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꽃길만 걷는 천재스타-85화 (85/150)

85화

85화

N플릭스에서 <신입 도사와 비밀의 종소리>가 공개되자마자, 하준네 가족은 곧바로 N플릭스에 접속했다.

<신입 도사와 비밀의 종소리>는 N플릭스의 맨 첫 화면에 커다랗게 걸려 있었다.

“와, 드디어!!”

최선희가 감격스러운 목소리로 외쳤다.

반면 하준은 초조한 듯 작게 중얼거렸다.

“예고편은 진짜 잘 나왔던데, 전체적인 퀄리티가 그 정도는 돼야 할 텐데······.”

하준은 완성된 영상이 어떻게 나왔을지가 가장 궁금했다.

<신비종>에는 많은 CG가 들어가기에 촬영장에서 촬영한 것과는 전혀 다른 영상이 만들어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N플릭스에서 공개되기 전, 다양한 스틸컷과 티저 포스터, 티저 예고편, 메인 예고편 등이 홍보를 위해 선공개되었고, 거기에서 보여준 영상미와 CG는 매우 아름답고 자연스러웠다.

그래서 하준이 예고편만큼만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잘 나왔겠지. CG에만 몇백억 들었다고 기사 났잖아. 다른 감독들도 다들 우리나라에서 드디어 제대로 된 판타지 드라마 나오는 거냐고 기대하고 있어.”

윤기철이 하준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설명했다.

사실 예고편의 헐리우드 뺨치는 CG 퀄리티 덕분에 하준은 물론, 많은 사람들이 <신비종>을 매우 기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신입 도사와 비밀의 종소리>의 원작 소설의 팬들과 대부분의 팬층인 어린 아이들은 <신비종> 드라마가 하루 빨리 공개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또한 국내 최초로 서양의 마법학교에 비견되는 동양의 도술학교 이야기를 다룬 판타지 드라마라서 일반 사람들도 전체적으로 관심도가 높았다.

외국의 해리포러 시리즈는 아동문학이었지만, 판타지 영화로 제작되어 굉장한 흥행을 거두었기에, <신비종> 또한 충분히 어른들에게도 먹힐 수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자, 얼른 보자.”

최선희가 하준과 윤기철에게 팝콘이 담긴 그릇을 하나씩 나눠주며 말했고, 윤기철은 <신비종>의 첫 화를 클릭했다.

맨 첫 장면은 초등학교의 복도.

아이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너네 오늘 숙제 해왔냐?”

“난 해 왔지롱!”

“나도 했는데? 너 숙제 안 해왔어? 너 이제 선생님한테 혼나겠다.”

“하아, 이 그림 속으로 도망치고 싶다······.”

숙제를 안 해온 아이가 복도에 걸린 산수화를 가리키며 말했다.

“또 그 얘기야? 그런 말도 안 되는 상상할 시간에 지금이라도 숙제를 해.”

한 아이가 핀잔을 주었지만, 숙제를 안 해온 아이는 산수화 앞에서 두 손 모아 기도를 했다.

카메라는 점점 더 그 산수화로 가까이 다가갔고, 자연스럽게 진짜 풍경으로 변했다.

그 풍경은 예고편에서 보았던 신선들이 살 법한 신비로운 동양의 산과 절벽, 안개, 폭포 등이 어우러진 멋진 풍경이었다.

이어 하준의 내래이션이 흘러나왔다.

[우리는 종종 현실에서 도망가고 싶어질 때가 있다. 숙제를 안 해왔다거나, 친구들 앞에서 우스꽝스럽게 넘어졌다거나, 부모님이 싸울 때 등등.

그럴 때 나는 책에서 읽은 도사들의 이야기를 떠올리곤 했다.

그림 속을 들락날락거리고 구름을 타고 다니며 부적으로 신기한 도술을 부리는 도사들.

불가능한 꿈이었으나 내가 도사가 되는 상상을 하면 잠시나마 현실을 잊을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어떤 종소리를 듣게 되었다.]

하준의 내래이션에 최선희와 윤기철은 조용히 엄지를 치켜들며 멋있다는 표현을 했다.

1화에서는 평범하게 초등학교를 다니던 아이들이 각자 어떤 종소리를 듣고 그림통로를 통해 도술학교로 입학하게 되는 내용이 다뤄졌다.

아직 그리 큰 사건이 벌어진 것은 아니지만, 도술학교의 신비로운 모습과 도술학교 스승들의 흥미로운 도술들, 그리고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한 약간의 암시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CG가 정말 자연스러웠다.

“자연 경관이 너무 신비롭고 아름다웠어! 그림이 풍경으로 변하는 부분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진짜 CG에 공들인 티가 나.”

최선희가 1화가 끝나자마자 하준이 가장 걱정했던 CG에 대한 평을 내놓았다.

