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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밀담, 그리고, 중국공산당 토벌. (51/225)

51. 밀담, 그리고, 중국공산당 토벌.

51. 밀담, 그리고, 중국공산당 토벌.

장쉐량이 열하(러허) 사변의 패배를 책임지고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서 해외로 출국한 후 장쉐량 휘하였던 둥베이군의 지휘에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둥베이군은 장쭤린 시절과 비교되는 형편없는 전력에 이미 관동군과도 내통하는 징후까지 보이는 판국에 장제스 입장에서는 지원해서 유지하기도 불편했고 실질적인 주인이 없는 상태에서 해체하기도 난감한 상패였다.

“쑹저위안 장군, 둥베이군은 현재 어떤 상탠가?”

장제스는 돈 들어갈 곳이 한두 곳이 아닌데 자신의 직속 군대도 아닌 둥베이군. 15만 명을 유지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고 솔직히 낭비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둥베이군과 함께 관동군을 방어하는 쑹저위안 장군을 호출했다. 

“탕위린이 관리를 하고 있지만 믿을 수 없는 군대입니다. 솔직히 저는 관동군보다 언제 적이 될지 모르는 둥베이군이 더 무섭습니다.”

“그렇다면, 둥베이군의 현재 전력 상태는 어떤가?”

“쓸만한 장병들은 이미 다 죽었습니다. 지금 허베이와 베이징에 있는 부대는 전부 쓰레기들입니다.”

“그래? 그럼, 둥베이군이 보유한 전차와 전투기는 장부상에 보고된 숫자는 맞나?”

“아닙니다. 전부 조작입니다. 그리고, 그것도 모두 시대에 뒤떨어진 무기들 뿐입니다.”

쑹저위안의 대답을 들은 장제스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과연, 이런 군대를 유지하기 위해서 없는 예산을 쥐어짜서 지원을 해야만 하나 싶었다.

“만약, 둥베이군을 해체하면 둥베이군이 어떻게 반응할 것 같은가?”

장제스의 질문에 쑹저위안은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

“위원장님, 갑작스러운 해체는 상당히 위험할 수 있습니다. 둥베이군의 병력이 무려 15만 명입니다. 아무리 허접한 군대라고 해도 병력이 너무 많습니다.”

쑹저위안은 둥베이군이 쓸모없는 군대는 맞지만, 당장의 해체는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그렇다고 해도 있으나 마나 한 계륵과 같은 군대를 계속 지원할 수는 없잖나?”

“그래도, 해체하고 나면 15만 명이 어디로 가겠습니까? 다른 성의 성장들 밑이나 아니면 위원장님께 불만을 품고 공산당에 합류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성에 간다고 해봐야 걱정이 되지 않지만, 공산당에 합류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참···. 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군.”

잠시 고민을 하던 장제스는 그래도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둥베이군은 이번에 반드시 해체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베이징과 허베이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두고 사는 것과 같다. 그놈들이 변심해서 언제 우리 쪽으로 칼을 돌릴지 모른다.”

“저···. 위원장님, 그럼, 차라리 각 성에서 유지하고 있는 쓸데없는 병력을 감축하라는 지시를 같이 내리는 것은 어떻습니까?”

“군대는 자기를 지켜주는 힘인데, 어느 누가 감축을 하겠나?”

장제스는 쑹저위안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고 타박을 했다.

“위원장님, 반대급부를 주고서라도 일본군과 싸울 수 있는 정예군대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무슨 돈으로 어떤 방법으로 반대급부를 주자는 말이야?”

“위원장님께서 세우신 경제개발 계획에 따라서 병력을 감축한 성에는 무기 제작 공장을 건설해 준다고 하면 성장들의 생각이 달라지지 않겠습니까?”

“자네! 미쳤나? 내가 차관을 얻기 위해서 얼마나 구차하고 비굴한 짓을 한 줄 아나?”

장제스는 미국과 독일 소련에서 경제협력을 끌어내고 차관을 얻기 위해서 온갖 노력을 다했다.

“위원장님, 산시의 옌시산이 하는 것을 보니까 혹할만한 혜택을 주면 다들 넘어 올 것도 같습니다.”

“옌시산의 반응? 옌시산이 어쨌는데 그러나?”

“현재 옌시산의 전차대를 독일 군사고문단이 지휘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 그런데?”

