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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만 걷는 천재스타-109화 (109/150)

109화

109화

“엄마아!!”

하준은 방에서 나오자마자 다짜고짜 엄마를 큰소리로 부르며 안방으로 달려갔다.

하준의 부르는 소리에 최선희가 깜짝 놀라 하준을 돌아보았다.

“어,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으아앙······!”

하준은 최선희에게 와락 안기며 울음을 터뜨렸다.

최선희는 하준이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자, 더 놀라서 하준을 토닥이며 물었다.

“왜, 왜 울어? 무서운 꿈 꿨어?”

하준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한동안 꺽꺽대며 울었다.

일단 최선희는 꿈 때문이라는 걸 알았으니 하준부터 달랬다.

“하준아, 괜찮아. 꿈은 이것저것 꾸는 거야. 현실이 아니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

어느 정도 눈물이 잦아들자, 하준은 최선희의 품에 안긴 채 꿈 이야기를 해주었다.

“우리 집에 불이 났어. 그래서 난 엄마랑 아빠 찾아서 탈출하려고 했는데, 엄마랑 아빠 찾아다니다가 숨이 막혀서······.”

“막혀서?”

“죽었어. 으앙······ 나 죽으면 어떡하지?”

하준은 다시 또 훌쩍댔다.

불타는 집에서 자기가 죽는 꿈을 꿨으니 무서울 만도 했다.

최선희는 등을 쓸어주며 하준을 일단 진정시켰다.

“아니야, 꿈에서 죽는다고 현실에서도 죽으면 엄마는 여러 번 죽었어. 엄마도 그런 꿈 많이 꿨지만 이렇게 멀쩡히 살아 있잖아?”

“정말? 엄마도 많이 꿨어?”

“그럼! 살면서 자기가 죽는 꿈 안 꿔본 사람 없을걸?”

“근데 난 정말 생생했는걸······? 진짜 그렇게 될 것 같았단 말이야.”

“꿈에서는 다들 진짜처럼 느껴. 그래서 생생한 거고. 괜찮아, 아무 일 없을 거야.”

“응, 알겠어······. 그래도 나 좀만 더 엄마한테 안겨 있으면 안 돼?”

“왜 안 되겠어?”

최선희는 빙긋 웃으며 하준을 꼬옥 안아주었다.

하준은 엄마 품에서 점차 안정을 찾아갔다.

잠시 후, 하준은 진정이 되었고 씻으러 욕실로 향했다.

최선희는 하준이 욕실로 가자마자 후다닥 인터넷으로 꿈해몽을 검색했다.

하준을 달래주긴 했지만, 뭔가 불길한 꿈일까 봐 걱정이 되긴 했던 것이다.

“일단 집에 불 나는 꿈······ 오? 사업이 날로 번창해지고 풍요롭게 될 것이다? 뭐야, 엄청 좋은 꿈이잖아!”

꿈해몽을 찾아본 최선희는 금세 얼굴이 펴졌다.

또한 집에 불이 나는 꿈에 대한 해몽이 적힌 페이지에는 불이 나서 자기가 죽는 꿈도 함께 해석이 나와 있었다.

“어머! 이건 더 좋은 꿈이었잖아? 길몽 중의 길몽이라니!”

안 좋을 것 같던 꿈이 해석상으로는 너무 좋은 꿈이라니!

최선희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그리고 하준이 욕실에서 나오자마자 달려가 이 기쁜 소식을 전했다.

“하준아, 네가 꾼 그 꿈, 너무 너무 좋은 꿈이래! 소원하는 일도 다 이뤄지고, 하는 일도 엄청 잘 되는 꿈.”

“정말?”

생각지도 못한 꿈풀이에 하준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응, 엄마가 인터넷에서 꿈해몽 쫙 다 찾아봤는데, 이 꿈은 이견 없이 다들 너무 좋은 꿈이라고 써 놨어. 오늘 <신비종> 방영 날이잖아? 그거 엄청 대박 날 건가 보다. 호호.”

최선희가 환하게 웃으며 말하자, 하준도 드디어 표정이 밝아졌다.

“와, 그게 좋은 꿈이었다니, 신기해!”

“그러게. 엄마도 몰랐어. 아무튼 아주 좋은 꿈이라니까, 걱정하지 마. 알겠지?”

“응!”

하준은 아까와는 달리 콧노래를 부르며 등교 준비를 했다.

그리고 하준의 꿈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신입 도사와 비밀의 종소리> 시즌 2가 시즌 1보다 더 빨리, 더 많은 나라들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한 것이다.

“으하하하, 하준아, 이번에도 대박이다, 대박!”

하준을 사무실로 호출한 최원상 대표가 호탕하게 웃으며 하준을 끌어안았다.

그러자, 하준을 따라 온 매니저 김유택이 정정했다.

“아니죠, 이번에는 초대박이요!”

“엇, 그런가? 그래, 유택이 네 말이 맞네. 이건 초대박이라고 볼 수밖에 없지. 일주일 만에 50개국 1위라니. 하준아, 축하한다.”

