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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국치일의 복수 3. (66/225)

66. 국치일의 복수 3.

66. 국치일의 복수 3.

과거의 잘못을 단죄하지 않는 것, 그것은 미래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이다.

훙커우 공항을 이륙한 광복군 항공대의 전투기들은 계속해서 고도를 높여서 일본군 전투기나 정찰기들의 눈을 피했다.

그리고 재빨리 제트 기류에 편승한 비행을 시작했다.

메서 슈미트의 BF 항공사가 만든 bf 108이나 bf 109는 최초에는 행글라이더를 기반으로 만든 항공기였기 때문에 제트 기류를 올라탈 수만 있다면 연료를 절약할 수 있는 비행이 가능했다.

1937년 8월 29일 오전 10시 24분.

기류 비행하느라 다소간의 시간을 허비했던 광복군 항공대는 구름 아래로 보이는 한반도의 서쪽에 도착했다.

“대장이다. 모든 항공대원에게 알린다.”

“칙”

“칙”

무선 침묵을 강요받은 대원들은 무전기의 버튼을 한 번씩 눌렀다가 다시 놓은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이제 대략 15분 정도가 지나면 우리 모두의 소원이었던 경성의 총독부를 날려 버릴 수 있다.”

“칙”

“칙”

“각자 맡은 바대로 임무를 책임지고 완수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만약의 경우 기체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자살은 하지 마라.”

“치이익”

“치이익”

광복군 항공대원들의 내 말에 거절을 뜻하는 신호를 보내왔다.

“대장으로서 한마디 더 한다. 내가 너희들을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가르치느라 돈이 좀 많이 들었다. 그러니까 너희는 그 빚을 나한테 모두 갚을 때까지는 절대 죽지 마라. 알았나?”

“칙”

“칙”

“좋다. 모두의 무운을 빈다. 그리고, 작전이 종료될 때까지 다시 무선 침묵한다.”

저 높은 하늘 위로 자신들을 죽일 사신들이 다가오는 줄도 모르고 종로의 총독부와 용산의 조선군 사령부는 새벽에 벌어진 일 때문에 호떡집에 불이 난 것처럼 소란스럽고 시끄러웠다.

“고이소 대장, 도대체 해안 경비를 어떻게 했길래 열여섯 곳의 경찰서가 폭파되는 거야?”

운이 좋아서 자신이 죽다 살아날 줄도 모르는 미나미 지로는 새벽부터 보고된 급보를 받고 열을 받을 대로 받아서 조선군 사령관 고이소 구이아키를 불러서 야단을 치고 있었다.

“저, 총독 각하 그 문제는 제가 관여할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만···.”

“아니, 이봐. 조선군 사령관인 고이소 대장이 책임질 사안이 아니라고?”

“예, 저희 조선군이 조선의 치안까지는 담당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조선군과 관동군은 총독으로부터 사실상 독립된 주체나 다름이 없었다.

관동군은 일왕 직속의 군대였고, 조선군은 육군부 합동참모본부 직속으로 군령권이 합동참모본부에 있었다.

“야! 선배가 힘들면 후배가 도와야지. 돕지는 못할망정 네 담당이 아니라고?”

“선배님께서 처음부터 그렇게 말씀하셨으면 모르겠지만 다짜고짜 경계를 어떻게 했냐고 책임을 저한테 떠넘기시니까 그런 것이 아닙니까?”

조선 총독부의 7대 총독과 8대 총독을 나란히 할 미나미 지로와 고이소 구이아키는 도쿄에서의 책임추궁을 피하려고 아침부터 책임소재를 가지고 다투고 있었다.

“그런데, 총독 각하 범인들은 한 명도 잡지 못한 겁니까?”

염장을 지르는 것도 아니고 알면서 묻는 건지 아니면 모르고 묻는 건지 고이소가 범인은 잡았냐고 묻자 미나미 지로는

“검거하려는 마지막 순간에 모두가 하나같이 자폭을 했어.”

“호오! 그래요? 그놈들이 진짜 무사군요.”

“이봐! 지금 나를 놀리는 건가?”

“제가 설마 총독 각하를 놀리겠습니까?”

“그럼, 그 말투는 뭔가?”

“이번 기회를 통해서 조선 놈들을 더 바짝 조일 기회를 얻지 않았습니까?”

미나미 총독은 혹시나 자신의 강압적인 조치 때문에 조선인들이 반발하는 것이 아닌가하고 생각했는데 고이소의 말을 들으니까 차라리 이번 기회에 더 압박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하늘은 절대로 악인을 용서하지 않았다.