“병력이 점점 정예화되는 것을 지켜보고는 크게 만족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나는 또 무슨 이야기라고···. 그것은 옌시산이니까 그런 것이고 다른 성장들은 절대 그럴 일이 없어.”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옌시산은 산시를 사랑하고 지키고 싶어 하는 사람이야. 하지만, 다른 곳의 성장들은 자기가 잘 먹고 잘사는 것이 먼저인 사람들이라고.”

“위원장님, 그러니까 더 잘 먹히지 않겠습니까? 돈밖에 모르는 놈들에게 공장을 지어주겠다고 하면 돈을 빼돌리기 위해서라도 병력을 줄이지 않겠습니까?”

“내가 차관을 얻기 위해서 온갖 고생을 다 했는데 그놈들 주둥이 집어 넣어주라고?”

“위원장님, 지금이 우리 국민당과 중화민국이 발전하느냐 마느냐의 갈림길에 섰다고 생각합니다.” 

“쑹 장군은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지?”

“쓸데없는 군인을 일이백만 명만 감축해도 새로운 노동력이 생기고 쓸데없이 들어가던 자금을 아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장들에게 나눠준 돈보다 더 많은 돈이 이익일 수 있습니다”

쑹저위안의 조언은 생각해 볼 만한 가치가 있었다.

장제스는 이 문제를 골똘히 생각했고 어느새 얼굴에 살며시 미소가 걸리기 시작했다.

“성장들에게 건설 자금을 집행할 수 있게 예산을 지급하면 병력감축을 할까?”

“위원장님 말씀처럼 자기들밖에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더 군침을 흘리고 달려들 것 같습니다.”

“무기 제조공장은 절대로 안 되고, 도로 건설 자금을 지급하는 것이 나을 것 같군.”

무기 제조공장은 절대 안 된다.

장제스 자신의 군대를 무장시켜야 하는 장비를 생산해야 하는데 그것을 다른 군벌에 넘겼다가 생산에 차질이 생긴다면 앞으로 일본군의 공격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

“아! 그리고, 독일 군사고문단이 지휘하는 옌시산의 전차대는 잘 싸우던가?”

“저는 독일 군사고문단이 지휘한다고 해서 뭐가 얼마나 달라질까 하고 생각했는데 막상 지켜보니까 정말 대단했습니다.”

“그런가? 그럼, 옌시산이 가진 전차들의 성능은 어땠는데? 관동군을 압도하는 것 같으면 그 전차로 우리 국민 혁명군의 전차 중대를 꾸려볼까 하는데?”

“그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관동군의 전차를 확실하게 압도하지는 못했습니다.”

“음···. 그래?”

“예, 위원장님.”

장제스는 이미 다이리의 보고를 받고 옌시산과 관동군의 전투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쑹저위안의 충성심을 떠보기 위해서 한 번 더 확인하고 있었다.

* * *

산시(섬서)군벌 양후청은 국민당 중앙정부에서 내려온 공문을 보면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병력 숫자를 줄이면 도로 건설 자금을 집행해 주겠다고?”

양후청은 중앙정부에서 내려온 공문을 던져 버렸다.

“처음부터 연방에 참가하지 않았어야만 하는 거였나?”

장제스가 자신을 감시하기 위해서 후쭝난 휘하의 1군을 배치할 때부터 뭔가 찜찜했었다.

“이대로 상황이 흘러간다면 머지않아 나는 말라죽을 텐데 어떻게 해야만 할까?”

양후청의 머릿속으로는 계속해서 합류하라고 연락을 하는 공산당의 저우언라이가 떠 올랐다.

“정말 이젠 공산당에 합류를 해야만 할까? 아니지. 아니지. 만약, 그랬다가는 장제스가 보낸 놈들한테 바로 잡혀 죽을 것이다.”

장제스의 명령으로 머리 위에 자리 잡고 있는 후쭝난의 1군이 생각났다.

“제길, 이럴 때 나와 함께 해줄 사람이 하나도 없다니···. 하필 이럴 때, 장쉐량 원수는 외국에 나가 있는 건지.”

한동안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양후청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외국에 나가 있는 장쉐량에게 급히 연락했다.

* * *

중국공산당의 제1 방면군은 국민당군과 광복군 항공대의 집요한 추적과 공격을 받아서 사실상 괴멸됐다고 보는 것이 맞았다.

