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1. 28 상하이 1차 사변 3.
26. 1. 28 상하이 1차 사변 3.
히로히토 일왕을 까삼 로켓으로 공격해서 암살을 시도했고, 일왕이 크게 다치자. 일본은 완전히 눈이 돌아가 버렸다.
일본은 김구 등 임시정부 사람들을 잡겠다고 상하이에 군을 파견하겠다고 했고, 국민당 정부는 이를 강력하게 거부하면서 일본인과 중국인들은 계속해서 충돌하고 있었다.
“조지야!”
두웨성이 급하게 사무실 문을 열면서 들어왔다.
“왜요?”
“야! 대형이 왔으면 살갑게 맞이해야지? ‘왜요? ’가 뭐냐?”
두웨성은 이제는 정말로 나를 친동생처럼 생각하는지 스스럼없는 장난까지 치기 시작했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깎듯이 허리를 숙이면서
“예, 대형 오셨습니까?”
“그래그래. 이번에도 정말 고마웠다. 네 덕분에 장제스와 다이리가 난처한 처지에서 벗어났다고 좋아하더라.”
“고마우면 말로만 하지 말고 뭔가 대가를 달라고 하십시오.”
공짜는 싫다.
고마우면 뭐라도 줘야 할 것이 아닌가?
사실은 국민당 정부가 엄청난 위기에 빠질 수 있었는데 내가 구해 줬다.
내가 왜 공짜로 국민당 정부를 도와줬을까?
그 이유는 내가 그리고 있는 빅픽처 때문이다.
“그런데, 너는 어떻게 공산당 놈들이 관동군과 협잡질을 한 것을 알았냐?”
“제가 전에 톈진에 간 적이 있었잖아요? 그때, 우연히 공산당 간부들과 관동군 참모들이 함께 있는 것을 봤어요.”
“아! 그랬구나. 만약, 니가 알려주지 않았으면 공산당과 다른 군벌들의 허위 공작 때문에 아무것도 못 할 뻔했다.”
동북군 사령관인 장쉐량이 ‘부저항’ 명령을 내리고 일본군과의 전투를 회피하면서 겨우 14,000명의 관동군은 30만 명의 동북군을 물리치고 남만주 전체를 손쉽게 차지했다.
이때, 중국공산당은 장제스가 외세침략군인 일본군을 막을 생각은 하지 않고 쑨원의 유지마저 내팽개치고 공산당을 토벌하고 있다고 여론몰이를 했다.
하지만, 국민당은 공산당이 여론 조작을 시작하자 바로, 신문에 공산당 간부들과 관동군 장교들이 함께하고 있는 사진을 실어 버렸다.
그래서, 중국인들의 여론이 순식간에 일본군과 협력한 공산당을 성토하는 것으로 바뀌어버렸다.
“대형, 지금은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닐 텐데요?”
내가 보기에는 국민당 정부는 당장 눈앞에 닥친 일본군의 상하이 침공을 걱정해야 했다.
어차피 중국공산당 따위야 국민당이 없애지 못하면, 나중에 나라도 나서서 없애버리면 된다.
“혹시, 상하이 중국인들과 일본 놈들의 충돌을 걱정하는 거냐?”
내가 분명히 전에 이야기를 해줬음에도 두웨성마저도 일본군의 상하이 침공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대형! 일왕이 크게 다쳤습니다. 그리고, 도쿄가 폭격을 당했습니다. 일본이 과연 가만히 있을까요?”
“그럼, 설마, 일본이 상하이를 공격한다는 말이냐?”
“저라면 그럴 겁니다. 중국을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길을 들일 생각이라면 지금 당장 상하이를 공격할 겁니다.”
“뭐라고? 음···. 그럼, 나는? 그리고 내 식구들은 어쩌고?”
두웨성은 자신의 터전인 상하이가 불바다가 될 수 있다는 소리에 이제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얼굴이었다.
“대형께서도 중요한 시설은 외국인 공동 조계지로 옮기시고, 차이팅카이의 19로 군의 배후를 튼튼히 해주십시오.”
“19로 군의 뒤를 받쳐주라고?”
“예, 식량과 의약품 그리고 의사들을 준비하십시오. 그리고, 혹시 모르니까 빠르게 후퇴할 수 있게 운송 수단도 준비해 놓으십시오.”
* * *
1932년 1월 18일 상하이 마옥산.
“저기 옵니다.”
괴한들이 노려보는 곳에는 일본인 승려들과 신도들이 마옥산의 사찰을 찾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저들이 확실하지?”
“예, 가와시마가 요시코가 죽여달라고 부탁한 사람들이 확실합니다.”
“자! 돈을 벌러 가보자. 인정사정 보지 말고 깔끔하게 처리하자.”
