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걸어다니는 무기고-46화 (46/180)

걸어다니는 무기고 046화

푸우우웅~~ 푸우우우웅~~

쾅!!! 쾅!!!

연속으로 격발시키자, 포탄이 우스꽝스러운 소리를 내며 건물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연속적으로 들려오는 폭발 소리와 비명.

“빠져나왔으려나? 혹시 모르니까…….”

퉁!! 콰광쾅쾅!!!

“끼끽끼긲끼끼!!

“크로아아아아아아!!”

신우가 나왔을지 알 수 없었기에 곧바로 한 번 더 포탄을 날렸다.

그리고 몬스터들이 날뛰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외부에는 포탄으로 견제를 하고 내부에는 몬스터들을 풀어 혼란을 야기 시킨다.

약탈자들이 자신들의 유흥을 위해 잡아 온 몬스터들을 이용하는 작전을 계획한 것이었다.

“현지 씨, 녀석들 위치 파악할 수 있어요?”

“네, 거리가 멀어서 실루엣 정도지만…….”

“어느 쪽에 모여 있나요?”

“저 쪽이…….”

지이이잉-

포탑을 돌려 다음으로 조준한 곳은 그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던 장소였다.

2층이었던 그곳을 향해 다시 한번 무차별 포격을 시작했다.

퉁!!! 퉁!!! 퉁!!! 퉁!!! 퉁!!!

* * *

‘지금쯤 신호를 주실 때가 됐는데. 어떤 신호를 주시려나…… 불을 피우거나 아니면 저격을 하시려나?’

신우는 쇠사슬에 묶인 채 소란이 일으킬 거라 했던 민혁의 행동을 기다리고 있었다.

항상 계획을 세우고 작전을 짰지만, 구체적인 정보나 계획을 알려주지 않고 두루뭉술하게만 설명하는 민혁이였기에 어떤 식으로 신호를 줄지 알 수 없었다.

‘신호를 놓쳐서는 안 되는데…….’

쾅!! 쾅! 쾅쾅!

혹시 ‘신호라도 놓치면 어떡할까’ 주변을 살피고 있는 와중에 외벽을 강타하는 폭음이 들려왔다.

“신호다! 빨리 쇠사슬을…….”

쾅!! 콰쾅! 쾅!!

신호를 인식하고 쇠사슬을 무기로 바꾸려 하는 순간 다시 한번 울려 퍼지는 폭음과 진동.

벽이 무너질 정도의 그 파괴력에 놀라기도 잠시.

민혁의 도움으로 미리 풀어두었던 포박을 제거했다.

“대포라도 쏘는 건가……? 어…? 어!”

몸이 자유로워지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눈앞에 거대한 포탄이 날아오고 있었다.

포격이 끝난 줄 알았으나 민혁이 혹시나 하여 뒤이어 날린 포탄이었다.

콰쾅! 쾅쾅쾅!!!

“끽기끼끼끽!!!”

“크로로로로로오!!!”

“켁, 켁…….”

본능적으로 몸을 날려 피했지만 그럼에도 온몸이 아려왔다.

스킬이 있었지만, 무적은 아니었기에, 하지만 단단한 피부 스킬이 생긴 이후 이렇게 고통스러운 것도 오랜만이었다.

포탄이 떨어진 자리를 보니 완전하게 박살이 나버린 장소. 포격에 휘말려 죽은 몬스터들을 보고 있자니 스킬이 있어도 저걸 정통으로 맞았다면 장담하기 어려워 보였다.

“여기다! 여기로 와! 이놈들아!!”

민혁이 지시한 데로 살아남은 몬스터들을 끌고 약탈자들이 모여 있는 2층으로 유인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갇혀 있었기 때문인지 더욱 광기 어린 몬스터들은 신우를 향해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

“뭐야!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두목!! 건물 밖에서 폭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걸 누가 몰라? 그게 누구냐고!”

콰쾅 쾅!! 쾅!!

약탈자들이 무슨 일이 생긴 건지 파악하기도 전에 계속해서 포탄은 쉬지 않고 날아왔다.

