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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만 걷는 천재스타-99화 (99/150)

99화

99화

“어? 강 팀장님?”

“하준 군, 물량이 생겨서 바로 가져왔어요.”

세계제과의 강 팀장이 하준에게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와······ 전 며칠 연락이 없으시길래 안 되는 줄 알았어요.”

“임시로 다른 공장 이용해서 추가 생산이 가능해졌거든요. 이거 방금 공장에서 만들어 온 따끈따끈한······ 아, 아니지, 시원한 빙수예요.”

“감사합니다!”

하준과 강 팀장의 대화를 듣고 있던 사람들은 아이스박스 안에 든 것이 하준이 쏘는 리얼망고빙수라는 것을 알고 슬금슬금 아이스박스로 다가오고 있었다.

“감독님, 빙수 나눠드려도 될까요?”

하준은 우선 김 PD에게 허락을 구했다.

“그럼, 그럼! 안 그래도 다들 지쳐 있을 텐데, 잠깐 쉬면서 먹으면 좋지.”

“네, 감사합니다. 여러분! 리얼망고빙수 드시고 하세요! 얘들아! 빙수 먹어!”

하준이 신나서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그러자 천천히 걸음을 옮기던 사람들이 우르르 달려왔다.

아이스박스 근처에 있던 스태프들은 강 팀장을 도와 아이스박스를 내려 뚜껑을 열었다.

아이스박스 안에서는 시원하게 냉기가 뿜어져 나왔고, 그 사이로 리얼망고빙수들이 보였다.

“와, 이거 요즘 구할 수 없다는 그 빙수잖아? 맞지?”

“맞아요. 내가 이거 구하려고 동네 편의점 다 돌았는데, 못 샀어요! 근데 이걸 이제 먹어보겠네! 호호.”

“나도 못 먹어봤어. 하준이 덕에 먹어보네!”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리얼망고빙수가 요즘 품귀현상이라는 것을 다들 잘 알고 있었다.

조감독도 리얼망고빙수를 먹고 싶었었는지 눈을 빛내며 강 팀장에게 물었다.

“진짜 하준이 아니면 우리 이거 못 구할걸요? 그쵸? 이거 구하기 엄청 힘든 거죠?”

“네, 맞습니다. 하준이가 부탁해서 없는 물량 겨우 만들어 온 거거든요.”

“와, 역시! 하준아, 진짜 잘 먹을게!”

조감독이 좋아하며 하준에게 인사했고,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다들 하준에게 고맙다며 연달아 인사했다.

“잘 먹을게!”

“고마워, 하준아.”

“신난다! 고마워, 하준아!”

하준은 강 팀장과 함께 리얼망고빙수를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

촬영하느라 지쳤던 스태프들과 배우들은 각자 자리를 잡고 앉아 빙수를 먹기 시작했다.

“오, 진짜 맛있다! 우유 얼음이라더니, 진짜네!”

“그냥 우유 얼음 아니고 망고맛이 나는 우유얼음인데? 그래서 더 맛있는 거 같아.”

“으음! 입에서 살살 녹는다, 녹아!”

“시원하네! 망고도 많이 들었어. 왜 불티나게 팔렸는지 알겠어.”

“맞아요, 엄청 맛있네!”

“난 원래 과일빙수 안 좋아하는데, 이건 진짜 맛있는데? 하하.”

촬영장의 사람들은 너무 맛있다면서 리얼망고빙수를 열심히 먹었다.

하준 역시 서희수, 공정환과 함께 맛있게 빙수를 먹고 있었다.

“우와, 친구를 잘 두니까, 이 구하기 힘든 것도 먹어보네! 너무 맛있어!”

“하준아, 너 먹는 광고 많이 찍어라. 응?”

“오, 맞아, 맞아. 그럼 좋겠다, 으흐흐.”

공정환과 서희수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으이구, 못 말려.”

하준이 고개를 저으며 웃었고, 두 사람은 각자 자기가 좋아하는 과자를 읊으며 꼭 이 과자들 광고가 들어오면 하라고 강조했다.

하준은 진지하게 과자 이름을 읊어대는 두 사람이 웃겼다.

“하하, 알겠어. 만약에 들어오면 그 과자들은 한다고 할게.”

“오케이! 좋아. 내가 홈페이지에 하준이를 모델로 써달라고 글 쓴다!”

“야, 그러지는 마라, 제발.”

“그건 좀 그런가?”

“어. 오바야.”

“뭐, 그럼 그건 취소.”

삼총사는 이런저런 수다를 떨며 리얼망고빙수를 순식간에 먹어치웠다.

“아, 아쉽다. 이거 오늘 먹으면 앞으로 한참 못 먹을 텐데······.”

서희수가 입맛을 다시며 텅 빈 빙수컵을 아련하게 바라보았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강 팀장이 서희수에게 일러주었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물량 좀 많이 나올 거야. 생산량 엄청 늘렸거든.”

“아, 정말요? 다행이네요!”

“응,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지. 흐흣.”

