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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다니는 무기고-27화 (27/180)

걸어다니는 무기고 027화

민주는 이야기하면서도 부모님 생각이 났는지 커다란 눈동자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숨어서 리자드맨들이 하는 이야기를 엿듣고는 큰 충격을 받은 듯하였다.

“리자드맨을 한 번에 격퇴하기에는 우리의 전력이 너무 약하니 천천히 한 마리씩 사냥하며 구출을 시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마을에서 데리고 온 수인들을 바라보며 앞으로의 전투에 관해서 설명해 주었다.

웨어울프를 상대하면서 자신보다 강한 적을 상대할 때에 대한 사냥 방법을 알고 있었기에 생각해 낸 전략이었다.

‘차라리, 신우와 둘이 오는 게 더 편했을지도…….’

따라온 수인들을 바라보면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다. 대부분 제대로 된 무기조차 없어 농기구를 들고 있었다.

“우선 리자드맨의 서식지 주위에 따로 떨어져 있는 리자드맨들을 한 마리씩 사냥하겠습니다.”

“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본인의 목숨은 본인이 챙겨야 합니다.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바로 뒤로 빠지도록 하세요.”

수인들은 막상 전투를 시작하려고 하자 긴장된 표정이 얼굴에 드러났다. 웨어울프에 억압을 받던 그들이라 이해가 되는 행동이었다.

“정보 확인!”

[리자드맨]

[성격이 포악한 몬스터. 땅에서는 직립 보행을 하며, 물속에서는 자유롭게 헤엄을 치며 이동한다.]

악어나 도마뱀 같은 파충류의 외모를 한 리자드맨들을 숨어서 지켜보며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민주의 설명과 마찬가지로 밤에는 물속에 들어가 잠을 자고, 낮에는 물에서 나와 각자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쉽지 않겠는데 전투 중에 마을 주민들이 죽어버리면 구출의 의미가 없어.’

수인족을 구출하기 위해 리자드맨을 습격해도 습격 중 사상자가 발생하면 구출 작전의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무작정 쳐들어가는 것은 무리. 리자드맨을 한 마리씩 습격하여 천천히 경험을 쌓으며 말려 죽여야 한다.

이름하여 다굴 작전!

“우선 저희가 먼저 리자드맨을 상대해서 어느 정도 강한지 파악해 보겠습니다. 여기 숨어 계세요.”

“예.”

리자드맨들의 서식하고 있는 호수에서 약간 떨어진 풀숲에 신우와 함께 매복했다.

혼자 따로 떨어져 돌아다니고 있는 리자드맨이 다가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온다. 준비해!”

“네, 알겠습니다.”

풀숲에 숨어 있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는 리자드맨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바로 코앞까지 리자드맨이 다가오자 곧바로 긴장하며 흑도를 움켜쥔 신우를 밀었다.

“엇.”

“크으으!”

얼떨결에 풀숲에서 모습을 드러낸 신우를 보며 리자드맨이 소리쳤다.

포악한 성격이라는 것이 거짓이 아닌 듯 자신이 들고 있던 녹슨 창을 곧바로 휘두르기 시작했다.

“이크!”

당황한 듯한 신우였으나 겨우 그 정도에 당할 녀석은 아니었다.

그동안 함께 지내며 수십에서 수백 마리의 몬스터를 상대해 보았으며, 알게 모르게 조금씩 경험을 쌓은 신우였다.

본능적인 움직임으로 리자드맨의 창을 몸을 숙여 피한 후, 곧바로 검을 휘둘렀다.

“카아악!!!!”

몸통을 사선으로 베었으나 생채기만 남았을 뿐 치명적인 공격은 되지 않은 듯하였다.

거만한 듯 포악한 녀석은 자신만만하게 더욱더 소리치며 달려들기 시작했다.

‘음, 피부가 단단하고…….’

퍽!!

“으윽.”