“나도 축하해, 하준아. 근데 이제 천재를 넘어서 미래 예지까지 하는 거야?”

김유택의 말에 최 대표가 눈을 깜빡이며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었다.

“아, 하준이가 <신비종> 방영 전날 밤에 집이 불타고 자기가 죽는 꿈을 꿨는데, 그 꿈 해몽이 앞으로 엄청 성공하는 꿈이었대요. 근데 진짜 그렇게 됐잖아요. 하준이 이제 예지몽도 꾼다니까요.”

“와, 정말? 진짜 신기하네! 근데 그런 꿈 꾸면 보통 복권 사지 않나? 하준아, 복권 안 샀어?”

최 대표가 하준에게 물었다.

“네, 전 미성년자라 복권 못 사잖아요.”

“아아, 그렇지! 아깝다, 복권도 샀으면 1등 됐을지도 모르는데.”

최 대표가 아쉬워하자, 김유택이 끼어들었다.

“아휴, 대표님도 참. 하준이 복권이 뭐가 필요해요? 지금 이미 복권 당첨된 거나 다름없는데. <신비종>이 시즌 3, 4, 5 계속 제작될 텐데, 시즌 2 때 10억 받았잖아요? 시즌 3는 더 받을 수 있겠죠. 거기다, 앞으로 하준이의 전세계적 인지도는 올라갈 거고, 그럼 할리우드 진출도 할 수 있을 거예요. 할리우드 배우들은 영화 한 편 찍으면 막 몇백억씩 벌던데요?”

김유택은 하준의 앞에 펼쳐질 장밋빛 미래를 줄줄 읊어댔다.

“오, 그래, 그건 네 말이 맞다. 음, 근데 말이야, 이번 시즌 3는 내가 직접 협상을 좀 해야겠어. 시즌 2가 이렇게 성공했으니 칼자루는 우리가 쥐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거든.”

“협상이요? 회당 출연료 1억보다 더 달라고 하시게요?”

하준이 놀라서 물었다.

그러자 최 대표가 하준의 볼을 꼬집는 시늉을 하며 씨익 웃었다.

“그건 당연히 그쪽에서 더 올려서 제안할 거고. 난 러닝 개런티 요구할 거야. 희수랑 정환이도 러닝 개런티로 협상 봐야지.”

최 대표가 눈빛을 반짝였다.

***

얼마 후, <신비종>과 관련된 하준의 기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물론 <신비종> 시즌 2가 또 한번 대박이 나면서 연일 기사가 나오긴 했지만, 이번 기사들은 시청률 기록에 관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들이었다.

[<신비종> 시즌 7까지 제작 확정]

[월드 엔터의 월드스타 하준, <신비종> 시즌 7까지 선계약 완료, 러닝 개런티까지 확정]

[<신비종> 하준, 서희수, 공정환, N플릭스와 시즌 7까지 고정출연료 + 러닝 개런티 계약]

[N플릭스, <신비종> 출연배우들에 한국 배우 사상 최고 대우]

최 대표는 러닝 개런티 계약을 성사시켰고, 덕분에 하준과 서희수, 공정환은 앞으로 <신비종>이 전세계적으로 성공하면 그에 비례해 추가 수입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대표님, 정말 감사합니다.”

“맞아요, 엄마가 엄청 좋아하세요. 하준이 따라 월드 엔터 오길 잘했다고요.”

“저희 부모님도요. 감사합니다.”

하준과 서희수, 공정환은 최 대표의 노력에 감사를 표했다.

“하하, 뭐, 너희들 수입이 우리 회사랑도 연관이 있잖니. 원래 소속사에서 이런 거 다 해주는 거야. 그러니까 너희 수입을 회사랑 나누는 거고. 당연히 해야 할 일은 한 거다, 이거야.”

최 대표는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그러고는 삼총사에게 오늘 사무실로 부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말을 꺼냈다.

“곧 방학이지?”

“네. 저희는 7월 21일에 한대요.”

“저희는 7월 22일이요. 하준아, 넌?”

“나도 7월 22일이야.”

삼총사의 대답에 최 대표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을 이었다.

“좋네. 그럼 7월 30일쯤 미국 갈 수 있는 사람?”

“네에? 미국이요?”

“헐, 미국 어디요?”

“왜요? 우리 미국 왜 가요?”

삼총사는 놀라서 마구 질문을 해댔다.

이에 최 대표는 씨익 웃더니 자세히 설명했다.

“뉴욕 가는 거고, 이유는······ 미국 토크쇼 <제이미쇼>에서 연락이 왔어. 출연해 달라고.”

“헐! 진짜요? 근데 저번에 영국은 화상 인터뷰로 했잖아요? 이번엔 직접 가는 거예요?”

“응, 직접 출연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고, 너희도 방학 때고, 하준이는 또 다른 토크쇼에도 출연해야 하거든.”

“우와, 하준이는 2개나요?”

