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걸어다니는 무기고-100화 (100/180)

걸어다니는 무기고 100화

“정보창!”

[이름-이민혁]

[직업-플레이어-군인]

[보유 스킬]

[내 손 안의 무기고 LV7-당신이 원할 때 어디서든 무기고를 열 수 있습니다. 무기고에서 원하는 무기와 탄약을 꺼낼 수 있으며, 개발, 제조, 수리, 저장, 취급, 개조할 수 있습니다.]

[시체 흡수 LV2 (특별)-마정석에 각인된 스킬. 언데드 종족만이 사용 가능 (사용 불가)]

[데스 디멘션 Lv1-일정 범위 안의 시체를 생명력을 지불하는 것으로 일정한 시간 동안 언데드로 부활시킬 수 있습니다. (사용 불가)]

[역병 발생 Lv3-원하는 대상에게 역병을 일으킵니다. 대상을 주변으로 역병이 퍼져나가 피해를 입힙니다. (사용 불가)]

[해골 병사 소환 Lv5-해골 병사를 소환합니다. (사용 불가)]

[구울 소환 Lv3-구울을 소환합니다. (사용 불가)]

[스켈레톤 소환 Lv2-스켈레톤을 소환합니다. (사용 불가)]

[역병 좀비 소환 Lv2-역병 좀비를 소환합니다. (사용 불가)]

[데스 나이트 소환 Lv1-데스 나이트를 소환합니다. (사용 불가)]

[스켈레톤 위자드 소환 Lv1-스켈레톤 위자드를 소환합니다. (사용 불가)]

[패시브 스킬]

[방탄 피부 LV5-피부로 일반적인 총탄이나 파편을 막을 수 있습니다. 스킬의 레벨이 오를수록 그 효과가 증가합니다.]

[지치지 않는 체력 LV8-육체적인 활동에 있어서 쉽게 지치지 않습니다. 스킬의 레벨이 오를수록 그 효과가 증가합니다.]

[끈질긴 생명력 Lv7-치명적인 상처에도 쉽게 쓰러지지 않습니다. 물과 식량을 오랜 시간 섭취하지 않아도 버틸 수 있습니다. 스킬의 레벨이 오를수록 그 효과가 증가합니다.]

[트롤의 생명력 Lv2-생명력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시 발동됩니다. 최대 70%의 생명력을 순식간에 회복합니다. 스킬의 레벨이 오를수록 그 효과가 증가합니다.]

[죽음을 거부하는 자 Lv1-?]

까마귀들의 둥지를 찾아가기 전, 휴식과 더불어 앞으로 일어날 전투에 대비하기 위해 정보창을 열었다.

나지막이 중얼거리자, 눈앞에 정보가 가득한 홀로그램이 펼쳐졌다.

오랜만에 열어본 정보창은 그동안의 행적을 간략하게나마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몰라보게 길어져 있었다.

‘스킬들이 사라지지는 않은 건가…….’

무엇보다 정보창이 길어진 이유는 언데드의 상태로 얻었던 그 스킬들 때문이었다.

대부분의 언데드 소환 스킬들이 차지하는 아자토스의 저주로 인해 해골의 모습으로 변했을 때 얻은 것들이었다.

네크로맨서의 직업을 가지고 있었을 당시, 그 소환 스킬들은 강렬한 뿐만 아니라, 매우 유용했다.

하지만 아자토스의 저주가 해제되고 다시 인간의 육체를 되찾은 지금. 더 이상 그 스킬들을 사용할 수는 없었다.

네크로맨서에서 군인으로 직업이 변경되어서인지, 언데드 몬스터에서 인간으로 변해서인지, 그 이유는 정확하지 않았지만, 분명한 것은 아무리 그 스킬들을 사용하기 위해 시도해도 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데스 나이트 소환!”

[스킬-데스 나이트 소환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마나가 충분하고 지팡이를 들어봐도, 빨간 홀로그램의 문구만이 나타날 뿐이었다.

‘아쉽구만…….’

더 이상 아자토스도 프랑켄도 없는 지금, 이 스킬들만 사용할 수 있다면 나만의 군대를 만드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수십 수만의 나의 언데드 군단.

물론 당장 그만한 언데드들을 소환할 만한 마나가 부족했으나, 그들에게 무기를 나눠주고 훈련시켜 간다면 무서울 것도 없었다.

