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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만 걷는 천재스타-31화 (31/150)

31화

31화

메이킹 영상은 연달아 3개나 올라왔는데, 그 중 첫 번째는 바로 [8살 세자는 상남자]였다.

하준이 세아의 치맛자락에 붙은 벌레를 떼어주는 장면 말이다.

“와, 우리 하준이 진짜 멋있네! 설명으로 들었을 때보다 실제 영상이 더 멋있어. 이거 내가 한 수 배워야겠는데?”

첫 번째 메이킹을 본 윤기철이 하준의 매너와 터프함에 혀를 내둘렀다.

댓글에도 모두들 윤기철과 같은 반응들이었다.

[으아아ㅠㅠ 쪼꼬미가 왜케 멋짐???]

[저 매너와 시크함.. 하준이 상남자 맞다잉~]

[이모가 좀 반해도 되겠니 ㅜㅜ]

[하준이 멋짐 뿜뿜!! 내가 세아였으면 완전 반했다♡♡]

[은혜로운 메이킹 영상 감사합니다!! 하준이는 사랑입니다ㅎㅎ]

[하준이 멋지다~~ 심쿵해서 계속 돌려보는 중ㅋㅋ]

윤기철과 최선희는 댓글들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두 번째 메이킹 영상은 [하준이는 한석봉]이라는 제목이었는데, 하준이 직접 서찰을 쓰는 장면과 서찰을 다 쓰고 나자 스태프들과 대필해주는 서예가 선생님이 박수갈채를 보내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또한 하준이 쓴 서찰이 클로즈업 되어 방송에서는 다 보지 못했던 하준이 쓴 서찰의 전문을 볼 수 있었다.

이 영상 역시 시청자들에게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와, 제발회에서 진짜 직접 썼다더니, 대박이다ㅋㅋㅋ 아니, 애기가 어떻게 이렇게 한자를 잘 쓰지?? 대단~]

[진짜 한석봉 뺨치네 ㅋㅋ 하준이 반전매력 쩐다~ 저 쪼꼬만 손으로 요래 요래 귀엽게 썼는데 개쩌는 글씨 뙇!]

[하준이 서당 차려도 될 듯!!]

[저 작은 손으로 못 하는 게 없네~ 벌레도 잡고, 서예도 쓰고~ㅎㅎ]

세 번째 영상은 쉬는 시간에 하준과 임세아가 나란히 의자에 앉아서 소품으로 쓰인 약과와 우유를 먹는 영상으로 [어린 세자 저하의 간식 궁합]이라는 제목이 붙여져 있었다.

영상 속 메이킹 카메라 담당 스태프가 하준과 임세아에게 질문했다.

-약과 맛있어요?

그러자 하준과 임세아의 대답이 이어진다.

-네, 맛있어요. 근데 약과가 진짜 진달래 맛 나면 좋았을 거 같은데, 이거 그냥 일반 약과예요.

-맞아요. 그게 좀 아쉬워요. 진달래 맛 약과 먹어보고 싶은데. 그치, 하준아?

-응.

스태프가 이번에는 우유를 가리키며 물었다.

-하준이랑 세아는 흰 우유 좋아해요?

그러자 하준과 임세아는 서로를 쳐다본 후 세아가 먼저 답했다.

-저는 사실 흰 우유 별로 안 좋아해요. 근데 엄마가 키 커야 한다고 먹으래서······.

-전 흰 우유 좋아요. 사실 별로 가리는 음식이 없기도 한데, 특히 이런 달달한 거 먹을 때는 흰 우유랑 먹으면 조합이 잘 맞아서 더 맛있는 것 같아요. 약과랑 흰 우유는 찰떡궁합이에요!

하준은 이렇게 말하면서 약과를 한입 베어 물고 흰 우유를 꼴깍꼴깍 마셨다.

[저 귀여운 하준이의 찹쌀떡 볼 쪼물락 쪼물락 해보고 싶다······ 커여워!!]

