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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다니는 무기고-168화 (168/180)

걸어다니는 무기고 168화

“으…… 으윽.”

어느 순간 느껴지는 두통에 머리를 부여잡으며 일어났다.

서서히 눈을 뜨자 보이는 것은 안개가 가득한 숲속.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던 중 옆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저도 모르게 시선이 옮겨졌다.

“……여기는?”

그리고 천천히 눈을 뜨는 다크 나이트.

주현이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몸을 일으키며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귀신의 숲…….”

“돌아온 거로 보입니다.”

사방에 가득한 나무와 안개, 그리고 으스스한 분위기는 너무나도 익숙했다.

주현 역시 그것을 느낀 듯 혼잣말을 중얼거렸고, 나와 생각이 일치했다.

귀신의 숲.

신우의 모습을 한 그자에게 당해 지옥으로 가기 전 그 장소에 다시 돌아온 것으로 보였다.

물론 단지 그 분위기가 비슷하고 유사한 환경이 펼쳐졌다는 것 외에 확신을 하기는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돌아왔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파아아아앗. 팟!

그 순간 들려오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자 그곳에는 우리가 통과한 것으로 보이는 게이트가 있었다.

“……?”

알 수 없는 소리와 영혼의 비명이 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중앙의 작은 공간으로 빨려들 듯 소용돌이치더니 사라져 버렸다.

완전히 사라진 게이트를 보며 눈을 껌뻑이고 있자, 주현이 일어서며 손을 건넸다.

“일어나세요. 해야 할 일이 있잖아요.”

“네.”

그녀의 손을 잡으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곧바로 숲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우리는 숲을 쥐잡듯이 찾아다녔고, 그것은 다름 아닌 신우를 발견하려는 것이었다.

“마치…… 미로 같아요.”

“……그 녀석이 무언가 한 모양입니다.”

말 그대로 미로 같은 숲.

안개로 가득한 숲은 이전보다 더욱 길을 찾기 어려웠고 같은 자리를 계속 맴도는 듯했다.

다시 돌아왔다는 기쁨은 얼마 가지 않았고 몸도 마음도 계속해서 지쳐갈 뿐이었다.

저벅. 저벅. 저벅.

계속해서 숲을 헤매던 중 그동안 보지 못한 길이 나타났다.

우리를 인도하기라도 하듯 펼쳐진 길.

양쪽에 나무들이 펼쳐진 그 길을 홀린 듯이 걸어갔고, 끝에 다다르자 익숙한 그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 모습은 무엇이냐?”

미로의 끝에서 기다리고 있던 자는 강신우.

강신우의 모습을 하고 있는 그자였다.

다크 나이트의 모습을 하고 있는 주현과 나의 모습을 본 그는 불쾌한 듯 말을 걸어왔다.

정확히는 아자토스의 모습을 하고 있는 나를 보며 자신의 감정을 드러낸 것이었다.

“…….”

“…….”

서로의 모습을 바라보며 주위는 알 수 없는 침묵으로 가득 찼다.

그의 반응을 보며 마음속에 품고 있던 의심을 확신하며 말을 건넸다.

“네가 비트레이냐?”

“…….”

“지옥의 군단의 제1군단장이자 도깨비들의 군주. 비트레이.”

신우의 모습을 하고 있는 그를 똑바로 쳐다보며 외치자, 그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자신의 검, 귀도를 들어 올리며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무엇이냐 물었다.”

다가온 그는 당장에라도 폭발하려는 것을 참는 듯 조용하게 물었다.

“보면 모르나? 너의 군주다.”

그의 분노한듯한 반응은 그가 비트레이라는 것을 더더욱 확신시키게 만들었다.

양손을 뻗으며 보란 듯이 그에게 대답했다.

“……감히!!!”

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듯 자신의 검을 움켜쥐며 달려들었다.

엄청난 속도로 단숨에 다가온 그가 검을 휘두르는 순간.

깡!

주현이 그의 검을 막아냈다.

“……!”

그는 자신의 검을 막아낸 다크 나이트를 보며 놀란 듯 움찔했고, 뒤로 물러섰다.

“너희들은 무엇이냐. 어떻게 돌아왔지?”

“너의 도움이 컸다.”

“……뭐?”

그는 이해할 수 없는 듯 인상을 찌푸리며 노려보았다.

