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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다니는 무기고-63화 (63/180)

걸어다니는 무기고 063화

푸히이이이잉!

갑작스럽게 땅에서 솟아 나온 손에 뒷다리가 잡힌 말이 놀란 듯 크게 소리 질렀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민혁을 태우고 있던 해골 말은 앞다리를 들어 올렸다.

순간 떨어지며 균형을 잡은 민혁은 말에서 떨어지지 않았지만, 말의 몸은 이미 머미들에 의해 갉아 먹히며 중독에 걸린 상태였다.

순식간에 바닥난 해골 말의 생명력으로 인해 땅으로 떨어지기 일보 직전.

“딱! 딱! 파이어…… 샷…….”

중독으로 인한 말의 생명력이 완전히 떨어지는 순간 화염을 두른 화살이 머미의 손에 박히며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말에서 떨어진 민혁의 곁으로 달려와 주위를 지키는 든든한 지원군.

스켈레톤 병사와 역병 좀비들이 스스로 판단을 하고 실행에 옮긴 것이었다.

“주…… 인님…… 명…… 령을…….”

“으…… 윽. 공격하라! 모두 죽여! 데스 디멘션!”

땅에 떨어진 민혁이 정신을 차리며 곧바로 언데드들에게 명령하였다.

순식간에 땅에서 완전히 튀어나온 머미들과 언데드들이 서로 대치하며 엉겨 붙었다.

명령이 떨어지자 가만히 있던 해골 병사들이 칼로 베고 활을 쏘기 시작했고, 구울들은 다가오는 머미들을 방어하기 시작했다.

“으어어어어~”

머미들은 낮은 음성으로 소리를 지르며 다가왔고. 꽤 많은 언데드들을 데려왔다곤 해도 갑자기 나타난 몬스터들을 전부 격퇴할 수 있을 정도로 전투가 쉬운 것은 아니었다.

더구나 해골 말의 울음소리를 들은 몬스터들이 더 많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위치가 너무 좋지 않아.’

전투가 치러지는 장소는 마을을 한복판이었고, 녀석들은 사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며 다가오고 있었다.

무엇보다 소리를 듣고 뛰어오는 몬스터들은 머미에 비해 수준이 더욱 높은 녀석들.

온몸을 붕대로 칭칭 휘감고 이마에 붙은 부적, 굳은 몸을 움직일 수 없어 앞으로 손을 뻗은 채 콩콩 뛰어오는 강시들은 머미들의 대장 격 몬스터였다.

순식간에 다가온 강시들과 머미들로 인해 민혁과 언데드들을 사방으로 둘러싼 형태.

어느 쪽으로도 갈 수 없는 적진의 한복판에 갇혀버린 것이었다.

“음…… 무기고!”

곧바로 무기고를 열어 쓸 만한 무기들을 찾기 시작했다.

더 이상 직접 전투 없이 자신을 지키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철컥. 척.

익숙한 손놀림으로 K2를 장전시키며 녀석들을 조준했다.

타당! 타당!

망설일 이유는 없었기 신속하고 정확한 사격 솜씨를 뽐내며 방아쇠를 당겼지만, 방어력과 생명력이 강한 머미들을 물리치기에는 무리였다.

“칫. 스켈레톤 궁수! 마법사! 화염 스킬 위주로 공격해! ”

머미의 손이 스켈레톤의 파이어샷에 불탄 것을 기억하여 내린 명령.

확실히 화염 공격이 약점인지 온몸을 둘러싼 붕대에 화염이 옮겨붙은 머미와 강시들은 크게 괴로워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 주위를 둘러싼 언데드들을 뚫으며 다가왔다.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부하들은 스켈레톤 5마리가 전부였던 것.

물론, 역병 좀비 역시 있었으나 다가오지 못하게 방어만 할 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역병 좀비의 장점은 중독을 일으키는 것.

적의 중심으로 들어가 온갖 오염물질로 가득한 자신의 몸을 폭파시켜 광범위 중독 공격을 일으키는 언데드였다.

하지만 머미와 강시 모두 중독에 면역이 있는 그들 또한 언데드 몬스터였기에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간다!!”

스켈레톤의 육체는 체력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 점을 이용한 계속되는 연속 공격.

