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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아프지? 조금만 더 기다려. 더 아프게 해줄게. (60/225)

60. 아프지? 조금만 더 기다려. 더 아프게 해줄게.

60. 아프지? 조금만 더 기다려. 더 아프게 해줄게.

두웨성은 독일 군사고문단의 도움을 받아서 상하이 방어계획을 세웠는데 독일 군사고문단이 손을 뗀다는 소식에 하늘이 무너진 표정을 하고 한숨만 푹푹 쉬고 있었다.

국제 정세라는 것이 원래 이렇다.

의리?

그딴 것은 우리 대한민국의 정의로운 사람들을 빼고는 없다.

모든 나라가 국가의 이익과 해당 사항이 없으면 모두 구경만 했지 절대로 참견하지 않는다.

이번 일본과 중국의 전쟁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물밑으로는 일본에 경고하고 국제 연맹에 제소했지만, 눈에 보이는 특별한 개입은 없었다.

“대형, 내일 당장 상하이가 무너지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결국에는 상하이를 뺏길 것 아니냐?”

“아마 그렇게 되겠죠.”

“아! 시발! 돈을 더 썼었어야 했나?”

두웨성은 위조지폐를 정말 물 쓰듯이 썼다.

상하이 방어계획에 무려 4,000만 달러를 썼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었다.

나도 내 계획에 따라서 잠수함과 구축함을 구하느라 4,000만 달러 이상을 썼다.

두웨성을 보니까 나 같아도 돈을 그렇게 쓰고도 상하이를 빼앗기면 열받을 것 같았다.

그렇지만 나는 상하이를 빼앗길 땐 뺏기더라도 두웨성이나 장제스에게 도움 되는 길을 택하기를 바랐다.

여기서 장제스와 두웨성의 본 병력을 잃으면 안 된다.

“대형, 한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두웨성은 내가 한숨만 쉬고 있는 자신에게 말을 걸자 혹시 뭔가 해결책이라도 있는 줄 알고 기쁜 기색을 보이면서

“뭔데? 뭔데, 그러냐?”

“대형, 이제 상하이는 예전처럼 외국의 개입이 없다면 지키지는 못할 거예요.”

“외국의 개입이 있으면 지키지는 할 것 같냐?”

“아뇨. 그것도 장담을 못 해요. 일본군이 눈 돌아가서 상하이 시민들도 학살할지 어떨지는 아무도 모르니까요.”

“그럼, 만약에 대비해서 영국과 미국 대사나 총영사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야겠구나?”

“예, 그래 두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내가 대답하는 태도가 조금 이상했는지

“너 좀 전에 이 말을 하려고 했던 것 아니지?”

“예, 저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무슨 생각을 말하려고 했는데?”

“대형, 내가 하는 말을 듣고 절대 기분 나빠하지 마십시오. 약속하실 수 있으십니까?”

두웨성은 마지못해서 고개만 끄덕였다.

“그래, 알았다.”

“대형, 나는 이왕이면 장제스 위원장이나 대형이나 중국에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 말하는 겁니다.”

두웨성은 내가 이런 모습을 보여줄 때면 언제나 큰일이 터졌기 때문에 침을 삼키면서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뭔데? 빨리 말해봐.”

“대형, 이번 기회를 군벌들의 쓸데없는 무력을 처리하는 기회로 활용하십시오.”

“그게 무슨 소리야?”

“현재 화베이 전선과 상하이 전선 모두 일본군과 대등하게 싸우고 있잖습니까?”

“그래, 그런데?”

“장제스 위원장의 직속 병력은 뒤로 빼고 군벌들의 군대를 전장에 밀어 넣으십시오.”

“야! 미친놈아! 군벌들의 군대는 중국 사람이 아니냐? 이 미친놈이 오냐오냐하니까···.”

내 말을 들은 두웨성은 엄청나게 화를 냈다.

“대형, 차분하게 진정하시고 잘 생각해 보십시오. 지금 장제스 위원장의 군대가 사라지면 일본군이 본격적으로 공세를 취하면 어떻게 막을 생각입니까?”

“.....”

“이젠 독일 군사고문단의 지휘도 받지 못합니다. 누가 중국군 전체를 통제하고 지휘할 생각입니까? 장제스 위원장의 힘이 사라지면 군벌들이 말을 듣겠습니까?”

지랄 같은 화를 내던 두웨성은 심호흡을 몇 번 하고 내 의견에 대해서 생각을 하더니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후유···.”

“대형···.”

“좋다. 네 말처럼 군벌들의 군대를 전장에 밀어 넣는다고 하자. 그런데, 군벌들이 네 말처럼 스스로 움직이겠느냐?”

“자신들의 성은 자신들보고 지키라고 하십시오. 대신 무기와 물자를 지원하고 뒤를 받치고 공군을 지원하면 될 겁니다.”