[오물오물 먹는 거 봐 ㅜㅜ 진달래 맛 약과 만들어서 보내주고 싶다~~]

[오 나도 그러는데! 하준이는 벌써 조합을 아네~ 맛잘알이야, 맛잘알 ㅋㅋ]

[근데 세자 복장으로 우유 먹으니까 뭔가 비싼 우유 먹는 것 같음 ㅋㅋㅋㅋ 나 흰 우유 별론데, 이상하게 먹어보고 싶네~]

“호호, 다들 우리 하준이가 귀여워 죽겠나 봐. 하긴, 객관적으로 우리 하준이가 귀엽긴 하지.”

최선희는 온통 하준의 칭찬으로 도배된 댓글들을 보면서 함박웃음을 지었다.

하준의 메이킹 영상을 더 내놓으라고 조르는 시청자들도 많이 보였다.

최선희와 윤기철은 마치 그들이 칭찬을 받은 듯 행복해했다.

그날 밤 두 사람은 하준의 메이킹 영상 3개를 돌아가며 계속 클릭해서 새로 생긴 댓글들을 보고 또 보느라 새벽 늦게 잠이 들었다.

***

“엄마, 아직 안 나왔어?”

초등학교 정문 앞에 도착한 하준이 최선희의 차에서 내리면서 마지막으로 물었다.

하준이 이렇게 궁금해하는 것은 <월야> 첫방송의 시청률이었다.

보통 다음 날 아침에 기사가 나오는데 8시 반이 지난 지금까지 아직 <월야>의 시청률 기사는 감감무소식이었다.

“응, 아직 기사 없어. 이제 정말 나올 때 됐는데······.”

“알겠어. 학교 가서 핸드폰으로 확인하면 되겠지. 엄마, 안녕. 운전 조심해서 가세요!”

하준은 최선희에게 손을 흔들며 정문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쟤, 어제 TV에 나온 애 아니야?”

“어? 하준이다!”

몇몇 초등학생들이 하준을 알아보고 하준의 옆에서 기웃대며 함께 학교로 들어갔고, 몇몇 여자아이들은 하준의 주변에 몰려들어 환호성을 보내기도 했다.

“와, 하준이다!”

“아역 배우 하준이 정말 우리 학교 다니네!”

“대박, TV랑 똑같이 잘생겼다······.”

하준은 자신을 알아보는 친구들에게 가볍게 손을 흔들어주며 걸음을 재촉했다.

‘드라마 하루 나왔는데 애들이 엄청 알아보네.’

그 전에는 하준을 알아보고 약간 수군거리는 애들 정도만 있었는데, 지금은 TV에 나온 아역 배우라는 것을 확실히 알고 신기한 눈빛으로 하준을 따라왔다.

하준은 교실로 들어가면 일단 좀 괜찮겠지 싶어서 점점 더 빨리 걸었다.

그런데, 교실 문을 열자마자, 그 안에서는 더 큰 함성이 터져 나왔다.

“우와악!! 하준이다, 하준이!”

“하준이 왔다아! 너 연기 되게 잘하더라.”

“세자 저하 오셨어!”

“하준아, 너 TV에 엄청 멋있게 나오더라.”

“우리 엄마도 네 드라마 보더라. 그래서 너랑 같은 반이라고 했더니 사인받아 오랬어.”

“나도 사인 해주라. 응?”

하준과 많이 친하지 않은 친구들까지 하준에게 몰려와 신나게 드라마 이야기를 떠들었다.

“어, 고마워. 사인은 쉬는 시간에 틈틈이 해줄게.”

“우와! 고마워! 하준이랑 같은 반이어서 좋다. 헤헤.”

그런데 하준의 짝꿍인 지수연의 표정이 평소와는 달리 영 좋지 않았다.

“수연아, 안녕?”

“응, 안녕······.”

지수연은 마음 속으로 몰래 하준을 좋아하고 있었는데, 인기가 갑자기 너무 많아진 것 같자, 라이벌이 많이 생길 것 같아 걱정이 많아진 것이었다.

“무슨 안 좋은 일 있어?”

“아, 아무것도 아니야.”