서희수는 그제야 활짝 웃었다.

강 팀장은 다 먹은 빙수컵도 다 수거해서 뒷정리까지 해주었다.

그리고 다시 돌아가기 전, 하준에게 작은 종이가방을 하나 건넸다.

“이건 작은 감사 선물. 소속사로 보내려다가 오는 김에 내가 직접 가져왔어요.”

“아, 이렇게 직접 빙수 가져다주신 게 선물인데, 뭘 또 준비해오셨어요······.”

“에이, 빙수 가져온 건 선물 아니고 서비스지. 그리고 이건 내가 주는 게 아니고, 난 전달만 하는 거예요. 자, 받아요.”

“······감사합니다. 참, 오늘 빙수값 드려야 되는데, 계좌번호 불러주시면 보내드릴게요.”

“빙수값은 무슨! 안 줘도 돼요.”

강 팀장이 손을 휘저으며 거절했다.

“아니에요. 제가 부탁드린 건데, 당연히 제가 돈을······.”

“이것도 선물이랑 마찬가지예요. 난 전달만 한 거예요. 회사 차원에서 하준 군 덕에 매출 폭발이라고 고마워서 무료로 제공하라고 결정 난 거니까 신경 쓰지 마요.”

“그래도······.”

하준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강 팀장이 호탕하게 웃으며 하준에게 말했다.

“하하, 하준 군, 그 표정 정말 귀엽다! 아, 그럼 인증샷 찍어줄래요? 우리 SNS에 올리게.”

“네, 그럼요! 아, 아까 친구들이랑 빙수 먹으면서 찍은 사진도 있는데, 보내드릴까요?”

“그럼 고맙죠!”

하준은 강 팀장과 리얼망고빙수를 들고 사진도 찍고, 아까 친구들과 찍은 사진도 보내주었다.

강 팀장은 미션을 완료했다는 듯 뿌듯해하며 돌아갔다.

***

그날 저녁, 제작사에서 보낸 기자들이 세트장에 도착했다.

N플릭스에서는 <신비종> 시즌 2 촬영현장과 배우들의 인터뷰를 홍보에 사용하려고 기자들을 불렀다.

기자들은 한 시간 정도 촬영 현장 영상을 찍고, 김 PD와 주연배우들의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하준과 공정환, 서희수는 각자 등받이에 자신의 이름이 적혀 있는 개인 의자에 앉아 인터뷰를 진행했다.

“안녕하세요! 너무 반갑습니다.”

오늘 영상 인터뷰를 진행하는 오 기자와 간단히 인사를 나눈 후, 본격적인 인터뷰가 이어졌다.

“<신비종> 시즌 2를 기다리고 계시는 팬분들이 엄청 많아요. 지금 촬영은 어느 정도 진행이 된 건가요?”

“3분의 2 정도 됐습니다.”

김 PD가 대답했다.

“오, 그럼 얼마 안 남았네요!”

“네, 촬영은 그렇긴 한데, CG 작업이 오래 걸려서, 방영은 아직 멀었어요. 팬 여러분,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그럼 언제쯤 방영 예정인가요?”

“내년 여름에 방영될 겁니다.”

“그렇군요. 팬 입장에서는 더 빨리 했으면 좋겠는데 그래도 완성도를 생각하면 그럼 안 되는 거겠죠? 호호. 시즌 1 돌려보면서 기다려야겠어요.”

“네, 시즌 1 많이들 돌려보신다고 하더라고요. 우리 애들도 맨날 본답니다. 아하하.”

김 PD에게 드라마 정보를 물은 오 기자는 이제 삼총사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삼총사 여러분, 촬영할 때 힘든 점은 없나요?”

“음, 와이어 타는 거랑 액션이 좀 힘들긴 한데, 재밌어요.”

하준의 대답에 이어 공정환과 서희수는 가장 힘든 점으로 대사 암기를 꼽았다.

“하준이는 대사 엄청 잘 외워서 괜찮은데, 저희는 대사 외우는 게 너무 힘들어요.”

“그래서 NG를 많이 내요.”

그러자 오 기자가 웃으며 물었다.

“누가 가장 NG를 많이 내나요? 하나, 둘, 셋, 하면 한 명 지목하기! 하나, 둘, 셋!”

삼총사는 처음에는 머뭇거리더니 결국 다들 공정환을 지목했다.

공정환도 공정환을 지목하자, 오 기자가 웃음을 터뜨렸다.

“정환 군, 본인 스스로도 NG를 많이 낸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네, 제가 토씨 하나라도 틀리는 걸 싫어해서 대본 외우는 데 오래 걸리거든요.”

“아하, 감독님, 맞나요?”

오 기자가 김 PD에게 확인했다.

김 PD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건 맞아요. 반면에 희수는 사실 대사 대충해요. 애드립도 잘하고요. 근데 그게 극중 장홍연 성격이랑 잘 맞아서 잘 넘어가는 편이죠. 대사 틀린 걸로 치면 희수도 정환이랑 만만치 않을걸요? 하하.”