하준도 고개를 끄덕이며 최선희의 말에 동의했다.

“응, 도술하는 장면들도 엄청 잘 만들었어. 우리 연기할 때는 그냥 허공 보면서 놀라는 척만 했는데, 구름 타고 나는 것도 진짜 자연스럽다.”

“아빠가 좀비 때문에 CG 좀 해봐서 아는데, 이런 느린 장면들에서 CG 입히는 게 훨씬 어렵댔어. 잘 나와서 다행이다.”

윤기철도 만족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죽지 않는 백화점>에서는 좀비들이 빠르게 움직이고, 전체적으로 영화가 속도감 있으니까 덜 디테일해도 되지만, <신비종>에서의 도술은 여유롭게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도사들은 대부분 여유와 위트가 넘치는 인물들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이 풍자와 해학의 민족이라 그런지 한국의 도사들의 이미지는 어른이어도 천진난만한 성격들이 많았다.

“자, 그럼 이제 2화 바로 보자. N플릭스 드라마는 이렇게 한 번에 시리즈가 다 올라오니까 좋네. 드라마 한 화씩 기다리는 거 감질나는데 말이야.”

윤기철의 말에 최선희와 하준도 공감했고, 그들은 곧바로 2화를 재생했다.

<신입 도사와 비밀의 종소리> 시즌 1은 총 10부작으로 각 화는 1시간 남짓이었다.

그러니까 이걸 다 보려면 10시간 이상이 걸린다는 뜻이다.

그래서 하준네 가족은 오늘은 5편만 보기로 했다.

5편을 다 보고 나니 하준이 출연 중인 일일드라마 <너와 나의 연결고리>가 할 시간이 되었고, 세 사람은 <너와 나의 연결고리>까지 보고 나서 9시에 거실 소파에서 일어섰다.

윤기철은 기지개를 켜며 말문을 열었다.

“으아아. 앉아서 드라마 보는 것도 오래 보니까 은근 힘들다. 근데 재밌네. 솔직히 애들용 드라마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어릴 적에 꿈꿨던 도술을 막 펼치니까 신기하고, 부럽고, 재밌더라. 여보, 안 그래?”

“응, 나도 재밌었어. 난 도술에 그렇게 관심 있는 편은 아니었는데도 외국의 마법이랑 비교해 볼 때 도술이 훨씬 매력 있다는 생각했어. 마법은 그냥 막대기 흔들면서 주문 외우는 거지만, 도술은 부적도 쓰고, 긴 지팡이로 직접 싸우기도 하잖아. 확실히 보는 재미가 더 있는 거 같아. 그 덕에 우리 하준이 대금 실력도 볼 수 있고 말이야. 호호.”

윤기철과 최선희는 <신입 도사와 비밀의 종소리> 드라마를 호평했다.

일단 하준은 안심이 좀 되었다.

그런데 그때, 하준의 휴대폰이 울렸다.

“어? 우주다!”

분명 <신입 도사와 비밀의 종소리>를 보고 전화한 것일 터.

하준은 얼른 전화를 받았다.

“응, 우주야.”

-하준아!! 나 방금 <신비종> 4화까지 봤어! 더 볼 거긴 한데, 벌써 9시라 한 화 더 보면 네가 잘 것 같아서 전화했어.

“응, 나 조금 있으면 잘 거 같아. 지금 전화하길 잘했어. 어땠어?”

-완전 꿀잼이야! 도술 쓰는 거 너무 재밌어! 삼총사 투닥거리는 것도 좋고. 책에서 설명으로 나온 걸 드라마로 보니까 진짜 실감나더라! 엄마, 아빠랑 같이 봤는데, 다 재밌대. 지금 엄마, 아빠가 다음 화 볼 거라고 나 기다리고 있어.

“와, 정말? 다행이다. 그럼 계속 재밌게 봐.”

-응, 내일 학교에서 소감 더 자세히 말해줄게. 내일 보자! 굿나잇.

“응, 너도 잘······.”

뚜뚜뚜-

“뭐야, 벌써 끊었네?”

고우주는 빠른 속도로 감상을 말한 뒤, 하준의 끝인사를 다 듣지도 않고 다급하게 전화를 끊었다.

하준은 자신의 말이 끊겼지만 전혀 기분 나쁘지 않았다.

그만큼 빨리 <신비종> 다음 화를 보고 싶었다는 뜻일 테니까.

‘일단 주변 반응은 좋은데?’

하준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주길 빌었다.

그래야 시즌 2가 제작될 테니까.

***

이틀 후, 하준은 <너와 나의 연결고리> 촬영을 하다가 잠시 쉬기 위해 차로 돌아왔는데, 최선희가 기쁜 소식을 전했다.

“하준아!! 기사 났어. <신비종>이 N플릭스 84개국 이상에서 인기 순위 TOP 10에 들었대!”

