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걸어다니는 무기고-60화 (60/180)

걸어다니는 무기고 060화

[시체 흡수에 성공하였습니다.]

[같은 종족을 흡수하였습니다.]

[해골의 육체가 더욱 단단해집니다.]

[움직임이 편해집니다.]

[체력이 증가합니다.]

[공격력이 증가합니다.]

아자토스에 의해 소환된 이곳엔 풀 한 포기 자라나지 않은 척박한 땅으로 계속해서 수많은 인파. 아니, 수많은 해골과 구울 들이 모이고 있다.

얼마나 많은 언데드를 소환한 것인지 끊임없이 증가하는 해골 병사들이 인파에 몰려 죽어버리는 상황까지도 발생하였다.

시간이 지나면 얼마 가지 않아 부활하였지만, 때를 놓이지 않았다.

인파에 밀려 죽는 해골의 근처로 가 곧바로 시체 흡수를 사용하며 계속해서 능력치를 올리고 있었다.

언데드라 하더라도 확실한 계급체제가 형성되어 있었다.

아자토스의 군단은 마치 인간의 군대 체제와도 같았다.

상위 계급에 대한 절대적인 복종. 일반적인 해골 병사들이야 자신의 주장은 고사하고 대화조차 할 수 없는 녀석들이라 상관이 없었지만.

일개 몬스터. 그것도 악의 대표 격인 언데드 따위에게 명령을 받는다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다. 도망이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실행에 옮길 수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퀘스트.

아자토스에 의해 소환되자마자 나타난 연계 퀘스트 때문이었다.

[퀘스트-육체 얻기 2]

[아자토스의 시체를 흡수하라.]

[난이도-A]

‘이런. 미친. 이딴 퀘스트를 주다니’

D급의 난이도가 중간 과정도 없이 한 번에 A급의 난이도로 점프한 것.

지금의 앙상한 해골의 몸으로는 리치는 고사하고 군단의 소대장급인 데스 나이트조차 상대하기 버거워 보였다.

소대장도 아니고 대대장급인 리치를 싸워서 이기라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하여 육체를 포기할 수도 없었다.

평생 해골의 몸으로 살아갈 수도 없었으니 이래저래 최악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정보창!”

[이름-이민혁]

[직업-스켈레톤-네크로맨서][저주]

[보유 스킬]

[내 손 안의 무기고 LV1-당신이 원할 때 어디서든 무기고를 열 수 있습니다. 무기고에서 원하는 무기와 탄약을 꺼낼 수 있으며, 개발, 제조, 수리, 저장, 취급할 수 있습니다.]

[시체 흡수 LV1 (특별)-마정석에 각인된 스킬. 언데드 종족만이 사용 가능]

[아자토스의 언데드 오라 LV10 적용 중]

[해골 병사 소환 LV1 (역병 발생 LV1)]

아자토스에 의해 소환되자 그의 언데드 오라가 적용되고 있었다.

소환한 언데드의 능력을 강화시키는 스킬.

리치인 아자토스의 방대한 마나가 바탕이 되어야만 사용할 수 있는 상위 스킬이었다.

‘이곳에서 최대한 성장해서 반란을 일으켜야 하나?’

몬스터가 반란을 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반란이 가능한지도 미지수였지만, 아자토스의 강함은 예측할 수 없을 정도였다.

군단급의 언데드를 거느리는 상급 몬스터였기에 지금으로서는 가망이 보이지 않았다.

그때 음침한 목소리가 머릿속에 울리기 시작했다.

-나의 언데드들이여…… 살아 있는 자들과의 전쟁에 대비하라…… 지상의 모든 것을 살육할 권한을 주노라…….

[퀘스트-전쟁 대비 1]

[죽음의 대지에는 언데드 외의 많은 몬스터들이 서식한다. 전쟁을 대비에 인간이든 몬스터든 가리지 말고 사냥하여 강해져라.]

[난이도-D]

[리치의 명령에 불복할 수 없습니다.]

[퀘스트를 수락하였습니다.]

리치의 명령이 떨어지자 수도 없이 몰려들던 구울과 해골 병사들이 사방으로 퍼져가기 시작했다.

현재 있는 곳은 죽음의 대지. 강한 몬스터들이 서식하는 장소이다.

이곳이 어디인지 알 수 없어 내가 인위적으로 붙인 이름이었다.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척박한 환경은 죽음의 대지라는 이름이 썩 어울렸다.