쉬지 않고 움직이며 생명력이 얼마 남지 않은 몬스터들만을 골라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 어떤 강한 인간이라 할지라도 쉬지 않고 움직이며 정확한 공격을 이어 나가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과거의 끊임없던 훈련과 타고난 전투 센스는 육체는 잃어버렸지만, 정신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사격 대표였던 과거와 계속해서 이어졌던 전투들, 수많은 경험들과 함께 지치지 않는 해골의 육체는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이루었다.

마치 춤을 추듯 이어지는 공격에도 모든 적의 위치와 공격해 오는 방향 등 모든 것을 파악하고 있었다.

‘역시, 몸을 움직이면서 싸우는 게 편해! ’

오랜만의 총구를 휘두르는 전투에 점점 신이 나고 있었다.

마치 리듬을 타듯 점점 빨라지는 움직임은 흔들림이 없었다.

오히려 더욱 정확하고 신속하게 적들의 급소를 맞추고 또 맞추며 지나갔다.

‘저 곳이 약점이 구나!’

머미들을 약점을 파악함과 동시에 그곳을 집요하게 노리기 시작했고.

총기에 점점 익숙함이 돌아오기 시작하자 공격하는 족족 치명적인 데미지가 들어갔다.

급소를 정확하게 공격하는 즉시 추풍낙엽처럼 쓰러지는 몬스터들이 불쌍해 보일 정도였다.

생명력이 얼마 남지 않은 머미와 강시만 골라 죽이기 시작하자 전투의 우세가 뒤집혔다.

눈앞의 몬스터가 죽자 곧바로 다른 몬스터에게 달라붙은 언데드들로 인해 더욱 빠르게 몬스터들을 사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스켈레톤 병사 소환!”

[해당 시체가 죽음을 거부하는 힘을 거부합니다. 실패하였습니다.]

“……뭐?!”

전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기 시작하자 언데드를 더 소환해 박차를 가할 생각이었다.

어찌 된 영문인지 머미와 강시의 시체 모두 부하로 만드는 것이 불가능했다.

“시체 흡수!”

[시체 흡수에 성공하였습니다.]

[체력이 올랐습니다.]

[시체의 기억 조각을 얻었습니다.]

그 순간 민혁의 머릿속에 알 수 없는 영상이 재생되었다.

-??? : 네가 하려는 게 무엇인지 몰라? 들키게 되면 죽는 거로는 안 끝날 거야.

-??? : 이미 시작된 일이야. 난 나를 이렇게 만든 그 자식을 용서할 수 없어!

-??? : …….

시체 흡수를 통해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 처음이었기에 당혹스러움도 잠시.

시체가 살아 있을 때인지 죽은 이후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의 시선으로 재생된 영상의 인물 중 한 명이 누구인지는 금방 알 수 있었다.

지금과의 모습은 살짝 달랐지만, 그의 뒷모습은 분명 프랑켄. 아자토스의 2인자 프랑켄이 분명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강시들을 상대하며 싸우고 있는 스켈레톤의 모습이 보였다.

머미들을 모두 처리한 후 아직 쓰러지지 않은 강시들인 듯했다.

이 곧바로 검을 쥔 손에 힘을 주며 달려갔다.

“후, 쉽지 않네.”

남아 있던 강시들까지 모두 처치하고 나자, 흐르지도 않는 이마의 땀을 닦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 번의 전투로 손실된 스켈레톤 병사 1기, 역병 좀비 3기, 해골 병사와 구울 약 60마리.

상당수의 언데드들이 시체로 돌아갔다.

전투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데스 오라의 시간이 끝나 다시 살아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일어나라 언데드들이여! 스켈레톤 병사 소환!”

남아 있는 모든 마나를 사용해 쓰러진 시체들을 스켈레톤으로 일으켰다.

검은빛의 마나가 시체들을 향해 들어가더니 곧이어 스켈레톤으로 변한 시체들이 하나둘 일어나기 시작했다.

“딱! 딱! 충성을…… 다하겠…… 습니…… 다…….”

열 마리의 스켈레톤이 자리에서 일어나 민혁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귀찮은 듯 손짓하며 대충 인사를 받은 은 곧바로 강시와 머미들의 시체들에 다가가 시체 흡수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특수한 스킬이나 능력이 생기지는 않았으나 생명력과 체력이 다른 몬스터들에 비해 큰 폭으로 오르는 머미와 강시의 시체들은 큰 도움이 되었다.