“맞아요! 희수도 맨날 틀려요!”

“그래도 난 NG는 아니잖아. 흐흐.”

서희수가 은근히 뿌듯해하며 웃었다.

“호호, 삼총사가 진짜 친해 보이네요. 실제로 어떠세요?”

세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던 오 기자가 물었다.

“실제로도 삼총사 맞아요. 시즌 1 촬영 마지막에 헤어진다고 엄청 울고 그랬죠. 그 이후로도 종종 연락하고 지냈고요. 시즌 2 확정돼서 엄청 신나했어요. 지금 촬영도 같이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네, 하준이 말이 맞아요.”

“너무 좋은 친구들이에요.”

오 기자는 너무 보기 좋다면서 다음 질문을 이어갔다.

“<신비종> 시즌 1과 시즌 2의 달라진 점은 뭔가요?”

“아무래도 저희가 자랐다는 게 가장 달라진 점일 거예요. 나이만 먹은 게 아니라 꽤 논리적이 됐거든요!”

“그래서 복잡한 문제들도 척척 풀고요,”

“아, 액션도 훨씬 다양해졌어요. 시즌 1에서는 아무래도 1학년이라서 도술이 쉬운 것들이었는데, 시즌 2에서는 새로운 거 많이 보여줘요.”

삼총사의 대답에 더해 김 PD도 말을 이었다.

“시즌 2 같은 경우에는 원작 소설과 큰 줄기는 같지만, 디테일한 부분이 조금 달라졌고요, 원작에는 없는 새로운 캐릭터도 등장합니다. 영상 매체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서 볼거리가 시즌 1보다 훨씬 많을 겁니다.”

“와, 정말 기대가 되네요. 아, 그럼 CG도 더 화려해졌겠네요?”

“네, 시즌 1이 잘 돼서 투자를 더 할 수 있게 됐거든요. 하하.”

“오, 덕분에 더 퀄리티 높은 드라마를 볼 수 있겠군요. 대환영입니다. 그럼 다음 질문드릴게요.”

오 기자는 약 30분간 여러 질문을 했고, 김 PD와 삼총사는 성심성의껏 답변했다.

“자, 그럼 마지막으로, <신비종> 시즌 2를 목 빠지게 기다리고 계실 팬분들께 인사 한 말씀씩 부탁드립니다.”

삼총사는 한 사람씩 시청자들에게 인사했다.

“저희 즐겁게, 열심히 촬영하고 있으니까요, 시즌 2 많이 기대해주세요!”

“시즌 1 사랑해주셔서 감사하고요, 시즌 2도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내년에 방영될 때까지 저희 잊으시면 안 돼요! 시즌 2 때 만나요. 감사합니다!”

***

약 2달 후, <신입 도사와 비밀의 종소리> 시즌 2 촬영이 모두 끝났다.

하준은 당분간은 아무 활동 없이 쉬기로 했기에 별다른 스케줄을 잡지 않았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집에서 그림도 그리고, 기타도 치며 놀았다.

“메아리 소리가 들려오는~”

하준은 오늘도 방음이 된 집 작업실에서 신나게 ‘여행을 떠나요’를 부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며 최선희와 윤기철이 동시에 머리를 들이밀었다.

“하준아!”

“깜짝이야!”

하준이 놀라 노래를 멈췄다.

“하준아, 여행 가고 싶지?”

“응? 갑자기?”

하준이 뜬금없는 질문에 의아해하며 되물었다.

“‘여행을 떠나요’ 부르니까 여행 가고 싶지 않냐구. 요즘 단풍이 얼마나 이쁘게 들었는지 몰라! 우리 단풍 놀이 가자. 아빠도 곧 영화 촬영 들어가면 못 쉰댔거든. 지금이 적기야!”

최선희의 표정을 보아하니 여행을 엄청 가고 싶은 모양이었다.

물론 하준도 생각해보니 가족 여행을 가본 적이 없었다.

“좋아! 나도 가고 싶어!”

“봐, 여보, 하준이도 가고 싶어 하잖아. 가자, 응?”

최선희가 윤기철에게 졸랐다.

윤기철은 영화 촬영 때문에 여기저기 많이 다니기 때문에 굳이 여행을 가고 싶다거나 하지 않았지만, 최선희와 하준이 이렇게 원하니 흔쾌히 승낙했다.

“좋아, 그럼 어떤 여행으로 갈까? 텐트 치고 야영할까, 펜션 잡을까, 아니면······.”

“여보, 캠핑카! 나 캠핑카 여행하고 싶어!”

최선희가 신이 나서 외쳤다.

그러자 하준도 역시 캠핑카에 찬성했다.

“나도, 나도, 캠핑카 타고 갈래! 우와, 진짜 재밌겠다!”

세 명 중 두 명이 캠핑카를 골랐으니, 당연히 결정은 캠핑카로 났다.

윤기철은 당장 캠핑카와 캠핑장을 알아보았고, 이번 주말에 여행을 가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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