식량이라고 부를 만한 것들이 없었기에 생명력이 강한 트롤 등의 몬스터들이 서식하였다.

아자토스에 의해 소환되면서 해골 병사로 인식이 되었는지 온통 주위에는 해골 병사와 구울들뿐이었다.

지성이 없으며 살아 있는 자들에 대한 증오. 명령에만 움직이는 해골 병사와 구울들은 거침없이 트롤에게 달려들었다.

대부분의 해골 병사들의 무기의 종류에 따라 구분되는 해골 병사들은 무기를 휘둘러보기도 전에 산산조각이나 부서졌다.

트롤의 거대한 몽둥이가 휩쓸고 가면 수십 마리의 하급 몬스터들이 죽어 나간 것이다.

하지만 언데드의 무서움은 죽음에 있어서 자유로움.

끊임없이 되살아나 계속해서 트롤을 공격하였다.

전투에 참여하지 않은 대신 멀리서 트롤을 상대하는 언데드들을 관찰 하였다.

무모할 정도의 전투. 하지만 끊임없이 죽어도 살아나는 해골들은 무서울 정도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강대한 체력과 생명력을 자랑하는 트롤이 지쳐가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시작해 볼까.’

지켜만 보던 뼈밖에 없는 몸을 삐걱거리며 전투에 참여하였다.

주변에서 주운 녹슨 장검을 들고 있었지만 네크로맨서의 직업을 가지고 있었기에 트롤의 가까이 다가가 공격을 하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무기고 스킬이 있었기에 굳이 가까이 다가갈 필요를 느끼지 못하였다.

다만, 당장은 총기의 무게를 가장 자주 쓰이는 K2조차도 해골의 몸으로는 버틸 수 없었기에 굳이 꺼내지 않고 있었다.

물론 스킬이 없다고 한들, 기본적인 전투 센스가 있는 만큼 웬만한 스켈레톤 전사보다 더 뛰어난 활약을 펼칠 수 있겠지만, 목적은 그것이 아니었다.

“크아아악!”

“케에에에에엑!”

다 부서져 가는 장검을 휘두르며 트롤에게 달려들자마자 죽음을 맞이하는 해골들.

그런 해골들 근처로 다가가 시체 흡수를 사용하고 있었다.

[시체 흡수에 성공하였습니다. 체력이 오릅니다.]

[시체 흡수에 실패하였습니다.]

[시체 흡수에 성공하였습니다.]

[…….]

[시체 흡수에 성공하였습니다.]

[시체 흡수에 성공하였습니다.]

시체 흡수에 실패해도 문제가 없었다. 주위 사방으로 어디에든 시체들이 깔려 있었다.

오히려 너무 많은 시체로 시체 흡수를 사용하기도 전에 아자토스에 의해 살아나 버리는 녀석들이 아까울 지경이었다.

몬스터의 강한 수준에 따라 시체 흡수로 올라가는 능력치에도 변화가 있는 듯하였다.

처음 흡수하였을 때 체감할 수 있을 만큼 능력치가 크게 증가했던 것과 비교해 해골 병사와 구울 들은 매우 조금의 성장을 이루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해골 병사를 위주로 시체를 흡수하는 이유가 있었다.

흡수하는 몬스터에 따라 능력치가 올라가기도 했던 것이다.

해골 병사를 흡수하면 종종 해골이 단단해지거나, 움직임이 쉬워지거나 하는 부가적인 능력치가 올라갔다.

시체를 흡수할수록 움직임이 편해지고 들 수 있는 무게가 증가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 상승 폭은 크지 않아 제한적이었지만 확실히 체감할 수 있을 정도였다.

“코……인을…… 사용……해 ……시체 흡……수 레벨 올……려줘…….”

[시체 흡수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대형 몬스터의 시체를 흡수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해골이 된 이후에도 나의 모든 아이템은 착용된 상태였기에 코인을 사용하는 데에도 문제는 없었다.

이공간 목걸이 또한 착용한 상태였기에 코인을 이용하여 스킬의 레벨을 올린 것이었다.

‘시체 흡수에도 제약이 있어나…….’

지금껏 소형 몬스터들만 흡수하였기에 알지 못했던 내용이었다.

스킬의 레벨에 따라 흡수할 수 있는 시체와 능력치들이 제약되는 것이었다.

“크오오오오아!!”