중국인 청년들은 일본인 승려와 신도를 향해 달려가서 무차별적인 구타를 하기 시작했다.
“쪽발이를 이 땅에서 몰아내자!”
“쪽발이를 죽여라!”
“퍽! 퍽!”
“퍽!”
“으악! 살려주십시오.”
“악! 악! 그만···. 제발 그만요.”
이미 돈의 노예가 된 사람들은 눈앞에 사람을 같은 인간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몽둥이질과 발길질을 해서 다섯 명이 모두 땅바닥에 쓰러져서 숨을 헐떡거릴 때까지 두들겨 팼다.
“이 정도면 죽지 않겠습니까?”
“아니야. 한 놈이라도 확실하게 죽여!”
땅바닥에 누워서 곧 죽을 것처럼 숨을 헐떡이는 승려 한 명의 목뼈를 밝아서 확실하게 숨통을 끊고 남자들은 유유히 사라졌다.
그리고, 일본인 승려와 신도들이 중국인의 습격을 받아서 사망했다는 소식이 일본인 조계지인 훙커우에 전해지자 이번에는 일본인들이 폭동을 일으켰다.
“천황폐하께 폐를 끼친 조선 놈들을 당장 내놔라!”
“우리 일본인을 살해한 범인을 내놔라!”
“일본인을 살해한 중국 당국은 지금 당장 사과하라!”
피켓과 플래카드를 들고 중국인 관할지를 행진하는 일본인들은 시위를 말리는 중국인 경찰을 향해서 무차별적인 폭행을 퍼부었다.
“저놈을 죽여라! 감히 천황폐하께 해를 끼치고 대일본 제국의 시민을 살해하고 대일본제국 시민의 앞길을 막는 중국 놈들을 다 같이 때려잡읍시다.”
“조선 놈들을 숨겨주는 중국 놈들을 죽여라!”
“중국 놈들을 죽여라!”
“죽여라!”
질서 유지 차원에서 일본인 시위대를 보호하던 중국인 경찰들은 갑자기 시작된 일본 시위대의 폭행을 막지 못하고 길바닥을 나뒹굴어야만 했다.
그리고, 끝내는 몇 명이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걷잡을 수 없는 폭력 사태에 무라이 구라마쓰 총영사는 오철승 상하이시장에게 강력한 항의를 했고 폭력 사태 해결을 위해서 서로 만났다.
“우리 일본제국은 중화민국 정부에 천황폐하를 시해하려고 시도한 조선인들의 인도를 강력하게 요청합니다. 그리고, 이번 폭력 사건과 살인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해서 일본인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시기 바랍니다.”
무라이 구라마쓰 총영사의 발언은 국제법상으로 내정을 간섭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힘이 없는 오철승 상하이시장은 무라이 구라마쓰 총영사의 말을 듣고만 있었다.
“오철승 시장, 왜 대답이 없습니까? 무슨 해명이라도 해야 할 것이 아닙니까?”
“먼저, 조선인 문제는 내 권한 밖이고 그리고, 아직까진 조선인들이 지껄인 말이 사실인지도 확인도 되지 않았고···.”
오철승 시장의 변명을 듣던 무라이 구라마쓰 총영사는 버럭 화를 내고 나왔다.
“이보세요. 오 시장님! 우리 대일본제국의 천황폐하께 위해를 가한 놈들입니다. 우리는 그놈들을 끝까지 추적할 겁니다. 당신들이 잡을 자신이 없으면 길이라도 비켜주시오.”
중앙정부로부터 어떤 지침도 받지 못한 오철승은 난처하기 그지없었다.
“그것은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내 권한 밖입니다. 난징 정부에서 아직 어떤 지침도 받지 못했습니다.”
“그놈의 지침은 언제 오는 겁니까? 계속 이런 식이면 우리도 더는 참지 않겠습니다.”
무라이 구라마쓰 총영사의 협박에 오철승 시장은 조선인 문제를 제외한 다른 문제는 일본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번 폭력 사태로 발생한 손해배상과 더불어 사건에 관한 진상조사와 가해자 처벌 및 상하이 시내의 항일 단체의 해산 요구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상하이 학생들이 분개하여 시청을 습격하였다.
이렇게 일이 마무리됐으면 좋았을 테지만 일본은 처음부터 그럴 마음이 없었다.
살아있는 신인 천황의 육체에 해를 입힌 존재들을 용서할 리가 없었다.
며칠이 지나서 상하이 시청과 공안국으로 일본 해군 파견함대장인 시오자와 소장의 전문이 도착했다.
‘제국의 해군은 천황폐하께 위해를 가한 조선인들의 인도를 강력히 요청하며 만약 조속한 시일 내에 범인 인도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모든 책임은 중국 정부에 있다는 사실을 알린다.