서희수가 눈이 동그래져서 하준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하준도 지금 처음 듣는 얘기였다.

“다른 건 저 혼자 단독 출연이에요?”

“응, <투머로우쇼>라고, 이건 짧은 토크도 있지만, 노래나 퍼포먼스를 해야 돼. 여기서 요구한 건 네 대금 연주랑 노래야. 어떻게, 다들 출연할래? 가는 김에 미국 구경도 하고, 어때?”

최 대표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전 미국 가고 싶어요! 디즈리랜드 갈래요!”

“나도, 나도 디즈리랜드!”

서희수와 공정환은 벌써 들떠서 만세를 부르며 좋아했다.

“하준아, 넌?”

“음, 가고 싶긴 한데, 그래도 부모님께 여쭤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지. 당연히 부모님께 여쭤봐야지. 부모님이 허락 안 해주시면 못하는 거지만, 허락 해주시지 않을까? 이렇게 미국 토크쇼에 출연할 기회가 평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하잖아.”

최 대표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서희수와 공정환이 맞장구를 쳤다.

“맞아요! 언제 우리가 미국 토크쇼에 나가보겠어요?”

“내 말이! 와, 우리가 미국 방송에 나간다니······! 어? 근데 그거 설마 생방송은 아니죠?”

공정환은 미국 방송에 나간다니 벌써 설레면서도 떨렸는데, 거기다 생방송이면 너무 떨릴 것 같았다.

“어쩌니, 생방송 맞아.”

최 대표가 미안한 투로 말했다.

“으아악! 생방송이에요? 으아, 어떡해, 난 너무 떨려서 말도 못 할 것 같은데······. 희수야, 넌 할 수 있어?”

“어······ 그건······ 에이, 까짓거 그냥 하는 거지 뭐. 그렇다고 미국 방송 출연 기회를 이렇게 날릴 수는 없잖아?”

서희수도 잠깐 당황했지만, 금세 다시 원래 모습을 되찾고 힘있게 말했다.

“그, 그건 그렇지만······.”

두 사람은 하준에게는 생방송이 괜찮은지 묻지 않았다.

하준이야 음악방송 생방도 해봤고, 생방이든 아니든 잘 해낼 사람이었으니까.

공정환은 고민을 하더니 이내 결심한 듯 말했다.

“그래, 미국 방송 출연도 출연이지만, 디즈리랜드도 포기할 수 없어. 꼭 가야지.”

“근데 디즈리랜드 갈 수 있어요? 디즈리랜드는 LA 쪽에 있지 않나? 뉴욕이랑 거의 끝과 끝인데······.”

김유택이 휴대폰으로 슬쩍 검색을 해보더니 끼어들어 물었다.

김유택의 말에 일순간 사무실에 정적이 흐르더니 삼총사가 절망스러운 표정으로 최 대표에게 되물었다.

“우리 디즈리랜드 못 가요?”

“그렇게 멀어요? 힝······.”

“디즈리랜드는 LA에 밖에 없어요?”

갑자기 울상이 된 아이들이 귀여워서 최 대표는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 너희들 디즈리랜드에 진심이구나. 음, <제이미쇼>는 뉴욕인데, <투머로우쇼> 출연하려면 LA로 이동해야 돼. 비행기 타면 6시간 정도 걸리고. 그래서 갈 수 있을걸?”

희망적인 최 대표의 말에 아이들의 표정이 다시 밝아졌다.

“휴, 다행이다.”

그때, 김유택이 디즈리랜드를 검색해보다가 갑자기 외쳤다.

“어? 대박! 대표님, 대박 뉴스요! 제주도에 <신비종> 테마파크 만든대요!”

“뭐? 진짜?”

“진짜요?”

최 대표는 물론 삼총사도 눈이 휘둥그레졌다.

믿지 못하는 그들에게 김유택은 기사를 보여주었다.

[<신비종>의 대박 행진에 제주도, <신비종> 테마파크 계획 발표]

“진짜네! 와, 대박이다, 진짜.”

“우리도 그럼 디즈리랜드 같은 거 생기는 거예요?”

“해리포러 같은 테마파크겠지.”

“뭐든 너무 좋아요! 신난다!”

“다 만들어지면 무조건 가봐야지!”

“당연하지!”

삼총사는 <신비종> 테마파크가 생긴다는 소식에 무척 기뻐했다.

그러더니 서로 뭐가 생기면 좋겠다면서 조잘대며 신나게 떠들어댔다.

최 대표는 그들의 대화가 끝나길 기다렸는데, 한참이 지나도 끝나지 않자,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자, 그럼 다들 가고 싶으면 부모님께 허락받고 연락 줘. 알겠지? 해산.”

“네에!”

삼총사는 우렁차게 답하더니 계속해서 떠들며 사무실을 나갔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삼총사의 부모님은 최 대표의 사무실을 찾았고, 최 대표는 부모님들과의 협의 하에 미국으로 갈 일정을 짜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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