갑자기 창문 밖에서 요란한 항공기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그것도 한두 대가 아닌지 엄청난 소음과 함께 점점 빠르게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창문 밖에서 들려오는 커다란 굉음에 깜짝 놀란 미나미 총독은 고이소 사령관을 보면서

“이건 무슨 소린가? 혹시, 오늘 여의도의 항공대 훈련이 있는 건가?”

고이소 사령관도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항공기의 굉음에 놀라면서

“아닙니다. 오늘은 항공대 훈련이 있다는 보고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럼, 저 소리는 뭔가?”

고이소 사령관에게 큰소리로 질책을 한 미나미 총독은 급히 밖을 확인하기 위해서 창문을 열어젖혔다.

그리고, 미나미 총독의 눈에 들어 온 것은 어디선가 본 듯한 전투기의 30mm 기관포가 불을 뿜는 모습이었다.

“뚜 두두 둑!”

“타 다다 다당!”

“으악!”

“총독 각하! 총독 각하!”

미나미 지로는 하필이면 전투기들이 총독부 건물에서 가장 취약한 곳인 창문을 노리고 기관총과 기관포를 쏘기 시작할 때 창문을 열어서 광복군 항공대의 공습에서 가장 먼저 희생된 사람으로 기록이 됐다.

창문을 열자마자 날아든 기관 포탄에 살점이 너덜너덜해져서 쓰러지는 미나미 총독을 감싸 안은 구이소 사령관은 창문 밖을 노려봤다.

그리고. 그때 다음 편대가 총독부로 접근하면서 창문들을 향해서 다시 30mm 기관포를 쏴대기 시작했다.

“뚜 두두 둑!”

“뚜 두두 둑!”

“으악! 칙쑈!”

고이소 사령관은 그나마 운이 좋게도 미나미 총독과는 다르게 단 한 발의 기관포를 맞았지만, 그 한발이 몸을 뚫어버리면서 몸속에 있는 모든 피들이 솟구쳐 나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으악! 시발! 아악! 내 피···.”

그리고, 몇 분을 더 버티지 못하고 고이소 구이아키 사령관도 고개를 떨궜다.

광복군 항공대는 일타쌍피로 조선 총독부의 총독과 조선군 사령관을 한꺼번에 보내버린 것이다.

“일차 목표인 정면에 보이는 총독부 건물의 창문을 노려라!”

“칙”

“칙”

하늘에서 떨어져 내린 bf 109 들은 한 개 편대가 왼쪽으로 원을 그리면서 총독부를 공격해 나가면 다음 편대는 오른쪽으로 원을 그리면서 서로 다른 편대들이 8자 모양을 그리면서 총독부를 공격했다.

오전 11시가 약간 덜 된 시간 총독부가 보이는 종로 거리에는 수많은 조선인이 몰려나와서 총독부가 전투기에게 공격당하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구경을 하기 시작했다.

“제게 무슨 일이데요?”

“보면 모르시오? 총독부를 비행기가 공격하고 있잖소?”

“아니 내 말은 그 말이 아니고 누가 감히 총독부를 공격하냐는 말이지요.”

대답을 해주던 사람은 묻는 사람의 얼굴을 보면서 혹시 일본인이나 친일파가 아닌가 하고

“내지인이시오?”

“내가 내지인은 아니지만 내선 일체인데 그게 무슨 상관이요?”

대답을 듣는 순간 조선인은 인상을 찌푸리면서

“퉤!”

“아니, 이보시오. 말을 하다 말고 어디 다가 침을 뱉는 거요?”

“보면 모르오? 땅바닥에 뱉지 않소.”

눈앞에 보이는 친일파 놈의 면상을 한방 쳐버리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한 주대영은 다시 한번 땅에 침을 뱉어 버리고 총독부를 공격하는 비행기로 시선을 돌려버렸다.

“위 이 잉! 뚜 두두 둑!”

“쉬 이이 잉! 타 다다 당!”

수십 대의 전투기들이 계속해서 8자를 그리면서 총독부 정면의 창문을 공격하자 총독부 건물의 정면은 어느새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면서 불이 났고 창문이란 창문은 모조리 박살이 나버렸다.

“저건 중화민국의 국기인데···.”

총독부를 공격하는 전투기들의 옆면에 그려진 국기를 확인한 주대영은 기대했던 광복군이 아니고 중국군이라는 사실에 잠시 실망했다.

