가가 생각났는지

“설마, 상하이 호텔의 총지배인을 시켜달라는 조건은 없죠?”

“각하, 그런 조건은 없었습니다.”

“다행이군요. 나는 워낙 귀족인척하고 안하무인이어서 그런 조건도 달 줄 알았습니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자기 마음에는 안 들지만 그래도 장군으로서 용기는 인정한다는 투로 말을 하자 크레이그 참모총장이

“대통령 각하, 맥아더 장군이 말한 조건을 들어보시면 이게 또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왜요? 맥아더 장군이 말한 조건이 기가 막힙니까?””

“예, 각하.”

“어디 그럼, 맥아더 장군이 원하는 기가 막힌 조건들을 들어볼까요?”

“예, 각하. 맥아더 장군은 전역 후 군사고문단장직 취임은 분명히 거부한다고 합니다.”

“예비역 소장으로는 못 가겠다는 소리군요. 반드시, 현역 대장으로만 가겠다는 말이죠?”

“예, 각하.”

“그리고, 맥아더 장군이 원하는 다른 조건은요?”

“현재 소련이 파견한 군사고문단의 숫자와 같은 300명 이상의 군사고문단 파견을 원했습니다. 그리고, 중국군은 절대로 자신의 작전을 따라야만 한다는 조건이었습니다.”

“미친 자주권을 가진 나라의 군대를…. 그것도 300만 명이 넘어가는 군대를 자기 마음대로 하겠다고요?”

“예, 각하.”

“맥아더 장군은 혹시 그 군대로 세계 정복이라도 하겠답니까?”

“설마, 그러겠습니까? 작전이 중구난방으로 수행되면 혼선이 생기고 작전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그렇지 않겠습니까?”

“그건 중국 정부가 거절할 겁니다.”

“각하, 그러면 어떡합니까?”

“현역 대장 신분으로 군사고문단장 취임과 소련과 같은 300명의 군사고문단 편성 여기까지가 내가 책임질 수 있는 범위에요. 나머지는 국가 간의 문제라서 미국 대통령으로서 해줄 수가 없습니다.”

크레이그 참모총장은 단호하고 냉정한 말투의 루스벨트 대통령의 말이 끝나자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런데, 대통령 각하, 현재 파견할 만한 장성도 없는데, 굳이 중국에 군사고문단을 파견해야만 합니까?”

“내가 크레이그 참모총장에게 전에도 말했듯이 우리 이번에는 길게 봅시다. 당장은 우리한테 아무런 이익이 없다고 해도 독일과 소련이 중국에 왜 군사고문단을 파견했는가를 생각해 봅시다.”

“각하의 말씀을 알겠습니다만 만약, 맥아더 장군이 거부를 하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럼, 맥아더 장군을 바로 전역시키세요. 그리고, 조지프 스틸웰 장군을 중국으로 보내세요.”

“각하, 조지프 스틸웰 장군도 중국이라면 치를 떨던데….”

“그럼, 필리핀에서 필리핀군을 다룬 경험이 있는 아이젠하워 장군이라도 보냅시다. 일단, 맥아더 장군에게 빨리 답변하라고 하십시오.”

“예, 각하, 알겠습니다.”

* * *

나는 내가 던진 작은 불씨 하나 때문에 제2차 세계 대전 미국 전쟁 영웅들의 운명이 난장판이 된 줄도 모르고 아이리시 마피아 두목인 빌리와 김규식 선생 그리고 김규식 선생을 따르는 청년들을 주축으로 미국에서 소련 스파이를 감시하는 조직을 만들었다.

미국에 오자마자 정신없이 일만 하고 돌아다니다가 다시 떠나는 나를 배웅하기 위해서 가족들이 모두 나왔다.

“샤본, 아이들이 대학에 갈 때까지만 부탁할게. 아이들이 다 크면 아무리 위험해도 함께합시다.”

아내는 눈을 흘기면서 못마땅해했지만, 자신을 처음 만날 때부터 대한민국의 독립을 노래 부르고 다녔던 나였었기 때문에 이해를 해줬다.

“알겠어요. 다치지나 마세요.”

“그래, 알았어.”

그리고, 올해 해군사관학교에 들어가는 아들 제이슨을 꼭 끌어안고

“제이슨, 무조건 수석이다. 입학도 수석으로 졸업도 수석으로. 알았지?”

“예, 아버지.”

“그래야만 니미츠 장군의 부관이 될 수 있다. 알았지?”

“예, 그렇지 않아도 메리하고 해군사관학교의 수석을 하겠다고 약속을 했어요?”

“메리? 메리가 누구야? 넌, 강아지하고도 그런 약속을 해?”

“아니요. 메리는 니미츠 아저씨의 막내딸이에요.”

“니미츠의 막내딸이라고? 강아지가 아니고?”

“예, 상하이에서 만난 이후로 계속 연락하는 사이거든요.”

장하다!

내 아들. 제이슨.

그래. 그럼, 한 명은 일단 해결이다.

그리고, 제발, 맥아더가 중국으로 와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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