하지만 지수연은 하준이 자신을 걱정해주자 금방 기분이 좋아져서 표정이 풀어졌다.

지수연이 수줍게 말을 이었다.

“드라마 재밌더라. 너 연기도 잘하고.”

“고마워.”

지수연과 하준이 가벼운 대화를 주고받는데, 하준의 뒤에 앉은 심혜림이 하준의 등을 톡톡 두드렸다.

“어? 혜림아, 안녕.”

“응, 안녕. 너 이제 인기 엄청 많아지겠다. 그치?”

“에이, 뭘······.”

“아니야, 벌써 다들 난리던데? 드라마 끝나고 나온 영상에 댓글들 보니까 막 귀엽고 멋있다고 난리더라고.”

“메이킹 영상들 찾아봤어?”

“응. 뭐, 그게······.”

심혜림은 당황해서 말을 얼버무렸다.

사실 심혜림은 하준이 너무 인기가 많아지면 자기와는 멀어질까 봐 걱정이 되어서 은근슬쩍 말을 꺼낸 것인데, 본의 아니게 하준의 영상을 일부러 찾아봤다는 걸 들키고 말았다.

“고마워, 친한 친구라고 일부러 영상도 찾아봐 줬구나.”

“친한 친구? 헤헤, 그래. 우린 친한 친구니까, 내가 네 영상 좀 찾아보고 그랬어. 어제 방송도 챙겨봤어.”

하준이 뜻밖에 고마워하며 ‘친한 친구’라고까지 하자, 심혜림은 자기를 친한 친구라고 인정해 준 것이 기뻐서 웃으며 털어놓았다.

“와, 고마워. 나 어땠어?”

“내 친구 하준이 안 같고, 진짜 세자 같았어. 근데 배우는 그래야 하는 거잖아? 어떤 배역을 맡으면 그 배역처럼 보이는 게 연기를 잘하는 거지. 그러니까, 넌 연기를 잘하는 거다, 이거야.”

심혜림은 솔직하게 답을 해주었고, 고우주와 양지호도 거들었다.

“맞아. 하준이 성격이 원래 거기 나온 세자 같은 성격이 아닌데, 진짜 개구쟁이 같았어.”

“연기 잘하는 애들 신기해. 어떻게 자기 성격이 안 그런데, 다른 성격을 연기할 수 있지?”

하준은 친구들이 자신의 일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고마웠다.

“고마워. 아, 오늘 2화도 나 좀 나오니까 재밌게 봐주라.”

“그럼, 그럼. 재밌어서 안 그래도 보려고 했어.”

“응, 그리고 친구가 원래 다 모터······ 뭐더라, 그 방송 봐주는 거 뭐라고 하던데······.”

“모니터링?”

“어, 그거! 모니터링 해주고 그러는 거야. 아참, 이거 봐라?”

갑자기 고우주가 자신의 티가 잘 보이도록 가슴과 팔을 쫙 펴며 말했다.

“어? 티 새로 샀어?”

“어. 근데 어디서 샀게?”

“네이블리 거지?”

하준이 단박에 자신이 광고한 네이블리의 옷이라는 것을 맞췄다.

“역시, 자기가 광고한 거라고 딱 알아보네? 내가 이번에 옷 사는데, 엄마한테 내 친구가 광고한 거니까 가서 팔아줘야 한다고 네이블리 가서 샀어.”

“우와, 고맙다, 친구야.”

“근데 네가 광고해서 이런 말 하는 게 아니라, 진짜 옷도 마음에 드는 거 많더라. 엄마도 좋은 걸로 만드는 옷이라고 좋댔어. 아, 그리고 거기 장사 잘되는지 사람 많더라. 네가 광고해서 그런가 봐.”

“진짜? 다행이다.”

그때, 옆 분단에 앉아 있던 한 친구가 벌떡 일어나더니 하준에게 달려왔다.

“하준아, 너 어제 나온 드라마 기사 엄청 많이 나왔어. 시청률도 잘 나왔나 봐. 봐봐.”

반 친구들은 TV에 나온 아역 배우가 자기 반 친구라는 것이 신기하고 좋은지 다들 관심을 무척 가지고 있었다.