하위 언데드 하수인들에게는 무리였지만, 최소 역병 좀비 이상의 하수인들에게 훈련이 가능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으니 불가능한 것도 아니었다.

언데드 수하들이 몬스터를 사냥하면 그들 각자가 아닌 나에게 그 코인이 귀속되었으니, 그 성장 또한 엄청난 속도로 이루는 것이 가능해 보였다.

“어디 보자, 남은 코인은…… 5,300 코인 정도인가.”

지금 착용하고 있는 군번줄 모양의 목걸이, 그것은 이공간 목걸이라는 물건으로 착용자의 용모에 따라 형태가 변하는 신기한 물건이었다.

착용자가 얻게 되는 코인을 자동으로 저장해 주는 어찌 보면 가장 유용한 물건이기도 했다.

당장 하나의 코인은 이전에 사용하던 500원 동전 정도의 크기였다.

몇 개라면 가지고 다니는 것이 어렵지 않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많아지는 코인을 보관하는 것 또한 문제가 될 것이 분명했다.

이공간 목걸이를 통해 그런 불편 없이 코인을 보관하고 이동할 수 있었던 것이다.

“스킬 레벨업은 이 정도면 충분하고. 일단 남겨둘까?”

내 손 안의 무기고, 방탄 피부, 지치지 않는 체력, 트롤의 생명력까지 전부 스킬을 레벨업 시킨 후 남아 있는 코인이 5,300이었다.

신우와 현지가 수련을 받으며 성장하는 동안, 나의 성장은 멈춰 있었다.

언데드 군단에서 얻었던 모든 스킬들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었지만, 남아 있는 것이 없지 않았다.

바로 코인.

언데드 군단에서 생활하며 사냥하고 명령을 따르며 획득했던 코인들은 차곡차곡 모여 있었고, 지금 와서 그것을 확인하자 그 규모는 어마어마했다.

약 34만 코인이 아공간 목걸이에 남아 있었고, 그것들을 이용해 멈춰 있던 나의 스킬들에 투자한 것이었다.

[내 손 안의 무기고 Lv7-Lv8까지 필요 코인 350,000 코인]

[방탄 피부 Lv5-Lv6까지 필요 코인 85,000 코인]

[지치지 않는 체력 Lv8-Lv9까지 필요 코인 100,000 코인]

[끈질긴 생명력 Lv7-Lv8까지 필요 코인 80,000 코인]

[트롤의 생명력 Lv2-Lv3까지 필요 코인 70,000 코인]

스킬의 레벨을 올리기 위해 필요한 코인 개수가 적힌 홀로그램을 살펴보며 절로 인상이 지어졌다.

더 이상 성장하기 위해서는 코인이 부족한 이유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필요 코인의 수 때문이었다.

스킬의 레벨은 곧 강함을 의미했고, 생존에 있어서는 필수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강해지기 위해 필요한 코인의 수는 갈수록 늘어났다.

레벨이 오를수록, 스킬의 효과가 강하다고 생각될수록 그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앞으로 더 스킬을 강화하기 위해 얼마나 코인을 더 모아야 할지 막막하게 만들었다.

“……그나저나 이건 뭐지?”

[죽음을 거부하는자 Lv1-?]

스킬창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 중, 가장 의아한 스킬은 바로 이것이었다.

언데드 군단의 보스가 된 프랑켄을 물리치자 퍼스트 킬 보상으로 얻었던 스킬이었지만, 그 효과를 알 수 없었다.

이름으로 그나마 조금 유추할 수 있을 뿐, 그 효과는 물음표로 되어 있었기에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지금 알 수는 없을 것 같고…… 그럼 가지고 있는 장비들이…….”

마지막으로 점검하기 위해 꺼낸 것들은 지금까지 얻었던 물건들이었다.

메인 퀘스트나 서브 퀘스트 그리고 인스턴스 던전 보상으로 얻은 것들로 대부분 능력을 강화시켜 주는 일종의 아이템이라 불리는 것들이었다.

[시야석 반지]

[시야석이 박힌 반지. 남들보다 2~3배 더 먼 거리를 볼 수 있게 해주는 반지.]

[꽃반지]

[착용 제한-플레이어]

[특수 효과-최대 마나 30% 증가]

[루핀의 반지]

[등급-S] [귀속 아이템]

[착용 제한-플레이어]

[특수 효과-은신, 밤에만 사용 가능]

[착용자의 기척을 지우고 모습을 투명하게 만드는 액세서리. 밤에만 사용할 수 있으며 은신 상태에서 공격을 받으면 효과가 사라진다.]