영문도 모르고 우왕좌왕하는 그때 계단 밑에서 감옥에 있어야 할 신우와 몬스터들이 급습했다.

“저건 또 뭐야!!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끼이이익!!!”

“크르르르르!”

자신을 괴롭혔던 약탈자들을 학습한 것인지 그들을 보자마자 신우를 외면한 채 달려들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포탄과 흔들림 속에서 전투가 시작됐다.

* * *

쿵!! 쿠쿵!!!

타당! 탕탕탕!

“끼에에엑!!”

“끄로아아아아!!”

얼마나 많은 몬스터를 잡아놓은 것인지 빠져나갈 수도 도망칠 수도 없이 입구를 통해 계속해서 몰려들었다.

포탄으로 인해 건물이 흔들리고, 본인들이 잡아놓은 몬스터들이 달려들었지만, 약탈자들은 당황하기도 잠시, 능숙하게 몬스터들을 사냥하기 시작했다.

“다 죽여!! 그래 봐야 몬스터다!”

“공격 계열 스킬 있는 놈들은 총기 넘겨!”

확실히 경험이 있는 만큼,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그 격차가 달랐다.

칼이나, 활, 맨주먹이든 자신의 스킬을 활용하여 몬스터들을 죽여 나갔고, 시설설비나 탐지, 빠른 달리기 등 공격에 관한 스킬이 없는 자들은 총기를 들고 싸우고 있었다.

“어딜!”

약탈자들의 두목이 아닌 이상 검을 만들고 이용하는 신우의 스킬을 당해낼 수 없었다.

몬스터와 약탈자를 가리지 않고 베고 또 베며 두목을 찾기 시작했다.

‘두목은 내가 벤다.’

약탈자들에게 붙잡혀 조롱당하고 유린당하며 갇혀 있는 동안,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났다.

세상이 변한 이후 대부분이 이 병장님에게 도움을 받고 민폐를 끼친 상황들, 더는 그럴 수 없다. 그래서는 안 된다.

세상이 변했고, 나 역시 바뀌어야 한다.

‘이번에도 이 병장님이 나를 구하러 오셨어…….’

나도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두목만큼은 내가 죽일 것이다.

촤아아악!

눈앞에 달려오는 약탈자를 베어내자, 저 멀리 두목의 얼굴이 보였다.

검을 단단히 쥐며 그에게 은밀하게 달려가기 시작했다.

콰아아아아앙!!!

* * *

[악인으로 분류된 플레이어를 처치하였습니다.]

[플레이어가 가지고 있던 1,101코인을 획득하였습니다.]

처음 약탈자들을 처치하였을 때부터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는 홀로그램이었다.

플레이어가 가지고 있던 코인은 누군가 그의 목숨을 빼앗으면 자동으로 옮겨갔다.

아마 그것이 약탈자들이 보스 몬스터들을 사냥하지 않고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로 보였다.

다만 걸리는 것이 있다면 약탈자들을 처치하였다는 정보가 뜰 때마다 그들을 ‘악인으로 분류된 플레이어’라 적혀 있다는 것이었다.

그들의 공통점이라면 이마에 빨간 점이 있다는 것, 생명을 구해준 노인에게 그 정보를 듣고 나니 더욱 확실하게 그것이 보였다.

입구를 지키던 약탈자들이 죽은 후 이마의 점이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혹시나 하여 나의 이마와 정보창을 살펴봤으나 변화된 것은 없었다.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저들이 선량한 플레이어를 죽였기 때문에 페널티로 이마의 빨간 점이 생겼고, 페널티를 얻은 자를 살해해도 페널티를 얻지 않는다.

그 정보는 확실해 보였다.

다만, 그들을 죽인다고 해서 100%의 확률로 그들의 능력을 빼앗을 수 있는 것은 아닌 듯하였다.

노인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들의 능력을 얻지는 못하였고 극히 드문 확률일 것이라 추측할 뿐이었다.

콰쾅! 쾅! 쾅!!