“비트레이, 네 덕분에 돌아오는 방법을 알게 됐지.”

“연구실에 들어간 것이냐? 겨우 그따위 모습을 흉내 낸 것으로?”

짧은 대화.

하지만 그는 모든 상황을 유추한 듯 대답했다.

자신 덕분에 돌아올 수 있었다는 말과 지금의 나의 모습을 보고 생각해 낸 것이었다.

“그렇군, 너희는 무엇이냐? 단순히 그의 하수인이 아니었던 모양이군.”

“하수인? 느껴지지 않는가? 너도 분명 느끼고 있을 텐데? 우리에게 느껴지는 군주의 증표가.”

“…….”

쉽사리 대답하지 못하는 녀석.

그 역시 모르지 않을 테다.

군주의 증표 그것은 분명 군단장이었던 그에게도 느껴질 것이 분명했다.

비트레이 그는 우리를 부정하고 있었다.

‘아마 우리를 죽이지 않은 이유도 그것일 테지.’

곰곰이 생각해 봤지만, 그것 외에 다른 이유는 떠오르지 않았다.

아자토스를 누구보다 존경하고 따르던 자.

그는 분명 우리에게 느껴지는 군주의 증표를 이미 알고 있었기에, 차마 죽이지 못한 채 지옥으로 보낸 것으로 보였다.

“너도 알고 있을 텐데? 아자토스는 이미 죽었다. 어쩔 생각이지?”

주춤하는 그를 보며 태도를 밀고 나갔다.

그는 이미 인간세계에 들어왔고, 아자토스가 죽었다는 것을 모를 리 없었다.

우리에겐 군주의 증표가 있었기에 대할 수 있는 태도였다.

‘우리를 따를지도 모른다.’

군주의 증표를 본 도깨비들과 밴시의 태도.

그것을 확인했기에 그 역시 우리를 따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이다.

갈등하는 그를 보며 다시 한번 소리쳤다.

“비트레이! 군주의 증표는 우리에게 있다! 어떻게 할 테냐!”

그는 마음을 먹은 듯 고뇌하고 있던 머리를 들었고.

자신의 검을 움켜쥐었다.

“네놈들을 여기서 죽이고, 아자토스 님의 계획을 내 손으로 마무리 짓겠다.”

“……역시.”

그리고 사정없이 달려드는 녀석.

예상하지 못한 것도 아니었다.

깡! 깡! 쉬이익!

그는 연속적으로 검을 휘둘렀지만, 주현은 모든 공격을 가뿐하게 막아냈다.

서로의 반격은 쉴 틈 없이 이어졌다.

“으야야야얏!”

비트레이가 아무리 강하다고 한들, 결국 군단장에 지나지 않았다.

지금의 주현과 내가 힘을 합친다면 그를 제압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터.

하지만 역시 문제는 그가 신우의 몸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주현은 그의 모든 공격을 막아내며 반격을 했지만.

그것은 그에게 닿지 않았다.

신우를 걱정한 그녀가 의도적으로 방어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깡! 깡!

“미…… 민혁 씨!”

다급한 주현의 외침.

그것은 나에게 선택을 하라는 의미였다.

얼마나 검을 겨뤘을까.

아무리 그녀라고 한들, 방어에만 집중하며 그를 상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젠장,’

신우를 살리기 위해 주현이 당하게 할 수는 없었다.

비트레이를 신우의 몸에서 빼낼 방법은 도저히 생각나지 않았다.

‘어떻게……!’

그 순간 떠오른 생각에 주현을 보며 소리쳤다.

“1분, 1분만 버텨줘요!”

“……네!”

뒤를 흘끔 보며 대답한 그녀는 비트레이를 상대했고 나는 허공을 바라봤다.

“코인을 소모해서 죽음을 거부하는 자 스킬의 레벨은 전부 올려 줘!”

[죽음을 거부하는 자 스킬이 Lv7 -> Lv10으로 올랐습니다.]

[죽음을 거부하는 자 스킬의 10이 되어 각성합니다.]

[각성 스킬-영혼의 하수인이 추가되었습니다.]

“정보창!”