시야석 반지를 제외하고는 플레이어 착용 제한에 걸려 언데드의 육체로는 사용하지 못했던 것들이었다.

이외에도 피노가 태어났던 알이나 무기고를 통해 제작한 마탄과 신성탄 그리고 그 형체를 볼 순 없지만, 몸속에 있을 거라 추측되는 마정석이 전부였다.

“지금껏 커플링 한번 못 껴봤는데…….”

생전 손가락에 무얼 껴본 적이 없던 과거에 반해 당장 그 실물을 확인할 수 아이템들은 반지들이 대부분이었다.

당장 그 효과가 필요하지 않은 루핀의 반지를 제외한 시야석 반지와 꽃반지를 착용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병장님, 정비 끝나셨습니까?”

“응, 너는 어때?”

“저도 다 끝났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자, 기다리고 있었던 신우가 다가오며 말을 건넸다.

그동안 착실하게 스킬들을 성장시켰고, 장비들을 점검해 온 신우였기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현지 씨는 좀 어때?”

“쉬고 있습니다. 얼마 후면 괜찮아 질 겁니다.”

마나를 완전히 소비한 현지는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었고, 걱정되어 물어보자 신우가 대답했다.

아직 까마귀 둥지를 찾아가기엔 밤이 되지 않았고, 시간은 많이 남아 있었다.

마나 소비로 인한 정신적인 데미지는 시간이 지나 일정 수준의 마나가 채워지면 금방 회복되었기에 문제가 될 것이라 생각되지는 않았다.

“현지 씨가 회복할 동안 씻고 오는 건 어떻습니까?”

“응? 어디서?”

“근처에 계곡이 있다. 개굴. 원하면 데려다주겠다. 개굴.”

“그, 그럴까?”

시간도 넉넉했고, 그녀가 회복되기까지 할 수 있는 건 없었기에 신우가 제안한 것이었다.

뒤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개구리 인간은 걸어 나오며 대화에 참여했다.

그 말을 듣고 신우와 내 상태를 살펴보니 가관이 따로 없었다.

손과 얼굴, 옷까지 전부 까마귀 몬스터들의 피와 오물로 얼룩져 있었다.

어두운 밤 동안 계속된 전투에 꼴이 이렇게 변하는지도 의식하지 못했다.

신우 역시 지금의 상태가 찝찝한 듯 같이 씻으러 가자고 제안한 것이었다.

* * *

“여기다. 개굴. 이곳만큼 깨끗한 물도 없다. 개굴. 안심하고 씻어도 된다. 개굴”

“이렇게 가까운 곳에 계곡이 있었네요.”

“개굴. 우리가 이곳에 정착한 가장 큰 이유기도 하다. 개굴.”

안내하는 그를 따라 이동하자 나온 것은 맑고 깨끗해 보이는 계곡이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관리가 잘된 것으로 보이는 계곡물은 당장에라도 뛰어들고 싶게 만들었고, 신우는 참지 않고 웃통을 벗으며 그곳을 향해 뛰어들었다.

“먼저 갑니다!!”

풍~~덩!!

찝찝함을 견디지 못한 신우가 계곡물에 뛰어들자 물보라가 함께 수면이 일렁거리고 높은 파문이 일었다.

개구리 인간 또한 신우를 따라 물속에 몸을 던지며 입수했다.

“이 병장님! 개운합니다. 어서 오시지 말입니다!”

흠뻑 젖은 채 물속에 몸을 담그고 있던 신우가 손을 흔들며 어서 오라며 보챘고, 나 역시 웃통을 벗으며 계곡을 향해 뛰어들었다.

“푸, 하! 얼마 만에 이렇게 제대로 씻어보는 건지 모르겠다.”

“아……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마음껏 물속을 헤엄쳐 다니며 만끽했고, 젖은 머릿결을 쓸어올리며 말하자 신우가 심심한 위로를 전했다.

그동안 언데드의 몸을 하고 있었기에 씻을 수도 씻을 이유도 없었기에 그것을 알고 말한 것이었다.

“어! 이 병장님, 문신하셨었습니까?”

“응? 무슨 소리야?”

“이 병장님 목에 그거…… 문신 아닙니까?”

갑자기 뜬금없는 말을 하는 신우의 말에 반문하자, 다가온 그가 나의 목을 살펴보며 다시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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