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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1937년 이제 슬슬 본토에 씨앗을 뿌려야 할 것 같은데···. (62/225)

62. 1937년 이제 슬슬 본토에 씨앗을 뿌려야 할 것 같은데···.

62. 1937년 이제 슬슬 본토에 씨앗을 뿌려야 할 것 같은데···.

중화민국군의 상하이 전역 전방 지휘소 안의 장교들은 드디어 중화민국군이 일본의 조차지와 일본 해군 3함대 기지 안으로 중국군 병력이 진입하기 시작하자 더욱 활기찬 분위기가 됐다.

“이야! 드디어 귀신 놈들 방어선을 뚫었다. 이젠 귀신 놈들을 모조리 때려잡을 일만 남았어!”

드디어, 일본군의 저항을 물리치고 조차지에 발을 들이기 시작하자 설레발을 치는 중국군 지휘관들이 나타났다.

“아니야. 아직은 멀었어. 그리고, 88사단의 병력 소모가 너무 많은 것 같은데 뒤를 받칠 병력을 대기 시켜야 할 것 같아.”

“이 정도면 다된 것 아냐?”

“아냐. 아직 멀었어. 이대로 귀신 놈들이 그냥 끝낼 것 같나?”

중화민국군 지휘관들이 일본 해군 3함대 기지 내의 건물들을 하나씩 접수할 때마다 환호성을 지르는 가운데 광복군 지휘관들도 중국군 지휘관들 옆에서 대구경 망원경을 통해서 전투 과정을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

청회색 군복을 입은 중국군 병사들이 기다란 소총을 들고 뛰고 서기를 반복하면서 건물과 건물 사이에서 일본군을 향해서 사격을 하고 있었고, 반대편에서는 황색 군복을 입은 일본군 병사들이 임시로 만든 진지 안에서 기관총과 소총으로 대응 사격을 하고 있었다.

많은 중국군 병사들이 일본군 진지를 돌파하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병사들이 희생만 되고 있었다.

“이런 경우에는 기관총 진지를 날려 버릴 수 있는 수단이 있다면 좋을 것 같군요.”

일본군 임시 방어 진지에 막혀서 고전을 하는 중국군을 보고 박시창이 한마디를 하자 김홍일이 박시창을 보면서

“박 소령이 보기에는 어떤 수단이 필요할 것 같은가?”

“글쎄요. 제 생각에는 진지를 날려버릴 수 있는 로켓 무기나 아니면 척탄 발사기도 좋을 것 같고 그것도 아니라면 후방에서 박격포로 지원하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자네도 그런 생각을 했군. 확실히 이런 시가전은 소규모 단위 부대의 화력이 중요한 것 같아.”

“그래서, 저도 조금 전에 그 말을 한 겁니다. 그리고, 전투 현장에서 부상한 병사들을 빠르게 응급처치를 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위생병이나 야전 병원은 우리도 지금 당장 해결할 방법이 없는데 문제군.”

“중국군처럼 저런 식으로 부상한 병사들을 방치하면 우리처럼 병력을 보충할 수 없는 군대는···.”

그렇지 않아도 병력을 충원하기가 힘든 광복군으로서는 병사들의 부상이나 부상병 처리는 큰 문제일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나중에 어떤 식으로든 방법을 찾아 달라고 건의하세.”

“예, 부상병들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반드시 찾아야 합니다.”

한참 동안 중국군과 일본군의 전투 장면을 보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둘의 곁으로 김경천과 지청천이 다가왔다.

“지금 장면에서는 분대에 한 명 정도의 병사는 자동화기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데 둘의 생각은 어떤가?”

중국군과 일본군은 일본 해군 기지 안의 창고와 행정동을 두고 건물을 점령하기 위한 전투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병사들의 무장이 M-1 카빈 소총이어서 저 장면에서 일본군이나 중국군보다는 그래도 나은 것 같은데요?”

“아니야. 확실하게 매조지를 하려면 분대에 한 명 정도는 자동화기 사수가 필요한 것 같아. 다른 사람들 생각은 어때?”

“있다면 좋겠지만 조지 씨에게 너무 부담되지 않을까요?”