[이름-이민혁]

[직업-플레이어-리치]

[보유 스킬]

[내 손 안의 무기고 LV7-당신이 원할 때 어디서든 무기고를 열 수 있습니다. 무기고에서 원하는 무기와 탄약을 꺼낼 수 있으며, 개발, 제조, 수리, 저장, 취급, 개조할 수 있습니다. (사용 불가)]

[시체 흡수 LV2 (특별) - 마정석에 각인된 스킬. 언데드 종족만이 사용 가능 (사용 불가)]

[데스 디멘션 Lv1-일정 범위 안의 시체를 생명력을 지불하는 것으로 일정한 시간 동안 언데드로 부활시킬 수 있습니다. (사용 불가)]

[역병 발생 Lv3-원하는 대상에게 역병을 일으킵니다. 대상을 주변으로 역병이 퍼져 나가 피해를 입힙니다.]

[해골 병사 소환 Lv5-해골 병사를 소환합니다.]

[구울 소환 Lv3-구울을 소환합니다. ]

[스켈레톤 소환 Lv2-스켈레톤을 소환합니다.]

[역병 좀비 소환 Lv2-역병 좀비를 소환합니다.]

[데스 나이트 소환 Lv1-데스 나이트를 소환합니다.]

[스켈레톤 위자드 소환 Lv1-스켈레톤 위자드를 소환합니다.]

[밴시 소환 Lv1-죽음의 시종 밴시를 소환합니다.]

[골렘 소환Lv1-골렘을 소환합니다.]

[본버닝 소환Lv1-본 버닝을 소환합니다.]

[버닝 소환Lv1-버닝을 소환합니다.]

[융합체 소환Lv1-융합체를 소환합니다.]

[리치 소환Lv1-리치를 소환합니다.]

[패시브 스킬]

[방탄 피부 LV5-피부로 일반적인 총탄이나 파편을 막을 수 있습니다. 스킬의 레벨이 오를수록 그 효과가 증가합니다.]

[지치지 않는 체력 LV8-육체적인 활동에 있어서 쉽게 지치지 않습니다. 스킬의 레벨이 오를수록 그 효과가 증가합니다.]

[끈질긴 생명력 Lv7-치명적인 상처에도 쉽게 쓰러지지 않습니다. 물과 식량을 오랜 시간 섭취하지 않아도 버틸 수 있습니다. 스킬의 레벨이 오를수록 그 효과가 증가합니다.]

[트롤의 생명력 Lv3-생명력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시 발동됩니다. 최대 70%의 생명력을 순식간에 회복합니다. 스킬의 레벨이 오를수록 그 효과가 증가합니다.]

[죽음을 거부하는 자(각성)-영혼을 태우는 불꽃의 효과를 상쇄합니다.]

[영혼의 하수인-대상의 영혼을 빼앗아 하수인으로 만듭니다.]

그 순간 각성되었다는 메시지와 함께 새로운 스킬이 추가되었다.

이미 주현에게 들은 적이 있던 각성.

스킬의 레벨을 10까지 찍자 새로운 스킬이 생겨났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었다.

그녀의 지금 모습, 다크 나이트 역시 그로 인해 얻었던 스킬이었던 것이다.

“됐다!”

어떤 스킬이 나타날지 알 수 없었기에 일종의 도박이었으나, 상황은 순조롭게 흘러갔다.

다시 돌아오기 위해 제물로 바쳤던 도깨비들과 죽음의 군단의 하수인들.

그들을 처치하며 수많은 스킬과 코인이 들어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죽음을 거부하는 자 스킬을 10까지 올림과 동시에 새로운 각성 스킬이 생겨났다.

[영혼의 하수인-대상의 영혼을 빼앗아 하수인으로 만듭니다.]

“미, 민혁 씨. 더 이상은…….”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듯 소리친 주현의 다급한 외침에 순간 달려들며 지팡이를 휘둘렀다.

“저에게 맡겨요! 영혼의 하수인!”

“……!”

그 순간 예상치 못한 비트레이는 지팡이에서 뻗어 나온 기운을 얻어맞았다.

쉬이이익.

신우의 몸은 마치 영혼이 나간 사람처럼 회색빛이 되며 멈춰 버렸고, 단숨에 그의 가슴을 부여잡으며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

본능적으로 무언가를 움켜쥐며 꺼내 들자 나온 것은 투명한 영혼.

비트레이로 추정되는 도깨비의 영혼이 신우의 몸에서 꺼내진 것이었다.

[영혼의 하수인의 효과로 도깨비 비트레이가 하수인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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