계속해서 이어지는 포격에 폐공장이 점점 흔들리고 있었다.

“민혁 씨, 마지막 포탄이에요.”

“네. 바로 사격 준비하세요. 이제 몰려들 겁니다.”

마지막 포격을 시작으로 건물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엄청난 굉음과 함께 무서운 속도로 주저앉는 폐공장을 보며 박격포를 뒤로한 채 K6 기관총을 꺼내 들었다.

쨍그랑.

“으아악!”

“뛰어!!!”

[악인으로 분류된 플레이어를 처치하였습니다.]

[플레이어가 가지고 있던 1,524코인을 획득하였습니다.]

[…….]

[악인으로 분류된 플레이어를 처치하였습니다.]

[플레이어가 가지고 있던 540코인을 획득하였습니다.]

그리고 폐공장 내부에 있던 약탈자들은 살아남기 위해 창문으로 몸을 던지기 시작했다.

살아남기 위한 행동으로 보였으나, 많은 약탈자가 성공한 것은 아닌지 그들의 죽음을 알리는 메시지는 쉴 새 없이 올라가고 있었다.

“저 새끼다!! 저 새끼들을 죽여야 해!!!”

“전부 입구에 있는 새끼들을 조져!!”

무너지는 폐공장을 빠져나와 목숨을 부지한 약탈자들은 일제히 입구를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현지 역시 그녀의 컴파운드 보우를 장착했고, 나 또한 K6 기관총을 작동시켰다.

타당! 탕! 탕!

쾅쾅쾅쾅쾅!! 쾅쾅쾅쾅쾅!! 쾅쾅쾅쾅쾅!!

구경 12.7㎜의 K6 중기관총, 총과 포의 그 경계 선상에 있는 우리나라 최대 구경의 기관총이다.

방아쇠를 누르자 미리 착용하고 있던 귀마개가 무색하게 그 진동과 폭음이 귓속을 때렸다.

약탈자들은 총과 화살을 날리며 점점 다가오려 했지만, 자비 없는 총알은 그들이 다가오지 못하도록 쉴 새 없이 날아갔다.

그리고 우리를 향해 달려오는 와중에 보이는 익숙한 실루엣.

어느새 빼앗긴 우리의 짐까지 챙겼는지 허겁지겁 달려오고 있는 신우가 보였다.

“이 병장님!”

“그래! 이거 받아! 설치해.”

그들이 기관총의 화력에 주춤한 사이 총알을 뚫고 도착한 신우가 밑에서 올려다보고 있었다.

건물이 무너지기 시작하자 곧바로 밖으로 몸을 던졌고, 두목을 찾는 사이 약탈자들이 달려가기 시작하자 도와주기 위해 온 것이었다.

신우에게 크레모아를 던져주자 곧바로 앞으로가 설치하기 시작했다.

“설치 끝났습니다!!”

“대기해! 신호 주면 격발시켜!”

쾅쾅쾅쾅쾅!! 쾅쾅쾅쾅쾅!!

격발기를 손에 쥐고 대기하는 신우를 뒤로한 채, 계속해서 기관총을 발사했다.

그리고 저 멀리 약탈자들의 두목이 모습을 드러냈다.

“물러서지 마라!! 저 새끼들 목을 따는 놈한텐 내가 책임지고 5,000코인을 주겠다!!”

“우오오오오!!!!”

그가 약탈자 무리의 앞에 서며 짐승처럼 포효하기 시작했다.

큰소리로 외치며 죽일 듯이 노려보는 녀석은 한눈에 보기에도 분노가 느껴지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스킬인 듯 양손에 녹색의 빛을 띤 장막을 얇게 펴 마치 방패를 들고 있는 모습을 연출하였다.

쾅쾅쾅쾅쾅!! 쾅쾅쾅쾅쾅!!

물론, 녀석들이 이곳까지 도착하도록 보고 있을 생각은 없었기에 기다려 주지 않고 계속해서 기관총을 쏟아부었지만, 두목의 장막에 닿자마자 총알들은 녹아버렸다.