김경천은 김홍일의 말에 조지가 너무 부담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조지는 지금까지 광복군이 원하는 것을 어떡하든지 들어 주려고 노력했었다.

“조지 씨가 전차는 현재 우리 광복군에 필요가 없다고 해서 구해주지도 않았잖은가? 그러니까 나는 일단 말이라도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우리를 도울 수 있다면 도와주겠지.”

“저는 자동화기뿐만 아니라 시가지 전투를 보면서 우리가 갖췄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것을 한꺼번에 부탁해보죠?”

“혹시, 자네들도 진지를 날려버릴 수 있는 로켓 무기의 필요성을 느낀 것은 아니지?”

“예, 저희 생각에는 로켓 무기의 필요성도 느꼈고 후방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박격포를 중대 단위까지 편성해야 하는 것과 부상병 치료를 위한 위생병 그리고 야전 병원과 현장에 바로 보급을 담당할 인원까지···. 건의할 것이 한둘이 아닙니다.”

“그것은 전투평가 회의가 끝나면 한꺼번에 건의하세.”

“예.”

“확실히 중국군 지휘부는 어설프지?”

난데없는 김경천의 말에 박시창과 김홍일은 그게 무슨 말이냐는 표정으로 김경천을 쳐다봤다.

“중국군은 독일군보다 시가전을 지휘하는 방식이 어설프지 않냐는 말일세?”

“아! 중국군은 항상 그렇지 않습니까?”

“확실히 겉모습을 따라 한다고 해서 알맹이까지 바뀌는 것은 아닌 것 같아.”

“그러게나 말입니다. 지금 투입된 부대들은 독일 군사고문단이 직접 조련한 부대들인데 그래도 뭔가 좀 어설픈 느낌입니다.”

전력이 형편없는 군대의 특징이 뭘까?

아마 누구나 훈련되지 않은 병사와 시대에 뒤떨어진 장비를 가진 군대를 떠올릴 것이다.

국가 지도자가 군대에 관심도 없고 지원도 하지 않는다면 전력이 형편없는 군대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국가 지도자가 관심을 기울이고 지원을 하는데도 전력이 형편이 없는 군대가 되는 경우는 어떤 경우일까?

그것은 바로 통일된 제식 무기가 없고 통일된 군사교육을 받지 못한 군대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중화민국군이 바로 그런 군대였다.

중화민국군은 너무 다양한 종류의 무기로 무장하고 있었고 여러 나라의 체계를 따른 군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까 아무리 독일식으로 군사훈련을 했어도 독일군과 똑같아질 순 없었다.

그러나, 그렇게 좋지 않은 사정 속에서도 중화민국군은 용감하게 일본 본토에서 파견한 일본의 증원군을 어찌어찌 막아내고 공격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중화민국군을 지켜보면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광복군은 소중한 간접 경험을 하고 있었다.

그때, 지휘소 안으로 소련 군사고문단장인 바실리 추이코프가 여러 장성과 함께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일본 해군 3함대 기지와 시설을 공격하는 작전을 지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소련 군사고문단의 지휘도 뭔가 어설펐다.

“내가 보기에는 소련군도 이런 시가지 전투는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상하이 북부 지역을 방어하고 일본군 주둔지와 조차지를 공격하는 소련 군사고문단의 작전을 한참 살피던 지청천이 입을 열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

“지금 소련군의 지휘 방식은 물량으로 공간을 확보하고 조금씩 전진하는 모양새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지청천의 말에 다른 장교들이 어느 정도 수긍이 되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보기에도 그런 느낌이 듭니다. 이런 시가지 전투는 처음인 것처럼 우왕좌왕하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소련 군사고문단이 지휘를 맡은 이후로 중국군은 두 개 사단을 갈아 넣고서야 겨우 1km를 전진하고 있었다.

“우리 광복군도 시가지 전투에 대한 교훈을 여기서 얻으면 좋겠군요.”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아시아에서 상하이만큼 발전된 도시도 없으니까 여기서 시가전 교리를 만들 수만 있어도 우리에게는 이익이죠.”