[시체 흡수에 성공하였습니다.]

[생명력이 올랐습니다.]

[시체의 기억 조각을 얻었습니다.]

-??? : 누구도 여기를 찾을 수 없을 거야.

강시와 머미의 시체를 흡수할 때마다 적은 확률로 기억의 영상들이 떠올랐다.

영상의 의미를 파악할 수는 없었으나, 누군가 마을이 습격받기 전부터 머미와 언데드를 인위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다는 정보를 알 수 있었다.

* * *

[던전-숨겨진 실험실에 입장하였습니다.]

마을을 돌아다녀 보는 동안 민혁은 무수히 많은 몬스터들을 만날 수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을의 모든 머미와 강시들을 제거했다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더 이상 마미와 강시들을 만날 수 없음에도 불과하고 퀘스트의 완료를 알리는 메시지가 들려오지 않았다.

이상함을 느낀 민혁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시체 흡수를 통해 얻은 기억의 정보를 바탕으로 한 가정집의 지하로 들어가 보았고, 그곳에서 숨겨진 실험실을 발견하였다.

부서진 문을 억지로 열고 들어가자 풍겨오는 진한 화학품의 냄새.

이미 누군가의 습격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실험실의 모습은 무엇을 실험했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여기저기 떨어져 있는 붕대와 화학품이 담긴 병.

여기저기 방치된, 이미 시체라 보기도 어려울 정도의 썩어가는 동물 또는 생명체의 살덩어리들은 스켈레톤의 육체를 하고 있는 민혁조차도 구역질이 나올 정도였다.

“크크! 르르!”

“모두 공격 준비!”

어둠 속에서 들려온 울음소리에 반응한 민혁은 곧바로 전투 준비를 명령하였다.

천천히 한 발자국씩 내밀며 다가오는 네발 달린 짐승의 형체.

“X발, 도대체 뭘 만든 거야!”

서서히 다가오는 그것의 모습이 완전히 드러나자 의식할 새도 없이 욕지거리가 절로 나왔다.

붕대를 감다 만 듯 드러난 그것의 머리는 개, 몸통은 사자, 뒷다리는 인간, 꼬리는 닭의 부분을 가지고 있는 괴상한 모습.

알아볼 수 있는 정도의 생물체를 제외하고도 수많은 생물체를 합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키메라가 나타난 것이었다.

보는 것만으로 불쾌감은 물론 두려움까지 느껴질 정도의 생물이었다.

“언언 데데 드드 죽죽 여여 야야 한한 다다.”

마치 어린아이의 음성을 하며 더듬거리는 녀석의 음성은 온 몸에 소름이 돋아나게 했다.

“키아아악!!”

키메라는 언데드 병사들을 보고 흥분한 것인지 땅을 차며 달려오기 시작했다.

눈 깜짝할 새 다가와 거대한 이빨로 스켈레톤을 물어 들어 올렸다.

“역병 좀비 자폭해! 구울 앞으로 나와 방어 구축! 스켈레톤 화염 공격 준비!”

갑작스러운 공격에 놀라기도 잠시, 재빠른 판단으로 금세 공격 진형을 지휘하였다.

난폭하게 스켈레톤을 물어뜯고 있는 사이, 역병 좀비 세 마리가 한 번에 달라붙었다.

퍼벙펑! 펑!

명령에 따라 순식간에 폭발하는 역병 좀비!

강력한 폭발음과 함께 몸속에 있던 온 종류의 오염물질들이 키메라와 언데드들을 덮쳤다.

“끄끄 으으 아아 언언 데데 드드!!!”

중독에 대한 효과가 미미한 듯 화만 잔뜩 돋은 키메라.

이미 예상을 한 사이 공격 준비를 완료하였다.

키메라를 중심으로 구울이 방어선을 구축한 뒤, 그 뒤로 화살과 지팡이를 든 스켈레톤이 일제히 준비를 끝마쳤다.

“파이어샷! 파이어 볼! 총공격!”

“크크아아아아!”

명령에 맞춰 스켈레톤들의 활시위와 지팡이가 키메라를 향해 휘둘러졌다.

퍼벙! 펑! 펑!

키메라를 향해 화염을 두른 화살과 화염덩어리가 집중되기 시작하자 괴로운 듯 소리를 질러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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