“시청률? 정말? 안 그래도 그 기사 언제 나오나 엄청 기다렸는데!”

하준은 친구가 건넨 휴대폰을 확인했다.

[<월야> 하준, 임세아 흥미진진한 첫 만남··· 첫 방송 시청률 8.6%, 동시간대 압도적 1위]

“동시간대 1위?!”

눈이 휘둥그레진 하준은 얼른 기사 제목을 눌러 내용을 확인했다.

[SBC <월야>는 아역배우들의 호연과 흥미진진한 내용, 풍성한 볼거리로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1화 방송 만에 시청률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어린 세자 역의 하준과 수라간 생각시 역의 임세아는 성인 배우들을 쏙 닮은 외모로 몰입감을 높였는데, 두 사람은 거기에 더해 풋풋함과 설렘 가득한 로맨스의 시작을 뛰어난 연기력으로 잘 표현해냈다.

세자 이준은 벚꽃나무 위에서 약과를 먹다가······]

1학년 3반 친구들은 하준에게 몰려 함께 기사를 구경하더니 감탄사를 연발했다.

“와, 시청률 엄청 잘 나온 거래!”

“우와아, 대박이다!”

“하준이 완전 스타 되는 거야?”

“축하해, 하준아.”

“이따가 사인 꼭 해주라. 응?”

하준은 축하해주는 친구들에게 고맙다고 인사했고, 사인도 꼭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그때.

“무슨 일이에요? 왜 거기 다 몰려 있어요?”

담임 선생님이 교실로 들어오다가 한 곳에 반 학생들이 몰려 있자, 무슨 큰일이 났나 싶어 깜짝 놀라 외쳤다.

그러자, 반에서 목소리가 제일 우렁찬 친구가 큰 소리로 대답했다.

“선생님! 하준이 나온 드라마요, 사람들이 엄청 많이 봤대요! 지금 다들 모여서 그거 기사 보고 있었어요.”

“아, 그랬구나. 선생님도 그 드라마 봤는데. 시청률 잘 나왔니?”

“네! 음······동시, 간대 1위래요. 근데 선생님, ‘동시 간대’가 뭐예요?”

“‘동시 간대’가 아니고 ‘동 시간대’. 동은 같을 ‘동’, 그러니까 같은 시간에 방송한 것 중에서 1위라는 얘기야.”

“아하!!”

“축하한다, 하준아. 하준이가 연기를 정말 잘하더라.”

담임 선생님은 활짝 웃으며 하준을 칭찬해주었다.

“감사합니다!”

“자, 하준이 드라마 얘기는 쉬는 시간에 틈틈이 하도록 하고, 다들 자리에 앉아요. 수업 시작하겠어요.”

“네에!”

하준은 시청률이 잘 나와서 기분 좋게 수업을 들었고, 쉬는 시간에는 친구들에게 사인을 해주느라 바쁘게 보냈다.

그리고 수업을 마친 후에는 하준을 데리러 온 윤기철의 차에 올랐다.

“아빠! 오늘은 아빠가 왔네!”

“요기, 엄마도 왔지!”

뒷자리에 몸을 눕히고 숨어 있던 최선희가 얼른 일어나 앉으며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어? 엄마 거기 숨어 있었어?”

하준이 재밌는지 까르르 웃으며 말했다.

“응, 우리 아들, 오늘 재밌었어?”

“응, 친구들이 막 축하해주고 사인해 달래서 사인도 해줬어.”

“와, 벌써 그랬어? 역시 TV 효과가 엄청 크네. 아, 하준아, 지금 집에 안 가고 바로 월드 엔터로 갈 건데, 괜찮지?”

“괜찮은데, 왜?”

하준의 물음에 윤기철이 대신 답했다.

“최 대표 아저씨가 바로 사무실로 오래, 상의할 게 많다고 말야.”

“상의할 게 많대? 뭐지······?”

하준이 궁금한지 고개를 갸웃거렸고, 윤기철은 월드 엔터를 향해 차를 몰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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