분노한 트롤의 광범위한 공격에 휘말리지 않도록 재빠르게 움직였다.

해골 병사들은 무기가 부서지자 자신의 갈비뼈를 던지거나, 갈비뼈를 무기 대용으로 뽑아 계속해서 공격하였다.

이미 많은 데미지를 입은 트롤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

‘내가 더 빨라야 해.’

트롤이 쓰러지며 언데드들을 깔아뭉개자 최대한 빠른 속도로 달려갔다.

트롤이 언데드로 부활하기 전에 시체 흡수를 하려는 속셈.

다른 몬스터가 아닌 사냥에 오래 걸리는 트롤의 전투에 들어간 이유는 다름이 아니었다.

“시체 흡수!”

[대형 몬스터의 시체 흡수에 성공하였습니다.]

[체력이 증가하였습니다.]

[패시브 스킬 : 트롤의 생명력을 얻었습니다.]

‘역시!’

트롤의 시체가 아자토스의 영향권에 들어가려는 듯 검은 오오라에 감싸지기 시작하자 뛰어가 몸을 던지며 시체 흡수를 사용하였다.

거대한 트롤의 시체가 몸으로 순식간에 빨려 들어갔지만, 그 누구도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 아니, 언데드는 없었다.

이미 지성이 없는 해골들은 트롤이 죽자 곧바로 다른 사냥감을 찾아 나서고 있었다.

트롤의 생명력.

체력이 50% 미만으로 줄어들었을 시 체력 회복속도가 3배 빨리지는 패시브 스킬이었다.

마족의 시체를 흡수하고 네크로맨서의 스킬이 생겼던 것을 기억해 강한 생명력을 지닌 트롤의 시체를 흡수하면 생명력에 관한 스킬이 생길 것이라 확신했던 것이다.

[퀘스트-전쟁 대비 1 완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언데드들의 활약으로 죽음의 대지의 몬스터들의 숫자가 크게 감소하였다.

더욱더 강해지는 언데드들은 전쟁의 승리에 가까워지고 있다.

[아자토스에 대한 충성심이 2% 올랐습니다.]

[활약에 따라 보상을 차등 지급합니다.]

아침이 다가오자 전투가 마무리된 듯 퀘스트의 완료 메시지가 들려왔다.

아자토스의 성채에서 목 없는 기사 듀라한 몇 기가 뛰어나오기 시작했다.

해골 말을 탄 듀라한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해골 병사들의 위치로 이동하였다,

목이 없는 듀라한이었기에 말을 할 수 없는 듯 칼을 높이 쳐들었다.

[퀘스트의 보상이 우편을 통해 전달되었습니다.]

[우편에서 녹슨 지팡이를 얻었습니다.]

퀘스트의 보상을 주기 위한 행동으로 보였다.

수많은 해골 병사와 구울 중 몇 마리의 언데드 위로 검은 오오라가 내려졌다.

저주라도 걸리는 것이라 생각이 들 법한 광경이었으나, 그들의 몸에는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딱! 딱! 감…… 사합니…… 다…….”

“아자토스 님에게 영광을…….”

전투에서 뛰어난 활약을 한 해골 병사와 구울이 스켈레톤 전사와 역병 좀비 등으로 변화하며 계급이 올라간 것이었다.

몬스터가 진화하는 광경을 역시 처음 보는 것이었기에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사냥하는 것에 참여하지 않고 시체 흡수만을 했기에 공적이 낮은 것은 당연하였지만, 왠지 모르게 배가 아파져 왔다.

그들이 듀라한을 따라 성채 안으로 들어갔기 때문.

아무런 이야기도 없이 다시 성채 주변을 맴돌고 있는 해골 병사들과 함께 있는 자신이 초라해 보였다.

띠링!

[퀘스트-전쟁 대비 2]

[죽음의 대지에는 아직도 많은 몬스터들이 서식한다. 전쟁을 대비하여 인간이든 몬스터든 가리지 않고 사냥하여 강해져라.]

[난이도-D]

밤이 되자 곧바로 퀘스트가 진행되었다.

녹슨 지팡이를 착용하고 해골들 사이에서 같이 싸우기 시작했다.

시체 흡수를 사용하고 싶었으나 문제가 있었다.

전투를 하기 위해 네크로맨서의 스킬을 사용하려면 시체가 필요한 것이었다.

특별한 전투 스킬이 없었기에 시체를 일으켜 세워서 전투를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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