풀숲에 숨어 분석하고 있는 사이, 다시 한번 리자드맨이 한 손으로 창을 휘둘렀고 신우 역시 몸을 숙이며 회피했다.

하지만 그사이 학습한 것인지 리자드맨은 예상했다는 듯이 주먹을 날렸다.

복부를 얻어맞은 신우는 괴로운 듯 신음을 토해냈다.

‘한 방, 한 방 공격력이 세고 학습능력이 좋다라…….’

방어력이 높고 한방 한방이 강한 공격력을 가진 리자드맨. 다만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신우 또한 그것을 눈치챈 듯 전략을 바꾼 듯하였다.

리자드맨이 자신의 이빨을 사용하는 공격은 속도가 매우 느렸기 때문에 그것을 이용해 치고 빠지는 공격으로 천천히 장기전으로 공략하는 것이었다.

‘온다!’

창과 주먹을 이용한 공격에는 회피에만 집중한 신우는 반격하지 않았다.

그리고 리자드맨이 입을 크게 벌려 공격하려고 하는 순간 머리를 노린 신우의 검이 내려쳤다.

머리를 얻어맞은 리자드맨은 순간 정신을 잃은 듯 온몸이 경직되었다.

그 순간 입을 벌리고 있는 리자드맨의 입속으로 신우의 흑도가 관통했다.

“크아악!!”

입속까지 단단한 것은 아닌 듯 괴로워하는 리자드맨.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착실하게 치고 빠지기를 반복하던 리자드맨은 신우의 손에 최후를 맞이했다.

‘이런 식으로 공략하면 수인들과도 같이 사냥할 수 있겠어.’

부스럭, 부스럭.

“수고했어.”

“이 병장님! 갑자기 미시면 어떡합니까!! 도와주지도 않으시고!”

“너 혼자서도 잘하는데 뭘. 그나저나 방금은 뭐야? 새로운 스킬이라도 배운 거야?”

분노하는 신우를 치켜주기 위해 물어본 말은 아니었다.

신우의 검이 리자드맨의 머리를 강타하는 순간, 마치 돌이라도 된 듯 녀석은 굳어버렸다.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현상이었기에 혹시나 하여 물어본 것이었다.

“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혹시……?”

“시너지 확인!”

[적용 중인 시너지-군인(2/2) 이동속도 15% 증가. 군인 직업에만 적용.]

[적용 중인 시너지-수인(11/8) 일반 공격 시 스턴 확률 40% 증가. 모든 아군 적용.]

“역시. 시너지 때문이었어…… 스턴이라…….”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새로운 스킬이 아니라는 신우의 말에 곧바로 시너지를 확인해 보자 새로운 시너지 효과가 적용 중이었다.

스턴, 말 그대로 일시적인지만 기절상태, 어리벙벙한 상태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아주 찰나의 순간이기에 별거 아니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일촉즉발, 찰나의 순간으로 결판이 나는 전투에서는 이만큼 도움이 되는 것도 없을 것이다.

‘수인들이 전혀 쓸모없지는. 않겠어.’

이날 이후 수인들과 함께 리자드맨들이 활동하는 낮에는 같이 한 마리씩 사냥하였고 저녁에는 휴식을 취하며 천천히 리자드맨들을 조여 갔다.

스스로를 강하다고 생각하며, 자존심이 강한 리자드맨은 웨어울프 들과 달리 무리를 지어 다니는 것을 싫어하였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돌아다니는 리자드맨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신우가 머리를 공격하여 리자드맨을 스턴에 빠지게 하면 수인족 모두가 한 번에 공격을 쏟아붓고 빠지고, 다시 신우가 스턴을 걸면 한꺼번에 공격하는 전략.

일명 다구리로 사냥을 어렵지 않게 진행하였다.

점점 사냥을 진행하면 할수록 수인들은 모두 경험이 쌓이며 강해졌고, 그럴수록 사냥 속도는 가파르게 빨라지고 있었다.