또한, 이번 폭력 사태로 다수의 일본인이 거주하는 갑북 일대의 치안이 불안하다고 판단되어 이에 병력을 배치해서 치안을 유지하려고 한다.
또한, 본인은 중국 군대가 갑북 방면에 배치한 적대시설의 조속한 철수를 중국 측에 요구한다.’
한 마디로 김구와 한인애국단원을 잡아서 넘기고, 상하이의 중국인 거주지도 일본에 넘기라는 소리였다.
그리고, 중국 당국이 거절하자 바로 전투가 시작됐다.
* * *
상하이에서 일본군의 공격이 시작되기 직전까지도 일본 육군의 헌병감과 도쿄 경시청의 수사국장은 천황의 암살을 시도한 범인들의 윤곽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5Km밖에서 로켓으로 천황폐하를 암살하려고 시도할 줄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요요기 연병장에 펼쳐지는 관병식을 노리다니 간덩이가 보통 큰 놈이 아냐.”
“그나저나 이렇게 허접한 로켓이 어떻게 그런 성능이 나올 수가 있는지···.”
120발의 까삼 로켓이 요요기 연병장으로 날아들었고 그중에서 20여 발은 불발됐지만 100여 발의 로켓은 수백 명의 부상자와 사상자를 만들어 냈다.
“그런 쓸데없는 소리는 하지 말고 로켓 발사지점에서는 뭐라도 건진 것이 없나?”
“발사 추정 지점에서는 로켓 발사대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철제 구조물만 남아 있었습니다.”
“이런, 빠가야로!”
헌병감은 이번 사건의 범인을 잡지 못하면 자신이 할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이번에 범인을 잡지 못하면 국장과 나는 아마 할복이라도 해야 할 것이네.”
“범인들의 몽타주까지는 만들었지만, 그것만으로는 범인을 잡기 힘듭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살아날 방법을 생각해 보게. 이대로라면 우리는 진짜로 할복해야 해.”
헌병감과 수사국장은 잠도 자지 않고 수사에 매달렸지만, 도무지 범인을 잡을 수가 없었다.
“결국, 우리가 알아낸 것은 김구의 지시로 조선인 여섯 명이 도쿄에 잠입해서 로켓으로 천황폐하를 공격했다는 것뿐이군.”
“그리고, 범인들은 모두 사라졌죠.”
“사라졌다고 해봐야 일본 안에 있을 텐데. 어디로 숨었을까?”
“저···. 헌병감님, 도쿄의 모든 조선인을 조사해서 몽타주와 비슷한 놈들을 잡아드리는 것은 어떻습니까? 그놈들이 바로 범인이지 않습니까?”
수사국장의 조언에 헌병감은 뭔가를 깨달은 듯 그제야 얼굴이 환해졌다.
“그렇지! 김구의 지시를 받은 도쿄의 조선인들이 폐하를 공격한 거지!”
그때부터 도쿄에 거주하는 조선인들은 모두 경시청과 헌병대로 끌려갔고, 몽타주와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은 혹독한 조사와 고문을 받기 시작했다.
* * *
아그네스 스메들리가 일본인 공산주의자를 소개해준다고 해서 Foreign Y.M.C.A.에 들려서 신문을 보다가 신문 기사 하나 때문에 너무 화가 나서 신문을 찢어버리고 말았다.
“우와! 이런 시발놈들을···. 이 개새끼들을 어떻게 죽여버리지?”
신문에는 일왕 암살 사건의 범인들을 드디어 체포했다는 기사가 실려 있었다.
나와 내 조직원들이 범인인데 또 다른 암살범이 일본에 의해서 탄생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들이 모두 조선인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조만간 암살범 전원은 사형을 당할 것이라는 기사였다.
신문에 범인을 잡았다고 자랑스럽게 발표하는 일본 육군의 헌병감과 도쿄 경시청의 수사국장의 얼굴이 함께 실려 있었다.
“사장님, 참으십시오. 보는 눈들이 많습니다.”
내가 화를 내면서 길길이 날뛰자 일왕 암살 작전에 함께 참여했던 백정기가 말리고 나섰다.
“휴우···. 예, 미안합니다. 그렇지만 도저히 참을 수가 없네요.”
백정기는 잠시 멈칫하더니 내 눈을 뚫어 저라고 쳐다보면서
“조선인을 한 명 죽이면 그 열배 백배로 갚아 줘야만 합니다.”
“예,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반드시 복수하겠습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이왕, 역사를 비틀어 버리려고 마음먹은 것. 조선인들이 최대한 다치지 않았을 때 칼을 빼 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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