“그동안 자치권을 줬으니까 저희 힘으로 지키라고 하라는 거냐?”

“예, 중화민국 연방이잖습니까? 연방군이 투입될 동안은 성 방위군이 알아서 지켜야죠.”

이치상 따지면 내 말은 분명히 맞는 말이다.

다만, 그동안 자치를 누려왔던 군벌들이 그렇게 할 것이냐는 것이다.

“그리고, 명령을 거부하는 군벌과 성은 자치권을 회수해야겠죠?”

“만약, 명령을 거부하고 일본과 협상하고 항복을 해버리면?”

“그런 놈들은 영원한 중국의 적으로 만들어 줘야죠? 이번 기회에 배신자들은 걸러내고 확실히 일본과 싸울 사람이 뭉치는 계기가 될 겁니다.”

두웨성은 말이 없이 깊은 생각에 빠졌다.

그리고, 십 분 정도쯤 지났을 때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 장제스 위원장과 영국 대사를 만나러 가마. 차라리 네 말처럼 이번 기회에 한 번 더 걸러내는 것이 나을 것 같다.”

“맞습니다. 공산당 같은 분란 세력이 없으니까 얼마나 조용합니까? 이번 기회에 나머지도 가려내십시오.”

두웨성은 굳은 얼굴로 뭔가 단단히 결심한 표정으로 떠나갔다.

두웨성이 떠나는 모습을 보고 나는 바로 박하성을 불렀다.

“박하성! 박하성!”

“예, 대장님.”

“지금 바로, 독일 군사고문단에 파견됐던 광복군 장교들은 원대로 복귀하라고 해!”

“그리고, 손원일에게 연락해서 내가 걸었던 리미트를 해제한다고 마음껏 사냥하라고 해라!”

“예.”

“그리고, 우리도 이제 하루에 얼마나 전투 출격이 가능한지 한번 테스트해보자!”

“예, 알겠습니다.”

* * *

“모두 집합했나?”

“예.”

그동안 광복군 육군 지휘관들에게 욕을 먹어가면서 빼앗다시피 해서 데려온 고학력자들을 공들여서 훈련한 전투기 조종사들이 모두 모였다.

본토에서 광복군에 지원하는 사람이 나오면 제일 먼저 공군이 그다음에는 해군이 데려가고 남은 고학력자는 기갑이나 보급, 통신이 우선해서 데려갔다.

이것은 인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어쩔 수가 없었다.

기계를 알지 못하면 움직일 수 없는 공군과 해군이 가장 먼저 고학력자를 데려가서 훈련했다.

“세놀트의 중국군이 일본 놈들하고 맞짱을 떴는데 이기고 있단다. 우리가 그걸 가만히 보고 있으면 안 되겠지?”

“예.”

“세놀트가 가르친 얘들이 그 정도면 우리는 일본의 항공모함을 텅텅 비게 만들어 주자. 어떠냐?”

“당연합니다.”

일본은 상하이 조차지를 잃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육군을 증원해서 파견했고 항공 전력의 증원을 위해서 항공모함도 함께 출격시켰다.

“대장님, 11시 방향 적기입니다.”

“모두 들었나? 11시 방향이다.”

“로저!”

“로저!”

일본 전투기보다 더 높은 고도에서 일본군을 기다리고 있던 우리 눈앞에 먹잇감들이 등장했다. 

구름 밑으로 96식 함상 전투기들이 폭탄을 주렁주렁 달고 지나갔다.

“서로의 표적을 확인하고 팀별로 움직인다.”

“로저!”

“모두 준비됐나?”

“에스. 써!”

“오케이 렛스 기릿! 고! 고!”

2인 1조 움직이는 우리 항공대는 붐 앤 줌 전략으로 위에서 아래의 적기를 노리고 달려들었다.

“타 타 타탄 탕!”

“쉬우 웅! 퉁 퉁”

초전에 벌써 격추되는 적기 한 대가 보였다.

“타 다 다 다 탕!”

높은 고도를 차지하고 있다가 밑으로 꽃히듯이 달려들면서 기관총을 쏘기 시작하자 20여 기의 96식 함상 전투기들이 어지럽게 흩어졌다.

상하이 중국군 진지를 폭격하기 위해서 폭탄을 달고 있던 96식 함상 전투기들은 움직임이 둔탁했고 선회력도 평소보다 훨씬 떨어졌다.

“타 다다 다탕!”

“피 피 픽!”

또 한 대의 적기가 검은 연기를 내면서 밑으로 떨어져 내렸다.

“나이스! 한 놈 잡고.”

“무전 상으로 쓸데없는 소리는 하지 마라! 그사이에 한 놈이라도 더 잡아라!”

“로저.”

무선상에 잡담이 사라진 가운데 팀원들끼리 주고받는 무전 소리만 들렸다.