“민혁 님, 저희도 이제 제법 강해진 것 같습니다.”

함께 리자드맨을 사냥하면서 수인들에게도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전투가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힘과 민첩이 발달한 수인의 특성만큼 강해지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확실히 이 수인들만 있더라도 더는 웨어울프 들에 당하지 않고 라이칸스로프까지도 제압할 수 있을 정도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었다.

“이제 슬슬 리자드맨들도 무언가 이상함을 눈치채기 시작할 겁니다. 더욱 조심합시다.”

“예!”

하지만 방심을 하기에는 리자드맨들이 매우 위협적이었기 때문에 단호하게 수인들을 이끌고 있었다.

* * *

밤이 되자 휴식을 취하지 않고 일어났다.

“리자드맨의 서식지를 염탐하고 오겠습니다. 혹시 모르니 보초 경계를 늦추지 마세요.”

“예. 무사히 다녀오십시오!”

바짝 얼어 있는 수인을 보며 마치 군대에 막 들어간 이등병 같다는 생각이 들어, 웃음이 피식 새어 나올 것 같았지만 내색하지 않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경비병을 세워둔 것인가…….”

전에 탐색하기 위해 왔을 때는 보이지 않던 리자드맨이 꾸벅꾸벅 졸며 경비를 서고 있었다.

리자드맨 쪽에서도 점점 사라져 가는 동족들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었다.

‘확실히 다른 몬스터들에 비하면 머리가 좋은 녀석들이야.’

녀석들이 눈치챈 지금 더는 같은 방법의 각개격파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호수의 가운데 갇혀 있는 마을의 주민들, 물도 식량도 없는 그들이 얼마나 버틸지 알 수 없었기에 더는 시간을 끌 수는 없었다.

꾸벅꾸벅 입을 벌리며 졸고 있는 리자드맨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슬며시 저격총을 꺼내 들었다.

철컥. 척.

그리고 아음속탄을 결합.

침을 흘리고 있는지도 모른 채 늘어지게 자고 있는 녀석의 입속을 조준하며 방아쇠를 당겼다.

슉.

재빠르게 경비를 서고 있던 리자드맨을 처리한 뒤 몰래 염탐하니 확실히 호수에서 자고 있는 리자드맨들의 숫자가 현저히 줄어들어 있다.

‘이제 곧 마무리 지을 수 있겠어.’

리자드맨의 서식지를 염탐한 후 다시 수인들이 쉬고 있는 임시 거처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다.

* * *

아침이 되자마자 수인들을 모두 소집했다.

“어젯밤 리자드맨들을 살펴본 결과, 아마 오늘부터는 조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일단, 리자드맨들이 어떻게 나오는지를 보고 결정하겠습니다.”

수인들과 신우, 그리고 나까지도 모두 리자드맨을 상대하면서 크게 성장하고 있었다.

사냥을 통해 획득한 코인들을 모두 스킬에 투자하였을 뿐만 아니라 계속되는 리자드맨과의 전투에 패턴을 모두 파악했다.

나와 신우는 각자 리자드맨 2~3마리 정도는 충분히 사냥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한 것이다.

수인들 역시 처음에는 일반적인 몬스터조차 상대하기 어려웠던 오합지졸이었지만 오랜 시간 명령에 따라 사냥을 하면서 코인을 획득했고 착실하게 스킬의 레벨을 올리며 성장했다.

수인, 그들이 느끼기에 변해 버린 외모는 저주 같을지도 모르겠으나 촌장의 말대로 육체적인 능력이나 전투 감각은 상당히 발달 되었다.

덕분에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빠른 속도로 강해지고 있었던 것이다.

수인들 역시 리자드맨을 사냥하면서 얻은 무기들로 무장을 하면서 혼자서도 리자드맨 정도는 상대할 수 있을 정도였다.

‘오늘 밤 마무리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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