“그건 소련 군사고문단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광복군 지휘관들은 계속 소련 군사고문단과 중국군 지휘관들이 일본군과 벌이는 상하이 공방전을 직접 참관했다. 

어설프긴 하지만 그래도 중국군을 지휘해서 일본 해군 기지에 몇몇 교두보를 확보한 바실리 추이코프는 매일 현장 지휘소를 찾겠다는 말과 함께 현장 지휘소에 있던 장교단과 기념사진을 찍고 숙소로 돌아갔다.

* * *

“홍범도 장군님, 여기 이 자가 바로 바실리 추이코프입니다.”

드미트리는 광복군 장교단이 전해 준 사진을 들고 홍범도에게 바실리 추이코프의 얼굴을 알려줬다.

“이자가 바로 저격 대상인가?”

“예, 장군님.”

홍범도는 광복군 지휘관들 사이에 있는 한 명의 소련군 장군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리고, 사진을 호주머니에 챙겨 넣었다.

“바실리 추이코프는 언제 다시 현장 지휘소에 나온다고 하던가?”

“이제 별일 없으면 매일 나오지 않겠습니까?”

드미트리가 확실하게 대답하지 못하자 홍범도는 혀를 찼다.

“쯧쯧, 그런 식으로 일을 처리하면 쓰나? 정확하게 언제 다시 지휘소를 방문하는지 알아 오게. 그리고, 지금부터는 나와 함께 저격 장소를 물색해 보세.”

“예.”

드미트리는 바실리 추이코프가 메일 몇 시에 현장 지휘소에 나오는지 알아보고 홍범도 장군과 함께 바실리 추이코프를 저격하기 가장 좋은 장소를 찾아다녔다.

“홍범도 장군님, 여기는 어떻습니까?”

드미트리는 중화민국군 사령부와 소련 군사고문단의 지휘소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빌딩을 가리켰다.

“저 빌딩에서 저격하고 빠져서 나가려면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하는데,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

“지금 바로 확인을 해보겠습니다.”

단순하게 바실리 추이코프를 죽이는 것으로만 끝나는 문제가 아니었다.

우리가 바실리 추이코프를 죽였다는 것을 아무도 모르게 암살해야 했다.

그리고 이왕이면, 일본군 첩자가 바실리 추이코프를 암살한 것으로 위장하면 더 좋았다.

“장군님, 여기는 엘리베이터 속도가 너무 느려서 이곳은 안 되겠습니다. 더구나 엘리베이터를 움직여주는 급사까지 안에 타고 있어서 우리들의 신분이 노출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 말고 다른 곳을 찾아야겠습니다.”

“그래? 그럼, 다른 곳을 찾아보세.”

드미트리와 홍범도는 저격할 만한 장소를 다시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 * *

일본 해군 항공대 전투기들의 상하이 폭격을 막기 위해서 중국군 공군과 광복군 공군은 수시로 하늘을 날아야만 했다.

“어휴! 힘들다.”

비행을 마치고 돌아온 내 곁으로 독일에서 파견된 항공사 연구원들이 달려왔다.

“사장님, 오늘은 어떠셨습니까?”

“사장님, 기관포로 바꾸니까 어떠시던가요?”

전투를 마친 조종사들을 하도 피곤하게 해서 모든 피드백은 내가 하겠다고 한 이후로 항공사 기술자들은 내가 전투를 마치고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일단, 기관포를 장착하면 전투에 엄청난 영향을 주더군요. 기관총은 수없이 많은 명중탄을 내도 추락하지 않는데 기관포는 몇 발 맞지 않아도···.”

내가 전해주는 전투의 피드백이 독일 공군을 더 강하게 만들어 주겠지만 그런 것은 나하고는 관계가 없었다.

독일 공군이 아무리 강해져 봐야 어차피 영국은 점령하지 못한다.

독일 BF 항공사 엔지니어들에게 피드백을 전해주고 중일전쟁이 시작되면 하나씩 진행하려고 했던 작전을 시작해야 할 시간이었다.

먼저, 유자명과 백정기 그리고 김원봉을 불렀다.

“이제 슬슬 본토에 씨앗을 뿌려야 할 것 같은데···. 전에 준비하라고 한 작전은 모두 준비가 됐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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