“진짜? 근데 벌써? 아직 이틀밖에 안 됐잖아?”

하준이 눈이 휘둥그레져서 되물었다.

“내 말이! 그리고 참, 한국에서는 벌써 1위야. 너튜브에도 벌써 내용 요약도 나오고 반응 정말 좋아.”

“와······! 그럼 우리 시즌 2 찍는 거야?”

“조금 더 봐야 알겠지만, 시즌 2 찍게 될 확률이 안 찍게 될 확률보다 높을걸?”

“우와아!”

하준은 솔직히 <신비종> 시즌 1의 잘 되는 것 자체보다도 그 덕분에 시즌 2를 찍을 수 있다는 사실이 더 기뻤다.

<신입 도사와 비밀의 종소리>의 남은 이야기들을 계속 이어갈 수 있고, 또 삼총사 친구들과 즐겁게 촬영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하준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데, 매니저 김유택이 갑자기 하준에게 휴대폰을 건넸다.

“하준아, 대표님. 전화 받아봐.”

“아, 네. 여보세요.”

하준이 전화를 받자, 월드 엔터의 최원상 대표는 먼저 축하인사부터 했다.

-하준아, 소식 들었지? 한국 1위 축하한다. 으하하.

“감사합니다. 헤헤.”

-그리고 이 기세면 다른 나라들에서도 분명 순위 계속 올라갈 거야.

“네, 그랬으면 좋겠네요.”

-아, 그래서 말인데, <신비종>이 1위 해서 인터뷰 요청 엄청 많이 들어왔어. 인기가 심상치 않으니까 먼저 잡으려는지 광고도 엄청 들어왔고. 이따 촬영 끝나고 잠깐 들를래?

“네, 가서 좀 볼게요.”

-그래, 이따 보자. 남은 촬영 잘하고.

최 대표와 통화를 마친 하준은 극중 삼총사인 서희수와 공정환에게 그룹 영상 통화로 전화를 걸었다.

서희수와 공정환은 기다렸다는 듯이 전화를 받더니 받자마자 일단 소리부터 지르고 봤다.

-꺄아악! 우리 한국 1위 했어!

-와악!! 나도 기사 봤어! 이틀 만에 1위면 대박이야, 대박!

하준은 둘이 방방 뛰며 좋아하는 모습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진정해, 진정. 하하. 근데 생각보다 잘 나왔지? 난 이렇게 일찍 한국 1위 할 줄은 몰랐어.”

-맞아, 난 망하지만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잘 되다니······ 사실 하준이 네 덕이 정말 큰 거 같아. 우린 둘 다 신인이잖아.

-맞아, 너 요즘 <너와 나의 연결고리> 때문에 인기 더 많아졌잖아. 우리 엄마도 그거 챙겨 본다?

서희수와 공정환은 자기들은 신인이었으니 이미 인기 스타인 하준 덕분에 이렇게 빨리 한국 1위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아니야, 내용이 워낙 재밌으니까 그렇지. 원작이 인기 많았잖아.”

하준이 겸손하게 답하자, 서희수가 손사래를 치며 설명했다.

-내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기사 댓글도 보고 커뮤니티 반응도 봤는데, 너 때문에 보기 시작했는데 재밌어서 계속 봤다는 글 많았어. 그리고 딱 원작 주인공 느낌이라면서 연기 잘한다고 칭찬이 엄청 많더라.

“나도 좀 봤는데, 너희들도 캐릭터도 잘 어울리고 신인인데 연기 잘한다고 칭찬이 자자했어.”

하준이 서희수와 공정환에게도 칭찬이 많았다고 하자, 이번엔 공정환이 웃으며 답했다.

-당연히 그렇겠지. 너한테 배웠으니까. 하하.

“에이, 그래도 너희들이 연기를 잘 한 거지. 뭐, 아무튼, 다들 칭찬 일색이니까, 우리 시즌 2 얘기 곧 나오겠지?”

-아마도? 신난다!

-나도 너무 신나! 너희들이랑 촬영하는 거 너무 재밌어!

세 사람은 시즌 2에 대한 기대를 가득 품고 즐겁게 통화를 마쳤다.

그런 다음 하준은 다음 촬영에 자신을 부를 때까지 차에 누워 쉬었다.

얼마 후, 누군가 하준의 차 창문을 똑똑 두드렸다.

하준은 스태프가 하준이 촬영할 차례라서 부르러 온 줄 알고 얼른 일어나 문을 열었다.

그런데 눈앞에 서 있는 사람은 우 감독이었다.

“엇, 감독님? 저 부르러 직접 오신 거예요?”

“아니, 부르러 온 게 아니라 급히 부탁할 게 있어서.”

“아, 네. 뭔데요······?”

우 감독은 하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입을 열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