그리고, 다시 무전이 활발해지면 적기는 바닥을 향해서 불꽃과 검은 연기를 피워내면서 추락했다.

96식 함상 전투기를 잡고 돌아온 광복군 항공대는 본격적인 사냥을 위해서 재무장을 하고 다시 출격했다.

* * *

잠망경을 보고 있는 손원일의 눈에는 일본 해군 3함대가 대잠수함 대형을 풀고 육상 포격 지원을 하고 있었다.

손원일은 그런 일본 해군 3함대를 보면서 고민을 하고 있었다.

물 반 고기 반인 낚시터에서 갈피를 못 잡는 낚시꾼처럼 눈앞의 3함대를 노릴지 아니면 일본에서 지원 온다는 수송선을 노릴지 고민을 했다.

니미츠 대령은 지휘관은 언제나 정확하고 빠른 결정을 해야 한다고 했고, 권터 프린 대위는 잠수함 함장은 부하들 앞에서 흔들리는 모습이나 우물쭈물하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고 했다.

‘어차피 이번 전투가 끝나면 새로운 잠수함을 인수하러 독일로 갈 텐데, 뭐가 걱정이냐? 그냥 눈에 보이는 대로 모조리 격침시키자.’

1935년 독일에 건조할 수 있는지 확인했던 U-보트 7타입은 올해부터 한 척씩 진수가 돼서 시험 항해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인원 부족에 시달리는 광복군은 잠수함을 탈 만한 인원이 부족해서 1차대전에 참전했던 독일의 U-보트 승조원들을 용병으로 고용했다.

그뿐만 아니라 독일에 잠수함과 함께 건조할 수 있냐고 알아봤던 방공 구축함은 영국 정보부의 눈을 피해서 스웨덴에서 건조 중이었다.

광복군의 주문으로 시대를 몇 년 정도 앞서서 나온 잠수함과 구축함이 독일 해군에 어떤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광복군 해군은 독일 해군을 도움을 톡톡히 받고 있었다.

마음속으로 결정을 한 손원일은 스톱워치를 꺼내서 손에 들고 시간을 확인하고

“목표 지정! 방위···.”

“어뢰 발사!”

손원일의 명령에 따라서 어뢰는 일본 해군 3함대의 구축함을 향해서 날아갔다.

어뢰에 측면을 허용한 구축함은 그대로 폭발과 화염에 휩싸였고 불행하게도 재수가 없었는지 선체가 두 쪽이 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꾸 과 광!”

“명중입니다.”

“잠수한다. 잠항 심도는···.”

잠수하고 위치를 바꾼 손원일의 잠수함은 다시 한번 어뢰를 발사했다.

“표적 확인. 방위각···.”

“발사!”

“꽈 아 앙!”

“명중입니다.”

“이제 그만 푸저우 기지로 복귀한다.”

광복군 해군 잠수함이 사용하는 어뢰는 독일이 심혈을 기울여서 연구하고 있는 자기장 신관 어뢰가 아니었다.

잠수함을 주문할 때 어뢰는 음향 추적 어뢰로 바꿔서 주문했고, 아직 음향 추적 어뢰에 대한 개념이 없는 일본 해군은 어뢰를 쏘는 족족 두들겨 맞고 있었다.

* * *

광복군 항공대와 잠수함대가 일본군을 상대로 전공을 쌓아가고 있을 때 광복군 해병대와 육군은 두웨성의 자경단과 함께 상하이 남부를 방어하고 있었다.

중국군은 개전 후 사흘 동안 팔켄하우젠의 지휘를 받으면서 일본 조차지 양푸의 해군 육전대 본부와 해군본부 등 요충지를 거의 점령하기 직전이었던 장제스가 갑자기 빛나는 전공을 포기하고 병력 교대를 요청하자, 다른 군벌들은 눈치를 보다가 국민의 인기를 얻고 싶어서 자신들의 병력을 서로 투입하기 시작했다.

“장제스 위원장의 직속 사단들이 후방으로 모두 빠졌습니다.”

“그래요? 그런데, 다른 성의 방위군들이 일본군의 저항을 견딜까요?”

“견디고 못 견디고 문제가 아니라 나는 장 위원장의 의도가 의심스럽습니다.”

“그럼, 혹시 상하이에서 일본을 몰아낼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닐까요?”

광복군 해병대와 육군 지휘관들은 현재 전투 상황을 보면서 자기들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왕징웨이의 ‘광둥파’의 방위군이 전장에 가 투입됐다가 괴멸당했습니다.”

“아니, 어쩌다가요?”

“전차의 지원 없이 무작정 돌격하다가 일본군 토치카와 박격포 공격에 괴멸적인 피해를 보았습니다.”

“쯧쯧, 왕징웨이도 이제 끝이군요.”

“설마, 이것을 장제스 위원장이 의도한 것은 아닐까요?”

“설마, 그럴 리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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