하지만, 하늘 위에서 총독부를 공격하는 전투기와 비슷하지만 약간 다르게 생긴 비행기 세 대가 종로 거리를 지나가면서 삐라를 뿌리기 시작하자 서둘러서 한 장을 주어서 슬쩍 보고는 챙겼다.

주대영이 챙긴 삐라 한 장은 나중에 복사에 복사가 거듭돼서 전국 방방곡곡에 퍼져나갔다.

“와! 만세!”

“여러분! 저 비행기들은 광복군 전투기 들입니다. 만세!”

“대한민국 만세!”

“광복군 만세!”

하늘에서 뿌려진 삐라에는 대한민국 광복군은 오늘 국치일을 기점으로 대일 투쟁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소식과 함께 앞으로 일본에 협조하는 사람은 이 세상 끝까지 쫓아가서 죗값을 치르게 만들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렇게 삐라의 내용을 확인한 조선인들은 일본 경찰들의 제지와 폭행에도 만세를 불렀다.

그리고, 그때 총독부의 정면을 한참 공격했던 전투기들이 가지고 있던 총알들이 모두 떨어졌는지 사격을 멈추고 총독부를 향해서 부딪쳐서 박살이라도 낼 것처럼 빠른 속도로 달려들었다.

“웬만한 폭탄으로는 절대로 부서지지 않는 건물이다. 모두 지붕 위의 돔을 최대한 노려서 폭탄을 투하해라!”

“칙”

“칙”

내 명령을 들은 광복군 항공대는 편대장의 선도 비행을 따라서 줄지어서 총독부 천장의 돔을 향해서 날아갔다.

만약 조금만 잘못하면 돔에 투하돼야 할 폭탄이 경복궁 안으로 떨어질 수도 있었지만 모든 것은 신에게 맡기기로 했다.

“쉬 위 잉 꽈 광!”

“쉬 위 윙 꽝!”

급강하 폭격 비슷하게 최대한 각도를 없애고 땅으로 곤두박질치면서 총독부의 돔을 향해서 폭탄을 떨궜다.

“꽈광!”

“꽝!”

비록 큰 무게는 아니지만 사십 대의 전투기들이 돔을 노리고 폭탄을 투하하자 총독부 건물 중에서 가장 구조가 취약한 중앙부의 돔이 견디지 못하고 부서졌다.

돔이 부서져서 구멍이 생기는 것을 본 나는 온몸에 벼락이라도 맞은 듯이 소름이 짝하고 돌았다.

“깨진 돔 안으로 폭탄 투하에 성공한 대원은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이쁜 여자에게 장가를 책임지고 보내주겠다.”

그 순간 작전이 끝날 때까지 유지해야 하는 무선 침묵이 깨져 버렸다.

“대장님, 제가 하겠습니다.”

“대장님 박하성입니다. 제가 하겠습니다.”

“대장님, 억울합니다. 돔을 부순 사람은 바로 접니다.”

“대장님, 저희도 돔을 깨는 데 힘을 보탰습니다. 억울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이쁜 아가씨에게 장가를 보내주겠다는 말에 무전 상태는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었다.

한바탕 난리를 치던 항공대 대원들은 다른 동료들이 폭탄을 떨구기 위해서 급강하를 시작하자 무선 침묵이 자동으로 이뤄졌다.

“제발 들어가라.”

“제발 총독부를 날려버려라.”

“꽈 과 광!”

“꽈 과 광!”

“이야!”

“나이스!”

“굿 샷!”

광복군 항공대원들의 간절한 기도가 막혔던 것인지 돔 안으로 연속해서 폭탄들이 떨어져 내렸다.

총독부 건물이 내부에서부터 연속적인 폭발음을 내면서 천장이 날아가 버리자 종로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던 조선인들은 일본 경찰들이 총을 쏘아 대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늘만 살고 죽을 사람들처럼 목청껏 만세를 불렀다.

“만세! 대한독립 만세!”

“만세! 만세!”

“일본 놈들을 다 죽이자. 만세!”

미나미 총독과 고이소 사령관이 동시에 사망한 상태에서 경무 총감이 나서서 조선인들의 폭동을 진압하려고 했지만,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에는 용산에 주둔 중인 20 사단 병력이 출동하고 나서야 간신히 조선인들의 폭동을 진압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일은 조선에 살고 있는 일본인들과 매국노들에게는 엄청난 충격을 가져다줬다.

이제는 자기들이 사는 조선 땅이 결코 자신들에게 안전한 곳이 아니라는 것을 깨들은 순간 다들 서둘러서 일본 본토로 이사를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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