이 사실은 중국공산당 내부에 엄청난 영향을 주는 사건이었다.

대부분의 무력을 상실한 마오쩌둥과 저우언라이의 제1 방면군은 이제 더는 중국공산당 내의 주류가 아니라는 소리였다.

국민당군의 토벌 작전을 뿌리치고 죽다 살아난 공산당원들이 하나둘 쓰촨성에 모두 모였다.

옷이나 신발도 없어서 거지나 다름없는 꼴로 쫓겨서 도망 다니던 마오쩌둥은 쓰촨 무오로 중국공산당 제2 방면군과 제4 방면군이 접근해 온다는 소리를 듣고 서둘러 환영을 하러 나갔다.

“장궈타오 동지, 내가 살아서 장 동지를 다시 볼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습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우리의 투쟁은 하늘도 말릴 수 없습니다. 우리는 다시 재기할 수 있습니다. 힘을 내십시오.”

“이렇게 든든한 장궈타오 동지와 허룽 동지의 합류로 이젠 나도 다시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오 동지, 우리는 인민들을 위해서 제국주의와 봉건주의를 타파하고 새로운 세상을 이끌어가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여기서 좌절하면 되겠습니까? 힘을 내십시오.”

거지꼴을 한 마오쩌둥은 장궈타오와 허룽을 얼싸안고 눈물까지 흘리면서 살게 됐다고 감격하고 있었다.

그렇게 합류 첫날은 서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를 반기고 좋아했다.

그러나, 마오쩌둥의 제1 방면군은 국민당군과 광복군의 집요한 추적과 공격 때문에 출발할 때 십만이 넘던 병력이 이제는 일만도 되지 않는 병력만 남은 상황이었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마오쩌둥과 그를 따르는 파벌들은 중국공산당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노력했다.

“지금 그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합니까? 지금 우리가 이 모양 이 꼴이 된 것이 오직 소비에트의 지령을 받은 동지들 때문이라고 생각합니까?”

마오쩌둥 파벌은 지금 일어난 사태에 모든 책임을 소비에트 출신들에게 돌리고 다시 당권을 차지하겠다고 하자 다른 방면군 소속의 지도자들이 언성을 높이면서 따지기 시작했다.

“그들이 나를 몰아내고 한 것이 도대체 뭐가 있습니까? 내가 국민당군과의 전면전은 절대로 안 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마오쩌둥은 자신을 주석직에서 물러나게 하고 국민당군과 전면전을 벌여서 중국공산당을 존폐 위기로 내몬 소비에트 유학파들을 성토하면서 다른 지도자들의 지지를 받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그만의 생각일 뿐이었다.

“마오 동지, 동지의 말에 모순이 있다는 것을 아직도 모릅니까?”

“무슨 모순 말이요?”

“우리가 두더지 새끼들이요? 언제까지 숨어 살아야 합니까? 그리고, 인민들에게 공산주의 세상이 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국민당과 맞서 싸워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럼, 장 동지는 당 중앙이 어떤 결정을 내렸어야 한다는 것이오?”

“우리가 제대로 된 국가를 건설할 수 있는 곳을 점령하고 그다음에 소련의 지원을 받아서 국민당과 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 동지, 당신 말도 모순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거요? 나를 몰아낸 놈들이 그런 짓을 벌이다가 결국 이렇게 된 것이 아닙니까?”

“그럼, 마오 동지의 말처럼 숨어다니면서 사상을 전파하자는 말입니까? 우리가 그렇게 하는 사이에 국민당군에 우리와 협조했다는 죄목으로 죽어가는 인민들은 생각 안 하십니까?”

마오쩌둥의 파벌은 뒤늦게 합류한 제2, 4 방면군의 지도자들을 설득하려고 노력했지만 제2, 4 방면군 지도자들도 이번에는 당권을 장악하고 자기들이 원하는 노선으로 중국공산당을 이끌어가고 싶어 했다.

그리고, 결국에는 양측의 무력 충돌이 일어났다.

“죽여! 다 죽여버려! 말이 통하지 않는 반동분자들을 이번 기회에 모조리 죽여라!”

“흥! 책임을 지지 않고 먼저 죽어간 동지들에게 잘못을 떠넘기는 저 쓰레기들을 죽여라!”

1만 명도 안 되는 제1 방면군과 십만 명이 넘어가는 제2, 4 방면군과의 무력 충돌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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