신우가 말한 그대로 장막은 무기나 총알을 상관하지 않고 닿기만 하면 무엇이든 녹여 버리는 것으로 보였다.

총알이 통하지 않자 기고만장한 그를 선두로 계속해서 달려오기 시작했다.

“신우야! 격발시켜!!”

“네!!”

하지만 총알이 통하지 않는다고 하여도, 그것은 두목의 곁에 있는 녀석들뿐이었다.

약탈자들 대부분이 그의 장막에 몸을 숨기려 하였지만, 장막의 크기는 크지 않았고 그들 모두를 가리기에는 무리였다.

그렇기에 기관총에 손을 놓지 않았다.

장막에 숨길 포기한 채 자신의 동료들을 방패 삼아 다가온 순간 일렬로 정렬해 놓았던 크레모아를 격발시켰다.

콰쾅-쾅! 쾅! 쾅!!

대놓고 설치하였음에도 무지한 것인지, 어둠 속에서 파악하지 못한 것인지 약탈자들은 개의치 않고 코앞까지 다가왔다.

조그만 장막에 몸을 숨긴 그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온몸에 바람구멍이 생기며 쓰러졌다.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두목과 소수의 약탈자뿐.

탕!!

혹시나 하여 마탄을 발사하여 보았지만, 그마저도 두목의 장막은 녹여 버렸다.

그렇다고 하여 넋 놓고 있을 수는 없었기에, 약탈자들을 한 명씩 처치하는 와중에 신우가 뛰쳐나갔다.

“제가 견제하겠습니다!!”

‘이 병장님의 마탄도, 현지 씨의 화살도 통하지 않는다. 내가 빈틈을 만들어야 해!’

두목의 스킬이 마탄까지 녹여 버리는 것을 확인한 후, 곧바로 검을 움켜쥐며 달려갔다.

목표는 이 병장님이 두목을 쏠 수 있도록 빈틈을 만드는 것이다.

죽일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나의 검은 녀석에게 통하지 않는다.

‘이제는 도움만 받을 수는 없어!!’

“애송이!! 죽고 싶은 거냐!!!”

이미 코앞까지 다가온 녀석들이었기에 얼마 가지 않아 조우했다.

그는 계속되는 이 병장님의 총알 덕분에 전방을 향해 장막을 펼치고 있을 뿐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분노하며 큰소리로 위협을 하였지만, 이제는 겁을 먹거나 도망치지 않는다.

상황은 우세했고, 더는 민폐를 끼치지 않고 나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촤아아악!

두목의 곁에서 숨어 있는 약탈자들을 하나씩 베고 또 베며 그에게 한 발짝씩 나아갔다.

그리고 마침내 모든 약탈자가 죽고 두목 혼자 남았다.

“으아아아아악!!!! 이 새끼들!!!”

쾅쾅쾅쾅쾅!! 쾅쾅쾅쾅쾅!!

계속되는 기관총의 견제에 장막을 놓지 못한 채 방어만 하는 두목에게 신우가 달려갔다.

그리고 그의 뒤에 숨어 있는 약탈자들을 베어가며 녀석의 숨통을 조였다.

마지막 남은 그의 부하까지 신우의 손에 당하자.

궁지에 몰린 그가 선택한 것은 신우를 공격하는 것이었다.

“네놈도 같이 죽어라!!”

탕!!

녀석의 손은 신우의 심장을 향했고, 장막이 걷히는 순간 나는 총알을 발사했다.

“으아아악!!”

방아쇠를 당김과 동시에 약탈자들의 두목은 단말마의 신음과 함께 머리를 관통당했다.

녀석이 공격하기 위해 뻗고 있던 장막이 깃든 손은 신우의 오른팔을 잡았다.

지금껏 단순히 무기나 총알 따위를 녹이는 것으로 알고 있던 녀석의 스킬은 오른팔을 녹여 버렸고, 신우는 고통에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툭.

“으아아아악!!!”

신우의 팔 중간 부위가 완전히 녹음과 동시에 팔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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